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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대의 한국사람들이 한시를 이해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건, 평소 접하기 쉽지않은 동사와 수식어인 부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실 명사나 형용사는 한자의 뜻만 알면 큰 무리없이 해석이 되는데, 동사는 자칫 명사나 형용사로 알고 새기게 되는 경우도 많지요(동사와 형용사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없지 않지만..). 여기에서는 한시의 對句에 실제로 쓰여진 동사를 예로 들어 시를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물론 한시 교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인후(金麟厚) 선생의 百聯抄解에서도 많이 인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말 새김은 동사의 원뜻을 되도록 살리고자 덧칠함에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1. 같은 의미나 비슷한 느낌의 동사를 짝으로 한 對句 -爲 : 作 : 成
예 : 柳爲翠幕鶯爲客 花作紅房蝶作郞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버들이 푸른장막을 치니 꾀꼬리가 손님이 되고, 꽃이 신방을 차리니 나비가 신랑이 되네
月作利刀裁樹影 春爲神筆畵山形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달은 예리한 칼이 되어 나무 그림자를 재단하고, 봄은 신묘한 붓이 되어 산 모양을 그리네
松作洞門迎客蓋 月爲山室讀書燈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소나무는 마을 어귀의 손님맞는 차일이 되고, 달은 산속 집에서 책읽는 등불이 되네
天衾地席山爲枕 月燭雲屛海作樽 (조선 중기 진묵대사)
하늘을 이불로 땅을 자리하고 산을 베개삼아, 달을 촛불로 구름을 병풍으로 바다를 술통삼아
粉甘葛笋咬爲筆 核爛榴房剖作杯 (조선 말 황현의 만추 중)
달디단 칙순은 씹어서 붓을 만들고, 익어터진 석류는 쪼개서 잔을 만들리
氷消一點還爲水 兩木相對便成林 (김삿갓의 시 중)
얼음(氷)에서 한 점을 떼면 다시 물이 되고, 나무 둘이 마주하면 곧 숲(林)을 이루네
野蝶成團戱 沙鷗作隊行 (고려 郭預의 시)
들에는 나비 떼지어 놀고, 모래 사장엔 갈매기 대오를 이루며 가네
-含 : 帶
예 : 松含雪裏靑春色 竹帶風前細雨聲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소나무 눈속에서 푸른 봄빛을 머금고, 대나무 바람을 맞아 가랑비 소리를 지니네
雪裏高松含素月 庭前脩竹帶淸風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눈속에 높은 소나무 하얀 달을 품고, 뜰앞 대나무 청풍을 지니지
紅顔淚濕花含露 素面愁生月帶雲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발그레한 얼굴 눈물 젖으니 꽃이 이슬을 머금은 듯, 하얀 얼굴 시름어리니 달에 구름이 드리운 듯
-歸 : 落 : 行
예 : 歸雲映夕塘 落照飜秋木 (조선 중기 범경문의 蒼軒秋日 중)
돌아가는 구름 저녁 못에 비치고, 지는 노을 가을 나무에 일렁이네
雨晴海嶠歸雲嫩 風亂山溪落葉嬌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비 개인 바다가 절벽 돌아가는 구름 곱고, 바람 어지러운 산 개울 지는 낙엽 아리땁다
問津行客鞭應急 尋寺歸僧杖不閑 (박문수의 등과시 낙조 중)
나루터를 묻는 길가는 나그네 채찍질이 급하고, 절로 돌아가는 중 지팡이 쉴틈없구나
-知 : 覺 : 驗 : 想
예 : 不知溪水長 只覺釣船高 (고려 말 설손의 山中雨 중)
개울 물 얼마나 불었는지 알지 못하나, 다만 고기잡이 배가 높다랗게 올라간 건 알수 있네
鷄犬知村近 星河驗水澄 (조선 초 홍귀달의 廣津舟中早起 3,4구)
닭과 개소리 들리니 마을이 가까운 걸 알았고, 은하수를 보니 강물 맑을 걸 알았지
江樓燕舞知春暮 壟樹鶯歌想夏天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강가 누각에 제비 춤추니 봄 저믈어 감을 알겠고, 두둑가 나무에 꾀꼬리 노래하니 여름 생각하네
-驚 : 畏 : 怯
예 : 千里客心驚歲晩 一方民意畏天傾 (조선 윤선도의 북쪽 변방에 귀양가서)
천리밖 나그네 해가 다함에 놀라는데, 이 지방 민심은 하늘의 뜻이 기울었나 두려워하네
月鉤潛水魚驚釣 煙帳橫山鳥畏羅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눈섭달 물에 잠기니 고기 낚씨인가 놀라고, 안개 장막 산을 가르니 새는 그물인가 두려워하네
修竹映波魚怯釣 垂楊俠道馬驚鞭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긴 대나무 물결에 비치니 물고기 낚시대인가 겁먹고, 길가에 늘어진 버들 말 채찍인가 놀라네
-得 : 加 : 聞 : 逢
예 : 每年加弊瘼 何日得歡娛 (고려말 원천석 過楊口邑 중)
해마다 병폐는 더해가니, 어느날에나 즐거움을 얻으리
精誠難聞稱道語 暫離易得是非聲 (김삭삿의 훈장 중)
정성을 다해도 칭찬하는 소리 듣기 어렵고, 잠시 자리를 비워도 비난하는 말 얻어듣기 쉽네
千里他鄕逢故人 七年大旱得甘雨 (작자 미상, 최치원의 '4가지 기쁨' 이란 시로도 전해짐)
천리 타향에서 옛친구를 만나는 것, 7년 큰 가뭄에 단비를 얻는 것
-愛 : 憐
예 : 朝愛靑山褰箔早 夜憐明月閉窓遲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아침엔 청산을 사랑하여 발을 일찍 걷고, 밤엔 명월을 아끼기에 창을 더디 닫네
花落庭前憐不掃 月明窓外愛無眠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꽃잎 뜰앞에 떨어져도 안쓰러워 쓸지 못하고, 명월이 창박에 비취니 사랑스러워 잠들지 못하네
-過 : 行 : 消
예 : 烟波白鷗時時過 沙路靑驢緩緩行 (고려말 안축의 강릉경포대 중)
안개서린 물결에 흰 갈매기 때때로 지나가고, 모랫길엔 나귀가 천천히 가는구나
耕田消白日 採藥過靑春 (고려 신숙의 棄官歸鄕 중)
밭을 갈면서 세월을 보내고 약초를 캐면서 청춘이 지나갔네
-窮 : 盡 : 去
예 : 山外有山山不盡 路中多路路無窮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산 밖에 산이 있으니 산은 끝나지 않고, 길 가는데 길이 많으니 길은 다하지 않네
無情又見今年去 有力難回此夜窮 (여류시인 박죽서의 제야 중)
무정하게 또 올해가 가는 걸 보고, 힘이 있다해도 이밤이 다하는 걸 돌이키기 어렵도다
-暮 : 空 : 寒
예 : 日暮天含墨 山空寺入雲 (조선 김식의 居昌山中 중)
해 저무니 하늘은 먹장 같고, 산은 비고 절간엔 구름이 드네
日暮朔風起 天寒行路難 (조선 윤계의 途中 중)
해 저무니 북풍이 일고, 날씨 추우니 길 가기 어렵구나
-似 : 如
예 : 竹芽似筆難成字 松葉如針未貫絲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죽순은 붓같이 생겼으나 글씨를 쓰지 못하고, 솔닢은 바늘 같아도 실을 꿰지 못하네
雲斂天如水 樓高望似飛 (조선 신순일의 부인 이씨의 시 중)
구름 걷히니 하늘은 물같이 푸르고, 누대는 높아 바라보니 날라갈 듯 하구나
-飮 : 呑(삼킬 탄) : 啖(씹을 담)
예 : 花前酌酒呑紅色 月下烹茶飮白光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꽃밭에서 술을 대작하니 붉은 색을 삼키고, 달 아래 차를 끓이니 하얀 달빛을 마시네
無飢只在啖松葉 不渴惟憑飮玉泉 (조선 곽재우의 退去琵琶山 중)
다만 솔잎을 씹으니 주리지 않고, 오직 맑은 샘물을 마시니 목마르지 않다
-飢 : 渴
예 : 無飢只在啖松葉 不渴惟憑飮玉泉 (조선 곽재우의 退去琵琶山 중)
다만 솔잎을 씹으니 주리지 않고, 오직 맑은 샘물을 마시니 목마르지 않다
-盟 : 誓
예 : 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이순신 장군의 陳中吟 중)
바다에 맹서하니 물고기와 용이 동하고, 산에 맹서하니 초목이 알리라
-使 : 敎
예 : 但使龍城飛將在 不敎胡馬度陰山 ( 성당 왕창령의 出塞 중)
다만 용성을 비장군으로 하여금 지키게 한다면, 오랑캐로 하여금 음산을 넘게 하지 않았을텐데
-究 : 窮
예 :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을지문덕 장군이 脩나라 우중문에 준 시)
귀신같은 계책은 天文을 통달하고, 신묘한 셈은 지리를 꿔뚫었네
-留 : 在
예 : 春色每留階下竹 雨聲長在檻前松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봄빛은 매양 섬돌 아래 대나무에 머믈고, 빗소리는 오랫동안 난간 앞 소나무에 남아
-涵 : 鎖
예 : 澄澄鏡浦涵新月 落落寒松鎖碧煙 (조선 황희의 경포대 중)
말고 맑은 경포대에 초승달이 잠기고, 낙락장송에 푸른 안개 서렸네
-隨 : 與
예 : 事或隨時別 心寧與道違 (조선 최명길의 청나라 심양 옥중에서 쓴 시 중)
일이 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마음이야 정녕 道와 더불어 어긋날 수 있으리
-返 : 廻
예 : 垂柳均綠鶯返囀 群林紅盡雁廻聲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늘어진 버들 짙푸르니 꾀꼬리 돌아와 지저귀고, 숲에 붉은 낙엽지니 기러기 돌아오는 소리 난다
-回 : 屈
예 : 曲曲溪回複 登登路屈盤 (조선 나식의 道峰寺 중)
구비구비 시냇물 거듭 돌고, 오르고 올라 길을 구불구불 돌아서
-萎 : 凋
예 : 枝條將萎絶 花蘂半凋殘 (조선 김인후의 盆菊 중)
가지들은 시들어 버리려 하는데, 꽃술은 반이나 조락해 부서졌네
-破 : 崩
예 : 山月入松金破碎 江風吹水雪崩騰 (북송 왕안석의 次韻平甫金山會宿寄親友 중)
산 위 달이 소나무에 드니 금빛 부서지는듯, 강에 바람부니 물이 눈처럼 무너져 오르네
-反 : 倒
예 : 雖然反夙暮 未可倒裳衣 (병자호란 후 김상헌이 최명길에게 주는 시 중)
비록 아침과 저녁이 바뀌더라도, 치마와 윗옷을 바꿔입을 수는 없다네
-看 : 對
예 : 相看方一笑 相對却無言 (조선 중기 김사계의 가야산에서 윤정경을 만나다, 3, 4구)
서로 보고 같이 한번 웃을 뿐, 마주 대하고는 도리어 아무 말도 없었네
-思 : 憶
예 : 中宵見月思親淚 白日看雲憶弟心 (조선 초 성석린의 在固城寄舍弟 중)
한밤중에 달을 보니 부모님 눈물이 생각나고, 한낮에 구름을 보니 동생 마음이 생각나네
-望 : 思(그리워하다)
예 : 擧頭望明月 低頭思故鄕 (이백의 靜夜思 중)
고개들어 명월을 바라보다, 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
-迎 : 納
예 : 珠簾半捲迎山影 玉窓初開納月光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구슬 발을 반쯤 걷어 산 그림자를 맞고, 옥창을 처음 열고 달빛을 받아드리네
-尋 : 喚
예 : 松間白雪尋巢鶴 柳上黃金喚友鶯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소나무 사이 백설은 둥지 찾는 학, 버드나무 위 황금은 벗을 부르는 꾀꼬리
-鳴 : 語
예 : 孤店鳴雙杵 空林語百蟲 (조선 임숙영의 이른 나들이 중)
쓸쓸한 주막에서 쌍절구 소리나는데, 빈 숲엔 온갓 벌레들이 우네
-躍 : 翔
예 : 草箔遊魚躍 楊堤候鳥翔 (고려 김극기의 田家四時 중)
갯풀아래 물고기 뛰놀고 버드나무 뚝에 철새들 비상하네
-舞 : 飛
예 : 花間蝶舞紛紛雪 柳上鶯飛片片金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꽃 사이 나비 춤추니 눈발 어지러히 날리는듯, 버들가지 위에 꾀꼬리 나니 편편이 금빛이라
-動 : 飜
예 : 魚搖荷葉動 鵲踏樹梢飜 (서화담의 獨坐 3,4구)
물고기가 흔들어 연잎 움직이고, 까치가 밟으니 나무 가지 끝이 흔들리네
-掃 : 粧
예 ; 花迎暖日粧春色 竹帶淸風掃月光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따뜻한 날을 맞은 꽃 봄색을 단장하고, 맑은 바람을 두른 대나무 달빛을 소제하누나
-行 : 涉
예 : 將行有河海 將涉無舟航 (고려 말 이달충의 유감중)
가려하니 강과 바다가 있고, 건너려 하니 배가 없구나
-驅 : 送
예 : 風驅江上群飛雁 月送天涯獨去舟 (고려 박인범의 江行呈張峻秀才 중)
바람은 강위 떼지어 나는 기러기를 몰아가고, 달은 하늘가 외로이 떠가는 배를 전송하네
-至 : 來
예 : 鴻雁兩三何處至 却疑塞北有書來 (조선 말 이상재의 무제 중)
기러기 두세마리 어디에 오는고, 북쪽 변방에서 편지를 가지고 오는지도 모르지
-絶 / 滅예 : 千山鳥飛絶 萬徑人踪滅(중당 유종원의 江雪 중)
온 산에 새 날기를 그치고, 모든 길엔 사람들 자취 끊겼네
-盡 : 乾(마를 간)
예 :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乾 (만당 이상은의 무제 중)
봄 누에 죽어야 실 뽑기를 그치고, 촛불은 재가 되어야 눈물이 마르지
2. 반대어나 서로 대조를 이루는 동사를 짝으로 한 對句
예 : 山含落照屛間畵 水泛殘花鏡裏春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지는 노을 머금은 산은 병풍속 그림이요, 물에 떠가는 떨어진 꽃은 거울 속 봄이라 聲痛杜鵑啼落月 態媚籬菊慰殘秋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목아픈 두견새는 지는 달을 보고 울고, 자태 고운 울밑 국화 남은 가을을 위로하네 聲斷曉岑殘月白 血流春谷落花紅 (단종의 영월 누대에서 중) 두견 소리 끊긴 새벽 산위에 남은 달은 하얗고, 피눈물 흐르는 봄 골짜기 지는 꽃은 붉어라 霜着幽林紅葉落 雨餘深院綠苔生 (조선 중기 장유의 示金晦而 중)
서리 내린 그윽한 숲에는 붉은 잎 지고, 비 온 깊은 뜨락엔 푸른 이끼 돋아나네
郊外雨餘生草綠 檻前風起落花紅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성밖에 비가 넉넉하니 풀이 파랗게 돋아나고, 난간 앞에 바람 이니 꽃이 붉게 지네
花開作夜雨 花落今朝風 (조선 중기 송한필의 昨夜雨 중)
어재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春前有雨花開早 秋後無霜葉落遲 (明 傳採童詩 중)
봄 오기 앞서 비내리니 꽃 일찍 피고, 가을 지나도 서리 없으니 낙엽 늦게 지네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춘향전에 나오는 시 중)
촛농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더라
靑海水從銀漢落 白雲天入玉山浮 (조선 양사언의 만경대 중)
푸른 바닷물은 은하수에서 떨어진듯, 흰 구름은 하늘에 들어 옥으로 된 산처럼 떠있네
-見 : 聞
예 : 乍見竹外影 時聞月下香 (조선 성윤해의 詠梅 중)
잠간 대숲 밖에 그림자 보이더니, 그 때 달 아래에서 좋은 향기를 맡네(聞)
白雲斷處見明月 黃葉落時聞擣衣 (宋 주장문의 望中有懷 중)
흰구름 끝나는 곳에 밝은 달 보이고, 노란 잎 떨어질 때 다듬이 소리 들리네
宅裏尋常見 崔九堂前幾度聞 (두보의 강남에서 이귀년을 만나다)
기왕의 저택에서 늘 보았고, 최구의 집에서도 여러번 들었지
天空絶塞聞邊雁 葉盡孤村見夜燈 (만당 유창의 시 咸陽懷古 중)
빈 하늘 먼 변방에 기러기 소리 들리고, 낙엽 지고 쓸쓸한 마을에 夜燈이 보이네
-來 : 去
예 : 春來花正盛 歲去人漸老 (조선 只一堂 김씨의 시 중)
봄이 오니 바로 꽃이 만발하고, 세월이 가니 사람은 점점 늙어가누나
蕭蕭寒雨來時夢 往往漁人去後邱 (조선 말 전봉준의 해오라기 중)
쓸쓸히 찬비 꿈결처럼 올 때에, 왕왕 어부들이 간 후 언덕에는
-舞 : 歌
예 : 春庭亂舞尋花蝶 夏院狂歌選柳鶯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몸뜰에 어지러히 춤추는 건 꽃찾는 나비, 여름 뜨락에 시끄럽게 노래하는 건 버들을 가리는 꾀꼬리
江樓燕舞知春暮 壟樹鶯歌想夏天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강가 누각에 제비 춤추니 봄이 저믈어 감을 알겠고, 두둑가 나무에 꾀꼬리 노래하니 여름 생각하네
-吐 : 含
예 : 山吐孤輪月 江含萬里風 (율곡 이이의 花石亭 중)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내고, 강은 만리 바람을 머금었네
-弄 : 唱
예 : 春鳥弄春春不怒 曉鷄唱曉曉無言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봄 새 봄을 희롱해도 봄은 성내지 않고, 새벽 닭은 새벽을 노래해도 새벽은 말이 없네
-開 : 遮
예 : 紅袖遮容雲裏月 玉顔開笑水中蓮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붉은 소매로 얼굴을 가리니 구름 속 달이요, 옥 같은 얼굴에 웃음 띄니 물 가운데 연꽃이라
-開 : 捲(말 권)
예 : 예 : 珠簾半捲迎山影 玉窓初開納月光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구슬 발을 반쯤 걷어 산 그림자를 맞고, 옥창을 처음 열고 달빛을 받아드리네
-笑 : 啼예 : 花笑檻前聲未聽 鳥啼林下淚難看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꽃은 난간 앞에서 웃는데 소리는 들리지 않고, 새는 숲속에서 우는데 눈물 보이지 않네
-啼 : 吠
예 : 春日鶯啼脩竹裏 仙家犬吠白雲間 (두보의 膝王亭子 중)
봄날 꼬꼬리는 대나무 숲에서 울고, 仙家의 개는 흰구름 속에서 짖네
-歸 : 過
예 : 龍歸曉洞雲猶濕 麝過春山草自香 (大東奇聞 중 율곡선생이 상제에게 받은 시구)
용이 돌아온 새벽 동굴 구름 아직 습하고, 사향노루 지나간 봄산 풀에 향이 절로 난다
-送 : 迎
예 : 花不送春春自去 人非迎老老相侵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꽃은 봄을 전송하지 않았건만 봄은 절로 가고, 사람은 늙음을 마지하지 않았지만 처들어 오네
-引 : 驅
예 : 風引鍾聲來遠洞 月驅詩興上高樓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바람은 종소리를 끌고 먼 동리에서 오고, 달은 시흥을 몰아 높은 누대에 오르네
-滅 : 成
예 : 風射破窓燈易滅 月穿疎屋夢難成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바람이 찢어진 창으로 쏟아지니 등불 꺼지기 쉽고, 달빛 성긴 문으로 들어오니 잠 이루기 어렵다
-積 : 流
예 : 壁重嵐翠積 天遠雁聲流 (조선 유성룡의 齋居有懷 중)
벽에는 푸르스름한 기운 쌓이는데, 하늘 멀리 기러기 소리 흐른다
-衰 : 老
예 : 花衰必有重開日 人老曾無更少年 (西廂記에 나오는 시구절)
꽃은 시들어도 거듭 필 날이 있지만, 사람은 늙어지면 다시 젊어지지 않는다
-喧(시끄럽다) : 默
예 : 綠水喧如怒 靑山默似嚬 (송시열의 赴京 중)
녹수는 성난듯 시끄럽게 흐르는데, 청산은 말없이 찡그리고 있는 것 같구나
-醒 : 醉
예 : 醒時同交歡 醉後各分散 (이백의 달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 중)
취하기 전엔 함께 즐기다가, 취하고 나면 각기 흩어지네
-擧 : 低
예 : 擧頭望明月 低頭思故鄕 (이백의 靜夜思 중)
고개 들어 명월을 바라보다, 고개 숙여 고향을 그리워한다
-倒 : 斜
예 : 山影倒江魚躍峀 樹陰斜路馬行枝 (조선 김인후의 백련초해 중)
산그림자 강에 거꾸로 비치니 물고기 산봉우리에 뛰놀고, 나무 그림자 길위에 비껴드니 말은
나무가지 위를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