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기쁨의 선물
신요안 세례자 요한 신부 / 서대신성당 주임
이사야 예언자는, 오실 메시아는 평화의 전달자라 말한다. 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선물인 기쁨도 가져오실 것이라 말한다. 성탄절, 기쁨의 축일이 다가올수록 교회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필수적인 것, 곧 그리스도인의 기쁨을 간직하라고 권유한다.
세례자 요한은 그리스도를 충실하게 예고했고, 사람들이 하느님께 돌아오는 기쁨을 체험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나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을 때 요한의 기쁨은 멈출 줄 몰랐다. 요한은 자신의 일이 끝나자 평화로이 죽을 수 있으며 자신에게 남은 일이라고는 충실함에 대한 상급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 더 나쁜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감옥에 있는 동안 고독과 고통은 요한에게 의심을 불러일으켰다.“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마태 11, 3)
예수님은 요한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요한, 의심하지 마라. 이사야 예언자와 모든 다른 예언자들이 예고한 것이 나에게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대의 일은 헛되지 않았다. 그저 조금만 더 나를 믿어라. 그러면 그대의 행복은 완벽할 것이다.’예수님은 요한의 마음에 예수님 자신의 기쁨과 위로를 쏟아부으셨다.
요한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때 참으로 행복했다. 그리고 그 행복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련과 병, 어려움이 들이닥쳤다. 더 나아가 자신의 약점을 경험하며 다시 죄에 빠져들면서 의심하기 시작했다.‘다른 이들처럼 천당이니 지옥이니 걱정하지 않고, 되는대로 사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어쩌면 지옥과 천당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마음 쓰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한 것 같다.’
문제는 우리가 시련을 겪을 때 예수님께 우리의 어려움을 전하는 방법을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진정 우리가 기도 안에서 예수님을 만난다면 평화와 기쁨을 되찾게 될 것이다. 물론 우리가 기도한다고 모든 문제가 사라지거나 돈이 쏟아져 들어오거나 시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계속되어 질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간절하게 주고 싶어 하시는 평화와 기쁨은 고통과 시련 가운데서도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다. 우리가 요한처럼 하느님의 약속에 충실히 머문다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셨듯이 우리가 시련을 겪을 때 우리 믿음을 굳건하게 지켜 주실 것이다.
이 글은 부산교구 인터넷 주보에서 담아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