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했다는 소식이 엊그제 같았는데, 불과 한 달여만에 다음 계단까지 올라섰네요.
어제 김천의 김산정에서 2단 승단을 했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하며 함께 기뻐합니다.
(시지를 자세히 보니 막순까지 가지도 않았네요.. 끝까지 갔으면 4,5단 시수까진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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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궁에서 주최하는 승단대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제도가 우리 활쏘기의 전통 사풍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아시다시피, 근대 제국주의 일본이 유도, 검도 등의 전통 무예를 현대화 시키는 과정에서 승급승단 제도를 도입한 것을 우리도 따라하는 것이지요. 바둑도 그러한 예이구요.
뭐 제국주의 시대 일본이 만들었다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닐 테고, 나름의 효용성도 있으니 꼭 배척, 거부할 일은 아니라 생각하면서도, 무언가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우리 승단제도의 모체가 된 일본 궁도(규도)는 단이 올라가면서 엄격한 궁체 심사는 물론이고, 이론적인 지식도 평가하여 고단자들의 합불을 결정한다는데 우리는 무조건 과녁 맞춘 개수로만 결정하고 이른바 명궁 칭호까지 주니 자괴감 또는 민망함을 느끼는 것이지요. 그나마 5단부터는 각궁죽시로 제한하고, 공식 '명궁'이 되려면 몇몇 추가 요건이 필요하도록 한 것으로 그 민망함을 달래야 할까요?
아무튼 아무리 최고단수 9단 명궁들이라도, 궁체를 우리 전통사법의 관점에서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고 아니할 수 없는 게 현실이더군요. 제가 아는 한 거의 다, 비껴서서 앞으로 밀어놓고 턱밑으로 당겨 깍지손을 똑 떼고 마는, 양궁+국궁 퓨전식 활쏘기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번에 신총무의 승단은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 조상님들이 전해주신 진정한 조선 활쏘기로 이룬 결과이기 때문이죠(최초의 진짜 국궁 유단자^^). 아직은 좀 이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호쾌한 활쏘기라 자부하는 조선 철전사법이, 앞손 뒷손을 다 뿌려서 시수가 잘 안 날 것이라 지레짐작 하시는 분들은 염려를 좀 내려 놓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신총무가 이번에 그것을 얼마간 입증해 주었구요.. 우리 연구회의 신사 중에서 철전사법을 배운 뒤 비교적 빠른 시간(서너 달쯤) 안에 첫몰기를 하고 입단을 준비중인 분도 있으니까요.
앞으로, 올해 입단과 추가 승단까지 해 치운 신총무님과, 다른 연구회원님들의 더욱 큰 약진을 기대합니다.
PS 이 참에 하나 (국궁판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현재의 120보(145미터) 과녁 맞추기도, 그냥 과녁만 아무데나 맞추면 똑같이 쳐주는 방식 말고, 우리 전통대로 '관중'과 '변'을 구분하여 점수제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꽂힘과녁이 아니라 몇몇 기술적 문제가 걸리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그 정도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첫댓글 축하합니다. 더욱 정진해서 조선철전사법이 전통 정통사법임을 증명해 주시고 훌륭한 사풍을 만들어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