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텃밭 농사를 짓는다는 분의 질문이었다. 그 답을 9월 29일자 엽서(2194번째 엽서)에 썼는데, 부족했다. 엽서가 가진 지면의 한계 때문이었다. 이런 질문이었다.
얼마 전에 뿌린 시금치도, 양상추도, 상추 5종도 모두 두 번이나 뿌렸는데 모두 안 났어요. 아욱만 세 번째 만에 싹이 났어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런가요?
씨앗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한 종류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 분의 글에서 보면, 서나 개나 되는 종류의 씨앗이 모두 다 안 났기 때문이다. 씨앗에 탈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그렇다면 수분 부족이 원인인 것 같다.
씨앗은 수분이 있어야 싹이 튼다. 어느 씨앗이나 같다. 씨앗의 발아에는 이런 일들이 도움이 된다.
1) 비가 오기 전에 씨앗을 뿌린다. 그것이 가장 좋다. 비가 온 뒤도 좋다. 물론 찔끔 오고 마는 비로는 부족하다.
장기 일기예보가 도움이 된다. 그걸 보고, 파종 시기를 고르는 것이 좋다.
2) 씨앗을 뿌린 뒤에는 풀을 베어 덮는다.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서다. 이때의 풀은 볏과 식물이 좋다. 콩과 식물은 피하는 게 좋다. 잎이 넓어 발아와 그 뒤의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씨앗에 따라 다르지만, 상추와 시금치와 아욱이라면 2센티쯤이 좋다. 그만큼 잘게 잘라 덮는다. 땅이 안 보이게 덮는다.
3) 마지막으로 가볍게 진압을 한다. 손바닥이나 선호미의 등 따위를 써서 한다. 진압을 하면, 파종할 때 생겼을지도 모르는 씨앗과 흙 사이의 틈이 메워진다. 틈이 있으면, 작은 틈이라도 그만큼 씨앗이 수분 부족에 시달리며 발아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비 소식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3까지 작업을 마친 뒤에 물을 준다. 물론 심기 전에 주어도 좋다.
이것으로 끝일까? 아니다. 자주 가서 봐야 한다. 아침과 저녁에 한 차례씩 하루 두 번은 가서 봐야 한다. 가서 보고 흙이 마르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비가 안 오면, 그리고 흙이 마르면 물을 주어야 한다.
밭마다 다르다. 어떤 밭은 수분이 많고, 어떤 밭은 적다. 어떤 밭은 쉽게 마르고, 어떤 밭은 비가 한 번 오면 오래도록 흙이 젖어 있다. 우리 밭은 쉽게 건조해진다. 산 위에 있고, 사질양토이기 때문이다. 물빠짐은 좋지만 쉽게 마른다.
가서 보는 수밖에 없다.
엽서에도 썼지만, 지구는 물의 행성이다. 쉽게 말하면 물이 있는 별이다. 지구에 풀과 나무가 있고, 벌나비가 있는 것은 지구에 물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물 또한 물이 있어 살 수 있다. 물은 그러므로 우리에게 님a god이다. 그런 존재다. 하지만 너무 흔해서 우리는 물을 물로 보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