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갈등 제11회
유다 :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을 떠나 하나님이 명하는 곳으로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지 않으신 조카 롯을 데리고 떠나게 됩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습니까. 결국은 아브라함과 롯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고 둘은
결별하게 됩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소돔으로 들어간 롯은 납치를 당하게 되어, 그를 구하기 위해 아브라함이 300여 명을 데리고
가서 전쟁을 벌이는 수고를 하게 됩니다. 만약에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롯을 데려가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일을 피할 수
있었겠지요. 하나님께는 사람을 택할 권한도 있으시지만, 버릴 권한도 있으십니다. 하나님께서 택한 사람을 버리는 일을 불순종이라고
한다면, 하나님께서 버린 사람을 택하는 것도 불순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아는 하나님이 버린 사람을 택하는 불순종보다는
하나님이 버린 사람을 버린 순종을 택한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노아와 그의 가족들을 두고 이기적이라고 한다면 롯도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므온 : 그래, 네 말이 맞아. 롯도 아주 이기적인 양반이지. 소돔이 멸망할 때에 롯이 데리고 나온 게 누구야? 자기와 자기 아내,
그리고 두 딸이었어. 그 두 딸한테는 약혼자 둘이 있었는데, 롯은 그 두 약혼자도 버리고 나왔잖냐? 이것도 역시 그 버릴 권한이라고
하는 건가?
레위 : 아, 그건 나도 들은 적이 있소. 그런데 내가 듣기로는 롯이 두 딸의 약혼자들한테도 말을 했다고 하지만 농담으로 들었다잖소?
시므온 : 그래도 그렇지, 너무하지 않냐 이 말이야. 자기 딸을 위한다면이야 그들을 두고 나왔겠는가?
유다 : 그렇지 않습니다. 동이 틀 때에 천사들은 롯한테 분명히 롯의 아내와 두 딸, 그리고 가족만이 아니라 약혼자들까지도 데리고
함께 탈출하도록 분명히 말했다고 들었습니다. 두 천사들이 소돔에 도착한 것은 저녁 무렵이었으나, 롯이 탈출한 것은 새벽 동틀 때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가 아무리 태연한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가 멸망한다고 하는데 잠이 들어버렸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급박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시간이 지체된 이유는, 어쩌면 약혼자들이나 다른 친족들을 설득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르는
일이죠. 하지만 시간은 흘러가고 약혼자들은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았기에 결국 그들을 데리고 나오지는 못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시므온 :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됐어? 롯의 마누라는 소금기둥이 되고, 소돔의 멸망으로 약혼자를 잃은 두 딸은 자기 아버지한테 술을
마시게 해서 그 자식을 갖게 되었잖아? 이게 정신 나간 얘기 아냐? 이게 다 그 이기적인 롯 때문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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