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5 주일설교
일부러 못 알아듣게 설교하신 예수님
마태복음 13:10~16
저는 설교학 박사입니다. 저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청중 이해”입니다. 설교학자들은 항상 성경 본문을 바르게 해석하는 것과 청중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전달하는 두 가지를 강조합니다. 그런 면에서 설교는 해석과 전달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예수님은 일부러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게 하려고 설교하셨다고 합니다. 이상하죠. 예수님은 왜 그러실까요? 그 비밀을 아는 것이 은혜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깨닫고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으시기를 축원합니다.
마태복음 13장에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7가지 비유가 나옵니다. 1) 씨 뿌리는 비유 2) 곡식과 가라지 비유 3) 겨자씨 비유 4) 누룩 비유 5) 밭에 감추인 보화 비유 6)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의 비유 7)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의 비유
비유란 설명을 쉽게 하려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천국은 마치”라는 말씀을 자주 사용하십니다(마 13:31,33,44,45,47). 또 마태복음 20:1, 22:2, 25:1에서도 “천국은 마치”라는 말씀으로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저도 비유 하나를 말해 볼게요. 여러분 중에 감자 열매를 못 보신 분이 있을 것입니다. 감자 열매는 마치 어린 토마토처럼 생겼습니다. 이처럼 비유로 설명하면 감자 열매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비유를 말씀하시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3~9절이 비유인데 10절에 보면 제자들이 왜 갑자기 천국을 비유로 말씀하시느냐고 묻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알겠는데 그 교훈을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11절에서 예수님은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천국 백성이 아닌 사람들은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들어도 모르는 것은 미스테리(Mystery)입니다. 미스테리는 신비, 수수께끼, 불가사의 등의 뜻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라미드를 보면서 그 돌을 어디서 가져왔으며 누가 사막 한가운데 쌓아 놓았는지 알 수 없어서 미스테리입니다. 물건 만이 아니라 말이나 소리도 그렇습니다. 어떤 소리를 듣고 의미를 알 수 없으면 사람들은 미스테리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천국을 비유로 말씀하시면서 농사짓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농부가 밭을 같고 밀을 뿌리면 어떤 씨는 사람들이 걸어 다녀서 딱딱해진 길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새가 날아와서 주워 먹겠죠. 또 어떤 씨는 돌 위의 얇은 흙에 떨어집니다. 이스라엘에 워낙 돌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씨는 가시 풀 속에 떨어집니다. 가시 떨기란 잡초인데 이스라엘에서는 잡초도 가시가 뾰족뾰족나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씨앗은 농부가 갈아 놓은 부드러운 흙에 떨어지고 잘 자라서 가족의 식량이 됩니다. 이처럼 농부가 뿌리는 씨는 반드시 좋은 땅에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길가, 돌밭, 가시 풀 사이에 떨어지는 것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첫째, 이 말이 무슨 뜻이냐 하는 것입니다. 씨가 네 종류의 땅에 떨어지는 것은 자세히 말씀하지 않아도 다 아는데 그것이 천국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둘째, 천국의 특징을 왜 평범한 말로 설명하지 않고 미스테리 같은 이야기로 하시느냐 하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그런 질문을 했을 때 예수님은 뜻밖의 대답을 하십니다. 쉽게 설명하려 했으나 실패하신 것이 아니라 못 알아듣게 하려고 일부러 비유로 설명하셨다는 것입니다.
설교자가 청중이 잘 알아듣게 하려고 노력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일부러 못 알아듣게 설교하시나니, 설교학 교수가 평가하면 예수님의 설교는 빵점입니다. 하지만 어떤 설교학 교수도 예수님의 설교를 평가할 수 없고 예수님이 일부러 못 알아듣게 설교하신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
13절에서 예수님은 명백하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것은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함이니라.” 아니 뭐라고요? 혹시 마태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닐까요? 그럴까 봐 예수님은 14~15절에서 이어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사야의 예언이 그들에게 이루어졌으니 일렀으되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이 백성들의 마음이 완악하여져서 그 귀는 듣기에 둔하고 눈은 감았으니 이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이켜 내게 고침을 받을까 두려워함이라’ 하였느니라.”
예수님이 인용하신 이사야의 예언은 이사야 6장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그 유명한 이사야가 선지자로 부름받던 장면이죠. 이사야는 하나님을 만났는데 하나님의 보좌만 보았고 얼굴을 못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모시는 스랍 천사들을 보았는데 그들은 날개가 6개였습니다. 스랍들은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라고 노래하였고 그 소리로 땅이 진동했습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그때 이사야가 대답했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저를 보내소서.” 그런데 하나님의 대답이 매우 뜻밖입니다. “그래 가서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에게 내 뜻을 전하고 모두 회개하여 돌아오게 하라.” 이렇게 말씀하셔야 맞을 것 같은데 하나님은 뜻밖에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하건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
그 말씀을 들은 이사야는 그게 무슨 말씀이시냐고 되묻지 않았고 언제까지 그래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나라가 망하고 사람들이 포로로 끌려가서 땅이 빌 때까지 외치라고 하셨습니다. 마지막에는 결정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모든 나무가 다 베어져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처럼 사람들 가운데도 거룩한 남은 자가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신 것은 이사야가 말한 메시아 예언을 이루시려고 하신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의 교훈이 무엇인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교훈은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도 모든 사람이 알아듣도록 설교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모든 사람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택한 자를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하나님이 택하신 자를 이사야는 ‘남은 자’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가 믿는 복음은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고 아주 단순합니다. 1)인류가 하나님을 버리고 범죄하여 의로우신 하나님께 갈 수 없게 되었다. 2)사랑의 하나님이 예수님을 보내어 주셔서 인류의 죄를 대속하셨다. 3)십자가와 부활을 믿으면 누구든지 구원받고 천국에서 영생할 것이다.
이렇게 복음은 단순하고 누구든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으면 구원받지만, 문제는 누구든지 믿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믿을 수 있는 은혜를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시는 여러분, 이 설교를 듣는 여러분은 남은 자이며 택함 받은 자입니다. 그러므로 저와 여러분이 받은 은혜가 얼마나 큰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이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말로다 형용 못하네
저 높고 높은 별을 넘어 이 낮고 낮은 땅 위에
죄범한 영혼 구하려 그 아들 보내사
화목 제물 삼으시고 죄 용사 하셨네
하나님 크신 사랑은 측량 다 못하네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 성도여 찬양하세
저와 여러분은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고 믿을 수 있는 복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은혜입니까? 한번 선택하신 예수님은 반드시 끝까지 붙드시고 천국까지 이끌어 주시는 것을 믿으시면 아멘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예수님은 반드시 여러분의 믿음이 성장하게 하시며 반드시 하나님께 귀한 존재로 사용하시는 것도 믿으면 아멘 하시기 바랍니다.
마귀는 우리의 죄성을 부추겨서 믿음을 빼앗으려 합니다. 우리 예수님이 끝까지 이끌어 주시고 성장하게 하시지만 우리는 스스로 거룩하게 성숙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성장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100%와 사람의 결심과 노력과 헌신도 100%, 합쳐서 100%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자기 믿음이 성숙하고 하나님께서 칭찬하실 믿음이 되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교훈은, 대부분은 좋은 밭에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씨앗이 길에도 떨어지고 돌밭에도 떨어지고 가시밭에도 떨어지고 좋은 밭에도 떨어진다고 해서 그것이 각각 1/4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죠. 밭에 가 보면 사람이 다니는 길은 일부분입니다. 또 부지런한 농부는 열심히 돌을 골라내고 가시풀을 제거합니다. 그러므로 좋은 땅이 대부분입니다.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씨앗도 마찬가지입니다. 4명에게 전하면 겨우 한 명이 믿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한번 전도해보고 안 믿으면 하나님이 택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며칠 전에 시금치 씨를 뿌렸어요. 땅을 잘 모르고 심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아직 싹도 안 났어요. 시금치고 싹이 나고 자라야 먹을 수 있습니다. 모든 씨는 뿌린 후에 물주고 기다려야 합니다. 싹이 나면 거름을 주면서 풀을 뽑아 주면서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한 두 번 전도해도 안 믿는다고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실력이 없어서 안 믿는다고 생각하지도 마세요. 예수님 설교를 듣고도 안 믿은 사람이 있으니 안 믿는 것을 이상히 여기지 마세요. 지금 그 사람 속에서는 씨앗이 불어 땅속으로 싹을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물을 잘 주면 곧 땅 위로 싹을 내고 쑥쑥 자라서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올 것입니다.
하나님은 첫째, 저와 여러분에게 복음을 믿을 수 있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둘째, 여러분에게 붙여주신 가족, 친구, 동료에게 그 은혜를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하며 여러분의 동료에게 복음의 씨를 뿌리고 계속해서 물을 주고 가꾸어 결국 놀라운 결실을 거두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