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현(先賢)들의 고시조(古時調) 21가지]
01. 탄노가(嘆老歌) : 우탁 (1263~1343). 호는 역동. 고려 충숙왕 때의 학자.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터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02. 하여가(何如歌) : 이방원(1371~1422). 조선 제3대 임금. 태종이 아직 임금이 되기 전 정몽주가 이성계의 병문안을 왔을 때 정적 정몽주의 의향을 떠 보며 회유를 하려는 '하여가' 노래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 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년까지 누려보세.”
03. 단심가(丹心歌) : 포은 정몽주(1337~1392). 고려 공민왕 때 벼슬은 문하시중 이방원의 '하여가(何如歌)' 에 대한 정몽주의 응답의 노래이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04.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 목은 이색(1328~1396). 고려말의 대유학자로 공민왕 때 문하시중.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 우국충정을 담은 노래로 여기서 세 가지는 '구름: 이성계의 신흥세력, '매화: 우국지사, '석양: 고려 왕조를 의미.
● 삼은(三隱)? : 고려 시대의 선비들은 아호에 '은'(隱) 자를 많이 썼는데 이는 망한 고려에 대한 충절을 끝까지 지키며
숨어서 은거(隱居)한다는 뜻으로 포은(圃隱)정몽주, 목은(牧隱)이색, 야은(冶隱)길재 등 세 사람을 말한다.
05. 회고가(懷古歌) : 야은 길재(1353~1419). 고려말 공민왕 때의 학자.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도랐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련가 하노라.”
● 이방원이 태상박사의 벼슬을 내렸으나 고사하고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켰다. 이를 '회고가' 라고 한다.
06. 가마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 이 씨(정몽주의 어머니)
“가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낸 가마귀 흰 빛을 새오나니/ 창파에 조히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 '새오나니‘: 시기하나니. '조히‘: 깨끗이. 아들에 대한 훈계의 노래다.
07. 가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마라 : 태종조 때의 영의정. 이직. 호는 형제.
“가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 뿐인가 하노라.”
● 사람을 겉모습만으로 비평하지 말 것이며, 겉모양은 훌륭하여도 마음이 검은 사람도 많다는 경계의 노래다.
08. 강호에 봄이 드니 이 몸이 일이하다 : 황희(1363~1452). 호는 방촌. 공민왕~문종 때의 영의정.
“강호에 봄이 드니 이 몸이 일이하다/ 나는 그물 깁고 아희는 밭을 가니/ 뒤뫼에 엄 긴 약초를 언제 캐려 하나니.”
● 이 노래는 황희가 정계를 은퇴하고 고향으로 낙향하여 전원생활을 하며 평화롭고 아름다운 농촌의 봄 풍경을 읊은 노래.
09.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 김상헌(1570~1652). 인조 때의 정치가.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세월이 하 수상하니 올동 말동 하여라.”
● 병자호란 때 끝까지 싸울 것을 주창한 척화신으로 심양에 인질로 가며 읊은 우국충정의 노래다.
10.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 남구만(1629~1711). 효종 때 등제하여 영의정 역임.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칠 아이는 여태 이럿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 남구만이 낙향하여 전원생활을 하며 농촌의 평화로움을 그린 노래.
11.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 윤선도(1587~1671). 호는 고산, 효종의 스승이기도 함.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야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않을 손 바위뿐인가 하노라.”
● 오우가(五友歌) 중에 일생을 유배지에서 보내다시피 한 불운한 학자요, 정치가였다. 인생무상을 읊었다.
12. 자네 집에 술 익거 던 부디 날 부르시소 : 김육(1580~1658). 호는 잠곡. 영의정을 역임.
“자네 집에 술 익거던 부디 날 부르시소/ 내 집에 술 익거 던 나도 자네 청하옵세/ 백년 덧 시름 잊을 일을 의논코자 하노라.”
● 술도 술이려니와 우정을 잘 표현.
13. 술을 취케 먹고 둥글게 앉았으니 : 정태화(1602~1673). 호는 양파. 영의정을 지냄.
“술을 취케 먹고 둥글게 앉았으니/ 억만 시름이 가노라 하직 한다/ 아이야 잔 가득 부어라 시름 전송하리라.”
● 낙향하여 벗들과 더불어 술 마시는 심경을 노래로 표현.
14. 붕우가(朋友歌) : 작자미상
“마음이 지척이면 천리라도 지척이요/ 마음이 천리오면 지척이라도 천리로다/ 우리는 각재 천리오나 지척인가 하노라.”
● 여기 각재의 '재' 는 있을 '在'자,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15. 처세가(處世歌) : 송인(1517~1854). 중종~선조 중종의 부마.
“들은 말 즉시 잊고 본 일도 못 본듯이/ 내 인사 이러하매 남의 시비 모르로다/ 다만 손이 성하니 잔 잡기만 하노라.”
● 일일이 참견하지 말고, 듣고도 못 들은 체, 보고도 못 본체하는 처세술을 노래.
16. 청산도 절로 절로 녹수도 절로 절로 : 김인후(1510~1560). 호는 하서. 중종~명종 학자
“청산도 절로 절로 녹수도 절로 절로/ 산 절로 물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이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하여라.”
17. 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 정철(1536~1593). 호는 송강.
“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한 가지 꺾어내어 님 계신 데 보내고져/ 님이 보신 후에야 녹아진들 어떠리.”
● 사랑하는 님에게 흰 눈과 같은 자신의 맑은 마음을 알리려는 연군의 정을 노래.
18. 탄로가(嘆老歌) : 김정구(연산군 때 사람)
“뉘라서 날 늙다던고 늙은이도 이러한가/ 꽃 보면 반갑고 잔 잡으면 웃음난다/ 추풍에 흩날리는 백발이야 낸들 어이하리요.”
● 이 노래에서의 꽃은 여자를 의미.
19.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렸으니 : 윤두서(1668~?). 호는 공제. 윤선도의 증손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렸으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 고야/ 두어라 알 이 있을지니 흙인듯이 있거라.”
● 겸허한 처세관으로 현인은 아무리 초야에 묻혀 있어도 자연히 알려지게 된다는..
20. 오륜가(五倫歌) : 주세붕(1495~1570). 백운동 서당을 창건하며 서원의 창시자.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부모 옷 아니시면 내 몸이 없으렸다/ 이 덕을 갚으려니 하늘 끝이 없으리.”
21.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 마라 : 황진이(본명은 진, 기명은 명월). 중종 때의 송도 명기. 시 서화 음률에 뛰어남.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엇더리.”
● 벽계수를 희롱한 詩. 조선의 왕족. 세종의 서자 영해군의 손자. 본명은 이종숙.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거든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
● 서화담의 죽음을 애도한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