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5일(화) 설날을 맞아 임진각 망배단에서 사단법인 통일경모회(이사장 김용하)의 주최와 통일부, 대한적십자사,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이북5도위원회의 후원으로 김용하 경모회 이사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박경서 대한적십사 총재, 김한극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장 겸 황해도도민회장, 윤일영 미수복경기도중앙도민회장을 비롯한 각 도 도민회장과 박성재 이북5도위원장 등 많은 내빈과 일반 참배객이 모인 가운데 제35회 망향경모제가 거행되었다.
국민의례 후 이날 경모제 제주를 맡은 윤일영 도민회장의 제문을 시작으로 재북부조님들의 명복을 빌었다.
(제35회 망향경모제 제 문)
재북 부조님들 이시여!
2019년 2월 5일 기해년 설날 아침, 부조님의 후손들이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 모여 삼가 고합니다.
예로부터 명절에는 선영이 있는 고향을 찾아 조상의 넋을 추모하며 제례를 봉행하고, 자기가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는 것이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이며 미풍양속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실향민은 1945년 해방 후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월남한 350만 명과 1950년 민족상잔의 6.25를 겪으면서 월남한 150만 명, 그리고 최근 북한을 탈출하여 자유 대한민국으로 탈북한 사람이 32,000여명이나 됩니다.
우리 실향민들은 고향을 떠나 온지 70여 년, 천만 이산가족들은 이번 설에도 고향을 못 가고 이곳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 모여 북에 두고 온 부모 형제와 처자식들을 생각하며 이렇게 제례를 올리고 있습니다.
가고 싶은 고향! 꿈에라도 가보고 싶은 고향!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그리운 우리들의 고향! 옛 고향을 생각해보면 지금쯤 풍성한 제수 차려 조상님 산소도 살펴보며 아들, 손자, 며느리, 4촌, 6촌과 이웃과 함께 얼마나 즐거운 명절 맞이를 하겠습니까?
이렇게나마 설날 망향의 제례를 봉행해 온지 어언 35회가 되었습니다. 이 불효를 너그러이 용서하소서.
우리 고향을 잃은 실향민은 모두 850만 명입니다. 그중 실향민 1세대는 불과 40여만 명에 불과합니다. 이제 고령자 1세대들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또 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여 명 중 지난 20여 년간 상봉횟수는 21차례에 2,100여 명에 불과합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1년에 4,300여 명이 타계한다하니 어느 세월에 모두 상봉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4월 27일 제1차 남·북 정상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최우선으로 할 것을 두 정상이 약속한 바 있어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고령자 고향 방문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고 남·북이 화해와 평화 그리고 공동번영을 이루면서 자유 왕래가 이루어지고 나아가 통일이 되기만을 우리 실향민들은 간곡히, 간곡히, 소망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자유 왕래가 이루어지고, 통일이 되는 날 아들, 손자, 며느리 모두 거느리고 고향에 돌아가 잡초가 무성할 부조님 산소를 말끔히 사초하고 정성껏 제수 차려 그간의 고생스러웠던 일이며 기쁜 일을 모두 고하겠습니다.
재북 부조님들이시여! 월남 후 고향을 그리다 타계하신 영령들이시여! 어서어서 그날이 오도록 도와주소서! 오늘 우리들은 위와 같은 소망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면서 정성껏 제수 차려 제례를 올리오니 흠향 하시옵소서.
끝으로 우리 실향민 850만은 황금돼지해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기원하며, 오늘 추운 날씨임에 제례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19년(기해년) 설날
제35회 재 이북부조 망향경모제 제주 윤일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