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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폭넓게 받은 황인찬 시인의 첫 산문집. 네이버 오디오클립 ‘황인찬의 읽고 쓰는 삶’에 연재된 콘텐츠를 선별하여 엮었다. 시인은 친절한 목소리로 마흔아홉 편의 시를 읽고, 세심한 태도로 수많은 슬픔을 헤아린다.
타인의 슬픔을 짐작하며 거기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사랑은 다를 수밖에 없는 너와 나를 잠시나마 하나일 수 있게 한다. 그것은 타인의 삶과 맞닿는 순간이다. 그렇게 우리는 시를 통해 성장한다. 시를 통해 우리는 함께 읽고 함께 생각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시를 읽기, 슬픔을 말하기, 사랑을 발견하기,
그리하여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황인찬 시인의 산문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이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은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폭넓게 받은 시인의 첫 산문집으로, 네이버 오디오클립 ‘황인찬의 읽고 쓰는 삶’에 연재된 콘텐츠를 선별하여 엮었다. 시인은 친절한 목소리로 마흔아홉 편의 시를 읽고, 세심한 태도로 수많은 슬픔을 헤아린다. 타인의 슬픔을 짐작하며 거기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사랑은 다를 수밖에 없는 너와 나를 잠시나마 하나일 수 있게 한다. 그것은 타인의 삶과 맞닿는 순간이다. 그렇게 우리는 시를 통해 성장한다. 시를 통해 우리는 함께 읽고 함께 생각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너 혼자
박상순
1. 너 혼자 올 수 있겠니
2. 너 혼자 올라올 수 있겠니
3. 너 혼자 여기까지 올 수 있겠니
안개가 자욱한데. 내 모습을 볼 수 있겠니. 하지만
다행이구나 오랜 가뭄 끝에 강물이 말라 건너기는 쉽겠구
나. 발밑을 조심하렴. 밤새 쌓인 적막이 네 옷자락을 잡을
지도 모르니 조심해서 건너렴.
나는 삼십 센티미터의 눈금을 들고. 또 나는 사십 센티미터의
눈금을 들고. 또 나는 줄자를 들고 홀로 오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1. 너 혼자 말해볼 수 있겠니
2. 너 혼자 만져볼 수 있겠니
3. 너 혼자 돌아갈 수 있겠니
바스락 바스락. 안개 속에 네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는 구나. 네가 네 청춘을 밟고 오는 소리가 들리는
구나. 하지만 기운을 내렴.
한때 네가 두들기던 실로폰 소리를 기억하렴. 나는.
나는. 삼십과 사십 센티미터의 눈금을 들고. 줄자를 들고.
홀로 오는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딩동동 딩동동. 네 주머니
속에서 울리는 내 소리를 기억하렴. 하지만.
1. 너 혼자 내려갈 수 있겠니
2. 너 혼자 눈물 닦을 수 있겠니
3. 너 혼자 이 자욱한 안개 나무의 둘레을 재어볼 수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