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로 인해 늘 긴장되고 조심스럽고, 웃을 여유는 전혀 없는 시기입니다. 이 와중에 만우절의 유래 이야기는 쌩뚱맞을수 있으나, 이전부터 계속 올리던 영미 문화관련 Holidays 분석 시리즈의 한 편으로 기록해 두는 겁니다. 우리 문화에서도 중고 학창시절, 반을 바꾼다든지, 책걸상을 거꾸로 배열해서 앉아서 선생님을 맞이한다든지, 등등 만우절에 얽힌 일화들이 추억으로 남아있는 분들도 있겠지요.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교수님들한테 pranks를 하는 일은 거의 없고, 오히려 가르치는 제가 만우절 농담으로 학생들을 잠깐씩 괴롭히고(?) 함께 웃기도 했는데, 강단을 떠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아득합니다... 지금은 개학조차 못하고 있어서 새학기인데도 학생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해야하는 실정이니 안타깝네요.
만우절의 유래 1
4월1일은 April Fool's Day (만우절). 이날은 장난(practical jokes/ pranks)이나 쓸데없이 허탕치는 심부름을 시키거나 그럴듯한 거짓말을 해보고 속은 사람에게 'an April fool'이라고 하거나 'an April fish'라고 하면서 즐거워해도 용서받는 날. 이 날 오전에만 이런 장난을 해야지 정오 지난 후에 하면 진짜 바보라는 말을 듣는다.
만우절의 유래와 관련된 다양한 기원설이 있는데 다음은 만우절의 기원과, 그 유래에 관련된, 주관적으로 좀 재미있다고 간주되는 유래 이야기만 요약해서 소개해 본다.
만우절의 첫번째 기원설. 만우절이 성경의 Noah와도 관련있다니 뜻밖이어서 살짝 흥미롭기도하고 영화 <노아 Noah>도 본 적이 있기에 먼저 소개하기로. 유대 성경(the Hebrew Bible)의 창세기 홍수 이야기(the Genesis Flood narrative)에 따르면, 그리고 Quran의 Sura 71에 따르면, 노아가 방주에서 물이 빠지기 전 마른 땅을 찾기위해 비둘기를 보낸 날이 4월1일로 되어있다고. 그래서 노아의 비둘기처럼 헛되이 심부름을 시키는데서 만우절이 유래되었다고하는...그러나...나로서는 살짝 이해하기 힘든 설. 노아 또는 노아의 비둘기가 뭔 잘못이 있길래...이 날을 익살스럽게 기념??
둘째 기원설, 4월1일에 Jesus를 유대의 총독인 Pontius Pilate(빌라도)에게서 유대의 왕 Herod에게 보냈다가 다시 빌라도에게 보낸 후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게했다고. 여기서 누군가를 헛고생시키는 a fool's errand가 유래되었다고한다. 또는 그리스도 수난을 기념하여 남을 헛걸음시켰다고 하는 설도 있다. 그럼 성스럽고 거룩한 날로 기억해야하는데 장난스럽게 지내는 건 좀 너무하지 않나?
셋째, 로마인들과 켈트인들이 만우절과 비슷한 시기인 춘분(March Equinox) 시기쯤 장난치는 축제를 열었다는데 여기서 만우절이 유래됐다는 설. 춘분제는 구달력(Julian calender)의 설날인 신달력(Gregorian calender)의 3월 25일에 시작해서 4월 1일까지 계속되었다한다. (다섯번째 참조.)
넷째, 또 고대 로마신화에서 그 기원을 찾기도한다. God Pluto(저승의신)가 추수와 곡식의 여신 (즉, 농업의 여신), Proserpina를 납치해갔고, 딸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던 여신의 어머니가 지하세계에 내려가 찾아봤지만 헛수고였다는데서 a fool's errand를 생각해냈다나.
다섯째, 옛날에 Julian Calender를 사용했을 때, 새해가 4월2일이어서 그 전날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축하하고 방문하기도 했는데 (Pope Gregory XIII의 이름에서 유래된) Gregorian calender를 쓰게되면서 새해가 1월1일이 되었다. 그런데 가끔 이 사실을 잊은 사람들이 예전 습관대로 4월2일 새해를 축하하기위해 그 전날인 4월 1일에 친지를 방문한다든지해서 놀림을 받았는데 여기서 만우절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여섯째, 13세기 영국 왕이 자신이 걸어다닌 모든 길을 공유지로 만든다는 포고를 내린 후, 4월 1일에 Nottinghamshire, Gotham의 어느 마을을 여행할 계획을 세웠다. 이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이를 거부했고 왕은 앞서 군대를 보냈다. 이에 대항해 온 마을 사람들이 죽은 물고기(drowning fish)인 척하며 바보같은 행동을 했고, 이를 전해들은 왕은 이 마을은 처벌하기에도 너무 바보같다고 선언했다나 어쨌다나. 그래서 만우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마지막으로, 다섯번째와 연관된 내용. 프랑스에서 1564년에 샤를9세(King Charles IX)가 새로운 역법인 Gregorian calender를 채택했으나, 사람들이 4월1일에 선물을 교환하거나 신년잔치 흉내를 장난스럽게 내기도했는데 이것이 유럽 각국으로 전파 되었다고하는 설. 이 설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이미 1503년에 만우절 장난에 대한 기록이 프랑스에 있다고하니. 어쨌든, 프랑스에서 만우절날 속은 사람을 poisson d'avril (April fish)라 부르는데 4월의 물고기는 어리기 때문에 어리버리해서 쉽게 잘 잡힌다고해서 그렇단다.
혹자는 4월이 되면 태양이 물고기자리를 떠나므로 그것이 기원되었다든지 4월에 고등어가 많이 잡혀서 고등어를 뜻하는 poisson d'avril이 만우절날 속은 사람을 지칭하게 되었다고도 주장하는데 고등어설은 그리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그 외 네델란드 기원설, 불교 기원설, 심지어 인도 기원설 등등이 더 있다지만 나는 여기서 끝내기로.
만우절에 관한 최초의 언급은 15세기에 중세 영문학의 아버지 제프리 초서가 쓴 이야기<수녀와 수도사의 이야기>에 나온다는데, 이 이야기는 만우절 이야기 2탄에서 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