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법문 026-1/퇴옹 성철
제 4장 유식 사상01
유식파(唯識派;vijnanavadin)는
중관파와 더불어
인도 대승불교의 한 학파입니다.
중관파가 공사상을
적극적으로 표명한데 비하여
유식파와 기본사상은
일체 제법이
오직 식(唯識)이라는 것입니다.
이 유식사상의 원류는
부처님에게 있으나
이 사상을
교학적으로 체계화 한것은
미륵(彌勒;Maitreya)이며,
그 뒤를 이어
무착(無着;Asanga)과
세친(世親;Vasnbandhu)
이 대성하였습니다.
미륵은 유식파의 개조이지만
오래 전부터
미래의 부처님으로서
도솔천(도率天)에 머무는
미륵보살과 동일하게 보았습니다.
그 때문에
유식학을 배우던
무착이 선정(禪定)중에
보았다는 미륵보살과
실제 유식파의
미륵논사(彌勒論師)를
혼동하여 같이 취급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미륵논사가 지었다는
여러 저술들을 살펴보면,
미륵 이전에
유가행파(瑜伽行派)에 관한
여러 저술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며,
그 저자를 전설에 따라서
미륵보살로 간주한 것 같습니다.
유식학의 주요 논서인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중변분별론송(中邊分別論頌)],
[대승장엄경론송(大乘莊嚴經論頌)],
[현관장엄론송(現觀莊嚴論頌)]등과
[금강반야경론송(金剛般若經論頌)]
등이
그의 저작으로 인정됩니다.
그의 저작에 대하여
중국과 티벳에서는
각각 다섯 가지 논서를 거론하는데,
그 양자 가운데 일치하는 것은
[대승장엄경론송]과
[중변분별론송]입니다.
무착(無着)논사는
북인도의 간다라 지방에서 출생하여
처음에는 소승불교로 출가하였으나
나중에 대승불교로 전향하고
미륵보살의 가르침을 받아
그 교설을 발전시켰습니다.
그의 전기에 따르면
무착은 밤에는 도솔천에 올라가
미륵보살로부터
유가론 등의 가르침을 받고
낮에는 대중들에게
그 교리를 강설하였는데,
이것은 무착이 선정에 들어가서
실제로 겪은
종교적 체험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그때까지
친숙하지 않았던 유식설을
인도에 널리 선포하기 위한
일종의 방편설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그의 저서로는
[섭대승론(攝大乘論)],
[현양성교론(顯揚聖敎論)],
[대승아비달마집론
(大乘阿毘達摩集論)]등과
용수보살의
[중론(中論)]을 부분적으로 주석한
[순중론(順中論)]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저서는
[해심밀경(解深密經)]과
[대승아비달마경(大乘阿毘達摩經)]
에 기초하여 유식설을 조직한
[섭대승론]입니다.
세친(世親)논사는
무착논사의 친동생으로
처음에는 형인 무착논사와 같이
소승 유부(有部)로 출가하였으나,
나중에 무착논사의 권유에 따라
그동안 대승불교를
비방한 잘못을 뉘우치고
대승으로 전향하여
유식학을 크게 이루었습니다.
그가 대승으로 전향한 시기는
그의 말년으로 추측됩니다.
그는 예로부터
'천부(千部)논사'라고
불릴 만큼 많은 저서를 지었습니다.
소승불교를 연구하여
[구사론(具舍論]을 남겼고,
대승불교를 탐구하여
[십지경론(十地經論)],
[정토론(淨土論)],
[법화경론(法華經論)],
[불성론(佛性論)]등
여러 대승경전의
주석서들을 지었는데,
이들이 모두
그가 직접 지은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확실시되는 그의 저서는
소승에서 대승으로 전향한
과도기적 저술인
[대승성업론(大乘成業論)],
[대승오온론(大乘五蘊論)]과
유식설의 요점을 논의한
[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
[유식이십론(唯識二十論)] 입니다.
그 중에서[유식삼십송]은
게송만 남기고
그 주석을 하지 않아
너무 간결하였으므로,
뒤에 많은 논사들이
이 논을 주석하여
소위 10대 논사가 배출되어
유식학이 번성하게 된 저작입니다.
이상 세 논사의 생존 연대는
정확하게 판명되지 않지만
그 동안 몇 가지 설을 거쳐서
미륵논사는 270-350년,
무착논사는 300-380년,
세친논사는 320-400년
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친논사 이후에는
그의[유식삼십송]을 주석한
덕혜(德慧), 안혜(安慧), 난다(難陀).
호법(護法)등의 10대 논사와
기타의 유식학자들이 배출되었는데,
후세에 영향을 끼친 점에서 보면
안혜(510-570)와
호법(530-561)계통이 중시되며,
이 두 계통의 사상에 근거하여
유식학은 안혜논사를 대표로 하는
무상유식(無相唯識)과
호법논사를 대표로 하는
유상유식(有相唯識)의
두 파를 형성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