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659 신승경
유아영의 <감정노동자>를 감상하며
인간에게는 고유한 감정이 있다. 동시에 그를 어느 정도 표현하고 표출할 자유도 주어진다. 하지만 사회의 이면에는 감정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가면을 쓴 채 감정과는 다른 표정을 지어보이는 이들이 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마구 표출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분명 감정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점은 동일한데, 왜 이런 부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나는 지난 여름방학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카페에 관심이 많아 일도 재미있었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좋았다. 하지만 사람을 직접 마주하고 항상 친절해야 하는 서비스직인 탓일까, 모든 손님들이 나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작은 실수에도 손님들은 불같이 화를 냈고 처음부터 씩씩거리며 들어와 화풀이를 해대는 손님들도 적지 않았다. 내가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그들이 ‘손님’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자존심을 굽히고 사과를 되풀이해야 했고 손님이 쏟아내는 상처적인 말들을 고스란히 듣게 되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점점 변해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손님에게 들은 핀잔 한 마디에도 상처를 받고 그 감정이 고스란히 나타났는데, 그럴수록 손님들은 더 나를 몰아붙였다. 유아영의 일러스트 <감정노동자>에서처럼 나는 가면을 쓰고 내 감정을 숨기고 상대방에게 만족스러운 표정과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내가 받는 상처의 정도가 낮아진다거나 사라지는 건 결코 아니었다. 돈을 지불하고 소비를 하기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대에게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까?
<감정노동자> 속의 인물은 가면을 쓰고 가면 뒤에서 울며 자신의 가슴을 치고 있다. 치면 칠수록 그 상처는 깊어져만 간다. 그 옆에 도시의 높은 건물이 보이지만 그가 그 도시에 속해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단지 도시에서 동떨어져 혼자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을 뿐이다. 몇몇의 그릇된 생각들이 그에게 가면을 쓰게 만들었고 그를 세상 밖으로 내쫒았다. 가면을 쓰고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인 지 잊은 채 살아가도록, 부당함에 대항할 자신감조차 잃어버리도록 말이다. 그들도 손님을 상대하는 직원이고 아르바이트생이기 이전에 누군가한테는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친구이자 가족이자 인연일 것이다. 자신이 존중받고 대우 받기를 원한다면 상대에게도 그만큼의 존중과 대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뱉은 상처적인 말과 행동들이 언젠가 자신의 소중한 사람에게도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가면을 쓴 채 아픈 연극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도 자신이 충분히 가치 있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자신에게 가면을 씌우려는 사람들 앞에서 당당해졌으면 한다. 상처받은 가슴에 새 살이 돋고 가면자국이 사라지도록,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게 아니라 따스한 바람이 불어와 당신을 안아줄 수 있도록 말이다.
첫댓글 고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