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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의 포스터.
『 클레멘타인 』
감독 : 김두영
각본 : 은혜림
출연 : 이동준, 스티븐 시걸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평점 : 다음 영화 8.8, 네이버 영화 9.29
클레멘타인을 봤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이게 대체 뭔지가 궁금했을 뿐… 30분을 넘겼을 땐 너무 큰 감동을 받은 탓에 정신이 붕괴될 것만 같았다. 이 떨리는 마음을 표현하려면 수만 자로도 모자랄 것이다. 글에 두서가 없더라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 화려한 역사 』
한국 영화계의 전설! 네이버 평점 9.29. 동급의 영화로는 ‘토이스토리1’, ‘공동경비구역 JSA’, ‘말할 수 없는 비밀’, ‘반지의 제왕1’, ‘대부’ 등이 있다. 2004년 극장가를 책임진 불후의 명작. 눈빛으로 헬기를 폭파시키는 핵탄두 권총의 소유자이자 표정 연기의 대가, 할리우드 최고봉의 액션 배우 스티븐 시걸 선생님께서 선택한 당대 최고의 수작. 댓글계의 전설, ‘이 영화를 보고 암이 나았습니다.’와 다시없을 명대사, ‘아빠! 일어나!’를 탄생시킨 바로 그 영화! 클레멘타인!
『 현실은 시궁창 』
제작비 52억 원짜리 똥. 공동경비구역 JSA 제작비가 37억 원 강원도 기준 20평대 아파트 20여 채를 뒷간에 처박아 버렸다. 문제는 이 돈이 대부분 주연 배우 이동준의 지갑에서 나왔다는 점인데, 말 그대로 멸망. 투자금 회수는커녕 휴지 조각 하나 건지기도 힘들어지자 이 분은 재빠른 판단으로 모든 대외 활동을 접고 밤무대를 전전하게 되는데…… 눈물의 … 쇼, 그 시작
- 모 방송에서 본인과는 관련이 없다고 직접 해명했다. 출연한 건 사실이지만 쇼…는 홍보를 위한 상대측의 농간이라고.
시걸 선생님을 모셔 오는 데 제작비의 3할을 써 버렸다. 원래는 100억을 요구해 왔으나 클레멘타인에 인생을 걸다시피 했던 이동준이 '우리는 같은 무도인 아니냐. 이것도 다 무도계의 발전을 위해서 이러는 거니 양해해 달라‘며 입을 털어 10% 수준으로 깎는 데 성공. 그리하여 약 12억 원이 이동준의 지갑에서 시걸 선생님의 계좌로 옮겨 갔는데, 문제는 선생님께서 두 번 등장할까 말까 했을 뿐만 아니라 악역임에도 주인공에게 얻어터지는 장면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긴 감히 그 분께 죽빵을 날릴 수 있을 리가……
- 대전차 미사일에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하는 전설의 권총. 좀 작은데 확대하는 방법은 모르겠다.
시걸 선생님 얘기를 했으니 주연 배우들을 대강 훑어보자면, 일단 최대 피해자 이동준. 감독은 이 분께 절을 백 번을 더 해도 모자랄 것이다. 가장 연기가 좋았던 배우. 대한민국 태권왕 김승현으로 출연, 출처를 알 수 없는 방언을 구사한다. 주요 대사로는 ‘아니, 이 새끼들이…’, ‘시방 그게 뭔 소리당가?’ 등이 있다. 미국에서 있었던 시걸 선생님과의 태권도 제왕 결정전에 패한 뒤 돌연 잠적하는데, 문제는 한국에 애인이 있었다는 것. 심지어 임신까지 시킨 상태였다. 사실상 인성 갑. 모든 절망과 혼돈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 그래놓고는 딸내미를 엄청 챙긴다. 이중인격? 분명 태권도 선수였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태권도장 같은 걸 차리는 대신 친구의 도움으로 강력계 형사가 된다. (?) 조직폭력배를 일망타진하는 데 성공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역 고소. 치료비에 손해 배상까지 해야 할 처지가 되어 빚을 갚기 위해 그 조직폭력단에 들어가는데…
- 별 거 없는 태권왕과 한국의 조직폭력배 두목이며 부하는 열 명도 안 되지만 미국 마피아와 위조지폐 사건의 배후에 있는 은둔 고수. 시걸권이나 핵탄두 권총에 버금가는 지구 멸망 급 기술을 숨기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웬 검사에게 죽빵을 맞고 체포된다.
여주인공 김혜리. 작중 임민서. 태권왕의 마누라. 분명 첫 장면에서 죽는 걸 보여줬지만 10분 만에 쿨타임을 채우고 부활한다. 직업은 검사. 상당히 높은 지위에 있지만 그에 대한 자각은 별로 없는 듯, 피고인이든 용의자든, 일단 적대적인 대상이 눈에 띄면 최전방 전투로봇마냥 죽빵을 얼굴에 꽂아 버린다. 게다가 백(Bag)어택까지 자유자재로 사용, 괜히 태권왕이랑 사귀었던 게 아니란 걸 증명… 역고소를 당해도 할 말이 없다. 심지어는 한국 땅에서 권총도 들고 다닌다… 중간쯤에 ‘머리를 써야지’란 대사를 뱉는데, 멍하니 보던 본인은 머리를 쏘라는 줄 알고 좀 많이 놀랐다. 실제로 쏠 법도 하고… 애까지 낳았지만 행방불명된 애인을 찾지는 않는다. 오히려 비련의 여주인공을 흉내 내며 동료 남자 검사의 가택에 침입하는 등…
어머니는 산부의과 의사로, 태권왕이 가출한 직후 아이를 받아내는데… 본인이 미혼모였으니 너까지 미혼모로 만들 수는 없다며 손녀를 보육원장에게 맡기고는 아이가 죽었다고 거짓말한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온 김승현에게는 딸이 애를 낳다 죽었다고도 하는데, 둘 다 딱히 진위를 파악하진 않고 그냥 믿어 버린다. 그리고 모든 게 밝혀지자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울면서 용서를 빈다. 사이코패스의 표본.
- 다시 말하지만 형사나 007이 아니라 그냥 검사다. 살인면허 같은 것도 없다.
아역 은서우. 본인은 포스터에서 보고 5년 쯤 남자애인 줄 알고 있었다. 작중 김사랑. 똥 덩어리에 출연해 3년간의 짧은 커리어를 망쳤다. 하지만 어린아이는 죄가 없는 법…… 모든 건 감독과 시나리오의 탓이다. 전설의 명대사 ‘아빠! 일어나!’의 주인공. 그 외에도 주옥같은 명대사를 여럿 내뱉었다. 의미는 모르겠지만 노래도 한다. 연기력은 영화 내 탑 투… 평범한 인물은 아니다. 미국 마피아에게 납치당하지만 파이며 음료수 같은 간식까지 제공받으며, 편안한 객실 안에서 영화도 본다. 하지만 권총 들고 나타난 엄마, 임민서에 의해 낙원을 뒤로 하고 구출 당한다.
의외로 쟁쟁한 배우들이 여럿 출연했는데, 연기력은 하나같이 수준 이하였다. 개중에는 배우를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들도 상당해서 국어책 낭독 대회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는데, 이는 배우들의 기량이 부족했다기보다는 수상쩍은 대본과 이상한 감독의 융합이 만들어 낸 혼돈의 결과물이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분들이 나와 화룡점정을 더했다. 망작의 완성. 우정 출연한 김보성은 약 20초 동안 홀로 구석기 시대에서나 볼 법한 신파극을 찍고 홀연히 퇴장했으며, 엘비스 프레슬리를 닮은 개그맨 이혁필은 행동대장으로 나름 비중이 컸지만… 주 대사는 쌍욕, 연기력은 물론이거니와 이렇다 할 액션도 딱히 없었다. 중간쯤 되면 화면에 잡히는 것만으로 짜증을 자아낼 지경.
『 쓰레기장 체험 』
윗글에서 대강 설명했듯이 시나리오는 폐기물에 가까웠는데, 보다 보면 논리와 상식의 정의가 흐릿해지고 사고 체계가 붕괴되기 시작한다. 우선 사건 사이의 개연성이 눈곱만큼도 없다. 제목이 왜 클레멘타인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왜 이 인간이 출연하고 왜 이 대사를 내뱉고 왜 이 음악이 흐르고 왜 이 장면이 나오고 왜 이 영화가 존재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야기의 구성 자체도 별반 다를 바가 없어 이게 대체 뭔 소린가 싶을 뿐만 아니라, 진지한 장면에서 진지한 음악이 흐르고, 배우가 진지한 표정으로 진지한 대사를 읊조리거나 울기 시작하면 그 정도가 심할수록 이쪽은 오히려 웃음이 터져 나와 버린다. 역발상의 극치.
편집의 질도 심각했다. 장면은 뚝뚝 끊기고, 배경음이 대사보다 컸다. 덕분에 이야기의 줄거리는커녕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호해진다.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뭘 어쩌겠는가? 어쩌면 감독은 오히려 그걸 바랐는지도 모른다. 양파 같은 영화.
- 전설적인 명대사가 터져 나오는 순간. 반짝이는 은니가 돋보인다.
‘아빠! 일어나!’가 존엄의 자리를 꿰어 찼지만 다른 대사들도 심각했다. 나름 명대사가 되길 꿈꾼 티는 났지만 흑역사의 냄새가 너무 짙었다. 이를 테면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도 미약했다.
『 평가 』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 운다.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클레멘타인을 봤을 때.
역사는 클레멘타인을 기준으로 나뉜다. Before Clementine, After Clementine.
- 나무위키 클레멘타인 항목
- 네이버 영화
- 다음 영화
『 결론 』
하수 처리장이나 쓰레기장, 정화조 등에서 일하기 전에 워밍업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이제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어떤 노래가 머릿속에 맴돈다.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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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회로가 붕괴된 탓에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누군가가 이 영화를 추천한다면 우선 죽빵을 때리고 절교를 선언하십시오.
작성 이후 일체의 첨삭을 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맞춤법이나 문맥에 오류가 있다면 양해해 주십시오.
그럼 이만.
클래식 입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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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ㅋ역시 심한영화죠
보면서 제발 저처럼 궁금해서보는사람이 없었으면했습니다
그게 바로 접니다. 궁금해서 본 사람...
전설의 영화 초등학생 저학년때 태권도 도장에서 봤었는데, 그때 코미디영환줄ㅋㅋㅋ
등급은 나름 15세...
이 영화를 안 본 뇌를 유지해야겠음
훌륭한 생각이십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되게궁금하다...
어어...
아니, 이 새끼들이...시방 지금 이게 뭔 영화단갘
제목부터 시작해서 많이 웃고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ㅎㅎㅎㅎㅎㅎ 댓글은 여러 분이 달아주셨는데 영화가 이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