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6~7세기경 에티오피아의 목동 칼디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뜯어 먹고 흥분해 뛰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한 칼디가 이 열매를 먹어보고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칼디는 이 사실을 이슬람 사원의 수도승에게 알렸다.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를 덜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도승들이 기도할 때 졸음을 쫓기 위해 먹기 시작했다. 그 결과 주변의 여러 사원으로 퍼져 나갔다.
커피는 십자군 전쟁으로 유럽으로 전파됐다. 이슬람 세력의 강력한 보호를 받은 커피는 원래 그 재배가 아라비아 지역에서만 한정됐다. 다른 지역으로 커피의 종자가 나가지 못하도록 엄격히 관리하던 중 12~13세기에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면서 이슬람 지역을 침입한 유럽 십자군이 커피를 맛보게 된다.
기독교 문화권인 유럽인은 처음엔 커피를 이교도적 음료라 배척했지만 밀무역으로 이탈리아에 들어온 뒤 교황으로부터 그리스도교의 음료로 공인받게 됐다. 이후 일부 귀족과 상인 중심으로 커피가 유행처럼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15세기에 이르러 커피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무렵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 마야 문명의 발상지인 유카타탄 반도의 원주민에게서 카카오*를 가져왔다. 처음엔 카카오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지만 스페인의 귀족인 에르난 코스테르가 핫 초콜릿을 먹고 피로해소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카카오 음료 덕분에 군대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왕실에 보고하며 카카오 원두를 헌납했다. 이 일로 카카오는 스페인 귀족층에 큰 인기를 얻게 되며 유럽 귀족층에 전파됐다.
스페인의 각종 문화와 문물을 프랑스로 가지고 간 도트리슈 공주는 루이 13세와 결혼했는데 카카오 음료를 특히 좋아해 프랑스 귀부인을 초청한 파티에서 카카오 음료를 대접하곤 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전속 쇼콜라티에를 둘 만큼 초콜릿을 사랑했다.
초콜릿은 커피를 마실 때 먹으면 더욱 맛이 좋아진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은 선물이 된다. 커피와 초콜릿은 카페인·타닌·폴리페놀·마그네슘 등 같은 성분이 있어 잘 어울리는 게 아닐까?
커피를 마시는 모든 사람이 입 모아 칭찬하는 이유는 피곤할 때 마시면 정신이 또렷해진다는 것이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뇌에서 피곤한 신경을 쉬게 하는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해 일시적이지만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 들게 한다.
또한 피하지방을 에너지로 바꿔 운동 전에 커피를 마시면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며 체지방을 빨리 태운다. 나는 아침 운동을 시작한 지 5개월이 됐다. 2주 전부터 운동 전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인바디 측정결과 신체 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이후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카카오cacao
코코아라고도 함. 벽오동과碧梧桐科(Sterculiaceae/Byttneriaceae)에 속하는 아메리카 대륙 열대산 교목. 씨를 발효시킨 다음 볶아서 코코아와 초콜릿을 만든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이전 중앙아메리카 열대지역에서 살던 원주민, 특히 마야족과 아스텍족은 열매의 유용성을 이미 잘 알고 있었는데, 열매를 음료수 제조뿐만 아니라 물물교환용으로도 썼다. 16세기 동안 카카오 열매가 유럽으로 전해졌으며 이곳에서 가공법이 발달해 코코아와 초콜릿이 만들어졌고, 식물성 천연지방인 코코아 버터를 추출하게 되었다.
카카오나무는 열대의 축축한 저지대에 자라는 데 좀더 큰 교목 아래서 자라기도 한다. 두꺼운 줄기는 키가 12m까지 자라며, 잎이 모여 이루는 수관(樹冠)을 받쳐준다. 잎은 가죽질이고 긴 타원형이며 길이가 30㎝에 이른다. 분홍색을 띤 꽃은 작고 역겨운 냄새가 나며 가지와 줄기에 바로 달린다. 꽃이 핀 뒤 황갈색에서 자주색을 띤 타원형의 꼬투리가 맺히는데, 표면이 10개의 능선으로 나누어져 있다. 꼬투리는 길이가 35㎝, 지름이 12㎝에 이르기도 한다. 각 꼬투리에는 20~40개의 씨(카카오 열매)가 들어 있다. 씨는 길이가 약 2.5㎝이며 분홍색의 점액질로 된 과육이 들어 있는 꼬투리 속에 박혀 있다. 4년이 지난 뒤부터 한 나무에서 해마다 60~70개의 열매가 맺힌다.
수확한 꼬투리는 쪼개서 씨를 빼낸 뒤 며칠 동안 발효시킨다. 그 후 말리기·씻기·볶기·갈기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초콜릿 리큐어라고 하는 페이스트를 얻으며 이 페이스트를 압착시켜 코코아버터와 코코아 파우더를 만들거나 코코아버터(때로는 다른 함유물)와 혼합하여 초콜릿 제품을 만든다.
카카오는 커피 재료는 아니다. 커피보다는 초콜릿의 원재료에 가깝다. 초콜릿의 원액을 뽑아내는 카카오나무는 멕시코의 원주민족인 아스텍족이 숭배하며 신성시 여겼다고 한다. 그리고 카카오나무의 열매는 부족들에게 균등하게 나누어졌다. 원액의 용도를 모르던 원주민들은 카카오나무의 열매를 물건을 거래할 때 사용하는 화폐단위로 사용하거나 부족장에게 바치는 공물용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카카오나무는 부족의 신성시 되는 나무였기에 열매 또한 귀하디귀한 것이라고 여겨졌다.
원숭이나 다람쥐 등이 카카오나무 열매의 내용물을 빨아먹는 것을 보고 원주민들이 처음 카카오열매의 맛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원액의 맛은 쓰기만 할 뿐 현제의 초콜릿과는 전혀 같은 맛이 아니었다. 지금도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원주민들은 카카오 열매를 시기가 지나면 조금씩 계량하고 사용해 나가면서 원액을 뽑아내고, 음료화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건 식용이 아닌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의약품의 용도로 사용됐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뒤 멕시코의 인디언 추장은 콜럼버스에게 카카오 열매를 선사한다. 하지만 당시 신대륙들의 정복에만 관심이 있고 원주민들의 문화와 전통에는 무관심했던 콜롬버스는 카카오 열매의 진가를 무시했다. 그 뒤 엘도라도를 찾아내기 위해 떠난 모험단에서는 카카오의 열매를 단지 쓴맛이 강하여 와인이 떨어졌을 때 대비품으로 섭취하는 음료 정도로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 열매의 음료가 성욕을 증진시켜주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카카오음료는 이들에게 인기리에 사용되었다. 결국 사탕수수의 자당을 통해 달작지근하며 쓴맛과 함께 풍미를 자아내는 카카오나무의 열매 원액 음료의 광적인 마니아가 되어버린 스페인 사람들은 초콜릿음료에 매료되어 빠져나오지 못했다. 심지어 가톨릭교회에서 이 음료의 섭취를 금기시할 것인지를 놓고 끝없이 논쟁할 정도였다.
우유 설탕, 향료 등을 첨가하면서 더욱 맛이 좋아지는 초콜릿은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액체 상태의 초콜릿을 관리하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1828년에 네덜란드인인 반 호텐이 고체화 시키는 데 성공해 지금의 고체 초콜릿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1876년 스위스인 D.피터가 초콜릿에 밀크를 첨가시키는 데 성공해 현 시대에 즐겨먹는 밀크초콜릿이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