2012년 11월 3일 토요일, 종묘추향대제 봉행에 다녀왔습니다.

추향대제는 가을에 종묘와 사직에서 지내는 큰 제사로, 태종실록 등에 임금이 추향대제를 행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현재 종묘에서는 매년 5월에 종묘대제를 행하고 있지만,
추향대제는 매년 행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때에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마침 올해가 추향대제가 행해지는 해여서 가을의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제가 보고 온 것은 정전에서 있었던 오후 제향입니다.
종묘에서 가장 중심이되는 건물은 정전과 영녕전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지금의 정전을 종묘라 하였으나, 현재는 정전과 영녕전을 모두 합쳐 종묘라 부르고 있습니다.
종묘는 제사를 모시는 공간과 제사를 준비하는 공간으로 나뉩니다.
종묘제례가 행해지는 공간인 정전과 영녕전, 그리고 공신당과 칠사당이 제사를 모시는 공간에 해당하며,
재궁과 향대청, 악공청, 전사청 등은 제사를 준비하는 공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제향을 보기에 앞서 향대청과 재궁, 전사청 부근을 돌아보았습니다.
먼저 제사 전날 왕이 종묘제례에 사용하기 위해 친히 내린 향, 축문, 폐백과 같은 제사 예물을 보관하는 곳이었던 향대청입니다.

향대청 내부는 아쉽게도 이날 열렸던 추향대제로 인해 관람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종묘를 관리하는 관원들이 업무를 보던 곳인 망묘루입니다.
종묘의 정전을 바라보며 선왕과 종묘사직을 생각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고려 제31대 공민왕과 왕비인 노국대장공주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 공민왕 신당입니다.
조선 왕조 최고의 사당인 종묘에 고려의 왕을 모셨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역성혁명에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기도 하고, 종묘를 창건할 때 공민왕의 영정이 바람에 실려 종묘경내로 떨어졌는데
조정에서 회의 끝에 그 영정을 봉안키로 하여 공민왕 신당이 건립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안에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문 앞에서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의 영정인 준마도입니다.
현재 있는 것은 복제품이라고 합니다.

종묘지당입니다.
사각의 연못을 파고 그 중앙에 향나무가 심어진 인공섬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양식은 천원지방 사상에 의한 것으로, 원형은 하늘을, 사각은 땅을 뜻합니다.
궁궐에서는 그 자리에 정자가 지어져 천지인의 조화를 꾀하지만,
종묘는 사람이 아닌, 혼령이 머무는 곳이기 때문에 정자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종묘에는 총 세 개의 지당이 있습니다.

인증샷입니다.

재궁입니다.
재궁은 왕이 머물면서 세자와 함께 제사를 올릴 준비를 하던 곳으로, 어재실, 세자재실, 어목욕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왕과 세자는 재궁 정문으로 들어와 머물면서 목욕재계하고 의관을 정제하여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 후,
서협문으로 나와서 정전과 영녕전의 동문으로 들어가 제례를 올렸다고 합니다.

세자재실에 있던 모란병풍과 제기도 병풍입니다.
모란은 예로부터 동양인들에게 부귀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다고 합니다.
제기도 병풍은 10폭으로, 왕실 뿐만 아니라 일반 사대부집에서도 애호하던 제기를 그리고, 그 이름을 적은 것이라고 합니다.

어재실 내부입니다.
십이장복을 입은 임금님 인형과, 임금이 사용하던 접이식 어자인 용교의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역시 어재실입니다. 세자재실보다 넓은 크기였습니다.

궁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드므가 어재실 앞에도 놓여져 있었습니다.

어목욕청 안에 있던 소여입니다.
소여는 임금님이 종묘 안에서 이동할 때 사용하던 가마라고 합니다.

다음은 왕실 신주를 모신 별묘인 영녕전입니다.
'왕실의 조상과 자손이 함께 길이 평안하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영녕전은 신주를 정전에서 옮겨 왔다는 뜻에서 조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시설과 공간 형식은 정전 일원과 유사하지만, 정전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가운데 4칸은 태조의 4대 조상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와 왕비들의 신주를 모신 곳으로, 다른 협실보다 지붕이 높습니다.
좌우의 협실 각각 6칸에는 정전에서 옮겨 온 왕과 왕비 및 추존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은 제례용 음식을 조리하던 곳인 전사청입니다.
제사가 없을 때에는 이곳에 제사에 사용하는 집기들을 보관하였다고 합니다.
이날은 제례가 있었기 때문에 전사청 동쪽의 제정과 그 앞에 있는 찬막단, 성생위를 보는 것만 가능했습니다.

찬막단입니다.
제사에 바칠 음식을 미리 검사하는 단이라고 합니다.

성생위입니다.
제물인 소, 양, 돼지를 검사하는 곳으로, 제물로 올려도 좋다는 판정이 난 후에야 잡아서 썼다고 합니다.

제사에 쓰는 우물인 제정입니다.
제정 주위에는 담을 쌓아 사람들이 함부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이날 정전에서 행해진 제향은 다음 게시물에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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