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교육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오늘은 괴산중학교에 강연을 다녀 왔습니다.
괴산로컬잡지 "툭"을 만들면서 특히 우리 지역 청소년들이 우리 지역의 삶과 사람들 이야기를 알고 만나고 배우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요, 괴산중학교 도서부 친구들을 만나서 제가 만난 괴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네요. 평소 책방에 방문하는 친구들에게는 괴산 이야기보다는 주로 책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요, 오늘은 모처럼 괴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괴산 하면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보라고 메모지를 나눠주었더니 딱 두 가지 분류로 나눠졌는데요.
산막이옛길, 은행나무길, 쌍곡계곡, 느티나무 등 괴산의 자연과 관광지.
고추 배추 옥수수 올갱이 등 대표 생산물.
괴산을 단순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물어도 똑같은 답이 나올 것 같은, 그야말로 괴산이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몇 가지입니다. 괴산의 장점이라면 자연이 좋고 깨끗하다는 것, 단점이라면 젊은 사람이 없고 놀이시설이 없어서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답을 해주었어요.
저는 괴산의 청소년들이 여기 더해 '괴산의 사람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이런 괴산에도 곳곳에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태어나서 자라고 한평생 이곳에 뼈를 묻어 괴산의 역사가 된 어르신들도 계시고, 도시에서 살다 귀농귀촌해 새로운 괴산을 꾸리고 있는 중장년층 전문 직업인들도 있고, 이제 막 이곳에 터를 내리려하는 청년들도 있다, 그런 삶에 관심을 갖고 귀기울여보면 어떨까 하고요.
괴산의 삶을, 괴산의 이야기를 알아야 이 아이들의 고향인 이곳을 아끼고 사랑하고 추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아이들이 자라서 괴산 밖으로 나가길 원합니다. 청년이 되어 도시로 나가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성장하길 바랍니다. 그런 연후에 자기 선택으로 다시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돌아오는 시기는 다 다를테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와 이곳에서 소중한 자신의 삶을 다시 찾아내면 좋겠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도, 도시에 머물더라도, 그곳에서 농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괴산을, 지역의 삶을, 농촌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알아야 합니다. 그런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마음을 담아 괴산에 대한, 지역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세상에서 대하기 가장 힘들다는 중학생들과 함께 보낸 두 시간....그래도 산만한 가운데 열심히 들어주고 소감도 나누어주어 고마웠네요. 다음번엔 책방에서 책 이야기로 다시 만나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