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3 14
새벽 5시30분부터 준비해 6시에 정확하게 롯지문을 나섰다
밖에는 아무도 없고 어제 저녁 롯지에서 같이 저녁을 먹었던 영국남 혼자 있었다
같이 출발하자고 했더니 먼저 가란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혼자 출발했다
밤새 후두둑 후두둑 비오는 소리가 양철지붕을 때리는 소리에 비가오면 오늘도 못올라 간다는 생각에 밤새 잠못자고 뒤척이다 아침에 나와보니 비가아니고 고지대 이다보니 비대신 싸라기눈이 온통 뿌려져 있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원래 14일 비라는 예보는 진작에 인터넷 상에서 서로 공유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긴가민가 했는데 다행이었다
새벽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어제 보다는 확연히 흐린 날이다
일출을 보기는 틀린 날씨인것 같다 다만 맑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트레킹 시작했다
출발과 동시에 포트홀이 나타났다
겁이난다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목적지에 오르기위해 용기를 내어본다
멀리 7~8명의 한팀이 새벽일찍 출발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일단 따라 붙어서 올라갔다
한참을 후미에서 따라가자 나보고 먼저 지나 가란다 아마도 자신들이 단체이다 보니 속도가
느려 나에게 불편을 준다고 생각한것 같았다
혼자 치고 올라갔다
한걸음 한걸음이 너무 소중하고 또 소중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수가 없었다
힘들지만 느껴지는 한걸음 한걸음에 희노애락의 모든 감정이 몰려 온다 이기분을 느껴본 사람만이 알것이다
올라가다보니 로어 뷰포인트 정상근처에서 내려오는 팀을 만났다
후미에서 내려오는 네팔리에게 사진을부탁 했더니 흔쾌히 찍어주었다
폭설에 뷰포인트 가는길의 포터나 셀파들이 비바람을 피하거나 장비를 보관하는듯한 캠프가 주저앉아 있었다
로어 뷰포인트가 오늘 최종목적지이다
하지만 지금도 되돌아 가고싶은 마음이 자꾸 생긴다
눈을 동반한 매서운 바람이 불어올때는 더럭 겁이났다 내가 무모한 짖을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온은 떨어지고 발은 젖어오며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다행이도 바람이 잦아들며 햇살이 고개를 내밀었다
햇살이 비춰오자 단단했던 눈길이 녹으면서 발이 푹푹빠지기 시작했다
매섭게 불어오던 바람이 그치고 햇살이 비춰오자 얼었던몸은 녹고 시야가 밝아지며 설산이 그림같이 펼쳐졌다 다시못볼 장관에 그동안의 힘겨움이 모두 사라지고 기쁨의 감정이 복받쳐올라왔다
드디어 로어뷰포인트에 도착했다
마하르디말 4000m에 올라섰다
뷰포인트 근처에 다다르자 인도네시아팀중 한명이 따라왔다 정상에 같이 도착했다
둘이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휘날리는 뷰포인트의 네팔국기와 타르초와 룽다를 배경으로 같이 사진도 찍었다
기뻤다 행복함에 환호했다
원했던 목표를 이루었다는 뿌듯함이 나의몸에 전율을 일으켰다
말못할이 감정에 뒤섞여 원없이 이순간을 기억하려 머리속에 담고 또 담았다
어퍼뷰포인트와 마르디 BC가 4500고지에 있지만 여기까지가 현재 일반 트레커에게 주어진 마지막 포인트이기에 더이상의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하고 하산을 서둘러서 하기로한다
길이 조금이라도 더 녹기전에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하기전 4000고지에 고마운 나의 반쪽과 영원한 사랑을 만년설에 고이새겨 그위로 눈이 덮히고 또 덮혀 영원하길 빌어본다
마지막 까지 안전한 하산길이 되길바라며 조심스레 발길을 옮겼다
올라오는 인도네시아팀과 힘내라며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나는 내려오고 그들은 올라갔다
하늘을 걷는 느낌이었다
어찌 올라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발밑만 보고 올라왔으니 이런 모습을 볼수 없었던것 같다
아스라이 펼쳐지는 저아래 모습을 바라보며 이곳에 서기까지 응원해준 많은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감사합니다
내려가는 저 길도 내 인생에 있어 소중히 한걸음 한걸음씩 내려가듯이 모든것을 귀하게 여기자 다짐해본다
500mℓ 물한병을 아껴 마시며 다녀오면서 이 작은 보온병이 이리도 귀하게 여겨본적이 있나싶어 사진에 담아본다
짧은시간 강렬한 태양이 눈길을 녹여 시간이 갈수록 위험이 커져갔다
거의다 내려 올때쯤 출발할때 본 영국남이 가이드와 이때 올라오고 있었다 아마도 새벽에는 가이드를 기다린듯했다
길이 녹아 위험한것을 알기에 살짝 걱정이 되었다
나중에 롯지에서 만나 잘다녀와서 반갑고 다행이란 생각에 기쁨의 하이파이브도 나누었다
암튼 얼음이 녹으면 포트에 빠질 확률이 높아 정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건 사실인것같다
안전하게 하이캠프에 도착해서 기념사진을 남겨본다
다시한번 안도의 한숨과 감사의 마음이 깊이깊이 우러나왔다
아무튼 흥분과 감동을 뒤로하고 롯지에서 아침을 먹고 롯지네팔리들과 일일이 감사의 인사하고 롯지를 나서 하산을 시작했다
참 롯지가격이 2000루피가 넘게나왔는데 뒷자리는 쿨하게 디스카운트.쌩유~
올라가며 보았던 이정표가 나왔다
이후로는 올라오는 트레커들의 질문공세가 시작되었다
위의 상황을 무척이나 궁금해했다
어디까지 갈수있는지 위험정도는 어떠한지
걱정말고 즐기라고 말해주고 행운도 빌어주었다
랄리구라스가 안전한 귀환을 환영한다는듯 활짝웃는 듯했다
포레스트캠프에 도착해 롯지를 정하고 짐을 풀고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었다
평화로운 포레스트 캠프에서 여유로운 휴식시간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