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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중무장한 탱크부대가 이동하는 장면), (도시의 빌딩이 미사일 포격을 당하는 장면)
내레이션: 끝을 알 수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의 무대가 된 타이완, 코로나19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지구촌은 여전히 격랑 속에 있다.
최재덕/원광대 한중정치외교 연구소장: 1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이런 일이, 즉 코로나 팬더믹이 왔는데 저성장, 기후위기 이런 것이 왔는데 또 미중 간의 경쟁을 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한 꺼 번에 왔다 라는 것이에요.
내레이션: 이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자유를 강조하는 가치 외교에 기치를 내걸었다.
윤석렬/대한민국 대통령: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내레이션: 하지만 가치를 중시해온 미국 마저 최근에는 반도체와 전기차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자국 국익우선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소비자에게는 7500달러를 감면해 드립니다. 미국산 전기차에 한해서요.
내레이션: 지난 주에 이루어진 미,일 정상들과의 만남, 졸속굴욕외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가치와 국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 한국외교는 갈림길에 서있다.
내레이션1: 중국 본토와의 거리가 불과 10여 km에 불과한 타이완 마주섬, 섬 곳곳에 갱도가 뚫여있고 중국의 공습에 대비해 냉전시대에 구축된 방공호가 있다. 최근 마주섬 주민들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들 방공호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 전쟁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도라리우/마주섬 주민: 타이완은 작은 섬이에요. 중국이 전쟁을 시작하면 숨을 곳이 없어요. 갱도가 많아도, 갱도에 숨어 봤자 다 찾아낼 겁니다.
내레이션: 지구 반대편을 덮고 있는 전쟁의 먹구름이 타이완에 몰려오고 있다는 위기감이 주민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황쯔촨/마주섬 주민: 이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계와 비슷한 것 같아요. 타이완과 중국 관계도 같다고 느낍니다. (타이완 핑동현),
내레이션: 타이완 본 섬 주민들 역시 마음이 편치 않다. 일부 농수산물에 대해 중국이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 양식장은 물고기가 자랄 만큼 자랐지만 팔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솅유첸/타이완 양식어민: 우리의 가장 큰 희망은 물고기를 키워 파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치적 관계 때문에 중국과 소통을 하지 않고 있어서 중국이 우리를 봉쇄하고 있어요. 이쪽 양식어민들은 다 불평을 합니다.
내레이션: 특히 가공식품 쪽으로 판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루이롱 젱/타이완 수산업자: 정치는 정치고 경제는 경제죠. 사람들은 살아야 하잖아요. 정치는 잘모르지만 중국과 타이완이 평화로운 관계로 함께 살기를 바랍니다.
내레이션: 하지만 지금의 양안관계는 주민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 공군기지/8월 4일), 각종 전투기를 총동원한 무력시위, 중국 군용기는 연일 타이완 해협 중간선을 넘어 위협비행을 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등펑 미사일이 타이완 상공을 통과하기도 했다. 타이완 주변 해역 여섯 곳이 포위사격의 표적이 됐다. 타이완 군사기지는 물론 미군 항공모함까지 겨냥한 경고 사격인 셈이다.
황 웨일룽/중국 인민해방군: 임무를 하달 받고 무기와 장비를 준비시킨 뒤 이동시키고 발사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내레이션: (타이완 펑후현/8월 24일:, 타이완 군도 대응에 나섰다. 중국군 상륙작전을 가정한 전차사격 훈련 등이 실시됐다. 양안간 긴장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타이완 타이페이/8월 3일), 긴장 고조의 기폭제가 된 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이었다. 타이완의 민심은 둘로 나뉘었다.
양시솅/타이완 주민: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 봅시다. 펠로시가 자신의 개인적 야망을 채운 뒤에 타이완을 떠나면 타이완이 겪어야 할 결과가 보일 겁니다.
레오루/타이완 주민: 펠로시의 방문은 중국이 종이 호랑이라는 걸 증명할 겁니다. 중국은 위협은 많이 하지만 결국 말뿐인 협박으로 끝나죠.
내레이션: 타이완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의 훈장까지 받은 펠로시 의장, 방문목적을 타이완 민주주의의 수호라고 설명했다.
낸시 펠로시/미국 하원의장: 오늘날 세계는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의 선택에 직면했습니다. 이곳 타이완과 세계의 민주주의를 지켜 내려는 미국의 결의는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내레이션: 그런데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일정 중에는 비공개 회동이 포함되어 있었다. 타이완 반도체 업체 TSMC의 마크 리우 회장과 만나는 일이었다. 타이완 수호와 반도체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지난해 미국 전쟁대학의 학술지에 게재된 한 보고서 Detering China from invading Taiwan (중국의 타이완 침공저지), 중국의 타이완 병합을 막기 위한 초토화 전략 (Scorched-earth strategy)이 거론 됩니다. 중국이 타이완 침공을 시도하면 미국과 타이완이 TSMC 시설 파괴를 위협하라는 것이다 (threatening to destroy facilities belonging to the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유사시 TSMC의 고급 기술인력을 신속히 대피시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please to give refuse to highly skilled Taiwanese working in this sector, rapid evacuation). 타이완의 핵심가치가 반도체 산업에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인성/’반도체 제국의 미래’ 저자 前SK하이닉스 연구원: 하지만 차지하는 게임이 확 바뀌는 그런 회사들이 존재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중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회사들을 노려 볼 만하죠.
내레이션: 왜 이렇게 반도체의 공장이 중요해졌을까. 인공지능과 우주 항공을 비롯한 4차 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자원으로 급부상했지만 생산은 국제적 분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미국 업체는 설계, 한국과 타이완은 제조, 일본은 소재와 부품 장비생산을 맡는 구조다. 미국 업체들이 설계에 집중한 건 이윤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김용석/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왜냐하면 제조 쪽은 수율(정상제품 생산물)을 올린다든가 또는 여러가지 공정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사실은 땀을 많이 흘려야 되거든요. 고생을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인데 그 다음에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거든요. 사실 투자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던 거죠. 굳이 거기다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그건 한국이나 타이완 이런 데다 맡기고 미국은 고부가가치의 설계 쪽에 집중하자 이렇게 된 거죠. (삼성전자 3나노 양산 출하식/7월 25일),
내레이션: 그런데 반도체를 작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초미세공정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제조부문에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한 단계 초미세공정을 구축하면 더 고도화된 단계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어서 제조업 부문에 진입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인성: 반도체 제조기술의 특징은 원래 1년 지나면 두 배의 성능을 같은 원가로 낼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다른 방향으로 쓰면 경쟁자를 죽이는 데 쓸 수 있어요. 새로운 회사가 들어오려면 어마어마한 원가의 열세를 버티고 최초의 사용자를 얻은 다음에 고객 베이스(기반)까지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시대죠. 그래서 진입하는 게 굉장히 힘들어졌죠.
내레이션: 결국 제조 역량은 극소수 업체에 집중됐다. 타이완의 TSMC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량의 53.6%를 (삼성전자 16.3/UMC 6.9/기타), 삼성전자는 D램 생산에 43.5%를 (SK하이닉스 27.3/마이크론 23.8/기타) 차지한다. 이렇다 보니 반도체 산업에 지휘자격인 설계업체들이 이제는 제조업체 이른바 파운드리 업체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정인성: 파운드리가 규칙을 설정하는 거예요. 실제로 제가 칩을 설계한다고 그러면 TSMC가 정해준 룰대로 설계를 해야 해요. 설계회사, 당신들이 쓸 수 있는 건 이런 거니까 이런 것을 조합해서 당신들이 설계를 하면 만들어주겠다 이런 거예요.
내레이션: 국가의 미래가 달린 첨단 산업에서 벼랑 끝 대결을 벌이게 된 미국과 중국, 반도체의 제조공장 파운드리에 집착하는 이유다. 파운드리의 위력은 트럼프 정부 때부터 발휘됐다. 미국은 화웨이가 휴대전화와 중계기 등을 이용해 정보를 퇴출할 수 있다며 서방세계에 규제동참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2020년 7월 당시 미국 대통령: 화웨이 쓰지 말라고 했죠. 보안위험이 있으니까요. 많은 나라들이 화웨이 쓰지 않도록 설득했습니다. 미국하고 사업하려면 쓰지 말라고 했죠.
내레이션: 당시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설계를 맡겼다. 하지만 초미세 반도체를 제조할 첨단 파운드리 업체가 중국에는 없었다. 이 때문에 화웨이는 타이완의 TSMC에다 제조를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TSMC가 미국의 규제에 동참하자 화웨이는 경쟁력을 잃게 됐다.
김용석/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설계를 아무리 해놓아도 그걸 제조를 맡겨야 하는데 제조하는 쪽에서 나 못해 줘, 그러면 사실은 더 이상 할 수가 없죠. TSMC에 제조를 맡겨야 하는데 TSMC에서 제조를 못해주게 되니까 그 다음에는 칩을 만들 재간이 없는 거죠.
내레이션: 화웨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20년 2분기 20%에서 같은 해 4분기 8.4%로 급락했다. 이렇게 해서 미국의 화웨이 견제는 일단 성공했다. 그런데 또 다른 과제가 생겼다. 화웨이에서 일하던 설계 인력들이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서 중국내 반도체 설계회사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김용석: 중국 같은 경우 팹리스(설계) 기업이 2000개가 넘는다고 그래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한 100개 정도 되거든요. 괜찮은 기업이라고 하면, 그런데 그 정도로 규모의 차이가 생기고 그 다음에 중국의 2000개 중에서도 아주 잘 하는 기업들이 제법 있습니다.
내레이션: 미국은 이제 중국 신생설계 업체의 성장은 물론 중국 내의 첨단 파운드리 시설 벌이기도 저지해야 한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한국이나 타이완과 손잡는 것을 방관할 수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5월 20일),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전부가 내건 구호, 바로 가치 동맹이다.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삼성전자를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동맹 및 협력국의 공급망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처럼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레이션: 가치가 다른 중국과는 손잡지 말라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 타이완, 일본을 함께 묶는 이른바 칩4 동맹도 제안했다. 동맹 끼리 설계와 제조, 소재와 장비 부문을 연결하는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중국을 배제하자는 취지다. 반도체 설계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과 타이완으로서는 거부하기 쉽지 않다.
김용석: 공정 파라미터가 있는 데 파라미터를 가지고 그 값을 이용해서 시뮬레이션 하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그런 부분들은 전부 설계 툴을 이용하게 됩니다. 그걸 우리가 EDA라고 부르기도 해요. 그래서 그 툴은 지금의 경우에 시놉시스, 케이던스 두 개의 (미국설계) 기업만 하더라도 전 세계의 50% 이상을 쓰고 있거든요. 그리고 계속해서 그게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고
내레이션: 미국은 한 걸음 더 나갔다. 지난 달 반도체와 과학법 까지 통과시켰다.
존 커닌/미국 상원의원: 오늘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공산당에게는 좋지 않은 날입니다. 중국의 도전에 대응할 잠자는 거인을 우리가 깨웠습니다.
내레이션: (바이든-반도체와 과학법 서명식) 미국내 반도체 시설 투자 등에 520억 달러 약 68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이다. 미국이 설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에도 나서겠다는 선언이다.
조 바이든: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미국 제조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입니다. 독보적인 가능성의 땅입니다. 우리는 다시 수십 년 동안 세계를 이끌 것입니다.
내레이션: 하지만 미국은 제조기술이 부족하니 우선은 한국과 타이완 제조업체에서 손을 빌려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20년 동안 미국 반도체 공장건설에 2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SK 하이닉스도 22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내 신규투자 계획을 밝혔다.
조 바이든: 과거에 이런 기술투자는 중국으로 갔습니다. 오늘 나의 행정부에서는 이런 기술 투자가 미국으로 오고 있습니다.
내레이션: 문제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해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내 신규투자와 기존 설비증설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국 시안 삼성공장), 랜드 플래시에 40%를 중국 시안에서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중국 우시 SK 하이닉스 공장) D램의 50%를 중국 우시에서 생산하는 SK 하이닉스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용석: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데 그걸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시키지 못한다면 그러니까 미세공정이 나올 때마다 계속 공정개선을 하고 일드(수율)도 올리고 그러려면 장비도 교체하고 이런 작업을 해야 하는데 만약에 그런 것들이 원활하게 되지 못한다. 그러면 영향을 줄 수가 있습니다.
내레이션: 비교 우위에 바탕을 둔 국제무역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것이 과연 미국의 시장 자유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논란거리다. 특히 8월에 발표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사실상 미국 우선주의의 표방이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방안이 담겨있다.
조 바이든: 전기 자동차나 연료 전지차를 구매하면 새 차든 중고 차든 7500달러까지 세금을 깎아 줍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차라면요.
내레이션: 한국에서 생산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전기차 가격이 대당 천만 원이나 비싸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법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도 중국산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한다. 2차 전지 소제 대부분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업계에는 치명적이다. 현재 미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인 한국 전기차들이 앞으로는 연간 10만 대 이상 수출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준형/한동대 국제정치학 교수/前국립외교원장: 바이든의 대외정책을 트럼프 외교정책의 2.0이라는 말을 하고 전문가들이 작년부터 얘기해왔던 것이고 최근에 미국인들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의 외교정책이 트럼프와 다르다고 생각하느냐? 과반수가 훨씬 넘는 응답으로 똑같다. 다르지 않다고 얘기하거든요.
내레이션: 그렇다면 중국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까? 일단 반도체 부문에서 즉각 한국에 보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문일현/중국 정법대 교수: 왜냐하면 한국산 반도체를 제외하면 이를 대신할 대체제를 찾기 힘들 것이고요. 또 한국을 제재하면 일차적으로 한국 기업이 막대한 손실을 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경제도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최상의 기대는 한국이 칩4 동맹 안에서 중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해 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레이션: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의 대미, 대중 정책도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최재덕: 오히려 우리의 전략적인 레버리지, 우리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미국에도 필요하고 중국에도 필요한 우리의 위상이 됐다. 강대국이 싸우는데 고래 등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아니라 가치동맹을 강화하면서도 국익우선의 실용외교를 충분히 만들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내레이션: 하지만 중국이 첨단 반도체의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된다면 중국은 타이완 TSMC를 장악하기 위해 일전을 불사할 수도 있다. 타이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주한미군이 동원되고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우리나라 역시 전쟁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김준형: 에스퍼 라고 트럼프 때 마지막 국방장관이 타이완 유사시에는 한국이나 일본은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 얘기하는 것은 타이완이 문제가 되면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우방국을 중심으로 적어도 개입될 수 밖에 없다는 건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그걸 심각하게 생각해야 될 때라니까요.
내레이션: 이런 상황에서 미상원은 타이완을 동맹국으로 지정하는 타이완 정책법안까지 통과시켰다. 미국이 지금까지 지켜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하자는 것이다. 타이완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대치하는 형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상황과도 닮았다. (우크라이나-크름 반도접경), 타이완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교두보라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팽창을 막기 위한 최후 방어선이다. 그런데 2014년 크름 반도가 러시아에 합병된 이후 우크라이나 내부에선 무력충돌과 혼란이 그치지 않았다. (내부혼란 동영상),
위성락/한반도 평화만들기/前주러시아대사: 우크라이나 라는 나라 내에는 약간 분열적인 요소가 있어서 친러 지역, 친러 성향도 있고, 반러지역, 반러성향도 있고 거기에 따른 정치인들이 있고 정치집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합하고 있었죠.
내레이션: 우크라이나는 특히 미국의 정치와도 밀접 하게 연관되어 있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親러시아 정권을 선택할 것을 우려했다. 우크라이나의 개혁을 강하게 요구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부정부패 수사를 등한시한다는 이유로 해임까지 압박했다.
조 바이든/2018년 1월 CFR 포럼: (2015년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내가 6시간 후에는 출발할텐데, 검찰총장 해임되지 않으면 차관 못 받을 거라고 했죠. 그 XXX, 그 검찰총장은 해임됐고 당시로서는 제대로 된 인물로 교체됐어요. 그런데 이 시기 조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가스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Boards of Director-Alan Apter/Chairman of the Boards of Directors, Aleck Sander Kwasnieski/Director, Hunter Biden/Director, Joseph Cofer Black/Director, KarinaZlochevska/Director), 트럼프는 바이든의 압력이 아들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우크라이나의 조사를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2019년 9월 당시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에 말했죠. 검찰총장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 주지 않겠다고요. 우크라이나는 바로 검찰총장 해임했습니다. 아마 한 시간도 안 걸렸어요. 그런데 그 검찰총장은 바이든의 아들과 소속회사를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내레이션: 하지만 헌터 바이든이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는 정치적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 수사를 청탁했다는 이유로 탄핵에 소추됐다. 이처럼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는 다른 나라 보다 훨씬 밀접하다. 조 바이든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지지를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은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 그리고 유럽과 대서양을 향한 열망에 대한 지원을 굳건히 약속합니다.
내레이션: 이를 못 마땅하게 여긴 러시아의 위협이 계속되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가입을 간절히 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계획에 대해 가능하면 논의하고 싶습니다.
내레이션: 하지만 나토 회원국들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동맹으로서 참전해야 할 의무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위성락: 나토의 핵심은 나토 멤버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라는 조항입니다. 나토 조약의 가장 핵심적인 조항이죠. 만약에 舊소련권의 일부가 나토에 들어오게 되면 예컨대 우크라이나가 들어오게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전쟁상태가 됩니다.
내레이션: 이후 우크라이나를 향해 러시아군이 대규모로 이동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파병에 선을 그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2021년 12월): 파병계획은 논의된 적이 없습니다.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군을 보내겠다는 겁니까? 결론은 이겁니다. 나는 푸틴에게 확실히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또 말하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들어오면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충격적일 겁니다.
내레이션: 경제제재를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 러시아는 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엄구호/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적인 성격이 뭐냐. 우리가 만약에 국제질서를 국제적 갈등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질서, 그 매커니즘을 국제질서라고 본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질서의 붕괴다. 이번에 보면 UN이 역할을 했습니까? 누가 역할을 했습니까?
내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동영상), 전쟁 7개월 째 최근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수복하자 러시아는 예비군 동원령까지 내렸다. 전쟁은 여전히 그 끝을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이 수만 명이 죽고 우크라이나 민간인 만4천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아들: (죽은 아내를 붙들고 통곡하는 남편) 아버지 이제 그만 일어나세요, 어머니는 돌아가셨어요
내레이션: 미국과 유럽 나토 회원국가들은 무기는 지원하면서 병력지원은 거부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버그/나토 사무총장: 나토 지상군이나 공군을 보내지는 않습니다. 이 분쟁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서서 확산하지 않도록 막아야 할 책임 때문입니다.
엄구호: 서구 입장에서 보면 이번 전쟁에 참전해서 이제 러시아의 의도를 꺾어놔야 되겠지만 사실은 이건 핵무기 위협 때문에 이게 잘못하면 세계 핵전쟁으로 비화될 딜레마를 안고 있다,
내레이션: 그런데 이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호황을 맞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미국의 LNG 생산업체들이다. 유럽은 전쟁 직전까지 가스 사용량의 45%를 러시아 천연가스에 의존해왔다. 미국은 과거 이 문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2018년 당시 미 대통령: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예요. 너무 많은 에너지를 러시아에서 받아요. 우리는 독일을 지켜주는데 독일은 러시아 에너지를 삽니다.
트럼프: 설명이 안돼요.
나토 사무총장: 감사합니다. 기자들 나가주세요.
내레이션: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은 5분의 1 이하로 급격히 줄고 있다. 그 빈자리를 미국의 액화 천연가스 LNG가 채우면서 미국은 올해 상반기 세계 최대의 LNG 수출국이 됐다. 수출계약 가격도 급등했다. 이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자체 군비도 증강하면서 방산업계도 호황을 맞았다.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 지출한 군비만 한 1500억 달러, 우리 돈 202조 원이 넘는다.
엄구호: 몇 해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 때 보면 나토의 기본 가이드 라인이 GDP의 2% 이상을 국방비에 쓰는 건데 사실 독일만 해도 2%가 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나토와 미국 간에 군사비 부담 문제를 가지고 상당히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쟁으로 인해서 아이러니하게 나토의 통합은 미국이 아니라 푸틴이 했다 그런 말이 있을 정도로 나토가 재통합하고 군사적 강화를 모색하게 된 거죠. (폴란드 8월 26일),
내레이션: 우리나라도 폴란드와 대규모 무기수출계약을 맺으며 반사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 해 4600만 톤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세계 3위 수입국이다. 천연가스 가격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견뎌내야 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산 원유 규제에 우리나라가 동참하자 러시아 외교부가 심각한 부정적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위성락: 러시아가 우리를 러시아에 대해서 비우호적인 행동을 하는 나라 카테고리에 넣어놨습니다. 우리만 들어있는 건 아니고 러시아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는 나라를 다 그 카테고리에 넣었습니다. 수십 개 나라가 됩니다. 어쨌거나 한러관계는 그렇기 때문에 수교 이래에 제일 저점에 와 있습니다.
내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도 바꿔놓고 있다. 과거 두 나라는 같은 사회주의국가 였지만 많은 갈등요인을 안고 있었다.
최재덕: 특히 시베리아 동쪽에서 러시아인들이 많이 살지 않고 중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늘 시베리아 동쪽 끝에서의 중국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러시아는 계속 경계했었구요. 가장 중요한 건 중앙 아시아에서 옛날 舊소비에트 나라들, 키르키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이런 중앙 아시아의 나라들이 현재 중국의 일대일로라는 정책에 많이 들어갔어요. 그래서 중국을 많이 경계해 왔었죠. (러시아 보스토크 훈련/9월 초 극동지역),
내레이션: 하지만 이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삼아 서로 밀착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주최한 군사훈련에는 중국이 처음으로 육해공 3군 모두를 파견했다. 이런 상황은 북핵문제의 해결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에도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문일현: 중국 학계와 외교가에서는 중러간 군사연합훈련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북중러 3국간 연합훈련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를 무대로 한미일 대 북중러 라는 과거 냉전 시대의 삼각 대결구도가 재현될 우려가 높아진다고 하겠습니다.
내레이션: 동아시아에서 냉전적 대립구도가 부활하면 일본의 재무장 속도가 빨라 질 수 있다는 점도 우리 안보에는 부담이다. (이라크 사마와 2004년), 이미 일본은 2004년부터 평화유지군이라는 이름으로 이라크 등에 자위대를 파견했다,
일본 자위대 이라크 부흥지원대: 우리 임무는 의료지원, 급수지원, 공병지원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리 임무는 순수하게 인도주의적이며 재건을 돕는 것입니다.
내레이션: 그런데 해외 파병을 다녀온 자위대원 가운데 50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일본 내에서 논란이 일었다. 해외 파병에 반대하며 전역을 택한 이즈쓰씨는 자위대원들이 전투 상황을 겪은 뒤 트라우마를 겪는 일이 많았다고 전한다.
이즈쓰 다카오/前職자위대원: 당시 고이즈미 총리는 자위대가 있는 곳은 비전투지역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자위대가 이라크의 사마와에 주둔했을 때 360도 내려다볼 수 있고 적이 어디에서 공격했는지 알 수 있는 곳에 진지를 만들었는데도 로켓탄 같은 게 날아오기도 했습니다.
내레이션: 이케다 요리마사씨는 해외 파병지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귀국한 뒤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케다 요리마사/前職파병자위대원: 이게 자기 전에 먹는 약,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이라크 재건 지원으로 쿠웨이트의 기지에 있었을 때 로켓탄 같은 게 날아오거나 그리고 지뢰가 여기 저기 묻혀있어요. 그 지뢰를 처리하는 데 ‘쾅’ 하고 유리창 깨질 정도의 소리가 나요.
내레이션: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자위대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치권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7월, 중국과 타이완간 긴장고조 속에 일본 의원단이 타이완을 찾았다.
시게루 이시바/일본의원/前국방상: 어떤 사태를 상정하고 어떤 조약과 법률에 근거해서 어떤 부대를 운용하는가에 대해 두 나라가 함께 이해하지 않으면 억지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내레이션: (2021년 10월 일본 항공모함) 일본은 이미 해외 작전이 가능한 경항모를 가지고 있고 미해병대의 F-35B가 이 경항모에서 이착륙하는 훈련까지 실시했다.
야마구치 지로/호세이대학 법학 교수: 아베 前총리가 생전에 지난 해 12월부터 “타이완 긴급사태는 미일안보의 긴급사태” 라는 발언을 반복해서 했어요. 그 의미는 만약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한다면 이는 미국이 타이완을 방어하기 위해서 출동하는 것이고 미일안보조약, 미일동맹하에서는 일본도 미국을 지원해야만 한다는 거에요.
내레이션: 특히 지금의 동아시아 정치는 미국이 일본을 재무장시켰던 과거 냉전 시기와 유사하다.
강광문/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전쟁으로 인해서 일본이, 미국이 사회주의 세력을 방어하는 최전선에 놓이게 됩니다. 이러한 국제환경의 급변하에서 미국의 묵인 하에서 일본은 헌법 9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위대 라는 명분으로 무력을 만들고 발전시키게 됩니다.
내레이션: 게다가 아베 신조 前총리의 피습사망 이후 보수우익 세력이 결집하면서 개헌논의도 힘을 얻고 있다.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버리고 헌법을 바꾸어 전쟁이 가능한 국가가 되려는 것이다.
강광문: 주변 국가, 피해자들의 양해, 용서,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고 청산하고 가야지 청산하지 않고 오히려 1945년 이전에 그들이 저지른 만행 또는 실수를 간과한다면 굉장히 위험하다.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내레이션: 평화 헌법개정을 통한 재무장에 대해 일본 시민들의 생각은 엇갈린다.
히시야마 나호코: 전쟁에 대한 반성 때문에 평화헌법이 있는 것인데 이걸 바꿔버리면 전쟁에 대한 반성이 없었던 것이 된다고 생각해요.
취재진: 만약 일본이 당하면 어떻게 할 거에요?
일본인: 그건 전쟁이 되니까 그게 헌재 헌법으로는 잠자코 있어야 해요. 이상하지 않아요? 난 이상한 것 같아.
내레이션: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일본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를 정상화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준형: 오바마 때 군사보고서나 의회청문회를 보면 한미일 동맹의 3단계가 있습니다. 한미일 동맹으로 간다는 목표에 의해서 첫번째가 지소미아입니다. 두번째가 ACSA, 악사라고 있습니다. 서로 군수물자 기용하는 협정입니다. 그 다음에 MD입니다, 미사일 방어입니다.
내레이션: 지난 주 한일 양국 정상들은 30분간의 만남을 가졌다. 2년 9개월 만의 회담이었다. 그러나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문제 등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윤석렬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도 짧은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만남 뒤 막말논란까지 터지면서 외교 성과에 대한 회의론이 나왔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석렬 정부의 빈손 외교, 비굴외교에 이어 윤석렬 대통령의 막말 사고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되었습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국회에서 승인 안해주고 날리면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윤석렬 대통령 제77차 UN총회 참석, 2022.9.19-22, 미국 뉴욕), 바이든 이라는 말을 할 이유가 더 더욱 없습니다.
내레이션: 복잡하게 얽힌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는 어떤 외교원칙을 세워야할까.
문일현: 즉 외교 독트린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한반도 평화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 두번째는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기반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 세번째는 한반도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보고 이 3가지를 외교적 원칙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레이션: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준형: 향후 30년, 어떤 사람은 200년 이라고 얘기합니다. 세 가지 시나리오가 불가능하다고 얘기해요.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주저 앉히는 것,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 미국과 중국이 다시 협력관계로 친해지는 것, 이 세 가지는 불가, 그러면 남은 게 뭐냐, 계속 엎치락 뒤치락 긴 소모전과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최재덕: 무게의 중심추가 한미동맹에 있어야 되지만 이것이 중국의 사활 이익이나 핵심이익을 침해해 가지고 한중관계가 파탄나는 그러한 식의 외교는 아니라는 것이죠.
내레이션: 다만 과거와 다른 건 우리가 강대국 사이에서 수동적인 선택을 강요받는 존재가 더 이상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의 외교정책에 따라 아시아 정세는 물론 세계 질서도 달라질 수 있다.
위성락: G7이 1차 확장되면 우리가 들어갑니다. 그러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이런 나라하고 같은 나라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동아시아와 한반도에만 국한되어서 외교를 볼 것은 아니고 글로벌한 차원의 우리가 해야 될 역할과 책임과 기여가 있습니다.
내레이션: 가치 외교를 표방한 대한민국 무엇보다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
엄구호: 향후 국제질서, 미국 중국 러시아가 다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국제질서 또 이런 갈등이 생긴다면 해결할 수 있는 메커니즘은 뭘까? 그런 것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과 타이완 긴장고조, 그리고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내세운 우리나라 외교정책이 엄중한 시험대에 올랐다. 끝. (KBS 시사기획 창 388회, 한국 외교, 기로에 서다 에서 정리).
내용 요약
① 끝을 알 수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의 무대가 된 타이완, 코로나19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지구촌은 여전히 격랑 속에 있다. 1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코로나 팬더믹이 왔는데 저성장, 기후위기에다 또 미중 간의 경쟁을 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한 꺼 번에 왔다. 이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자유를 강조하는 가치 외교에 기치를 내걸었다.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가치를 중시해온 미국마저 최근에는 반도체와 전기차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자국 국익우선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산 전기차에 한해서 미국 소비자에게는 7500달러를 감면한다. 윤석렬 대통령의 지난 주(2023.5.19~5.21)에 이루어진 미,일 정상들과의 만남, 졸속굴욕외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가치와 국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 한국외교는 갈림길에 서있다.
② 중국 본토와의 거리가 불과 10여 km에 불과한 타이완 마주섬, 섬 곳곳에 갱도가 뚫여있고 중국의 공습에 대비해 냉전시대에 구축된 방공호가 있다. 최근 마주섬 주민들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들 방공호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 전쟁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을 덮고 있는 전쟁의 먹구름이 타이완에 몰려오고 있다는 위기감이 주민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타이완과 중국 간의 관계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관계와 비슷한 것 같다. 타이완 본 섬 주민들 역시 마음이 편치 않다. 일부 농수산물에 대해 중국이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양식장의 물고기가 자랄 만큼 자랐지만 팔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가장 큰 희망은 물고기를 키워 파는 것이다. 우리가 정치적 관계 때문에 중국과 소통을 하지 않고 있어서 중국이 우리를 봉쇄하고 있다. 이쪽 양식어민들은 다 불평을 한다. 특히 가공식품 쪽으로 판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정치는 정치고 경제는 경제다. 사람들은 살아야 한다. 정치는 잘 모르지만 중국과 타이완이 평화로운 관계로 함께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지금의 양안관계는 주민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멀다. 각종 전투기를 총동원한 무력시위, 중국 군용기는 연일 타이완 해협 중간선을 넘어 위협비행을 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등펑 미사일이 타이완 상공을 통과하기도 했다. 타이완 주변 해역 여섯 곳이 포위사격의 표적이 됐다. 타이완 군사기지는 물론 미군 항공모함까지 겨냥한 경고 사격이다. 타이완 군도 대응에 나섰다. 중국군 상륙작전을 가정한 전차사격 훈련 등이 실시됐다. 양안간 긴장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긴장 고조의 기폭제가 된 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이었다(2022.8.2~8.3). 타이완의 민심은 둘로 나뉘었다.
③ 타이완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의 훈장까지 받은 펠로시 의장, 방문목적을 타이완 민주주의의 수호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세계는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의 선택에 직면했다. 이곳 타이완과 세계의 민주주의를 지켜 내려는 미국의 결의는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일정 중에는 비공개 회동이 포함되어 있었다. 타이완 반도체 업체 TSMC의 마크 리우 회장과 만나는 일이었다. 타이완 수호와 반도체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지난해 미국 전쟁대학의 학술지에 게재된 한 보고서 Detering China from invading Taiwan (중국의 타이완 침공저지), 중국의 타이완 병합을 막기 위한 초토화 전략 (Scorched-earth strategy)이 거론되었다. 중국이 타이완 침공을 시도하면 미국과 타이완이 TSMC 시설 파괴를 위협하라는 것이다 (threatening to destroy facilities belonging to the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유사시 TSMC의 고급 기술인력을 신속히 대피시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please to give refuse to highly skilled Taiwanese working in this sector, rapid evacuation). 타이완의 핵심가치가 반도체 산업에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④ 왜 이렇게 반도체의 공장이 중요해졌을까. 인공지능과 우주 항공을 비롯한 4차 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자원으로 급부상했지만 생산은 국제적 분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미국 업체는 설계, 한국과 타이완은 제조, 일본은 소재와 부품 장비생산을 맡는 구조다. 미국 업체들이 설계에 집중한 건 이윤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제조 쪽은 수율(정상제품 생산물)을 올린다든가 또는 여러가지 공정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땀을 많이 흘려야 된다. 고생을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인데 그 다음에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사실 투자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굳이 거기다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그건 한국이나 타이완 이런 데다 맡기고 미국은 고부가가치의 설계 쪽에 집중하자. 그런데 반도체를 작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초미세공정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제조부문에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한 단계 초미세공정을 구축하면 더 고도화된 단계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어서 제조업 부문에 진입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제조기술의 특징은 원래 1년 지나면 두 배의 성능을 같은 원가로 낼 수 있다. 다른 방향으로 쓰면 경쟁자를 죽이는 데 쓸 수 있다. 새로운 회사가 들어오려면 어마어마한 원가의 열세를 버티고 최초의 사용자를 얻은 다음에 고객 베이스(기반)까지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시대다. 그래서 진입하는 게 굉장히 힘들어졌다. 결국 제조 역량은 극소수 업체에 집중됐다. 타이완의 TSMC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량의 53.6%를 (삼성전자 16.3/UMC 6.9/기타), 삼성전자는 D램 생산에 43.5%를 (SK하이닉스 27.3/마이크론 23.8/기타) 차지한다. 이렇다 보니 반도체 산업에 지휘자격인 설계업체들이 이제는 제조업체 이른바 파운드리 업체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파운드리가 규칙을 설정한다. 실제로 칩을 설계한다고 그러면 TSMC가 정해준 룰대로 설계를 해야 한다. 설계회사, 당신들이 쓸 수 있는 건 이런 거니까 이런 것을 조합해서 당신들이 설계를 하면 만들어주겠다.
⑤ 국가의 미래가 달린 첨단 산업에서 벼랑 끝 대결을 벌이게 된 미국과 중국, 반도체의 제조공장 파운드리에 집착하는 이유다. 파운드리의 위력은 트럼프 정부 때부터 발휘됐다. 미국은 화웨이가 휴대전화와 중계기 등을 이용해 정보를 퇴출할 수 있다며 서방세계에 규제동참을 요구했다. 화웨이 쓰지 말라고 했다. 보안위험이 있다. 많은 나라들이 화웨이 쓰지 않도록 설득했다. 미국하고 사업하려면 쓰지 말라고 했다. 당시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설계를 맡겼다. 하지만 초미세 반도체를 제조할 첨단 파운드리 업체가 중국에는 없었다. 이 때문에 화웨이는 타이완의 TSMC에다 제조를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TSMC가 미국의 규제에 동참하자 화웨이는 경쟁력을 잃게 됐다. 설계를 아무리 해놓아도 그걸 제조를 맡겨야 하는데 제조하는 쪽에서 나 못해 줘, 그러면 사실은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TSMC에 제조를 맡겨야 하는데 TSMC에서 제조를 못해주게 되니까 그 다음에는 칩을 만들 재간이 없다. 화웨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20년 2분기 20%에서 같은 해 4분기 8.4%로 급락했다. 이렇게 해서 미국의 화웨이 견제는 일단 성공했다. 그런데 또 다른 과제가 생겼다. 화웨이에서 일하던 설계 인력들이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서 중국내 반도체 설계회사 수가 크게 늘어났다. 중국 같은 경우 팹리스(설계) 기업이 2000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괜찮은 기업이라고 하면 한 100개 정도 된다. 그런데 그 정도로 규모의 차이가 생기고 그 다음에 중국의 2000개 중에서도 아주 잘 하는 기업들이 제법 있다. 미국은 이제 중국 신생설계 업체의 성장은 물론 중국 내의 첨단 파운드리 시설 확장도 저지해야 한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한국이나 타이완과 손잡는 것을 방관할 수 없는 이유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전부가 내건 구호, 바로 가치 동맹이다.
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삼성전자를 찾았다. 동맹 및 협력국의 공급망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처럼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치가 다른 중국과는 손잡지 말라. 미국은 한국과 타이완, 일본을 함께 묶는 이른바 칩4 동맹도 제안했다. 동맹 끼리 설계와 제조, 소재와 장비 부문을 연결하는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중국을 배제하자는 취지다. 반도체 설계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과 타이완으로서는 거부하기 쉽지 않다. 공정 파라미터가 있는 데 파라미터를 가지고 그 값을 이용해서 시뮬레이션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런 부분들은 전부 설계 툴을 이용하게 된다. 그걸 우리가 EDA라고 부른다. 그래서 그 툴은 지금의 경우에 시놉시스, 케이던스 두 개의 미국설계 기업이 전 세계의 50% 이상을 쓰고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게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고 미국은 한 걸음 더 나갔다. 지난 달 반도체와 과학법 까지 통과시켰다. 미국내 반도체 시설 투자 등에 520억 달러 약 68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이다. 미국이 설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에도 나서겠다는 선언이다. 하지만 미국은 제조기술이 부족하니 우선은 한국과 타이완 제조업체에 손을 빌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20년 동안 미국 반도체 공장건설에 2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SK 하이닉스도 22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내 신규투자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해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내 신규투자와 기존 설비증설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랜드 플래시에 40%를 중국 시안에서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D램의 50%를 중국 우시에서 생산하는 SK 하이닉스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데 그걸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시키지 못한다면 그러니까 미세공정이 나올 때마다 계속 공정개선을 하고 일드(수율)도 올리고 그러려면 장비도 교체하고 이런 작업을 해야 하는데 만약에 그런 것들이 원활하게 되지 못한다면 영향을 줄 수가 있다. 비교 우위에 바탕을 둔 국제무역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것이 과연 미국의 시장 자유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논란거리다.
⑦ 특히 8월에 발표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사실상 미국 우선주의의 표방이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차라면 전기 자동차나 연료 전지차를 구매하면 새 차든 중고 차든 7500달러까지 세금을 깎아 준다. 한국에서 생산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전기차 가격이 대당 천만 원이나 비싸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법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도 중국산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한다. 2차 전지 소제 대부분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업계에는 치명적이다. 현재 미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인 한국 전기차들이 앞으로는 연간 10만 대 이상 수출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의 대외정책은 트럼프 외교정책의 2.0이라는 말을 전문가들이 작년부터 얘기해왔다. 최근에 미국인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외교정책이 트럼프와 다르다고 생각하느냐? 과반수가 훨씬 넘는 응답으로 다르지 않다 똑같다. 그렇다면 중국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까? 일단 반도체 부문에서 즉각 한국에 보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왜냐하면 한국산 반도체를 제외하면 이를 대신할 대체제를 찾기 힘들다. 또 한국을 제재하면 일차적으로 한국 기업이 막대한 손실을 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경제도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최상의 기대는 한국이 칩4 동맹 안에서 중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의 대미, 대중 정책도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오히려 우리의 전략적인 레버리지, 우리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미국에도 필요하고 중국에도 필요한 우리의 위상이 됐다. 강대국이 싸우는데 고래 등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아니라 가치동맹을 강화하면서도 국익우선의 실용외교를 충분히 만들어갈 수 있다.
⑧ 하지만 중국이 첨단 반도체의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된다면 중국은 타이완 TSMC를 장악하기 위해 일전을 불사할 수도 있다. 타이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주한미군이 동원되고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우리나라 역시 전쟁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트럼프 때 에스퍼 국방장관이 타이완 유사시에는 한국이나 일본은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 라고 하는 것은 타이완이 문제가 되면 결국 미국과 우방국을 중심으로 개입될 수 밖에 없다는 건 지금의 상황이 그걸 심각하게 생각해야 될 때다. 이런 상황에서 미상원은 타이완을 동맹국으로 지정하는 타이완 정책법안까지 통과시켰다. 미국이 지금까지 지켜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하자는 것이다. 타이완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대치하는 형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상황과도 닮았다. 타이완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교두보라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팽창을 막기 위한 최후 방어선이다. 그런데 2014년 크름 반도가 러시아에 합병된 이후 우크라이나 내부에선 무력충돌과 혼란이 그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라는 나라 내에는 약간 분열적인 요소가 있어서 친러 지역, 친러 성향도 있고, 반러 지역, 반러 성향도 있고 거기에 따른 정치인들이 있고 정치집단이 있다. 그래서 경합하고 있었다.
⑨ 우크라이나는 특히 미국의 정치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親러시아 정권을 선택할 것을 우려했다. 우크라이나의 개혁을 강하게 요구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부정부패 수사를 등한시한다는 이유로 해임까지 압박했다. 조 바이든은 2018년 1월 CFR 포럼에서 2015년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내가 6시간 후에는 출발할텐데, 검찰총장 해임되지 않으면 차관 못 받을 거라고 했다. 그 XXX, 그 검찰총장은 해임됐고 당시로서는 제대로 된 인물로 교체됐다. 그런데 이 시기 조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가스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Boards of Director-Alan Apter/Chairman of the Boards of Directors, Aleck Sander Kwasnieski/Director, Hunter Biden/Director, Joseph Cofer Black/Director, KarinaZlochevska/Director), 트럼프는 바이든의 압력이 아들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우크라이나의 조사를 요구했다.
⑩ 도널드 트럼프는 2019년 9월 당시 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에 말했다. 검찰총장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 주지 않겠다고. 우크라이나는 바로 검찰총장 해임했다. 아마 한 시간도 안 걸렸다. 그런데 그 검찰총장은 바이든의 아들과 소속회사를 조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헌터 바이든이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는 정치적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 수사를 청탁했다는 이유로 탄핵에 소추됐다. 이처럼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는 다른 나라 보다 훨씬 밀접하다. 조 바이든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지지를 약속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 그리고 유럽과 대서양을 향한 열망에 대한 지원을 굳건히 약속한다. 이를 못 마땅하게 여긴 러시아의 위협이 계속되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가입을 간절히 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계획에 대해 가능하면 논의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나토 회원국들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동맹으로서 참전해야 할 의무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나토의 핵심은 나토 멤버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나토 조약의 가장 핵심적인 조항이다. 만약에 舊소련권의 일부가 나토에 들어오게 되면 예컨대 우크라이나가 들어오게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전쟁상태가 된다. 이후 우크라이나를 향해 러시아군이 대규모로 이동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파병에 선을 그었다.
⑪ 조 바이든은 2021년 12월에 파병계획은 없다.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군을 보내지 않는다. 결론은 이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들어오면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충격적일 것이다. 그러나 경제제재를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 러시아는 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적인 성격이 뭐냐. 우리가 만약에 국제질서를 국제적 갈등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질서, 그 매커니즘을 국제질서라고 본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질서의 붕괴다. 이번에 보면 UN이 역할을 했나. 누가 역할을 했나. 전쟁 7개월 째 최근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수복하자 러시아는 예비군 동원령까지 내렸다. 전쟁은 여전히 그 끝을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이 수만 명이 죽고 우크라이나 민간인 만4천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미국과 유럽 나토 회원국가들은 무기는 지원하면서 병력지원은 거부하고 있다. 나토 지상군이나 공군을 보내지는 않는다. 이 분쟁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서서 유럽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구 입장에서 보면 이번 전쟁에 참전해서 이제 러시아의 의도를 꺾어놔야 되겠지만 사실은 이건 핵무기 위협 때문에 잘못하면 세계 핵전쟁으로 비화될 딜레마를 안고 있다,
⑫ 그런데 이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호황을 맞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미국의 LNG 생산업체들이다. 유럽은 전쟁 직전까지 가스 사용량의 45%를 러시아 천연가스에 의존해왔다. 미국은 과거 이 문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는 2018년 당시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러시아에서 사온다. 우리는 독일을 지켜주는데 독일은 러시아 에너지를 산다. 설명이 안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은 5분의 1 이하로 급격히 줄었다. 그 빈자리를 미국의 액화 천연가스 LNG가 채우면서 미국은 올해 상반기 세계 최대의 LNG 수출국이 됐다. 수출계약 가격도 급등했다. 이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자체 군비도 증강하면서 방산업계도 호황을 맞았다.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 지출한 군비만 한 1500억 달러, 우리 돈 202조 원이 넘는다. 몇 해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 때 보면 나토의 기본 가이드 라인이 GDP의 2% 이상을 국방비에 쓰는 건데 사실 독일만 해도 2%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토와 미국 간에 군사비 부담 문제를 가지고 갈등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전쟁으로 인해서 아이러니하게 나토의 통합은 미국이 아니라 푸틴이 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나토가 재통합하고 군사적 강화를 모색하게 되었다.
⑬ 우리나라도 폴란드와 대규모 무기수출계약을 맺으며 반사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 해 4600만 톤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세계 3위 수입국이다. 천연가스 가격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견뎌내야 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산 원유 규제에 우리나라가 동참하자 러시아 외교부가 심각한 부정적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우리를 러시아에 대해서 비우호적인 행동을 하는 나라 카테고리에 넣어놨다. 우리만 들어있는 건 아니고 러시아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는 나라를 다 그 카테고리에 넣었다. 수십 개 나라가 된다. 어쨌거나 한러관계는 그렇기 때문에 수교 이래에 제일 저점에 와 있다.
⑬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도 바꿔놓고 있다. 과거 두 나라는 같은 사회주의국가 였지만 많은 갈등요인을 안고 있었다. 특히 시베리아 동쪽에서 러시아인들이 많이 살지 않고 중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늘 시베리아 동쪽 끝에서의 중국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러시아는 계속 경계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중앙 아시아에서 옛날 舊소비에트 나라들, 키르키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이런 중앙 아시아의 나라들이 현재 중국의 일대일로라는 정책에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중국을 많이 경계해 왔었다. 하지만 이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삼아 서로 밀착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주최한 군사훈련에는 중국이 처음으로 육해공 3군 모두를 파견했다. 이런 상황은 북핵문제의 해결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에도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중국 학계와 외교가에서는 중러간 군사연합훈련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북중러 3국간 연합훈련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를 무대로 한미일 대 북중러 라는 과거 냉전 시대의 삼각 대결구도가 재현될 우려가 높아진다고 하겠다.
⑭ 동아시아에서 냉전적 대립구도가 부활하면 일본의 재무장 속도가 빨라 질 수 있다는 점도 우리 안보에는 부담이다. 이미 일본은 2004년부터 평화유지군이라는 이름으로 이라크 등에 자위대를 파견했다, 그런데 해외 파병을 다녀온 자위대원 가운데 50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일본 내에서 논란이 일었다. 해외 파병에 반대하며 전역을 택한 이즈쓰씨는 자위대원들이 전투 상황을 겪은 뒤 트라우마를 겪는 일이 많았다고 전한다. 이케다 요리마사씨는 해외 파병지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귀국한 뒤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자위대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치권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7월, 중국과 타이완간 긴장고조 속에 일본 의원단이 타이완을 찾았다. 2021년 10월 일본은 이미 해외 작전이 가능한 경항모를 가지고 있고 미해병대의 F-35B가 이 경항모에서 이착륙하는 훈련까지 실시했다. 아베 前총리가 생전에 지난 해 12월부터 “타이완 긴급사태는 미일안보의 긴급사태” 라는 발언을 했다. 그 의미는 만약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한다면 이는 미국이 타이완을 방어하기 위해서 출동하는 것이고 미일안보조약, 미일동맹하에서는 일본도 미국을 지원해야만 한다. 특히 지금의 동아시아 정치는 미국이 일본을 재무장시켰던 과거 냉전 시기와 유사하다. 한국전쟁으로 인해서 일본이, 미국이 사회주의 세력을 방어하는 최전선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국제환경의 급변하에서 미국의 묵인 하에서 일본은 헌법 9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위대 라는 명분으로 무력을 만들고 발전시키게 되었다. 게다가 아베 신조 前총리의 피습사망 이후 보수우익 세력이 결집하면서 개헌논의도 힘을 얻고 있다.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버리고 헌법을 바꾸어 전쟁이 가능한 국가가 되려는 것이다. 평화 헌법개정을 통한 재무장에 대해 일본 시민들의 생각은 엇갈린다. 전쟁에 대한 반성 때문에 평화헌법이 있는 것인데 이걸 바꿔버리면 전쟁에 대한 반성이 없었던 것이 된다. 만약 일본이 당하면 그건 전쟁이 되니까 그게 현재 헌법으로는 잠자코 있다.
⑮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일본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를 정상화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바마 때 군사보고서나 의회청문회를 보면 한미일 동맹의 3단계가 있다. 한미일 동맹으로 간다는 목표에 의해서 첫번째가 지소미아다. 두번째가 ACSA, 악사라고 있다. 서로 군수물자 기용하는 협정이다. 그 다음에 MD다, 미사일 방어다. 지난 주 한일 양국 정상들은 30분간의 만남을 가졌다. 2년 9개월 만의 회담이었다. 그러나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문제 등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윤석렬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도 짧은 만남을 가졌다. 복잡하게 얽힌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는 어떤 외교원칙을 세워야할까. 즉 외교 독트린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첫번째는 한반도 평화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 두번째는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기반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 세번째는 한반도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보고 이 3가지를 외교적 원칙으로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향후 30년, 어떤 사람은 200년 이라고 얘기한다. 세 가지 시나리오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주저 앉히는 것,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 미국과 중국이 다시 협력관계로 친해지는 것, 이 세 가지는 불가, 그러면 남은 게 뭐냐, 계속 엎치락 뒤치락 긴 소모전과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 무게의 중심추가 한미동맹에 있어야 되지만 이것이 중국의 사활 이익이나 핵심이익을 침해해 가지고 한중관계가 파탄나는 식의 외교는 아니다. 다만 과거와 다른 건 우리가 강대국 사이에서 수동적인 선택을 강요받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의 외교정책에 따라 아시아 정세는 물론 세계 질서도 달라질 수 있다. G7이 1차 확장되면 우리가 들어간다. 그러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이런 나라하고 같은 나라가 된다. 그래서 우리가 동아시아와 한반도에만 국한되어서 외교를 볼 것은 아니고 글로벌한 차원의 우리가 해야 될 역할과 책임과 기여가 있다. 가치 외교를 표방한 대한민국 무엇보다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 향후 국제질서, 미국 중국 러시아가 다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국제질서 또 이런 갈등이 생긴다면 해결할 수 있는 메커니즘은 뭘까. 그런 것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 우크라이나 전쟁과 타이완 긴장고조, 그리고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 자유와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내세운 대한민국의 외교정책이 엄중한 시험대에 올랐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