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과 시청산격청사를 바라보며 옛날을 회상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8일 오후, 집 가까운 칠성시장 가까운 신천변을 걸었다. 며칠 내로 대형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를 남해안에서 남북 수직으로 관통할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고, 벌써 선발대가 닥쳐왔는지 하루 종일 바람이 불고 날씨는 쾌청하였다. 꼭 초가을처럼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어 참으로 상쾌한 느낌을 준다.
나는 칠성고가교 밑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있는 목책 난간에서 북쪽으로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곳에서는 경대교가 보이고 ‘시청산격청사(구 경상북도청)’와 좌측 위에 우람하게 자리 잡고 있는 ‘구암서원’ 건물이 아름답게 잘 지어졌다고 느끼면서 옛 생각에 젖어본다.
70년 후반 나는 대구시본청 새마을 부서에서 4년 간 근무하였는데 참으로 힘들었고 한편으로는 보람도 있었다. 그때 많은 직원들은 새마을 부서에 근무하면 가점을 준다고 하지만 소위 기피부서가 되었다. 어떤 사업이던지 국비만 들어가면 새마을사업으로 이름을 붙어져 추진해야만 했다. 그리고 수시로 도청 새마을부서 호출을 받아 과제를 가지고 나왔는데 토요일 오후도 없었고 일요일도 밤늦도록 일했다.
금요일 오후 또는 토요일 오전에 경북도에 들려 일거리를 가지고 나와 토•일요일 꼬박 작업을 하여 월요일 오전에 결재를 받은 후 오후에 도청에 제출하였다. 그리고 내무부 등 중앙부서에서는 현장 확인, 검열, 평가를 위해 자주 내려와 참으로 힘든 일상을 보냈다. 그때를 몾 잊어하는 동료들을 지금도 만나면 할 얘기가 너무 많았고, 나름대로 땀흘렸던 일들이 지금은 소중하고 값진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그때 모든 직원들을 아껴주시고 고락을 같이 하시던 과장 두 분은 먼 나라로 떠나셨다. 그 중 한 분은 호랑이 과장님이었지만 승진했다는 소식을 밤중에 전화로 처음 알려주셨으며 의리가 있는 소문난 분이었다. 여기에 남아 있는 노구도 머지않아 만날 수 있기에 마지막 나름대로 부끄럽게 살지 않고 생활하리라고 항상 마음다짐을 해본다.
옛일을 생각하면 그렇게도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으니 어찌된 일일까? 좋은 일들은 생각이 많지 않고 힘든 일들은 퇴직 한 후에도 수없이 머리에 떠오른다. 그리고 신기하리만큼 값지고 아름답다는 느낌은 나 자신을 일으키고 삶의 의욕을 북돋아준다는 감사한 마음을 많이 가지게 된다.
내일은 78주년 광복절이다. 광복 직후 성주 산골에서 태어나 참흑한 6.25전쟁을 겪으면서 내 고향은 북한군이 점령하였고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국군과 유엔군, 경찰, 소방, 학도병, 심지어 지개부대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위하여 피를 흘려 이룩한 오늘의 대한민민국이 아닌가. 그 분들이 싸워 지킨 우리 조국(祖國)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자유대한이 더욱 번영하기를 기원해본다.
(대구시청 산격청사와 광복절 관련 사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