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가톨릭 미술상 수상자 발표 - 특별상 故 김수근 송영수, 본상 원승덕 선생 선정 -
□ 주교회의 문화위원회(위원장 손삼석 주교)가 시상하는 가톨릭미술상 제16회 가톨릭미술상 조각부문 본상에 원승덕(레온시오), 특별상에 故 김수근(바오로), 故 송영수(미카엘) 선생이 각각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2월 18일(금) 오후 5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강당에서 열린다.
*문화위원회는 종교미술의 발전과 토착화를 후원하기 위해 지난 95년 가톨릭미술상을 제정, 매년 현역 미술가들의 근래작 가운데 우수작품을 선정해 부문별로 수상하고 있다. 특별상은 한국 종교미술에 크게 이바지한 작가들의 업적을 기리는 상이다. 미술상 시상식은 미술가의 주보 복자 프라 안젤리코 축일인 2월 18일에 해마다 거행된다.
◎ 가톨릭미술상 특별상 - 고 김수근(바오로)
1931년 2월 20일 출생, 1986년 6월 14일 타계. 1958.3 동경예술대학 건축학과 졸업 1960.3 동경대학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1962.3 동경대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1960.10 국회의사당 건축설계경기 1등 당선 1961.12 워커힐 설계 및 설계위원 1962.7 자유센터 설치위원회 건설분과 위원장 1966.8 월간종합예술지 “공간” 창간 1970.12 국민포장 1971.6 1971년도 범태평양건축상 수상 (미국건축가협회 하와이 지부) 1974.4 국토건설종합계획심의회 위원 1974.5 국전 심사위원 1974.10 국민대학 조형학부 학부장 1975.5 세계건축가연맹(U.I.A) 이사 1976.6 보관문화훈장 1979.2 문화공보부 문화재위원회 위원 1979.3 이탈리아공화국 문화공로훈장 1979.3 국민대학교 조형대 학장 1981.5 건설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1982.6 미국건축가협회 명예회원(Hon. F. A.I.A) 1984.3 서울특별시 시정자문위원회 위원 1984.11 철탑산업훈장
주요작품 1961 워커힐 힐탑바 1963 자유센터 1967 부여박물관, 한국기술연구소(KIST)본관 1970 EXPO '70한국관, Osaka 1971 공간사옥 1974 서울대학교 환경예술관(미술대학, 음악대학) 1975 이란 엑바탄 주거단지 1977 ‘88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수단국 영빈관, 주인도 대한민국대사관 1978 마산성당, 문예진흥원 전시관 및 공연장 1980 경동교회, 새마을지도자연수원, 춘천어린이회관 1982 주카타르 대한민국대사관 1983 인천상륙작전기념관 1984 국립과학관 1985 불광동성당, 주미대한민국대사관저, 지하철 경복궁역사, 말레이시아 사라와크 주립스포츠 콤플렉스 1986 치안본부청사, 서울법원종합청사, 뉴자이언트 호텔 계획안 올림픽공원 마스터플랜, 체조경기장, 수영장, 자전거경기장
▲서울 불광동성당 전경
▲서울 불광동성당 내부
▲마산 양덕동 주교좌성당 전경과 내부
<심사소견>
건축가 故 김수근 선생은 우리나라 건축사상 매우 중요한 족적을 남기셨습니다. 지금도 후학들은 선생의 정신과 열정을 본받아 귀감으로 삼고 있습니다. 선생은 1931년 청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재학 중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에서 건축공부를 계속하여 1962년 박사과정을 수료합니다. 선생은 1961년 김수근 건축연구소를 정식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1986년 타계하실 때까지 25년의 짧은 기간 동안 200여 점의 작품을 남기셨습니다. 마산 양덕동 주교좌성당(1979), 경동교회(1980), 서울 불광동성당(1985)으로 이어지는 선생의 교회 건축 작품에는 작가의 특별한 고뇌와 정성이 깃들어 독특한 작품 세계와 한국건축 특유의 정서가 담겨 있으며, 세심하게 의도한 건축적이며 영성적인 해법이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어,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아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으로 선생은 한국의 현대 교회 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시어 교회와 신자들과 건축 종사자들에게, 나아가 일반 대중에게도 보다 새롭고 다양한 교회건축을 경험하게 해 주었으며, 이후 우리나라의 교회건축의 질적인 발전의 밑받침이 되고 있습니다.
선생은 또, 1966년 한국 최초의 종합예술지인 월간「空間」(SPACE)을 창간하여 지속적으로 펴내면서 한국의 문화예술을 기록하고 전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공간사랑(1979)과 공간화랑(1972)을 통해 한국의 문화운동에 기여하셨습니다. 건축가이며 문화운동가인 故 김수근 선생의 25주기를 맞아 제16회 가톨릭미술상 특별상을 드림으로써 선생의 이러한 정신과 족적을 기려 다시 한 번 우리의 기억에 남기게 됨을 무한한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2011년 2월, 임근배
◎ 가톨릭미술상 특별상 - 고 송영수(미카엘)
1930년 서울 출생 1953년 ‘자매’, ‘희망’ 제작, 제2회 국전 특선 수상 1954년 제3회 국전 특선 수상 1955년 제4회 국전 특선 수상 1956년 제5회 국전 특선 수상, ‘모자상’ 제작 1957년 벨기에 만국박람회 출품, 제6회 국전 추천작가 1959년 제8회 국전 추천작가 1960년 교통부 불국사 호텔 ‘평화’, 제9회 국전 추천작가 1962년-1965년 서울대학교 조각과 전임강사, ‘화랑천 분수 및 사자상’ 제작 1964년 수유리 묘지 설계 및 조각 제작 ‘이준 열사’, 십자고상 제작 1966년 제15회 국전 심사위원 및 출품 1967년 이천 성당 군상부조작품 제작 ‘부활상’, 제9회 상파울로 비엔날레 출품 ‘순교자’ 1968년-1970년 서울대학교 조각과 교수, 장충공원 기념물 ‘사명대사상’ 조각 1969년 ‘제석천상’, ‘보살상1,2’, ‘모자상’, ‘구심’, ‘감마’, ‘근지’, ‘새의 기명’ 등 제작 1970년 ‘희구’, ‘토템’, ‘공허’, ‘작품 70-1’ 제작, 심장마비로 타계 1971년 송영수 유작전 1972년 가톨릭 미술전, 한국 근대미술 60년전 1986년 송영수 회고전 2003년 모란미술관 ‘오늘의 한국조각 2003- 조각가 송영수’ 2010년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추상철조의 선구자 송영수’
▲순교자 (동, 125*80*25cm), 1967, 고려대학교 박물관
▲기도(priest)(청동, 48*15*13cm), 1958
<심사소견>
지난해 말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故 송영수 선생님 40주기 기념 조각 전시회가 열렸다. 그 때 감상자들이 두 점의 십자고상에 눈길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목 받은 십자고상 두 점은 철과 동을 자르고 용접한 T자형 십자가 위의 고난의 예수님이다.
故 송영수 선생님은 한국 철 조각의 추상파 선구자다. 그분은 일찍이 1957년에 벨기에, 브뤼셀 만국박람회에 그의 철 조각 십자고상을 출품했다고 한다. 유근준 선생님이 쓰신 글 「송영수의 인간 ·예술· 작품」에서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6,25 전쟁이 끝난 후 전통적으로 사용해오던 조각 재료들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던 시기에, 선생님은 용산역 일대 철물점을 오가며 고물상에 쌓여 있는 파금속에 시선이 머물렀고, ‘아무도 하지 않았고, 아무도 할 수 없었던’ 금속 조각 작업에 손을 댄 것이다. 그때 생활공간 속에 즐비했던 드럼통을 작두로 자르고 두드리고 펴서 금속판 조각을 만들고, 또 다시 두들겨 굵기와 길이에 맞는 쇠파이프를 만들었다고 전한다. 故 송영수 선생님의 십자고상은 선재를 겹쳐 굵은 선을 만들기도 하고 선과 선을 겹쳐서 면을 만들었으며, 금속을 녹여 용접할 때 떨어지는 방울들이 그대로 표면에 남아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표면을 이루었다. 이는 작가의 땀이 빗어낸 예수님 고통 그대로이다. 이처럼 작가의 시행착오와 경험 속에서 나온 십자고상은 한국 최초로 금속을 용접하여 만든 작품으로서 주목받을 만하다. 故 송영수 선생님은 척박한 작업환경 속에서 짧은 생애에 선구자적 작품 활동을 한 조각가이시다.
2011년 2월, 임송자
◎ 가톨릭 미술상 본상 - 조각부문 원승덕 (레온시오)
1941년 평남 진남포 출생 1964년 서울대학교 천문기상학과 졸업 1972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72년-1974년 국전 특선 2회 1973년 국전 문공부장관상 수상 1982년-1992년 한국 현대미술 초대전 1983년 현대미술 초대전 (밀라노) 1987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1996년 제2회 개인전 (부산교구 남천 주교좌 성당) 1997년 97 한국 미술의 오늘의 상황전, 동아시아 3개국 교수 작품 교류전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1999년 단원미술대전 심사위원, 부산 국제 아트페스티발 2000년 국제 야외조각 심포지움 분과위원 2001년 단원미술제 초대전 2002년 부산 비엔날레 조각 프로젝트 2003년 부산 조각제 현재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명예교수
▲피에타상(90×30×60), 브론즈
▲얼굴, 브론즈
▲부산교구 남천 주교좌성당 내, 외부 십자가의 길
<심사소견>
한국현대미술 분야에서 다양하면서도 끈기 있게 작품에 매진하여 온 원승덕 선생은 부산교구에서 많은 성미술 작품을 창작하였습니다.
타협을 모르는 외줄타기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일반 작품들과는 달리 작가의 성 미술 작품들은 또 다른 면모로 우리에게 조용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성적 물리적 요소를 되도록 멀리한 채 자신만의 서정적 손길에 종교적 심상의 여로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가톨릭 미술의 예술적 향상과 정착에 기여하여야 하는 본상의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상이나 14처 등에서 여실히 나타나는 무념무상의 자유로움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의 근간의 작품에서는 인위적 요소가 극히 절제된 미적 체험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빼어난 구상적 구조능력과 추상적 상상력의 소유자인 작가는 성 미술에서만은 손길 따라 마음을 내어 놓은 듯한 극히 제한된 언어로 표현하였고 자신만의 독특한 성 미술 세계를 구축한 점이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2011년 2월 강희덕
2011년도 심사 총평
가톨릭미술상을 제정한 지 열여섯 해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예술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우리나라 곳곳에 아름다운 성당들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오로지 예술인들의 업적뿐만이 아니고 교회가 예술을 이해하고 협조해 주신 결과이기도 합니다. 물론 신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올해는 특별상에 조각가 故 송영수 미카엘 선생님과 건축가 故 김수근 바오로 선생님을 모시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두 분 모두 커다란 업적을 이루신 분으로, 故 송영수 선생님은 지난해 서거 4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념전이 열렸고, 올해 서거 25주년이 되시는 故 김수근 선생님은 특별한 기념행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故 송영수 선생님은 1950년대 서양에서 몰려온 새로운 예술 표현의 홍수 속에서 자신만의 표현을 모색하던 중에 선택하신 철 용접 조각에 몰두하시어 생에 마지막까지 많은 작품을 남기셨습니다. 고통스런 현실을 날카로운 철물로 표현하신 작품들은 소재와 표현이 한몸이 되는 감격스런 결과물을 탄생시키셨습니다. 이 철조각들은 특히 예수님의 고난을 느끼게 해 줍니다.
故 김수근 선생님은 우리나라 건축에 새로운 공간 해석을 펴낸 분으로서 특히 벽돌 성당 (불광동 성당, 마산 양동 주교좌 성당) 건축에 새로운 지평을 여셨습니다. 이러한 업적은 우리나라 건축계에 오늘날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본상 조각부문에 원승덕 레온시오 선생님이 선정되었습니다. 깊은 고뇌가 느껴지는 예수님의 “얼굴” 표현은 표면의 수많은 요철로 오히려 생생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는 선생님의 깊은 신앙심의 발로이겠지요. 더욱 좋은 작품을 기대합니다.
올해도 회화와 공예, 건축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한 점이 몹시 아쉽습니다. 더욱 아름다운 교회미술 발전을 위하여 전국 미술가회 회원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고대합니다. 수상자께 다시 한 번 축하를 드립니다.
2011년 1월 31일, 권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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