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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출새오수5(後出塞五首5)-두보(杜甫)
후에 변방을 나오며-두보(杜甫)
朝進東門營(조진동문영) : 아침에 동문의 군영에 모여서
暮上河陽橋(모상하양교) : 저물어는 하양교 다리에 올랐다
樂日照大旗(낙일조대기) : 지는 해 군기를 비추는데
馬鳴風蕭蕭(마명풍소소) : 말들은 울부짖고 바람은 쓸쓸히 불어온다
平沙列萬幕(평사열만막) : 넓은 모랫벌에 수많은 천막이 세워지고
部伍各見招(부오각견초) : 부대마다 점호를 한다
中天懸明月(중천현명월) : 중천에는 밝은 달 걸려있고
令嚴夜寂寥(영엄야적요) : 군령은 업하고 밤은 쓸쓸하기만 하다
悲笳數聲動(비가수성동) : 몇 가락 오랑캐의 슬픈 피리소리 들려오니
壯士慘不驕(장사참불교) : 장정들도 서글퍼져 싸울 용기가 사라진다
借問大將誰(차문대장수) : 묻노니, 대장은 누구인가
恐是霍嫖姚(공시곽표요) : 이분이 바로 곽표요 장군이 아닐까
한별(恨別)-두보(杜甫)
이별을 한하며-두보(杜甫)
洛城一別四千里(낙성일별사천리) : 낙양을 한번 이별하고 사천리 떠나 있어
胡騎長驅五六年(호기장구오륙년) : 오랑캐 오래 싸워 오륙년이 다 되었소.
草木變衰行劍外(초목변쇠행검외) : 초목은 변하여 시드는데 나는 검각성 밖을 거닐어보고
兵戈阻絶老江邊(병과조절노강변) : 싸움으로 길이 막혀 강변에서 늙고 있소.
思家步月淸宵立(사가보월청소입) : 집 그리며 달빛 아래 거닐다가 우뚝 서기도하며
憶弟看雲白日眼(억제간운백일안) : 동생을 생각하며 구름 바라보며 한낮에도 잠들기도 하오
聞道河陰近乘勝(문도하음근승승) : 들으니, 하음 땅에서는 승전의 소식 가까이 들리니
司徒急爲破幽燕(사도급위파유연) : 사도는 오랑캐 땅 유연을 빨리 깨뜨려주오
자신전퇴조구호(紫宸殿退朝口號)-두보(杜甫)
자신전에서 물러나 읊다-두보(杜甫)
戶外昭容紫袖垂(호외소용자수수) : 문 밖에서 어여쁜 궁녀들 자색 옷소매 드리우고
雙瞻御座引朝儀(쌍첨어좌인조의) : 양쪽에서 임금님 바라보며 조회 참여를 인도한다.
香飄合殿春風轉(향표합전춘풍전) : 봄바람이 일어 향불은 하늘하늘 어전에 가득하고
花覆千官淑景移(화복천관숙경이) : 꽃은 백관을 가리고, 맑은 햇빛 천천히 움직인다.
晝漏稀聞高閣報(주루희문고각보) : 낮 시간, 고각에서 알리는 시간을 듣기 어렵고
天顔有喜近臣知(천안유희근신지) : 천자의 얼굴에 이는 기쁨 가까운 신하들은 안다
宮中每出歸東省(궁중매출귀동성) : 궁중애서 나와 중서성으로 돌아갈 때
會送夔龍集鳳池(회송기용집봉지) : 함께 재상을 보내고 다시 중서성에 모인다.
秋興4(추흥4)-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聞道長安似奕棊(문도장안사혁기) : 듣자니, 장안의 시국이 바둑판이라니
百年世事不勝悲(백년세사불승비) : 평생의 세상 일 슬픔 이기지 못하겠네.
王侯第宅皆新主(왕후제택개신주) : 왕후의 저택은 모두가 새 주인
文武衣冠異昔時(문무의관이석시) : 문무의 의관도 옛 날과는 다르다네.
直北關山金鼓震(직북관산금고진) : 바로 북쪽 관산은 징과 북이 진동한다.
征西車馬羽書馳(정서거마우서치) : 서쪽 정벌 떠나는 수레와 말들 그리고 격문은 치닫고
魚龍寂寞秋江冷(어룡적막추강냉) : 가을 강은 차갑고 물고기도 조용하니
故國平居有所思(고국평거유소사) : 고국에 살던 그 때가 생각나네.
송원(送遠)-두보(杜甫)
먼 곳으로 전송함-두보(杜甫)
帶甲滿天地(대갑만천지) : 갑옷 입은 병사 천지에 가득한데
胡爲君遠行(호위군원행) : 어찌 그대는 먼 길을 떠나려하는가
親朋盡一哭(친붕진일곡) : 벗들이 모두 통곡을 하는데
鞍馬去孤城(안마거고성) : 말 타고 이 외로운 성을 떠나가는구나.
草木歲月晩(초목세월만) : 초목은 한 해가 늦어 시들고
關河霜雪淸(관하상설청) : 변방의 강에는 눈서리 내려 날은 차가워지리
別離已昨日(별리이작일) : 이별한 마음이 어제 같다는 시 구절에
因見古人情(인견고인정) : 새삼 옛 친구의 우정을 느낀다.
秋興5(추흥5)-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蓬萊古闕對南山(봉래고궐대남산) : 봉래산 높은 궁궐은 종남산과 마주보고
承露金莖宵漢間(승로금경소한간) : 이슬 받는 통천대의 금 줄기대는 하늘 은하수에 닿았도다
西望瑤池降王母(서망요지강왕모) : 서쪽으로 요지를 바라보니 서왕모가 내려오고
東來紫氣滿函關(동래자기만함관) : 동에서 온 보랏빛 상서로운 구름 함곡관에 가득하다
雲移雉尾開宮扇(운이치미개궁선) : 구름이 꿩 꼬리 깃 부채로 옮겨지니 궁궐의 부채 열리고
日繞龍鱗識聖顔(일요용린식성안) : 햇빛이 용의 비늘을 둘러싸니 비로소 임금의 얼굴 보였다네
一臥滄江驚歲晩(일와창강경세만) : 푸른 강 자연에 살면서 한해가 저물어감에 놀라나니
幾回靑瑣點朝班(기회청쇄점조반) : 지난 날 조회 때에 청쇄문에서 몇 번이나 점호를 받았던가
秋興3(추흥3)-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千家山郭靜朝暉(천가산곽정조휘) : 산성의 일천 집들에 아침 햇살 고요한데
日日江樓坐翠微(일일강루좌취미) : 날마다 강가 누대에서 푸른 산기운 속에 앉아본다
信宿漁人還汎汎(신숙어인환범범) : 이틀 밤을 지낸 어부 다시 배를 띄우고
淸秋燕子故飛飛(청추연자고비비) : 맑은 가을에 제비는 일부러 하늘을 난다
匡衡抗訴功名薄(광형항소공명박) : 광명처럼 간언을 올렸지만 공명은 낮았다
劉向傳經心事違(유향전경심사위) : 유향처럼 경전을 전하려 하나 마음과 일이 어긋나네
同學少年多不賤(동학소년다불천) : 어린 시절 같이 공부한 이들 모두 부귀하여
五陵衣馬自輕肥(오릉의마자경비) : 오릉 땅에 살면서 옷과 말은 빠르고 살찐 것들이라네
秋興2(추흥2)-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夔府孤城落日斜(기부고성낙일사) : 기주의 외로운 성에는 저녁 해 기울고
每依北斗望京華(매의북두망경화) : 언제나 북두성 보며 서울을 그린다
聽猿實下三聲淚(청원실하삼성루) : 원숭이 울음 세 번 들으면 눈물이 떨어지고
奉使虛隨八月槎(봉사허수팔월사) : 사신 수행은 팔월 뗏목처럼 헛되었다
畵省香爐違伏枕(화성향로위복침) : 상서성에 숙직할 일 몸이 아파 어긋나고
山樓粉堞隱悲笳(산루분첩은비가) : 산의 누의 성가퀴에는 애달픈 피리소리이 은은하다
請看石上藤蘿月(청간석상등라월) : 보시오, 바위 위의 등라에 걸린 달이
已暎洲前蘆荻花(이영주전노적화) : 영주 섬 앞 갈대꽃을 비추고 있는 것을
秋興1(추흥1)-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 : 옥 같은 이슬 맞아 단풍나무 숲 시들고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 : 무산의 무협에는 가을 기운 쓸쓸하다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 강의 물결은 하늘로 치솟고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 : 변방의 바람과 구름 땅을 덮어 음산하다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 : 국화 떨기 두 차례 피어나니 지난날이 눈물겹다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 : 외로운 배 묶어둔 것 고향 생각하는 마음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 : 겨울옷 준비에 곳곳에서 가위질과 자질을 재촉하고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 : 백제성은 높고 저물녘 다듬이질 소리 바쁘기만 하구나
蜀相(촉상)-杜甫(두보)
촉나라 승상-杜甫(두보)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 승상의 사당을 어디에서 찾을까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 섬돌에 비친 푸른 풀 절로 봄빛이요
隔葉黃鸝空好音(격엽황리공호음) : 나뭇잎 사이의 꾀꼬리 무심히 즐겨 노래한다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 세 번이나 찾아 빈번히 천하의 일 논하고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로신심) : 두 대의 임금 섬겨 노신의 충성심 보여주셨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 군사를 내었으나 쳐부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루만금) : 길이 후대의 영웅들 옷깃에 눈물 채우게 하네
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杜甫(두보)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杜甫(두보)
戍鼓斷人行(수고단인행) : 수루의 북소리에 발길 끊어지고
邊秋一雁聲(변추일안성) : 변방의 가을에 한 마리 기러기 소리
露從今夜白(로종금야백) : 이슬은 오늘밤부터 얼어 희어지고
月是故鄉明(월시고향명) : 이 달은 고향에서도 밝으리라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 : 형제가 있으나 모두 흩어져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 생사를 물어볼 집마저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불달) : 편지를 부쳐도 오랫동안 가지 못하나니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 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春日憶李白(춘일억이백)-杜甫(두보)
봄날 이백을 생가하다-杜甫(두보)
白也詩無敵(백야시무적) : 이백의 시는 적수가 없어
飄然思不群(표연사불군) : 표연하여 그 생각 특출하다
淸新庾開府(청신유개부) : 참신성은 유개부와 같고
俊逸鮑參軍(준일포참군) : 기상이 뛰어남은 참군 포조와 같다
渭北春天樹(위북춘천수) : 위수 북쪽은 봄 하늘의 나무가 무성하고
江東日暮雲(강동일모운) : 강동은 저문 하늘에 구름이 떠 있다
何時一樽酒(하시일준주) : 언제나 한 동이 술로
重與細論文(중여세논문) : 다시 그대와 글을 논할까
춘야희우(春夜喜雨)-두보(杜甫;712-770)
어느 봄밤 반가운 비-두보(杜甫;712-770)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 좋은 비는 시절을 알고 내리나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 봄이면 초목이 싹트고 자란다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 봄비는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 가늘게 소리도 없이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 들길과 하늘의 구름 모두 어두운데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 강가의 배에 불빛 번쩍번쩍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 이른 아침 붉게 젖은 땅을 보니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 금관성엔 꽃 활짝 피었으리
畵鷹(화응)-杜甫(두보)
매 그림-杜甫(두보)
素練風霜起(소련풍상기) : 흰 비단 위 바람과 서리 일어나는데
蒼鷹畵作殊(창응화작수) : 푸른 매 그림 정말 특이하다
㩳身思狡ꟙ(송신사교토) : 몸을 꼿꼿이 세우고 토끼를 노리는 듯
側目似愁胡(측목사수호) : 곁눈질 하는 양이 수심에 찬 오랑캐 같구나
絛縼光堪摘(조선광감적) : 잠아 맨 끈은 번쩍이어 손에 집힐 듯하고
軒楹勢可呼(헌영세가호) : 그림 속 처마와 기둥에서 새를 불러낼 수도 있겠다
何當擊凡鳥(하당격범조) : 어찌해야 뭇 새들을 잡아
毛血灑平蕪(모혈쇄평무) : 털과 피를 평원에다 뿌려볼까
房兵曹胡馬(방병조호마)-杜甫(두보)
방병조의 호마-杜甫(두보)
胡馬大宛名(호마대완명) : 호마는 대원의 이름난 말
鋒稜瘦骨成(봉릉수골성) : 모난 칼날처럼 파리한 뼈대
竹批雙耳峻(죽비쌍이준) : 대나무 깎은 듯 두 귀는 날카롭고
風入四蹄輕(풍입사제경) : 바람이 날아들 듯 네 발굽 가겹다
所向無空闊(소향무공활) : 향하는 곳이 넓다할 수 없으니
眞堪託死生(진감탁사생) : 정말로 생사를 맡길 수 있다
驍騰有如此(효등유여차) : 용맹스럽게 달림이 이와 같으니
萬里可橫行(만리가횡행) : 만 리라도 마음대로 달릴 수 있으리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杜甫(두보)
강남에서 이구연을 만나다-杜甫(두보)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이심상견) : 기왕의 저택에서 항상 만나고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 최구의 집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 이 좋은 강남의 풍경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나네
絶句3(절구3)-杜甫(두보)
절구-杜甫(두보)
兩箇黃鸝鳴翠柳(양개황리명취류) : 푸른 버드나무 사이에 꾀꼬리 울고
一行白鷺上靑天(일행백로상청천) : 백로는 푸른 하늘 위를 줄지어 난다
牕含西嶺千秋雪(창함서령천추설) : 창 너머 서쪽 산봉우리엔 천년 묵은 눈
門泊東吳萬里船(문박동오만리선) : 문 밖에는 머나먼 동오로 떠날 배가 있다
絶句2(절구2)-杜甫(두보)
절구-杜甫(두보)
遲日江山麗(지일강산여) : 나른한 봄날 강산은 화려하고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 :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과 풀은 향기로워라
泥融飛燕子(니융비연자) : 진흙땅 녹으니 제비 날아들고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 : 모랫벌 따뜻하니 원앙새 잠든다
중증정련(重贈鄭鍊)-두보(杜甫)
정련에게 다시주다-두보(杜甫)
鄭子壯行罷使臣(정자장행파사신) : 정선생 그대가 사신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떠나는데
囊無一物獻尊親(낭무일물헌존친) : 배낭에는 어버이에게 바칠 물건 하나 없다네
江山道遠羈離日(강산도원기이일) : 갈 길 멀어 아득한 강과 산, 떠나는 날에
裘馬誰爲感激人(구마수위감격인) : 갓옷 입고 말 탄 이, 누군가 감격하는 이 있으리라
해민3(解悶3)-두보(杜甫)
근심을 풀다-두보(杜甫)
一辭故國十經秋(일사고국십경추) : 고향 떠난 지 십년이 되었는데
每見秋瓜憶故丘(매견추과억고구) : 가을 참외 볼 때마다 고향 그리워
今日南湖采薇蕨(금일남호채미궐) : 오늘 남쪽 호숫가에서 고사리를 캐는데
何人爲覓鄭瓜州(하인위멱정과주) : 누가 날 위해 정과주를 찾아봐 주었으면
復愁(복수)-杜甫(두보)
다시 시름겨워 -杜甫(두보)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사방이 전쟁이니
故園今若何(고원금약하) : 내 고향은 지금 어떠할까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저번 고향 가니, 아는 사람 적었는데
早已戰爭多(조이전쟁다) : 이미 전쟁터 다 되었겠지
絶句(절구)-杜甫(두보)
절구-杜甫(두보)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 강이 푸르니 새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산청화욕연) : 산이 푸르니 꽃 빛이 불타는 듯 하다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 올 봄도 보기만 하면서 또 그냥 보내니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 어느 날이 나 곧 돌아갈 해인가
柟木爲風雨所拔歎(남목위풍우소발탄)-杜甫(두보)
남목이 바람에 뽐힌 것을 한탄함-杜甫(두보)
倚江柟樹草堂前(의강남수초당전) : 초당 앞 강가에 녹나무 서있는데
故老相傳二百年(고로상전이백년) : 이곳 노인들이 이백 년 묵었다 하네
誅茅卜居總爲此(주모복거총위차) : 띠 풀 베고 거처를 정한 것은 모두 이것 때문인데
五月髣髴聞寒聲(오월방불문한성) : 오월 달에도 가을 매미소리 듣는 것 같았네
東南飄風動地至(동남표풍동지지) : 동남쪽에서 회오리바람 땅을 흔들며 불어오더니
江飜石走流雲氣(강번석주유운기) : 강물이 뒤집혀 돌이 날고 구름을 몰아왔네
榦排雷雨猶力爭(간배뇌우유역쟁) : 줄기는 우뢰를 물리쳐 오히려 힘써 싸웠거늘
根斷泉源豈天意(근단천원기천의) : 뿌리가 샘의 근원에서 끊겼으니 어찌 하늘의 뜻이랴
滄波老樹性所愛(창파로수성소애) : 푸른 물결과 늙은 나무는 천성적으로 서로 좋아했으니
野客頻留懼雪霜(야객빈유구설상) : 시골 사람들 자주 눈과 서리 두려워 그 나무에 머룰렀고
行人不過聽竿籟(행인불과청간뢰) : 행인은 피리소리 같은 나무의 소리를 듣고 지나고
虎倒龍顚委榛棘(호도룡전위진극) : 호랑이 거꾸러지고 용 넘어진 것처럼 잡목 넘어져있다
我有新詩何處吟(아유신시하처음) : 내가 새로 지은 시는 어디서 읊어야하나
草堂自此無顔色(초당자차무안색) : 초당도 지금부터는 볼 품 없이 되었구나
증화경(贈花卿)-두보(杜甫)
호경에게 주다-두보
錦城絲管日紛紛(금성사관일분분) : 금성의 음악소리 나날이 어지러워져
半入江風半入雲(반입강풍반입운) : 반은 강바람으로, 그리고 반은 구름으로 들어간다
此曲祗應天上有(차곡지응천상유) : 이 곡은 다만 천상에만 있으리니
人間能得幾回聞(인간능득기회문) : 인간이 몇 번이나 들을 수 있을까
귀안(歸雁)-두보(杜甫)
돌아가는 기러기-두보
東來萬里客(동래만리객) : 동으로 만 리 먼 길 가는 나그네
亂定幾年歸(난정기년귀) : 날 리가 평정되어 몇 년 만에 돌아가나
斷腸江城雁(단장강성안) : 강가의 성을 나는 기러기에 애간장이 다 끊어진다
高高正北飛(고고정북비) : 복쪽으로만 높이도 나는구나
송한십사강동근성(送韓十四江東覲省)-두보(杜甫)
한 십사를 만나보고 강동으로 보내다-두보
兵戈不見老萊衣(병과불견노래의) : 전쟁 중이라 노래자의 재롱을 보지 못 하니
歎息人間萬事非(탄식인간만사비) : 탄식하노라 인간만사가 다 그릇되었음을
我已無家尋弟妹(아이무가심제매) : 나에게는 집도 없어 남동생과 여동생들 찾고 있는데
君今何處訪庭闈(군금하처방정위) : 그대는 지금 어디에서 부모님을 찾고 있는가
黃牛峽靜灘聲轉(황우협정탄성전) : 황우협 고요한데 물소리 여울진다
白馬江寒樹影稀(백마강한수영희) : 백마강물 차가운데 나무 그림자는 드물다
此別應須各努力(차별응수각노력) : 이제 서로 떠나면 각자 노력해야하나니
故鄕猶恐未同歸(고향유공미동귀) : 고향에는 여전히 돌아가지 못 할 것 같아라
사구성하기두보(沙邱城下寄杜甫)-이백(李白)
사구성 아래에서 이백에게 부치다-이백
我來竟何事(아내경하사) : 내가 와서 무슨 일을 했던가
高外沙邱城(고외사구성) : 우뚝 솟은 저 밖에 사구성이구나
星變有古樹(성변유고수) : 성 주변에 오래된 나무 서 있고
日久連秋聲(일구연추성) : 오랫동안 가을소리 잇닫는다
魯酒不可醉(로주불가취) : 노나라의 술로는 취하지도 않아
齊歌空復情(제가공복정) : 제 나라 노랫소리에 공연히 마음이 동하네
思君若汶水(사군약문수) : 그대 생각하니 제나라 문강이 문수를 건너는 것 같아
浩蕩寄南征(호탕기남정) : 호탕하게 남행길에 부친다
秋雨歎(추우탄)-杜甫(두보)
가을비를 탄식하다-杜甫(두보)
雨中百草秋爛死(우중백초추난사) : 빗속의 온갖 풀들 가을 되어 시들어 죽는데
階下決明顔色新(계하결명안색신) : 섬돌 아래 결명초는 빛깔이 새로워라
著葉滿枝翠羽盡(저엽만지취우진) : 잎이 무성한 가지는 푸른 깃털 덮개 같고
開花無數黃金殘(개화무수황금잔) : 무수한 꽃 봉우리들 황금 동전 같구나
凉風蕭蕭吹汝急(량풍소소취여급) : 서늘한 바람 쓸쓸히 그대에게 세차게 불어오니
恐汝後時難獨立(공여후시난독립) : 그대가 뒤에 홀로 견디기 어려울까 걱정 되네
堂上書生空白頭(당상서생공백두) : 당상의 서생은 공연히 머리만 희어지고
臨風三嗅馨香泣(임풍삼후형향읍) : 바람 따라 몇 번씩 향기 맡으며 눈물 짓는다
歎庭前甘菊花(탄정전감국화)-杜甫(두보)
뜰 앞 감국화를 탄식하노라-杜甫(두보)
簷前甘菊移時晩(첨전감국이시만) : 처마 앞의 감국은 옮길 철이 늦어져
靑蘂重陽不堪摘(청예중양불감적) : 푸른 꽃 봉우리 중양절에도 따지 못 하겠네
明日蕭條盡醉醒(명일소조진취성) : 내일 쓸쓸이 취기가 사라지고 정신이 들면
殘花爛漫開何益(잔화난만개하익) : 나머지 꽃이 흐드러지게 핀들 무슨 소용 있으랴
籬邊野外多衆芳(리변야외다중방) : 울타리가 들녘 밖에 여러 꽃들 많아도
采擷細瑣升中堂(채힐세쇄승중당) : 가늘고 잔 꽃을 꺾어 대청으로 오른다
念玆空長大枝葉(염자공장대지엽) : 이것들은 공연히 잎과 가지가 장대하니
結根失所纏風霜(결근실소전풍상) : 뿌리를 박을 곳을 잃어 풍상에 얽힐 것이리니
贈韋左丞(증위좌승)-杜甫(두보)
이 좌승에게 드림-杜甫(두보)
紈袴不餓死(환고불아사) : 귀족들은 굶어죽지 않으나
儒冠多吾身(유관다오신) : 선비들은 자기 몸 그르치는 일도 많습니다
丈人試靜聽(장인시정청) : 좌승 어른께서는 가만히 들어 보소서
賤子請具陳(천자청구진) : 빈천한 제가 모두 말해보겠습니다
甫昔少年日(보석소년일) : 저 두보가 어린 시절에
早充觀國寶(조충관국보) : 일찍이 장안으로 과거 보려갔었지요
讀書破萬卷(독서파만권) : 책은 만권을 읽고
下筆如有神(하필여유신) : 붓을 들면 신들린 듯이 글을 썼습니다
賦料楊雄敵(부요양웅적) : 부는 양웅에 필적할 만하고
詩看子建親(시간자건친) : 시는 조식과 같았습니다
李邕求識面(리옹구식면) : 이옹도 나를 만나고 싶어 했고
王翰願卜隣(왕한원복인) : 왕한은 나와 이웃으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自謂頗挺出(자위파정출) : 내 자신 스스로 뛰어났다고 생각하여
立登要路津(입등요로진) : 장장 중요한 벼슬로 뛰어 오르려했소
致君堯舜上(치군요순상) : 황제를 요순보다 훌륭하게 해드리고
再使風俗淳(재사풍속순) : 다시 풍속을 순박하게 하려했지요
此意竟蕭條(차의경소조) : 이러한 내 뜻은 결국 쓸쓸하게 되고 말아
行歌非隱淪(행가비은륜) : 노래 부르며 돌아다녀도 세상을 등진 사람은 아닙니다
騎驢三十載(기려삼십재) : 나귀타고 다니기 삽십 년
旅食京華春(여식경화춘) : 장안의 화려한 봄을 나그네 신세로 살아왔지요
朝扣富兒門(조구부아문) : 아침이면 부잣집 문을 두드리고
暮隨肥馬塵(모수비마진) : 저녁이면 살찐 말의 먼지를 따라다녔지요
殘杯與冷炙(잔배여냉자) : 술 찌꺼기와 식은 불고기
到處潛悲辛(도처잠비신) : 이르는 곳 마다 눈물과 설움으로 뼈아픔을 맛보았지요
主上頃見徵(주상경견징) : 주상이 요즈음 사람을 구한다기에
欻然欲求伸(훌연욕구신) : 문득 뜻을 펴고자 했지요
靑冥却垂翅(청명각수시) : 푸른 하늘 날려다가 날개 꺾이고
蹭蹬無縱隣(층등무종인) : 기세 꺾인 비늘 없는 물고기처럼 되었지요
甚愧丈人厚(심괴장인후) : 좌승 어른의 두터운 대접에 심히 부끄럽고
甚知丈人眞(심지장인진) : 좌승 어른의 참됨을 잘 알고 있지요
每於白寮上(매어백료상) : 좌승 어른은 언제나 여러 관리의 윗자리에 계시지요
猥誦佳句新(외송가구신) : 외람되이 좋은 시구 새로운 것을 외워
竊效貢公喜(절효공공희) : 공공이 천거 받은 기쁨을 몰래 본받고 싶으니
難甘原憲貧(난감원헌빈) : 원헌과 같은 가난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焉能心怏怏(언능심앙앙) : 어찌 마음속으로 불평만 하고 있겠습니까
祗是走踆踆(지시주준준) : 그래서 다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소
今欲東入海(금욕동입해) : 이제 동쪽 바다로 갈려고 하다가
卽將西去秦(즉장서거진) : 곧 다시 서쪽으로 진으로 떠나려 합니다
尙憐終南山(상련종남산) : 그러면서도 종남산이 그리워
回首淸渭濱(회수청위빈) : 맑은 위수가를 머리 돌려 바라봅니다
常擬報一飯(상의보일반) : 언제나 한 끼니 밥의 은혜를 갚으려하는데
況懷辭大臣(황회사대신) : 어찌 좌승님을 떠나려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白鷗沒浩蕩(백구몰호탕) : 휜 갈매기 아득한 바다로 날아들려 하니
萬里誰能馳(만리수능치) : 만 리 먼 곳으로 떠나려는데 누가 능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投贈哥舒開府二十韻(투증가서개부이십운)-杜甫(두보)
개부 가서에게 드리는 시 이십 운-杜甫(두보)
今代麒麟閣(금대기린각) : 요즈음 기린각에
何人第一功(하인제일공) : 누가 제일가는 공신인가
君王自神武(군왕자신무) : 황제가 자신이 신묘하고 무위가 있으시니
駕馭必英雄(가어필영웅) : 다스리심이 반드시 영웅다우리
開府當朝傑(개부당조걸) : 개부 가서께서는 조정에시 영웅이니
論兵邁古風(논병매고풍) : 군사의 일은 옛 풍도를 앞서리라
先鋒百勝在(선봉백승재) : 선봉에 서면 백전백승하시고
略地兩隅空(약지양우공) : 적지를 경략하시면 양쪽 모퉁이를 소탕하여 쓸어버린다
靑海無傳箭(청해무전전) : 청해 지방엔 적의 침략이 없고
天山早掛弓(천산조괘궁) : 천산 지방엔 활을 거두어들었다네
廉頗仍走敵(렴파잉주적) : 염파 장군처럼 적을 내쫓고
魏絲已和戎(위사이화융) : 진나라 위강은 적을 강화하게 하였다네
每惜河湟棄(매석하황기) : 매번 하황 지방을 버려둔 것을 아깝게 여기더니
新兼節制通(신겸절제통) : 새로이 절도사를 겸하여 통하게 되었다
智謀垂睿想(지모수예상) : 뛰어난 지모에 황제도 따르게 하고
出入冠諸公(출입관제공) : 조정에 출입함에 여러 고관들의 윗자리에 앉았도다
日月低秦樹(일월저진수) : 해와 달도 나무들 아래요
乾坤繞漢宮(건곤요한궁) : 하늘과 땅도 궁궐을 감싸고 있는 듯 하구나
胡人愁逐北(호인수축북) : 오랑캐들은 추적을 걱정하여 북으로 달아나고
宛馬又從東(완마우종동) : 완마는 또 동쪽에서 조공으로 바친다
受命邊沙遠(수명변사원) : 왕제의 명령을 받고 변방 사막으로 멀리 갔다가
歸來御席同(귀래어석동) : 돌아와서는 황제와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軒墀曾寵鶴(헌지증총학) : 수레와 섬돌 뜰에 올랐던 학처럼, 황제의 총애를 받았고
畋獵舊非熊(전렵구비웅) : 문왕이 사냥터 나가 잡은 것은 곰이 아니고 태공이었다네
茅土加名數(모토가명수) : 땅과 벼슬을 받고
山河誓始終(산하서시종) : 산과 강에 처음과 끝을 같이 하기로 맹세했다
策行遺戰伐(책행유전벌) : 가 개부의 책략이 시행되어 전쟁을 이기어
契合動昭融(계합동소융) : 황제와 마음이 맞아 합작품을 만들었네
勳業靑冥上(훈업청명상) : 이룬 업적은 하늘 위로 치솟고
交親氣槪中(교친기개중) : 황제와 친분이 기개 속에 있었네
未爲珠履客(미위주리객) : 구슬 신을 신은 귀한 손님되기 전에
已見白頭翁(이견백두옹) : 나는 이미 백발 늙은이 다 되었소
初壯節題柱(초장절제주) : 처음에는 장한 절개 기둥에 적어두듯 대단했는데
初壯似轉蓬(장절사전봉) : 지금은 떠다니는 쑥대 신세입니다
幾年春草歇(기년춘초헐) : 몇 년이나 객지에서 살게 될지
今日暮途窮(금일모도궁) : 오늘은 저물어 갈 곳이 다했구나
軍事留孫楚(군사유손초) : 손초처럼 군사로 머물게 하여
行間識呂蒙(행간식여몽) : 군대의 대열에서 저를 여몽같이 보았으면
防身一長劍(방신일장검) : 몸을 지키는 한 자루 긴 칼인 듯
將欲倚공峒(장욕의공동) : 당신의 공동산 군영에 의지하고 싶습니다
寄李白(기이백)-(두보)
이백에게-(두보)
昔年有狂客(석년유광객) : 지난 날 광객이 있어
號爾謫仙人(호이적선인) : 그대를 적선이라 불었지
筆落驚風雨(필락경풍우) : 붓 들면 비바람도 놀라게 쓰고
詩成泣鬼神(시성읍귀신) : 시 지으면 비바람도 놀라게 한다
聲名從此大(성명종차대) : 명성이 이로부터 생겨났으니
汨沒一朝伸(골몰일조신) : 묻혀 살던 몸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文彩承殊渥(문채승수악) : 그대 아름다운 문채는 황제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流傳必絶倫(유전필절윤) : 세상에 유전되는 작품은 반드시 뛰어났네
龍舟移棹晩(용주이도만) : 황제의 배는 이백을 기다려 늦게 노 저어 가고
獸錦奪袍新(수금탈포신) : 시 잘 지어 짐승무늬 놓은 좋은 비단 받았다
白日來深殿(백일래심전) : 대낮에도 깊은 궁전으로 드나들었고
靑雲滿後庭(청운만후정) : 푸른 구름 같은 높은 관리들 그대 집 뒤 뜰에 가득했네
乞歸優詔許(걸귀우조허) : 초야로 돌아갈 것을 청하자 황제 조칙 내려 허락하니
遇我宿心親(우아숙심친) : 나를 만나서는 오랜 마음 친구처럼 친절하셨네
未負幽棲志(미부유서지) : 그윽이 숨어 살려는 뜻 어기지 않고
兼全寵與辱(겸전총여욕) : 총애와 욕됨을 겸하였다
劇談憐野逸(극담연야일) : 마음대로 이야기 나누며 시골의 편안함을 그리워하고
嗜酒見天眞(기주견천진) : 술을 좋아하여 천진한 기질을 보여 주었네
醉舞梁園夜(취무양원야) : 취하여 양원의 밤 연회에서 춤을 추었고
行歌泗水春(행가사수춘) : 사수의 봄을 다니며 노래했다
才高心不展(재고심불전) : 높은 재주 지녔으나 마음대로 펴지 못했고
道屈善無鄰(도굴선무린) : 앞길이 굽혀지니 착해도 따르는 이웃이 없었네
處士禰衡俊(처사녜형준) : 처사 예형은 뛰어난 인물이어도 숨어살았고
諸生原憲貧(제생원헌빈) : 공자의 제자 원헌은 가난하게 살았네
槄粱求未足(도량구미족) : 벼와 조 구하여도 구하지 못하였는데
薏苡謗何頻(의이방하빈) : 율무가 구슬이라는 근거 없는 비방 몇 번이던가
五嶺炎蒸地(오령염증지) : 오령 고개는 무더운 고장인데
三危放逐臣(삼위방축신) : 삼위로 쫓겨나는 신하 되었지
幾年遭鵩鳥(기년조복조) : 몇 년이 되어야 복조를 만날까
獨泣向麒麟(독읍향기린) : 기린을 향하여 홀로 눈물 짓는다
蘇武先還漢(소무선환한) : 한나라 소무보다 먼저 한나라로 돌아오고
黃公豈事秦(황공기사진) : 항공처럼 어찌 진나라를 섬기리요
楚筵辭醴日(초연사예일) : 초나라의 잔치 단술 때문에 떠나려하고
梁獄上書辰(량옥상서진) : 양나라 감옥에서 상서 하여 무죄를 밝혔지요
已用常時法(이용상시법) : 이미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였으니
誰將此義陳(수장차의진) : 누가 이 바른 뜻을 말해줄까
老吟秋月下(노음추월하) : 늙은 몸으로 가을 달 빛 아래 시를 읊고
病起暮江濱(병기모강빈) : 저무는 강가에 병든 몸을 일으켜본다
莫怪恩波隔(막괴은파격) : 천자의 은혜의 물결 멀리 있다 여기지 말고
乘槎與問津(승사여문진) : 뗏목 타고 나루터 길을 묻어보게나
강반독보심화(江畔獨步尋花)-두보(杜甫)
강변을 걸으며 꽃을 찾다-두보
江上桃花惱不徹(강상도화뇌불철) : 강가의 복숭아꽃 너무 좋아 떨칠 수 없어
無處告訴只顚狂(무처고소지전광) : 이 아름다움 알릴길 없어 미칠 것 같아
走覓南鄰愛酒伴(주멱남린애주반) : 서둘러 남쪽 고을로 술친구 찾아갔더니
經旬出飮獨空床(경순출음독공상) : 열흘 전 술 마시러 나가버리고 침상만 남아있네
石壕吏(석호리)-杜甫(두보)
석호리-杜甫(두보)
暮投石壕吏(모투석호리) : 날 저물어 석호촌에 투숙하니
有吏夜捉人(유리야착인) : 관리가 나타나 밤에 사람을 잡으려 왔네
老翁踰墻走(노옹유장주) : 할아버지는 담 넘어 달아나고
老婦出門看(노부출문간) : 할머니가 문 밖에 나가본다
吏呼一何怒(리호일하노) : 관원의 호출이 어찌 그리도 노엽고
婦啼一何苦(부제일하고) : 할머니의 울음은 어찌 그리도 고통스러운지
聽婦前致詞(청부전치사) : 할머니가 관리 앞에 나아가 하는 말 들으니
三男鄴城戍(삼남업성수) : 셋째 아들은 업성에 수자리 가고
一男附書至(일남부서지) : 맏아들이 편지를 부쳐왔는데
二男新戰死(이남신전사) : 둘째 아들은 새로운 전투에서 죽었다오
存者且偸生(존자차투생) : 살아있는 자는 억지로라도 살아가겠지만
死者長已矣(사자장이의) : 죽은 자는 영영 그만이로다
室中更無人(실중갱무인) : 집에는 이제 아무도 없고
惟有乳下孫(유유유하손) : 오직 젖먹이 손자만 있다오
孫有母未去(손유모미거) : 손자가 있어 그 어미가 아직 떠나지 못하니
出入無完裙(출입무완군) : 출입할 온전한 치마도 없다오
老嫗力雖衰(노구력수쇠) : 이 늙은 할미 기력은 비록 쇠하나
請從吏夜歸(청종리야귀) : 밤에라도 대신 따라가게 해 주시오
猶得備晨炊(유득비신취) : 아직은 아침밥은 지을 수 있다오
夜久語聲絶(야구어성절) : 밤이 깊어 관리와 할머니의 말소리 끊어지고
如聞泣幽咽(여문읍유열) :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울음소리 들리는 듯
天明登前途(천명등전도) : 날이 밝아 길 떠날 때에
獨與老翁別(독여노옹별) : 나는 홀로 할아버지와 작별하였네
夏日李公見訪(하일이공견방)-杜甫(두보)
어느 여름날 이공이 나를 찾아와 주다-杜甫(두보)
遠林暑氣薄(원림서기박) : 멀리 보이는 숲은 더위가 적어
公子過我遊(공자과아유) : 이공께서 나를 찾아 오셨다
賓居類村塢(빈거류촌오) : 가난한 내 집은 마을 담과 같아서
僻近城南樓(벽근성남누) : 외지게 성 남쪽 누대에 가까이 있다
傍舍頗淳朴(방사파순박) : 이웃 사람들은 모두 순박하여
所願亦易求(소원역이구) : 아쉬운 것도 쉽게 구한다네
隔屋問西家(격옥문서가) : 담 너머 서쪽 집에 물기를
借問有酒不(차문유주불) : 술 가진 좀 것 없는가 하니
牆頭過濁醪(장두과탁료) : 담장 너머로 막걸리를 건네준다
淸風左右至(청풍좌우지) : 맑은 바람 좌우에서 불어오니
客意已驚秋(객의이경추) : 손님은 마음속으로 이미 가을인가 놀란다
巢多衆鳥鬪(소다중조투) : 새둥지 많아 뭇 새들은 다투고
葉密鳴蟬稠(엽밀명선조) : 나뭇잎 무성하여 매미소리 요란하다
苦遭此物聒(고조차물괄) : 시끄러운 매미소리 듣기가 괴로운데
孰謂吾廬幽(숙위오려유) : 누가 내 집이 그윽하다 하는가
水花晩色靜(수화만색정) : 연꽃은 저녁 빛에 고요하니
庶足充淹留(서족충엄류) : 손님 잡아두기에 충분합니다
預恐樽中盡(예공준중진) : 술통의 술 떨어질까 미리 두려워
更起爲君謀(갱기위군모) : 다시 일어나 술 마련해 두려네
夢李白2(몽이백2)-杜甫(두보)
꿍 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浮雲終日行(부운종일행) : 뜬 구름 종일토록 하늘을 떠다녀도
遊子久不至(유자구불지) : 떠난 친구는 오래도록 오지 않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 한밤에 자주 그대를 꿈속에서 보니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 우정의 친함으로 그의 마음을 보노라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 돌아간다 말할 때 항상 풀 죽어 보이고
苦道來不易(고도래불역) : 돌아오기 어렵다 괴롭게 말하네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 강호에 풍파 잦고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 배 젓는 노 떨어뜨릴까 두려워하네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 문 나서며 흰머리 긁는 것이
若負平生志(약부평생지) : 평생의 뜻을 저버린 듯 하구네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 높은 벼슬아치들 서울에 가득한데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 이 사람 내 친구는 홀로 얼굴 수척하다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 누가 말했나, 하늘의 그물이 한없이 넓다고
將老身反累(장로신반루) : 늙어서 몸이 도리어 법망에 걸려들었네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 천추만년에 이름을 남긴다고 해도
寂寞身後事(적막신후사) : 죽은 뒤의 일은 적막하기만 하다,
夢李白1(몽이백1)-杜甫(두보)
꿍 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死別已吞聲(사별이탄성) : 사별 후의 이별은 소리마저 삼켜버리나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 생이별 뒤는 항상 슬프기만 하구나
江南瘴癘地(강남장려지) : 강남은 열병이 많은 땅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 귀양 간 그대는 소식 없어라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 옛 친구 꿈속에 나타나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 나를 반기니 서로가 오랫동안 생각해서라
君今在羅網(군금재라망) : 그대는 지금 비단 이불 속에 있어야 하거늘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 무슨 일로 날개가 달려있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 평상시 그대 모습 아니거니
路遠不可測(로원불가측) : 길이 멀어 확인 할 수 없어라
魂來楓林青(혼래풍림청) : 혼백이 올 적엔 단풍나무숲 푸르렀는데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 혼백이 돌아가니 변방의 관문이 어두워지네
落月滿屋梁(락월만옥량) : 지는 달빛 집 마루에 가득하여
猶疑照顏色(유의조안색) : 여전히 그대 얼굴색을 비추고 있다
水深波浪闊(수심파랑활) : 물은 깊고 물결이 드넓으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 이무기나 용에게 잡히지 말게나
寄全椒山中道士(기전초산중도사)-杜甫(두보)
전초의 산중의 도사에게 부친다-杜甫(두보)
今朝郡齋冷(금조군재냉) : 오늘 아침은 고을 관사도 쌀쌀하여
忽念山中客(홀염산중객) : 갑자기 산속의 친구가 생각난다
澗底束荊薪(간저속형신) : 골짝물 아래서 땔나무하고
歸來煮白石(귀래자백석) : 돌아와 흰 돌을 덥힌다
遙持一杯酒(요지일배주) : 멀리서 한 잔의 술을 들어
遠慰風雨夕(원위풍우석) : 비바람 치는 저녁을 위로한다
落葉滿空山(낙엽만공산) : 낙엽은 빈 산에 가득한데
何處尋行迹(하처심행적) : 어디서 그의 행적을 찾을까
戱簡鄭廣文兼呈蘇司業(희간정광문겸정소사업)-杜甫(두보)
정광문과 소사업에게 장난삼아 시를 지어 둗는다-杜甫(두보)
廣文到官舍(광문도관사) : 광문이 관청에 이르러
繫馬堂階下(계마당계하) : 섬돌 아래에 말을 매어둔다
醉卽騎馬歸(취즉기마귀) : 취하면 곧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니
頗遭官長罵(파조관장매) : 상관들의 욕을 자못 먹었다
才名三十年(재명삼십년) : 재주와 명성 삼십년을 날렸으나
坐客寒無氈(좌객한무전) : 찾아 온 손님에게 추워도 담요도 못주네
近有蘇司業(근유소사업) : 근래에는 소사업이란 분이 있어
時時與酒錢(시시여주전) : 때때로 술과 돈을 보내준다
강촌(江村)-두보(杜甫)
강촌-두보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유) : 맑은 강물 한 굽이 마을을 감싸 흐르고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 강촌의 긴 여름, 일마다 한가롭다
自去自來堂上燕(자거자래당상연) : 저대로 날아가고 날아오는 지붕 위의 제비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 서로 친하여 서로 가까이하는 것, 물 속의 갈매기
老妻畵紙爲碁局(노처화지위기국) : 늙은 아내는 종이에 바둑판을 그리고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 어린 아이는 바늘 두들겨 낚시바늘 만드네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 병 많으니 필요한 건 오직 약물이니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 하찮은 이 몸 이것 외에 무엇을 바랄까
강남봉리구년(江南逢李龜年)-두보(杜甫;712-770)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두보(杜甫;712-770)
岐王宅里尋常見,(기왕댁리심상견), 기왕의 집안에서 늘 만나보았는데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궤도문). 최구의 집 앞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지금은 강남의 좋은 풍광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나다니
팔진도(八陣圖)-두보(杜甫;712-770)
팔진도-두보(杜甫;712-770)
功蓋三分國,(공개삼분국), 공은 나누어진 삼국을 뒤덮고
名成八陣圖.(명성팔진도). 명성은 팔진도로 이루었다
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굴러가지 않아
遺恨失呑吳.(유한실탄오). 남은 한은 오나라를 삼키지 못한 것이네
영회고적오수지오(詠懷古跡五首之五)-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제갈량의 큰 이름 우주에 드리우고
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큰 신하의 초상화 청고하고 엄숙하다
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삼분할거의 큰 포부 펴지 못했으나
萬古雲霄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하늘에 낀 구름, 오랜 세월 깃털 같구나
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백중의 사이로 여궁이 보이고
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지휘와 안정에는 소조도 못 따랐다
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시운이 떠나 한나라의 복조를 끝내 회복하지 못하니
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군무에 시달려 큰 뜻 결판나고 몸마저 죽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