束河古镇
높은 봉우리 아래 첫 동네
2016년 1월 8일
오전 10시에 모인다는 것 외에
기상 등 모든 것을 스스로에게 맡겼다.
오늘 하루를 온전히 리장(丽江)에서
보내는 것도 있지만
출발 하는 날부터 새벽에 일어나
반나절 동안 무려 3500km 이상을 이동하며
바쁘게 움직인 여정에
쉼표를 찍는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정했다.
천정에 뚫린 채광창 햇살에 깬 아침
시계를 보니 8시가 다 되어 간다.
간단히 세수를 하고 객잔 마당으로 나오니
다들 일상이 부지런한 탓인지
새벽같이 나가고 없고
주인집 개만 마당 한구석에 덩그러니 앉아 있다.
어디가서 산책 겸 커피나 마실까 싶어 밖으로 나갔다.
가만있자 아침에 문을 여는 커피점이 어디있더라....
고성의 중심인 四方街로 내려와
이리저리 거닐다 리장고성의 남문(南门),
충의시장 부근까지 와 버렸다,
충의시장 골목. 아침장이 한창이다.
이곳 사람들을 위한 일상용품이 주로 진열되어 있다.
멀리서 본 시장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시장(市场)....
그 곳 현지인들의 생활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볼거리지만
이곳의 사람들에겐 그냥 생존과 일상의 공간이다.
땟거리를 위해 분주한시간에
나그네의 한가로움을 갖다 붙히기엔 좀 그랬다.
아침저녁을 빼고는 시장이 한가로울 때도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근처 골목까지만 갔다.
다시 발걸음을 돌려 四方街 쪽으로 가다 보니
골목 한가득 커피향이 진동한다...
가만보니 운남커피 원두를 직접 볶아서 파는 곳이다.
커피를 갈고 있는 사장님
사이폰(사진앞쪽)도 있고 드리퍼도 있고 에스프레소 기계도 보인다.
운남에서 생산된 커피를 시켰다.
약하게 풍기는 체리향과
적절하게 어우러진 단맛과 신맛이
아침커피로 제격인 것 같다.
맛이 어떠냐는 사장님의 질문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충 맛이 그렇다 하니
다른 것도 맛보라며
드립으로 내린 커피 한 잔을 더 주신다.
꽃향기가 나는 것이 지금도 생각하면
입에서 군침이 도는 것 같다.
기분 좋게 아침 커피를 마시고
다시 골목을 돌아 객잔으로 왔다.
집합시간 오전10시.
모두들 밝은 얼굴로 마당에 모였다.
오늘 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하고
곧바로 근처 주차장으로 가서 버스를 탔다.
인근 슈허구전(속하고전/束河古镇)을
다녀오기 위해서다
束河古镇의 입구.
한 때 입장료를 받았으나 2010년 전후로 없어졌다.
슈허구전(束河古镇)은 다엔구전(大研古镇/리장고성),
바이샤구전(白沙古镇)과 함께
리장의 3대 옛 마을로 부르는 곳이다.
옥룡설산의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리는
맑고 차가운 물이 제일 먼저 도달하는 지역이다.
슈허(束河)의 어원은 나시족 언어 '绍坞'에서 유래했다.
한자어로 '高峰之下的村寨'
'높은 봉우리 아래의 마을'이란 뜻이다.
예전 차마고도(茶马古道) 유적과 흔적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역시 리장고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구역이다.
차마고도를 상징하는 기념물 앞에서
파란하늘과 집들의 모습이 환상 그 자체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리장고성에 비한다면
슈허는 그냥 변두리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싱대적으로 보존이 잘 되어 있는
옛 차마고도의 유적들과 三坊一照壁으로 지은
나시족(纳西族) 전통의 가옥들,
마을 곳곳에 심어져 있는 화초, 수목의 향이
사계절 내내 품어 나오는 이름다운 마을로 알려져
번잡함을 싫어하는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입구 조형물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중심가인 四方街로 간 다음
집합 시간을 약속하고 해산을 하였다.
이런 곳은 자유 관람이 '딱'이다.
물론 마을이 작아 금방 다시 만나게 되겠지만
화장실을 갔다가 상가쪽으로 가다 보니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어디서 사 입었는지
이곳 토속문양이 들어간 옷들을
하나씩 걸치고 모여 있었다.
이를 잡는 건.... 아닐테고...,
가까이 가서 보니
색실을 집어 넣어 머리를 꼬는 걸
단체로 하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얼핏 소수민족으로 보인다.
미을을 감아도는 수로옆 작은 식당
四方街에서 다시 만나
점심을 먹으러 근처 식당가로 갔다.
집집마다 걸린 메뉴를 보니 같은 메뉴가 많이 보였다.
바로 '驴', 나귀고기 요리다.'
송아지요리처럼 나귀새끼(?)요리가 알아준다.
火塘...小毛驴.... 동심파괴형 음식이름이다.
새로운 먹을거리에 두려움은 커녕
오히려 흥미를 보이는 친구들이라
메인으로 어린...나귀요리를 시켰다.
사진 속 벽에 이름이 걸려 있는
'火塘小毛驴'라는 이곳 특산 요리인데
그냥 나귀전골이라 보면 된다.
火塘은 남방의 옛 가옥에서 볼 수 있는
방 가운데 만들어 놓은 화덕(?)을 말하는데
예전 화덕에 큰 냄비를 걸어 놓고
전골처럼 먹은데서 유래하여 붙힌 이름이다.
보통 주문하면 계속 끓여가며
먹을 수 있게 버너 등이 따라 나온다.
슈허구전의 포토존. 주위는 모두 카페들이다..
점심을 먹고 다시 각자 흩어졌지만
근처 커피점에 앉아 있으니 하나 둘 다시 모인다.
파란 하늘과 나즈막한 산자락,
버드나무 가로수가 수면 위로 비치는
아름다운 연못가 카페인데
커피 맛도 나름 괜찮은 곳이어서
잠시 쉬어가기에 적합한 곳이다.
늘 즐거운 희지와 지연
우리과 성적 우수자 귀련이와 함께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며
커피와 휴의의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과 아예 일행을 지어
다시 마을을 돌아 다녔다.
한적한 골목
슈허구전의 명소 石板桥위에서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있는 카페
이 길을 따라가면 슈허 주민들의 실거주지와 만난다.
마을투어에 특화된 옷차림 ^^
골목 어귀에 있는 과일좌판
우리가 한라봉이라 부르는
부지화(不知火)계열 귤이 여기에도 있다.
친구들과 산책하듯 다니며
슈허구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石板桥를 건너 산자락 아래 동내까지 갔다가
다리쪽으로 다시 나왔다.
거의 마을을 다 돌아 본 것도 같아
약속장소인 四方街로 갔더니
마침 공연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나시족(纳西族)을 비롯하여
티베트족(藏族), 모수오족(摩梭族) 등
리장 부근에 살고있는 소수민족들의
춤과 노래를 보여주는 공연인데 상당히 볼만하다.
우리나라 탈춤 복장과 춤사위가 비슷한
티베트족의 춤이 인상적이다.
공연을 기다리며 사진도 찍고 그러고 있는데
우리 줄 뒤에 앉은 어느 중국인이
몇 번을 망설이다 진지하게 질문을 해 온다.
你们是.....什么族?
머참 우리가 마을을 다니다가 단체로 목도리를 사서
스카프처럼 머리에 두르고 있었는데
처음듣는 억양과 말투에 가끔 중국 표준어도 하고
하나같이 화려한(?) 스카프를 쓰고 있으니
외국인이라기보다 그냥 윈닌 어디에서 온
소수민족으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덕분에 멋모르고 앉아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혔다..
복장과 스카프...영락없는 소수민족이다.
오빠 찍는다 하나 둘~
공연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고
소수민족 복장을 한 사회자가 나와
공연의 의의와 내용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어
각 민족별로 공연이 이어졌다.
모수오(摩梭)여인들의 춤
지구촌 마지막 여인국이라 말하는
모수오(摩梭)족 여인들의 춤으로 시작하여
여러 민족이 나오는데 가장 인상에 깊었던 건
티베트족(藏族)의 남성군무였다.
우리나라 탈춤복장과 비슷하고
춤사위 또한 낯설지 않아서일까....
마침 그날 귀련이가 찍은 동영상이 있어
티베트 군무 부분만 따로 첨부한다.
티베트족 남자 군무(쵤영:김귀련)
공연 후 기념사진
비록 40여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겁게 공연을 관람했다.
모두들 아쉬움이 한가득이었지만
束河에서의 시간을 접고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으로 갔다.
다음편에 계속
첫댓글 '束河古镇'하면 떠오르는게...조용하고 아기자기한 마을...연못가 카페에서의 커피한잔...소수민족들의 공연...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니...여행내내 날씨며 시간이며 어쩜 그렇게 잘 맞았는지~^^
공연에서 동영상 촬영하느라 팔이 조금 아팠었는데...이렇게 또 멋지게 편집해서 올려줘서 감사해요~~^^
동영상이 멋져요.
귀련아 고마워...대장도 정말 고마워요....
커피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머리도 땋고 ...이리 뛰고 저리뛰고... 참 스카프도 샀어요. 그 스카프 지금 제 무릎에 있답니다. 어제 꺼내 오늘 두르고 왔답니다.
좀 두툼하긴 하지만 조금 쌀쌀한 아침에 딱이드라구요. ㅋㅋ 지금은 치마를 입은 제 다리를 덮고 있답니다.
대장 오늘 출근해서 오전 내도록 보고 있습니다.
어제 귀련이가 밴드에 카페 이야기를 올려 놔서 출근하자마자
부랴부랴 이렇게 보고 있답니다.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이렇게 보고 있자니 왠지 내가 다큐프로의 주인공이 되어있는 기분이에요...
옆 직원에게 자랑도 하고 있답니다.
대장 너무 감사 드려요. (고마워요 우리대장, 사랑해요 우리 대장)
지금 '리장의 마지막 날' 적고 있는데...귀련이, 윤순이 때문이라도 빨리 완성해서 올려야겠네. ㅋㅋ 다들 댓글 고마워.
그럼 많이 안기다려도 되는거죠~ 작가님~? ㅎㅎ
참 귀련아 카페글 언급해 줘서 고마워.
안그랬음 못 보고 있었을 거야...
우리가 함께한 졸업여행기를 혼자만 보는거 같아...안타까운 마음에...고민하다 꺼낸거였어요~^^
저는 이 여행기 보면서 운남을 다시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요~~ㅎㅎ
이선배 인기는 여전하구먼요 ....
다음이 마지막인가요?
哈哈,别给我戴高帽子.
2번 정도 더 올려야 끝이 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