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자서전은 왜 자기 객관화의 과정일까
◎실용인문학#26》AI수정 및 협업》삶이 증명한 살아 있는 지혜
by관찰작가의 여유시간
9시간전
자서전을 쓰기 시작하면 의외의 경험을 하게 된다.
남의 이야기를 쓰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순간,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멈춘다.
기억이 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때의 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기 객관화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높이는 것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능력이다.
잘한 일은 잘했다고 인정하고,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균형감각이다.
이 균형이 있어야 자서전은 살아 있는 기록이 된다.
사람은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다.
그래서 자신의 행동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된다.
그때의 나는 옳았던 순간도 있었고,
어리석었던 순간도 있었다는 사실을.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자서전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성찰의 기록으로 바뀐다.
나는 자서전을 쓰면서 과거의 나를 여러 번 만났다.
예전에는 자랑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지금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고,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이 지금의 나를 만든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시간이 바뀐 것이 아니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것이다.
그래서 자서전은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쓰는 책이 아니다.
자신을 다시 볼 수 있는 사람이 쓰는 책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수록 기록은 깊어진다.
반대로 자신의 이미지만 지키려 하면 기록은 점점 얇아진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다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서전은 지나간 시간을 자랑하기 위해 쓰는 책이 아니다.
그 시간을 통해 현재의 나를 이해하기 위해 쓰는 책이다.
그래서 자서전을 완성한다는 것은 책 한 권을 끝내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 브런치 작가 여유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