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탓이냐! 국내 영향이냐!.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으로 중국발 스모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만으로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을 초과한다는 한·미 공동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5월 2일부터 6월 12일까지 이뤄졌다.
공동조사단에 따르면 해당기간 서울 잠실올림픽공원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기여율은 국내가 52%로 국외 영향(48%)보다 우세했다. 국외 영향은 중국 산둥(22%), 북한(9%), 북경(7%), 상해(5%), 만주·일본·서해·기타(5%) 등의 순으로 나왔다. 특히 국내 영향만으로도 WHO의 미세먼지 권고기준인 ‘24시간 평균 25㎍/㎥’를 초과하는 날이 관측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대기환경기준 강화와 2차 생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국내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는 수도권 남부지역의 대기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서울은 수도권 남부지역보다는 적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조사단은 “측정기간 동안 석탄화력발전소와 같은 대형 시설 관측은 2회만 이루어져 추후 지속적인 관측이 필요하다”면서도 “서해안에 있는 5개 석탄화력발전소와 인근 대산화학단지에서 배출한 오염물질이 남서풍을 타고 북상해 수도권 남부 지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해안 석유화학시설 부근의 경우 상층의 연기에서 벤젠 등 특정 대기오염물질의 농도가 높게 관측돼 배출 최소화와 지속적인 관측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오염의 75%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에서 직접 나온 것이 아니라 자동차 등이 내뿜는 질소산화물(NOx), 톨루엔 등에서 유발되는 2차 생성 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는 “이번 한·미 공동연구 결과는 미세먼지의 국내 요인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파악이 시작되었고 서해안에 위치한 대규모 오염원 관리의 중요성이 확인된 점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국내발생 미세먼지의 3/4이 ‘2차 생성 미세먼지’이고,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서해안 석탄발전소와 산업단지 등인 것을 볼 때 탈석탄 정책과 같은 대규모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환경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