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3ㅡ황제와 대면하는 유비
우리의 주인공 촌놈 유비가 조카뻘 되는 황제와 첫 대면을 하는데....
반가운 사람과 만나는 순간의 표현은 <전라도 버전>이 어울릴 듯 합니다.
황제 유협은 .....
유비가 숙부뻘 된다는 사실을 알자....
용상에서 벌떡 일어나 손뼉을 딱딱 치며 반가워 합니다.
"옴매 옴매...아재...
어쩐 일이다요?
아재를 이렇게 뜽금없이 만나부요...잉...."
"워따 워따 조카....
허벌나게 반갑구만 잉...."
"그랑께 아재....
우찌께 살다가 인자사 나타났소?
아재...아재....
우리 한번 보둠아 붑시다."
"아따.....그래도 조카는 황졔고....
나는 쫄따군디....
내가 보둠어 불먼 싸기지 없다고 안하것능가?"
"옴매....아재하고 조카하고 보둠는디....
누가 뭐라하것소?
암시랑토 안체...."
"그라세...보둠아 불세...
황제 유협과, 우리의 주인공 촌놈 유비는 뜨겁게 포옹합니다.
"아따 횡제 조카 보둠응께 기분이 얼척없게 좋네 잉....."
"야...나도 아재비 보둠응께 겁나 좋소.
조정에 친척이 없어 무쟈게 외로왔는디....
인자 아재를 만나니 참말로 좋소.
그란디...으째야 쓰까잉....
아재가 벼슬이 없어서 쓰것소?
좌장군 벼슬이나 받아부쑈."
유비는 갑자기 황제의 중요 신하가 되었죠.
그때 부터 사람들은 유비를 유황숙(황제의 아저씨)이라 부르게 됩니다.
이를 곁에서 지켜보던 조조의 눈이 샐쭉해집니다.
(저 촌놈을 내가 너무 키우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저 놈이 야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이곳에 묶어 둬야 한다.)
황제를 알현한 그날 이후 유비는 이해못할 행동을 합니다.
숙소 뒤뜰에 채소밭을 만들더니 매일 농사일에만 몰두합니다.
관우와 장비가 투덜거리죠.
"형님...언제까지 농사나 짓고 있을 작정이요?
황제 조카 만나더니 벌써 배가 불러 만족하시오?"
"아이고...동상들....농사가 어때서?
세상 근심이 없으니 할 짓은 농사밖에 더 있느냐?
장비야...저기 <똥장군> 짊어지고 가서 똥좀 퍼오너라.
국물과 건더기(?)를 잘 섞어 떠와야 한다."
"우액!....저..전 비위가 약해서 그런일은 못해요."
이때 조조의 하인이 오죠.
"유황숙을 나리의 댁으로 모셔오라는 분부가 계셨습니다."
유비가 조조의 집으로 가자.....
조조는 매실주를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덕...어서 오시오.
요즘은 채소 농사만 짓고 계신다며서요?"
"소문 들으셨군요.
저는 아무래도 군사를 부리는 전쟁보다는 농사일이 적성에 맞는듯 합니다."
"에이구...현덕...농사이야기는 접어두고....
오늘은 영웅에 대해 논해봅시다.
현덕은 오늘 날 진정한 영웅이 누구라고 생각하시는지?"
"글쎄요. 원술이 군사도 많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니 영웅이라 보아야지요."
"흥..원술? 그는 황제를 자칭하는 역적이오.
내가 조만간 잡아 없앨것이오."
"원소는 명문 귀족출신이라 과히 영웅이라 할만 하지요."
"원소? 그는 쥐배짱에 결단력도 없는 사람이오.
내가 과거 동탁을 장안으로 추격할 때 원소는 맹주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추격을 외면한 비겁자요."
"형주의 유표는 어떻습니까?"
"유표? 그 비쩍 마른 늙은이를 어디에 써먹겠소?
요즘 비아그라 먹고도 밤일(?)이 안돼서 제 마누라에게 매일 밤 혼난다고 들었소."
"강동의 손책은 요?"
"손책은 그 애비 손견때문에 이름을 얻은 것 뿐이오.
재벌 2세 야타족(?)과 비슷한 놈이오."
"글쎄요...저는 더 이상 생각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조승상께서는 누구를 영웅으로 생각하시는지요?"
"내가 생각하는 영웅이란 가슴으론 큰 뜻을 품고...
머릿속에는 뛰어난 계략이 있어야 하고...
천하를 감싸안는 포부와...
강철같은 굳센 의지를 가진 사람이오."
"에이구...승상...그런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겠소?"
"있소!
"예? 누굽니까?"
"그런 영웅은 바로 현덕 그대와 나 조조 둘뿐이오."
그런데 이때 내리던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더니 요란한 천둥소리가 들립니다.
우르릉...쾅!
천둥이 내리치자 유비가 이상한 반응을 나타냅니다.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젓가락질을 하는 오른손이 미세하기 떨리기 시작합니다.
"현덕...왜 그러시오?
어디 아픈데라도 있소?
아니면 저 천둥소리때문에 그러시오?"
"아닙니다. 아픈데는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나이가 몇인데 저까짓 천둥소리에 놀라겠습니까? 아무 걱정 마십시오."
우르릉...쾅....
또한번 처둥소리가 울리자.
유비의 얼굴이 더 창백해 지더니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합니다.
또한번...우르릉...쾅!
세번 째 천둥이 울리자....
유비가 갑자기....
어허헉......하고 머리를 감싸더니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갑니다.
"아니...현덕...왜 그러시요?"
부들...부들...."제...제가
어려서 천둥소리에 크게 놀란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천둥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부...부끄럽습니다."
"에이구...그깢 일에 부끄러울게 뭐요?
빨리 나와 술이나 한잔 더 받으시오.
그런데 왜 바지가 젖었는지요?"
"어....그..그만....
술을 많이 마셔 바지에 실례를 했소.
이...이런 망신이 어딨나?"
조조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이런 쪼다.....내가 사람을 잘못 봤구나.
이 사람도 영웅은 아니다.)
이때 관우와 장비가 유비를 모시러 왔습니다.
형님...비가 많이 와서 저희가 모시러 왔습니다.
그만 가시죠.
"그...그래 어서가자....
장비야 네가 나를 좀 업어다오.
내가 취했는데 저 처둥소리 때문에 좀 어지럽다."
"예...형님...길도 미끄러운데 제 등에 업히시죠."
유비는 조조와 작별하고 장비의 등에 업혀 숙소로 돌아갑니다.
"형님...갑자기 제 등에는 왜 업히셨는지요?"
"쉿....조조.눈에는 내가 등신처럼 보여야 한다.
조조의 눈에 내가 영웅으로 비춰지면...
그는 나를 이곳 허도에 가둬두려 할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천둥소리에 놀라는척 했다
내가 농사를 짓는척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형님...지금 소문을 듣자하니 원술이 군사들을 몰고 원소에게 투항하러 간다합니다.
황제의 자리를 원소에게 양보한다는거죠."
"잘됐다.
원술을 핑계로 이 장안을 벗어나자.
내일 조조에게 가서...
원술을 칠테니 군사를 내 달라고 요구하자."
"좋은 생각입니다.
그런데 형님...그만 내리시죠.
무겁습니다."
"내리기 싫다....난 따뜻한 장비 네 등이 좋아."
유비는 무사히 조조의 감시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래 그림은 술을 마시고있는 유비와 조조의 모습입니다.
0064ㅡ유비는 궁궐을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나가다
이틑날...유비는 조조를 만나러 승상부에 들어갔습니다.
"승상...어제는 제가 술이 과했나봅니다."
"유황숙...무슨 말씀이오?
어제 술좌석은 즐거웠소."
"승상..
그런데 소문에 의하면 원술이 전국옥새를 들고 원소에게 투항하러 간다는 소문입니다.
원술은 황제를 참칭한 역적인데 그대로 두어서는 안돼지요.
원술이 원소에게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주성을 통과해야 합니다.
서주의 지형은 제가 가장 정확히 알고 있으니 정병 5만명만 빌려주시면 원술의 목을 베어 돌아 오겠습니다."
"음...듣고보니 일리 있는 말이요.
그럼 5만의 군사를 내어 줄 테니 윈술을 사로잡거나 목을 베어 돌아오시오."
조조는 별 의심없이 유비의 요청을 수락하였죠.
유비는 천자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군사 5만을 인솔하여 서주성을 항해 출발합니다.
"관우야...장비야...이젠 살았다.
내가 여지껏 바보처럼 행세하자 조조가 나에 대한 경계심을 풀었다.
이제 군사 5만을 얻었으니 원술을 제거한 후 우리도 자립하도록 하자."
"예...형님...답답한 궁궐에 갇혀 있다,
이렇게 빠져 나오니 하늘을 날듯 기쁩니다.
어서 서주로 갑시다."
유비에게 군사를 내 줬단 소식을 들은 곽가와 순욱이 조조에게 황급히 달려와....
"승상...어쩌려고 유비에게 군사까지 주어 내보내셨습니까?"
"내가 뮐 잘못했나?
내가 보기엔 유비도 그리 큰 인물이 못돼.
궁궐에 있으면서 하루종일 농사나 짓더니...
몇일 전엔 천둥소리를 듣고 바지에 오줌까지 저리더군."
"승상...그게 바로 유비의 트릭입니다.
바보 컨셉으로 승상을 방심케하고...
결정적 순간에 멀리 도망친 것입니다."
"듣고 보니 그렇군."
조조도 후회하는 마음이 듭니다.
"허저를 불러와라."
"허저 너는 군사 500을 줄테니 유비를 추격해라.
유비를 만나거든 회군하라 명해라."
"옙...승상..."
허저는 급히 500군사를 몰고 유비를 추격했는데....
5만 군사가 질서 정열하게 도열한 가운데....
유비 양편에 관우 장비가 버티고 서서 허저를 맞이합니다.
"허저...무엇하러 허적거리며 뛰어왔소?
군사들 먹일 간식거리라도 가져왔소?"
괴력의 사나이 허저...
전쟁에서 누구에게도 패해 보지 않은 허저이지만.....
관우..장비 두 사람을 보고는 슬며시 꼬리를 내립니다.
깨갱....
"승상께서 유황숙은 다시 돌아오라는 명을 내렸습니다만.."깨갱
"호오...전장에 나선 장수는 때로는 임금의 명도 받지 않을수 있다 하였소."
"깨갱...누가 그런 소리를 했는지요? 깨갱"
"손자 병법에 나오는 말이요.
허장군도 이런 중요한 병법은 적어서 외우시오."
"예...알겠습니다.
여기 필기도구가 있어 모두 적었습니다.
반드시 외우겠습니다.
그리고 승상께도 고하겠습니다."
허저는 끽 소리도 못하고 돌아서고 맙니다.
그리고 부하 장수들에게 한마디 하죠.
"내가 관우 장비에게 쫀게 아니다.
다만 우리 군사 쪽수가 훨씬 부족하니....
돌아가는거다. 깨갱 깨갱..."
부하들도 모두 수궁하죠.
"예...장군님...옳으신 말씀입니다. 깨갱 깨갱.
먼길을 다시 가자니 배가 몹시 고프군요.
어디에서 누렁이 똥개라도 한마리 때려 잡아 끓여먹고 갑시다."
허저는 허적 허적 돌아가고 ....
유비는 서주성에 도착하여 군사를 쉬게한 후...
원술이 지나갈 길목에 군사를 배치했습니다.
몇일 후 원술의 선발대 기령의 군사가 유비와 마주쳤습니다.
"귀 큰 도적놈은 왜 우리의 길을 막는가?
딩장 군사를 물리고 길을 터라."
관우가 봉이 눈썹을 찡긋하더니 삼각수 쓰다듬고.....
"기령...다 망한 원술 밑에서 밥 빌어먹는 처지에 아직도 기운이 남아 있느냐?
어디 한번 덤벼보아라.
오랜안에 내 청룡언월도를 써보는구나."
자아...패망해가는 원술이긴 하지만...
아직도 막강한 군사력은 남아 있습니다.
유비가 과연 원술을 제압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