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 제 33회 올림픽이 열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참가 인원 대비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애써준 선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프랑스 국기는 세 가지 색의 세로띠로 이루어져 있다.
바로 블루, 화이트, 레드이다.
블루는 자유를 상징한다.
프랑스 혁명의 핵심 이념 중 하나인 자유는 국민들이 억압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권리를 의미한다.
화이트는 평등을 상징한다.
평등은 모든 인간이 법 앞에서 평등하며, 신분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드는 박애를 상징한다.
박애는 사람들 간의 사랑과 우정을 강조하며,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는 중요한 가치이다.
이처럼 세 가지 색은 비교할 수 없는 그 자체로서의 의미와 중요성을 가진다.
이번 8월에 기술가정 선생님이 정년퇴직을 하신다.
그래서 그 빈자리에는 새로운 기술가정 선생님이 오신다.
하지만, 방학 중 공문에 의해 교육청에서 정식 발령을 내주지 않아 그 빈자리에 기간제 선생님을 모셔야 한다.
개학 며칠 전부터 교무 선생님은 공고문을 작성하여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고를 내고 규정에 따른 서류 전형을 통해 세분의 기간제 선생님을 1차 선발하였다.
서류 전형에서는 선발 인원의 3배수를 뽑는다.
하여 오늘은 면접을 보는 날이다.
나는 선생님들과 함께 면접장에 들어가 서류를 검토하고 수업 시연 및 면접을 진행하였다.
누군가를 평가하고 거기서 한 명을 뽑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마치 아이에게 “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과 같다.
세 분 다 각자만의 색으로 수업과 면접에 임하셨다.
비교하고 평가하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 정도였다.
문득 프랑스 국기의 세 가지 색이 떠올랐다.
어떤 분은 블루의 색을, 어떤 분은 화이트의 색을, 어떤 분은 레드의 색을 펼치고 계셨다.
세 가지 색을 어떻게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으랴?
각자 그 의미와 중요도가 다른데 말이다.
기업에서 면접관으로 일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새삼 크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나의 수업을 반성했다.
나는 요즘 어떻게 수업하고 있는가?
저렇게 열심히 수업을 연구하고 시연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나는 자꾸만 고개가 숙여졌다.
학생들 하나하나 소중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는가?
나도 처음에는 열정에 불타올라 교재와 수업을 연구하고 연수를 받으며 수업을 준비하고 교실에 들어가 혼신의 힘을 다해 수업 목표를 달성했었지...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어느샌가 나태해지고 매일이 똑같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열정이 넘치는 세 선생님들의 수업을 보며 나는 감히 이를 평가할 수 없었다.
오히려 자기평가의 좋은 기회가 됐다.
이는 나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옆에 앉아 계신 선생님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나보다.
다들 ‘내 수업을 반성한다.’는 혼잣말을 들릴 듯 말 듯 입밖으로 되뇌이고 있었다.
우리 학교와 맞는 색깔은 무엇일까?
세분의 면접관 선생님은 이를 고민했다.
정말 심사숙고하며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한 분의 선생님을 선발한다.
먼 길 오신 남은 두 분 선생님의 귀중한 시간을 생각한다.
최대한 미안하고 죄송스럽지 않게 어렵게 어렵게 결정한다.
결코 가볍지 않게.
누군가를 선발하고 평가한다는 것은, 상당히 무거운 일이다.
아니 무거운 일이 되어야 한다.
한 개인의 삶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중한 우리의 결정이 맞기를 바란다.
곧 새로운 선생님이 출근하시고 멋지게 환영 인사할 그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