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파란 29호(2023.여름) 핫 서머 더비
편집부
2023년 6월 1일 발간
정가 15,000원
128×188
328쪽
ISSN 2466-1481
바코드 977246614800829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 신간 소개
[계간 파란] 29호(2023.여름)의 이슈(issue)는 ‘핫 서머 더비’다. ‘핫 서머 더비’는 [계간 파란] 25호(2022.여름)의 이슈 ‘뉴 모나드’를 이은 것으로, 김민지, 여세실, 이기현 시인 등 신인 세 명의 신작 시 각 세 편과 송현지, 김진석, 최선교의 작품론으로 꾸몄다. “젊음은 실패할 기회가 있다. 그래서 젊음의 에너지는 정확히 진단하기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능하고 안전한 일에만 도전하는 일은 얼마나 지루한가. 절망과 좌절은 문학적 풍요를 가져온다. 문학의 풍요는 다시 패배와 슬픔을 껴안는다. 새로운 목소리는 그래서 기필코 아름다워진다. 파란은 젊음을 응원하는 일이다. 세계는 젊음에 무한한 기회를 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 모든 젊음이 우대받는 자리는 부족하다. 가장 뜨거운 신인의 목소리가 여름의 지면에 자리 잡은 이유이다.”(이상 편집 위원 김건영 시인의 기획의 말)
시인(poet) 코너엔 권주열 시인의 신작 시 세 편과 기발표작 두 편, 그리고 김형술 시인 겸 평론가가 쓴 시인론이 실려 있다.
신작 시(poem) 코너엔 신달자, 양균원, 김형수, 함민복, 안찬수, 정재학, 여정, 이종수, 최동은, 황성희, 전형철, 한세정, 김학중, 권민경, 서동균, 최호빈, 배수연, 김호성, 임지은, 서진배 시인의 시가 실려 있다. 이 가운데 서진배 시인의 신작 시는 투고작이다.
자유 비평(criticism) 코너엔 고봉준 평론가의 글이 실려 있는데, 근래 여러 지면에서 논의 중인 ‘인류세’ 시대에 시를 쓰고 읽는 일의 의의에 대해 적고 있다. 한 단락을 그대로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인류세 시대야말로 예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을 촉발시키는 힘은 인식이나 이론보다 감성과 감각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플라스틱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시적으로 탐구하는 에블린 라일리(Evelyn Reilly)의 시, 산소, 불, 암석 같은 지질학적 요소를 도입하여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 지구의 변화 등을 탐구하는 일라나 할페린(Ilana Halperin)의 미술 작업 등은 유기물과 무기물의 차이를 지우고 인간과 비-인간 전체의 연관성을 드러냄으로써 세계에 대해 이전과 다른 감각을 생산하는 훌륭한 예술적 사례이다. 이러한 예술적 혁신의 공통점은 우리가 비-인간 전체에 대해 갖고 있는 익숙한 감각을 비틀어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근대적 관계 바깥을 경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들의 예술은 ‘지구가 죽어 가고 있다’라고 외치는 대신 우리가 인간의 ‘타자’나 ‘객체’라고 여겨 오던 것들에서 존재들 간의 네트워크를 도출한다.” 일독을 권한다.
서평(review) 코너엔 김남호 시인 겸 평론가(김해선, [나의 해적]), 장석원 시인(장옥관,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문신 시인 겸 평론가(이잠, [늦게 오는 사람]), 임지연 평론가(박홍점, [언제나 언니]), 이병국 시인 겸 평론가(정우신, [내가 가진 산책길을 다 줄게]), 양순모 평론가(노춘기, [너는 아직 있다]), 김동진 평론가(김선미, [인왕]), 김정빈 평론가(김승일, [항상 조금 추운 극장]), 최가은 평론가(정재율, [온다는 믿음]), 황사랑 평론가(신이인, [검은 머리 짐승 사전])의 리뷰 열 편이 실려 있다.
이번 호의 계간평(quarterly review)은 안지영 평론가가 맡아 주었다. 인공지능이 그럴듯한 시를 쓰고 그 시를 읽고 감탄하거나 탄식하는 일은 이제 좀 낯설 뿐 당면한 현실이 되었다. 그러니 안지영 평론가의 문장을 가져와 말하자면 에두르지 말고 당장 물어야 한다. 이렇게 말이다: “인공지능은 자아를 더욱 가상화할 것이고 그리하여 시를, 예술을 더욱 희미하게 만들 것이다. 이 희미함의 내부를 들여다볼 때 유의할 것은 어쨌거나 이러한 변화들이 초월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진정성도, 자아도, 우리가 ‘시’라고 여기고 있는 장르도 인류세라고 일컬어지는 역사 속에서 사유해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답해야 하는 질문은 인공지능에 의해 창작이 가능해지는 시대에 ‘지금의 방식으로 그것을 계속할 가치가 있는가’일 것이다.”
권두 에세이(essay) ‘내가 훔치고 싶은 시 한 편’엔 이경수 평론가가 쓴 허수경 시인의 「빙하기의 역」과 관련한 산문이 실려 있다. 결코 무엇 하나 더하지 않고 말하자면 이 산문은 시를 능가한다. 그 이유는 짐작건대 한 사람의 생이 통째 스며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소식도 전하지 않은 채 정처 없이 떠돌았던 것 같고 무심하게 살지 못해서 내내 아팠던 것 같고 연애를 세기말처럼 하기도 했고 파꽃처럼 아린 나비를 보러 시베리아로 가는 꿈을 꾸기도 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내내 슬펐던 것 같고.” 아련하고 극진하다.
•― 차례
essay
008 내가 훔치고 싶은 시 한 편 이경수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과거와 미래의 나를 만나는 일―허수경, 「빙하기의 역」
issue 핫 서머 더비
016 김민지 시 디디스커스 등 3편
022 송현지 작품론 비완성 도면―김민지론
035 여세실 시 겸상 등 3편
043 김진석 작품론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여세실의 시 세계
053 이기현 시 암순응―변방의 시작 등 3편
062 최선교 작품론 사실은 있는 힘껏―이기현 작품론
poet
076 권주열 신작 붕어빵을 먹다―퇴화 혹은 누에나방의 입 등 3편 기발표작 눈풍봄경 등 2편
086 김형술 시인론 바다의 말, 구름의 발―권주열 시인론
poem
106 신달자 오자(誤字)투성이
108 양균원 내가 나를 보듬는 날이 있네
111 김형수 못생긴 기마상
114 함민복 꽃
116 안찬수 한티 가는 길―그대 어디로 가는가
131 정재학 난해한 향기
133 여정 원룸・빈방에서…―카스토르폴룩스・디오라마
137 이종수 벌이 없다
139 최동은 보라감정
141 황성희 층간소음의 사내
144 전형철 잎이 가시가 되는 동안
147 한세정 엄마 일기
150 김학중 사물의 수도원
154 권민경 저주 기계
157 서동균 넘어가는 시간
159 최호빈 물수제비
162 배수연 광대 없는 마을
165 김호성 시의 신
167 임지은 조건 가정
171 서진배 시간의 약도
criticism
176 고봉준 인류세 시학―‘인류세’ 시대에 시를 쓰고 읽는 것
review
196 김남호 상냥하지 않아서 미더운 ‘나의 해적’―김해선, [나의 해적]
203 장석원 여기에 시가 있다―장옥관,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212 문신 내밀한 고통의 가장 환한 증거들―이잠, [늦게 오는 사람]
220 임지연 K-언니들을 채굴하는 여성적 기억―박홍점, [언제나 언니]
228 이병국 살림의 산책―정우신, [내가 가진 산책길을 다 줄게]
236 양순모 시인의 사랑―노춘기, [너는 아직 있다]
246 김동진 토르소 랭귀지―김선미, [인왕]
255 김정빈 의도 취소―김승일, [항상 조금 추운 극장]
270 최가은 그럼, 모리키 씨는 어디로 가는 건가요?―정재율, [온다는 믿음]
281 황사랑 난잡하게 얽히는 짐승들의 이야기―신이인, [검은 머리 짐승 사전]
quarterly review
292 안지영 인간에 의한 시의 끝
투고 안내 006
제4회 계간 파란 신인상 공모 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