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단상(斷想)
최 순 태
4월 초하루 즉, 4월 1일은 만우절이다. 만우절(April Fool′s Day)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說)이 있으나, “프랑스가 16세기 말에 그레고리력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되었다는” 의견이 가장 유력하다.
현대로 들어서면서 만우절은 “봄을 맞이하는 의식으로써 즐겁게 조롱하고 즐겁게 조롱당하는 날”이라는 뜻으로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순수한 의미가 왜곡되어 만우절 당일 119센터에 거짓 신고전화가 많이 들어와 소방관들이 출동하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허위 신고 때문에 정작 사고가 난 지역에 제때 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예상되며, 급히 현장으로 가서 살펴보고 잘못된 신고임을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에 느끼는 허탈감이 상당하리라 생각된다.
일단 사건이나 사고가 접수되면 반드시 확인을 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해도 좋은 거짓말을 하면 듣는 사람도 즐겁고 말하는 사람도 즐겁게 되리라는 상상을 해본다.
정부에서는 허위전화로 판명되면 강력한 처벌로 단속한다고 한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요즈음은 장난 전화가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단속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스스로 이러한 행위는 자제되어야 한다.
만우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가 초등학교 시절 우리 동네의 형님이 군복무를 하고 있었는데 그의 친구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축하를 받고 싶은 마음에 그의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부대로 발송하였다.
전보를 받은 즉시 울면서 집으로 돌아온 형님은 모든 것이 허위임을 알고 실소를 금치 못하였다. 일종의 장난이었지만 당사자는 상당히 당황하였으리라!
4월 1일 방송된 KBS의 아침마당에 출연한 어느 개그맨이 본인의 생일이 만우절과 겹쳐 친한 친구들을 초청해도 이제까지 한명도 오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여 아침마당에 출연한 사람들과 방청객들이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만우절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본 사례가 되겠다.
만우절에 홀연히 세상을 떠난 홍콩스타 장국영의 투신 소식은 그 당시 모든 사람이 믿지 않았다. 사망일이 만우절과 겹쳐서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그가 떠나 간지 올해로 16년이 된다.
서울의 어느 학교에서 선생님이 공룡 복장을 하고 학교를 활보하고, 수학 수업 중 이 옷을 입고 수학문제를 풀었다고 한다. 학생들이 잠시나마 공룡과 같이 생활한다는 착각을 한 유쾌한 하루를 보낸 하루였으리라! 선생님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모두를 즐겁게 했다.
초등학교 시절 만우절이 되면 수업을 하지 않는다는 장난스런 거짓말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런 말을 들은 우리들은 잠시라도 행복한 표정을 짓던 천진난만한 시절이 있었다. 그날에 선의의 거짓말을 하려고 수없는 시도를 하였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수업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이동하던 중 어느 보험회사의 광고 콘티를 보았다. 거기에 “좋은 이야기는 많이 하고 나쁜 이야기는 삼가는 것이 좋지 않은가”라고 쓰여 있었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만우절이 생긴 유래를 살펴보고 건전한 방향으로 만우절을 보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에게 희망을 주는 선의의 거짓말은 바람직하다. 사람이 꼭 필요한 말만하고 살수는 없지 않은가! 만우절을 맞아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첫댓글 만우절에 발생한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만우절은 거짓말 하는 날이 아니라, 남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가지 않는 장난으로 웃으며 살자는 해학적인 요소가 기본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의 내용에 공감합니다. 정말 한 번쯤 배를 잡고 함께 웃을만한 그런 속임이라면 일부러라도 한 번 당해보고 싶습니다.
이제는 세상이 그런 웃음조차 허락하지 많은 만큼 서로를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아무리 거짓말이라도 부친의 보고장 같은 상대에게 잠시라도 큰 놀람이나 상처가 되는 거짓말은 하면 안좋은 듯 싶습니다. 같이 웃고 같이 즐거워 할 수 있는 거짓말과 풍자와 해학이 있는 그런 거짓말이라면 일년에 하루 쯤 삶의 깨소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만우절의 유래와 그날의 에피소드에 대해 담담하게 쓰신 것 같습니다. 그저 웃어넘길 수 있는 정도의 선의의 거짓말(하얀 거짓말)이면 좋겠는데.. 마음이 각박해져서 용납이 안되니 만우절도 나중에는 없어질거란 생각도 듭니다. 잘 읽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만우절날 재미있었던 일을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가벼운 거짓말이 아닌 불이났다니 폭발물이 설치되어 있다니 이런것은 사회를 혼란을 초래했던 일을 종종 뉴스에서 봅니다. 처벌해야됨이 마땅하고 옳다는 생각이 됩니다. 그런나 가벼운 거짓말로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속임이 하루쯤 정해져있는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만우절에 하는 거짓말도 폭력적내용이나, 죽음,병원 등과 관계있는 거짓말은 좀 지양해야할것 같습니다. 당하는 사람은 몇분이지만 너무 힘들었을 테니까요. 하긴 삶의 여유와 믿음이 줄어든 때문인지 요즘은 만우절 장난도 거의 사라져 듯합니다. 만우절에 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 잘 읽었습니다
만우절은 우리 시대의 즐거운 유산이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굳이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만우절에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 쓰셨네요. 달라진 현 세태와 그때가 많이 비교가 됩니다. 나름 장단점이 있겠지만 그래도 인간미가 넘치던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만우절의 유래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짜임새 있게 잘 풀이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만우절이라도 초상났다는 전보는 좀 지나친 것 같습니다. 여러 에피소드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