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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터오는 새벽 중화 24T1앞 주변은 에어로빅이다 산책하는 사람들로 벌써부터 시끌벅적하다. 오늘은 11월11일 출발하는 판시팡 원정대가 1차로 실시하는 훈련산행이 있는 날이다. 원정대원 12명 중 10명과 번개산행공지를 통해 신청받은 5명을 포함 15명이 5시30분 정각에 하노이를 출발하여 산행기점인 떠이티엔으로 향한다.
빈옌에서부터 땀다오산을 마주 바라보고 가던 버스가 땀다오골프장 채 못미쳐 좌회전하면서 산을 오른쪽에 끼고 북쪽으로 내 닫은데 희끄므레한 안개 속에 산 전체가 실루엣으로 보인다. 떠이티엔을 기점으로 해발 1260m에 위치한 츄아동을 오늘의 목표지점으로 하여 1,000m의 땀다오마을로 하산할 계획이다. 예정산행시간은 8시간30분 가량을 잡고 있다.
떠이티엔에 도착하니 언제나 그랬듯이 할머니들이 나무를 예쁘게 깎은 지팡이를 사라고 몰려든다. 세개에 6,000동!!! 얼마나 싸고 요긴한 물건인가....내가 언제 한줄수다에 썼었는데 한개 3000동하는 우비와 이런 수제지팡이는 싸고도 요긴한 물건 중 제일이다. 산행기점에서부터 왼쪽으로 냇물을 끼고 완만한 오솔길을 오르는데 깨끗한 냇물이 시원스레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이곳을 처음 와보는 대원들이 대부분인데, 이 좋은 곳을 왜 이제까지 감추어 두고 있었냐고 벌써부터 야단들이다. 길 위를 지붕을 덮고 영업을 하는 식당,가게를 지날 때마다 인사를 나누며 50여분을 가벼운 걸음으로 올라 항상 쉬어가는 식당에서 목을 축이고 땀을 딲은 후, 가파른 계단을 약20여분 오르는데 이건 정말 죽을 맛이다. 발이 떨어지질 않는다. 몇몇은 아주 힘들어 한다.
마지막 가게에서 땀을 식히면서도 벌써부터 3시간반 이상을 또 땀을 쏟을 가파른 흙산 생각에 좀처럼 일어서기가 싫다. 그래도 가야지 누가 업어댜 줄 것도 아니고…. 츄아동절에서 매달아 놓은 커다란 노란리본을 따라 숲이 울창해서 어둑어둑하고 험하고 희미한 산길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을 무겁게 오르는데 그 많은 리본에도 불구하고 몇 번은 길을 찾아 헤맨다.
산길은 온통 낙옆으로 덮여 있고 부러져 썩고 마른 대나무들이 딩굴고 있는데 밟을 때마다 바삭바삭하고 부서지는 대나무 감촉이 싫지 않다. 다리를 질질 끌며 두 시간 쯤을 오르면 냇물을 건너야 하는데 물이 차고 맑다. 신발을 벗고 물에 발을 담그며 잠시 쉬어간다. 매번 이곳을 지날 때마다 중식을 여기서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한시간 이상을 더 올라야 하니 그럴 수도 없었다. 물을 건너다 나혜진대원이 미끌, 균형을 잃는가 하더니 물속에 첨벙 빠지고 뒤에서 혀를 차던 이명섭대원이 또 다시 미끌하더니 바지를 적신다. 그래도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이 참에 좀 더 쉬어 가기로 하는데 마침 후미가 도착한다.
또다시 힘겹게 오른다. 그래도 판시팡처럼 내리막이 있어 힘겹게 오른 산을 까먹는 일은 없어서 다행이다. 몇 번을 왔었으면서도 끝인가 하면 아니고 또 아니고 하기를 몇 번 하고서야 냇물을 떠난지 1시간반 만에 츄아동 입구 작은 냇물에 도착, 마지막으로 양말을 벗고 잠시 발을 담가 땀을 식힌다.
김세천대장은 버너에 불을 붙여 떢라면을 끓이고, 여성회원들은 김밥,주먹밥에 반찬을 푸짐하게 풀어 놓고, 이명섭대원과 박용선대원이 홀아비,총각대원들을 위함인지 김밥,계란, 각종 반찬을 너무 많이도 쏟아 내놓는다. 여기에 안광우대원이 하장성 옥수수주와 김대장이 시원한 막걸리를 내놓으니 이 참에 퍼져버리고 싶다. 김대장의 산사나이 노래를 선창으로 모두가 즐겁게 따라 부르로 나혜진,성지연회원이 특별준비한 희한한 노래에 이어, 박해방대원의 구수한 겡상도 사투리가 이를 흉내 내는 이영준 단장의 위트와 어울려 배꼽을 잡게 한다. 이렇게 모두가 싸들고 온 음식이며 과일이며 마실거리를 나누고, 허물없이 농담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이해의 폭을 넓히며 판시팡으로 향하는 끈끈한 팀웍을 다진다.
하산하는 길을 룰루랄라 가볍다. 그 가파른 산을 다섯 시간이나 올랐으니 땀다오마을로 향하는 완만한 트래킬로드야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다. 츄아동으로 오를 때도 나무들이 쓸어져 길을 가로막는 곳이 있었는데 땀다오마을로 내려가는 길에도 여러 곳이 쓰러진 나무로 불편한 곳이 많았다. 절에서 무거운 종을 설치하기 위함인지 길을 보수하는 곳이 많았다. 아마도 우리가 정기산행하는 일주일 후에는 길이 많이 정비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대원 누구도 보지 못한 거머리가 내 종아리에 붙어 있을 줄이야….. 위철총무가 거머리를 떼어주고 성지연회원이 반창고를 붙여 준다. 모두가 고마운 산행벗이다.
9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버스에 오르니 차내가 조용하다. 모두가 지쳤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판시팡을 가고자 하는 첫번째 관문을 즐겁운 산행으로 통과하신 대원들에게 판시팡 정상은 여러분들께 보다 가깝게 다가 오고 있다고 외쳐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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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판시팡 원정대 산행후기으로 잘 보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회장님의 산행 후기를 읽으니, 어제의 산행이 영화를 보는것처럼 너무도 생생합니다..
다음 정기 산행때는 실수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라도 수영을 좀 하고 갈 생각인데..^^누구 같이 물에 들어가실 분 안 계신가요?..ㅎㅎ..
너무 힘들어 정신이 혼미해지던차에 빠진 것인데, 물이 너무 시원하고 맑아 정신이 번쩍..기분이 아주 괜찮았거든요..^^
그랬었군용 ㅎㅎㅎ 맞슴다 그 이후에 더 잘 가더이다
라라님 담엔 나나랑 같이 해요^^
모두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예요. 다음에도 정신차리겠다고 물에 빠질거라면 사진 속의 박용선회원 처럼 안전하고 점잖게 온 몸 들어 앉으세요.
생생한 산행기 감사합니다^^ 날씨도 좋았고, 오르는 내내 계곡의 물소리는 더없이 시원했으며 산행내내 수목이 우거져서 덥지도 않았고, 오르는 해발에따라 소나무->대나무..함께하는 수목들 이체로와 지루하지않았던 멋진 산행코스..였습니다^^ 참 못된 거머리녀석이 지나간 자리는 이제 괜찮아지셨는지요?
괜찮아졌어요. 정성껏 살펴줘서 고마워요. 산행 분위기를 즐겁도록 띄워줘서 더욱 감사드리구요.
인도차이나 최고봉 고지 점령을 위해 힘쓰시는 분들이 누구누구인지를 알게해주신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하노이 생활을 하며 엄두를 내볼 날이 있으리라 기원해봅니다 ...
회장님의 글은 명품입니다..딸랑딸랑
회장님 글 잘 읽었습니다.기억 생생 합니다.
자리를 빛내 주시고 만들어 주신 회장님 정말 감사 드립니다.
대장님의 댓글 이하 동 입니다.회장님! 앞으로 산 거머리 조심 하십시오.
피 빨아 먹는 산 거머리 무서워 ~ 요놈이 아예 빨대로 꼽고 피를 빨아 먹었더구먼요.
튼튼한 회장님의 하체를 보고 확 달려 들었나 봅니다.
건강에 이상이 없으니 다행 입니다. 즐하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