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시위 13일차(경비원 감축 반대)
노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5월 날씨인데도 아침에는 바람이 불고 서늘했습니다. 담 주에는 주민투표가 시작되어 오늘로 1인시위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다행히도 엘리베이터에 감축 반대 동조 쪽지에 이어 전단지가 붙었습니다. 분야별로 나누어 경비원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조목조목 정리했습니다. 나서는 분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6년전, 7년전에도 무산시켰으니, 이번에도 주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리라 봅니다. 어쨌든 같은 동 같은 라인에 이만한 분이 산다는 것만으로도 이 아파트에 살만한 가치를 느낍니다.
사실 제가 경비원 감축을 반대하며 겉으로 내세운 것은 사람을 줄이면 단지가 위험해지고 관리가 안되며, 강력범죄라도 일어나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이건 자본주의 논리로 상대방이 알아듣기 쉽게 돈으로 경비원 가치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노동자 경비원이 하루아침에 백수가 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내가 나이들어 아침마다 농장으로 출근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한 일인지를 잘 알기에, 경비원 감축을 남 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노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러니 보수가 많든 적든, 나이가 많든 적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은 존재로서 자긍심을 지닐만한 사건인 셈입니다.
#해고는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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