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어떤 곳인가
- 경상북도 동북쪽 끝에 자리한 울진군(蔚珍郡)은 북으론 강원도 삼척시, 서쪽으론 봉화·영양군, 남쪽으론 영덕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군 대부분의 구역은 낙동정맥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군의 서쪽은 대체로 낙동정맥 줄기에 속하며, 응봉산(999m)·삿갓재(1,119m)·진조산(908m)·통고산(1,067m)·백암산(1,004m) 등 1,000m 내외의 높은 산들이 많다. 반면 접하는 동쪽은 200m 전후의 구릉지대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면서 바다에 이른다.
울진을 적시고 흐르는 하천은 대부분 낙동정맥에서 발원해 동해로 흘러드는데, 규모가 작은 편이다. 강의 상류는 심하게 감입곡류하면서 협곡을 이루고, 중하류 지역은 좁은 곡저평야를 형성해 농경지와 취락 등을 형성한다. 울진의 하천을 북에서부터 살펴보면, 응봉산에서 발원한 부구천과 남대천, 삿갓재에서 발원한 불영천,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한 왕피천, 금장산(848m)에서 발원한 매화천, 백암산에서 발원한 평해남대천 등이 있다. 이중 울진의 양대 하천이라고 할 수 있는 불영천과 왕피천은 원남면 노음리에서 합류해 4km쯤 흐른 뒤 동해로 빠져나간다.
기후는 남부 동해안형으로 연평균기온 12.8℃, 1월 평균기온 -0.1℃, 8월 평균기온 25.5℃로 내륙지방보다 겨울이 따뜻하다. 이는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북서계절풍을 막아 주고, 동해난류가 높새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연강수량은 974.9mm로 적은 편이나 겨울철에는 북동기류형 기압배치로 인해 강설량이 약간 많다.
울진은 고대에는 파조로 불리다가, 삼한 때 변한에 속했다.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고우이군(古于伊郡), 신라 우진(于珍)에 속했고, 통일신라시대에 울진군이라는 지명이 처음 보인다. 고려시대에는 울진군에 속한 평해를 평해군으로 분리 승격시켰다. 조선시대에는 현으로 되었다가 갑오개혁 때 다시 군이 됐다. 1896년 강원도 울진군이 됐고, 1914년 평해군이 울진군에 통합됐다. 1963년 강원도에서 경상북도로 편입됐다. 1979년 울진면이, 1980년 평해면이 각각 읍으로 승격됐다. 2003년 현재의 행정구역은 울진·평해읍과 북·서·근남·원남·기성·온정·죽변·후포면의 2읍 8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2003년 5월 현재 인구는 인구 62,250명.
산업은 농업·수산업·임업이 주산업이며, 경지면적은 총 82.73㎢(논 45.13㎢, 밭 37.6㎢)로 전체 면적의 8.4%를 차지한다. 대부분 산지인 탓에 경북에서 면적 당 농경지 면적이 가장 좁은 군에 속한다. 후포·죽변항 등의 항구에서는 청어·정어리 등이 성시를 이루었으나, 현재는 꽁치가 가장 많이 잡히며, 오징어, 미역과 같은 수산물이 많이 생산된다. 옛날 조선시대 왕실에도 진상했다는 고포미역과 울진대게가 유명하다. 임야는 주로 서부 산지에 많아 849.86㎢에 달하며, 비교적 임야가 넓다. 산지에선 약초·버섯 등이 생산된다. 특히 송이버섯은 전국 최대의 생산량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맛과 향이 뛰어나 인기 있다. 울진이라는 지명은 신라 김유신 장군이 이곳의 울창한 산림과 진귀한 해산물에 반해 지은 이름이라 한다.
다른 지방과 연결되는 울진의 주요 도로는 모두 3개. 동쪽은 7번 국도가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지고, 불영천을 따라 난 36번 국도와 백암온천을 지나는 88번 국가지원지방도가 낙동정맥을 넘어 동서를 연결해준다. 도로는 ‘ㅕ’자 형세를 이룬다.
소광리 금강송
| 강릉·삼척·울진을 잇는 산간지역에 많이 자라는 금강송 가운데 소광리 금강송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소광리 금강송은 낙동정맥 삿갓재와 백병산 기슭의 1,800ha에 이르는 넓은 산지에 빼곡하게 자라고 있다. 평균 수령은 약 80년. 이 가운데 10여 그루는 500년이 넘었다. 조선 숙종 6년에 이 소나무숲을 황장봉산이라 정하고 보호했는데, 이곳이 여느 지역에 비해 잘 보존된 까닭은 워낙 접근이 까다로운 오지였기 때문이다. 금강송은 명칭도 다양하다. 껍질이 유별나게 붉어 적송(赤松)이요, 속이 누렇게 황금빛을 띤다 하여 조선시대엔 황장목(黃腸木)이라 했다. 춘양목(春陽木)은 1950~70년 사이, 봉화군 춘양역에서 온 소나무라 해서 수도권 상인들이 붙인 이름이다. 최근엔 금강송(金剛松)이라 불린다.
숲으로 들어가는 길에 황장봉계표석(도문화재자료 제300호)도 만날 수 있다. 표석은 오른쪽에 5행 19자, 왼쪽에 1행 4자를 새겼는데, 이를 풀어보면 ‘황장목의 봉계지역은 생달현(生達峴)·안일왕산(安一王山)·대리(大理)·당성(當城)의 네 지역이며, 관리책임자는 명길(命吉)이다’는 내용이다. 황장금표(黃腸禁標)는 원주시 구룡사 입구, 인제군 한계리, 영월군 황장골 등에서도 발견됐으나, 이곳 황장봉계표석은 이들보다 훨씬 앞선 시기의 것이다.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36번 국도가 지나는 광천교 앞 입구서부터 총 13.3km 떨어져 있다. 광천교에서 917번 지방도(비포장)를 따라 4.6km 들어가면 자수정광업소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 길로 2.2km 들어가면 황장봉계표석이 나오고, 다시 6.5km 더 들어가면 차단기가 내려진 금강송 전시막 앞이다. 차단기 바로 앞에 500년생 금강송이 우뚝 서있고, 임도를 따라 10분쯤 걸어 오르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놀라간 금강송을 볼 수 있다.
국도변의 광천교에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로 들어서다가 갈림길에서 헷갈릴 때는 주 계곡인 대광천 물줄기만 따르면 된다. 계곡에는 민가가 많지 않다. 소광천상회(054-783-9291), 창수상회(782-9939) 등 가겟집에서는 민박도 친다. 차단기 부근의 빗네동물농장(054-782-1164)은 백숙 요리를 한다. 울진 국유림 관리사무소 전화 054-783-1009
울진 원자력전시관
부구천 하류에 자리잡은 울진 원자력전시관은 울진을 찾았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전기에너지실,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 국내 및 세계 원자력 발전소 현황, 원자력발전소 절개 모형,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 축소한 원자로 모형,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코너 등이 차례로 나타난다.
전기 상식, 전기 역사, 발전 원리, 원자력에 대한 상식 등을 소재로 한 컴퓨터 퀴즈 코너도 있다. 20여 분짜리 원자력 홍보영화도 상영한다. 관람시간 09:00~05:30 관람료·주차료 무료. 전화 054-785-2192
울진 달우 자수정광업소
금강송이 자라고 있는 소광리에 자리하고 있는 달우 자수정광업소는 세계 최고 품질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산 자수정을 생산·보급하는 곳이다. 주요 생산 광물은 자수정 외에도 각섬옥·자황토·맥반석 등 총 15종이다. 광산 규모는 1,160만 평. 특히 매년 여름 깔끔하게 단장된 광산 시설물을 배경으로 개최하고 있는 ‘자수정 줍기 광산축제’는 특별한 이벤트로 여름에 이곳을 찾은 도시민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다. 이 기간에는 자수정 채굴 현장도 견학할 수 있다.
자수정 전시장에서는 자수정으로 빚은 목걸이, 반지, 팔찌 등의 보석을 전시·판매한다. 건강팩·건강밴드·발목밴드 등 자수정을 재료로 한 건강보석상품도 갖춰져 있다. 또 전시장 한쪽의 샘에선 자수정 육각수를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동행한 어린이들을 위한 소규모 농장과 농기구 전시장 등의 볼거리가 있다. 전화 054-782-4588 홈페이지 http://darlwoo.com
통고산 자연휴양림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기암괴석과 맑은 계류가 잘 어우러진 불영계곡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으로 손꼽혀온 명승지다. 통고산 자연휴양림은 경관 좋은 불영계곡의 지류인 심미골에 위치한다. 이 휴양림은 소광리와 가까운 덕에 숲의 질도 뛰어나고, 계곡의 경관도 아름답다. 휴양림 시설은 해발 500m쯤의 깊은 산중에 있어 한여름에도 기온이 낮은 편이라 한결 시원하다. 또 울창한 숲속에 자리잡은 각 산막들은 보기에도 시원하고, 산막 문 앞에 차를 댈 수 있어 편리하다. 역시 맑은 계류가에 자리잡은 야영장도 여름 무더위를 식히기에 더없이 적당하다.
국도 바로 옆에서 휴양림이 시작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 해 수해를 입어 현재 복구공사가 한창이지만, 산막을 이용하는 데에는 불편함이 없다. 관리사무소측은 6월 말까지는 대부분의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란다. 휴양림 내의 머슴공방(054-783-9956)은 금강송으로 다듬은 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입장료 1,000원, 텐트장 2,000원, 야영데크 4,000원. 숲속의 집은 4평 이하 30,000원, 5~8평 40,000원, 9~14평 50,000원. 통고산자연휴양림 전화 054-782-9007
불영계곡
금강산 상팔담에 견줄 만한 불영계곡은 장장 15km에 이르는 길고도 장엄한 계곡이다. 기암괴석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는 수정처럼 맑고 깨끗하며 바위 벼랑에 금강송이 뿌리 박고 서있는 자태는 계곡의 운치를 더해 줘 계곡은 열두 폭 동양화가 된다. 이런 특출한 풍광 덕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6호로 지정됐다.
그 중에서도 진잠교서부터 불영사 입구까지 8km 구간이 절경으로 꼽힌다. 의상대, 창옥벽, 조계등, 부처바위, 중바위, 거북돌, 소라산 등 온갖 전설이 얽혀 있는 절경지가 많다. 전망 좋은 곳에는 선유정과 불영정 같은 2층 팔각정을 세워놓아 계곡 풍광을 굽어볼 수 있다. 계곡 주변에는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불영사, 소광리의 금강송, 민물고기 전시관 등 볼거리가 많아 이 나라 으뜸 드라이브 코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불영계곡 매표소 부근과 상류의 삼근리에 민박집이 있다.
불영사 불영계곡 구절양장 도로를 달려 고개 중간쯤 이르면 왼쪽으로 불영사 일주문이 보인다. 불영사는 651년(신라 진덕여왕 5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고찰이다. 창건 당시 연못에 부처 모양의 바위그림자가 비쳤다 해서 불영사(佛影寺)라 불렸다.
1397년(태조 6년)에 화재로 타버린 것을 소운(小雲)이 중건했는데, 그 후 다시 소실되어 1500년(연산군 6년) 양성법사(養性法師)가 중건했고, 임진왜란 때 병화를 입어 모두 소실됐으나 응진전(應眞殿)만은 피해를 면했다. 그 후 1609년(광해군 1년) 진성법사(眞性法師)가 재건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응진전(보물 제730호), 대웅보전(보물 제1201호) 등의 법당은 비구니절집답게 단아함이 넘치고, 영산회상도(보물 제1272호)가 절집의 격을 한층 높여준다. 불영사 입구 주차장 주변에 식당과 기념품 매점이 있다. 민박도 가능하다.
민물고기 전시관
불영계곡과 왕피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한 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건물 1층에 마련해놓은 민물고기 전시관의 규모는 100평. 이곳에는 연어의 생활사와 회유도를 비롯해 우리 토종 민물고기 중 사라져 가는 어종과 주요 어종 위주로 50여 종 전시되어 있다. 이외에 각종 민물고기의 사진자료, 그리고 액침표본으로 보관되어 있는 여러 대형 민물고기와 알 등 민물고기 표본 2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수족관에 전시되어 있는 살아있는 민물고기는 총 50종. 그 중에는 쉬리·꺽지·퉁가리·동자개·참종개·각시붕어·동사리 등 국내에서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종 물고기 7종이 포함되어 있다. 수조 아래의 버튼을 누르면 물고기의 명칭·학명·서식처·식성·분포지역 등 물고기에 대한 설명이 화면에 나타난다.
야외 수조에선 어류의 사육과정, 월동, 부화과정 등을 관찰할 수 있고, 큰 콘크리트 수조 안의 물고기에게 직접 먹이를 던져줄 수도 있다. 가을에는 연어잡이 등 현장체험도 할 수 있어 반응이 꽤 좋다. 입장료·주차료 무료. 전화 054-783-9413
덕구온천
낙동정맥 응봉산(999m)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덕구온천은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으로 유명하다. 온천수는 41.8℃의 약알카리성으로, 신경통·피부염 등에 좋고, 특히 등산·잠수 등 운동 후 근육 피로를 푸는 데 특효가 있다고 해서 국내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선수들이 이곳을 찾아와 휴식을 겸한 온천욕을 즐긴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 말 궁수와 창수로 유명한 전씨라는 사냥꾼이 사냥 도중에 상처 입은 멧돼지가 상처를 치료하는 것을 목격하고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그 후 주민들이 계곡의 바위를 쪼아 물이 고이게 만들고 돌을 쌓아 온천탕으로 이용했다. 특히 겨울에 덕구계곡에 쌓인 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정취가 있어 각광을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1984년 여름 홍수로 유실됐다. 그 후 온천수 주위는 협곡이라 시설물 설치 등 개발이 어렵다고 판단해 4km의 송수관을 덕구온천장까지 연결 43℃의 온천수를 공급하고 있다.
온천지구 공용 주차장 안쪽에 자리한 산길식당(054-782-4648) 앞이 덕구계곡 들머리. 입구에서 원탕까지는 4km로 걷는 시간만 왕복 2시간쯤 걸린다. 용소폭포·선녀탕 등 맑은 계류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덕구계곡의 아름다움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덕구온천관광호텔(054-782-0677), 벽산덕구온천콘도(054-783-0811)는 온천장과 숙박시설을 갖춘 곳이다. 부근에 덕구민속촌식당(054-783-4846), 양평해장국(054-783-6989), 옹심이칼국수(054-783-5820), 토담집(054-782-0169) 등의 식당과 여관이 몇 군데 있다.
구수곡 자연휴양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의 경계에 솟은 응봉산(999m) 동남쪽으로 흐르는 구수곡은 원시의 미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계곡이다. 자연경관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오염원이 전혀 없어 계곡물은 그냥 떠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또 구수곡을 품고 있는 응봉산 산자락에는 50~200년생 금강송과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고, 천연기념물인 산양 등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구수곡(九水谷)은 ‘아홉 물줄기가 각각 아홉 가지 경치를 보인다’고 해서 불리는 이름인데, 10km에 달하는 계곡에는 웅녀폭포, 용소폭포, 팥바위폭포 등 10여 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검소 등 18개 소가 절경을 이룬다.
2000년 개장한 구수곡 자연휴양림에는 숲속의 집·야영장·등산로·산책로· 삼림욕장·물놀이장·체력단련시설 등을 갖추었으며, 한국 자생화 50여 종을 키우는 야생화 관찰원과 숲속수련장 등의 교육시설이 있다. 시설사용료는 주차장(소형) 3,000원. 일반 텐트장은 2,000원, 야영데크 4,000원. 통나무집은 7평형(2동) 40,000원, 10평형(2동) 50,000원, 14평형 1동 60,000원. 전화 054-783-2241
연호정
울진읍 연지리에 자리한 연호정(蓮湖亭)은 울진 군민들이 휴식처로 애용하는 공간이다. 특히 연꽃이 활짝 피어나는 8월이 되면 군민들은 물론이고 멀리 외지에서도 연꽃을 구경하기 위해 연호정을 찾는다. 무더운 여름날 솔숲에 둘러싸인 정자에 앉아 있으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느껴진다. 연못을 감상하기 좋은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집으로 지면에서 약 30cm 띄워 누마루를 깔고 주위에 난간을 돌렸다. 연못의 둘레는 2km, 수심은 2m. 연못 속에는 잉어·붕어·뱀장어 등이 서식하고 있다.
장양수 급제패지
울진읍 고성리 월계서원 경내 국보각에 소장되어 있는 장양수 급제패지(張良守 及第牌旨·국보 제181호)는 1205년(고려 희종 원년)에 진사시 병과에 급제한 장양수에게 내린 패지로써 현존하는 우리나라 행전문서 중 가장 오래 됐다. 내용은 장양수가 병과에 급제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시험관 5명(왕규·임유·최충헌·기홍수·최선)의 관직과 성이 당시 주류를 이루던 소동파 서체로 기록된 과거시험 합격증서(88cm×44cm)다.
장양수는 고려 정종 때 삭방도 안렴사를 지낸 울진장씨의 시조 장말익의 8세손으로 추밀원부사, 전리판서, 상호군위 등의 벼슬을 지냈으며 나라에 많은 공적을 남겼다. 월계서원은 장말익과 장양수를 배향하고 있으며 매년 가을에 사림이 제향하고 있다.
봉평신라비
봉평신라비(국보 제242호)는 1988년 논에서 객토 작업을 하던 중에 발견됐다. 오랜 세월 땅속에 묻혀 있었던 까닭에 비석의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글자 판독이 용이해 원래의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다. 비석은 자연돌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전체적인 모양은 사다리꼴에 가깝다. 비문은 한쪽 면에만 새겨져 있는데, 글자수는 400자 정도. 글씨는 중국 남북조시대에 북조의 영향을 받은 해서체이나, 예서체의 모습도 보인다.
신라가 울진을 포함한 동북 방면으로 진출하면서 건립한 비석으로, 524년(법흥왕 11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신라 사회 전반에 걸치는 여러 면들을 새롭게 검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다. 신라식의 독특한 한문체를 사용해 파악이 어렵지만, 기본 줄거리는 울진 지방이 신라의 영토로 들어감에 따라 주민들이 항쟁을 일으키자, 신라에서는 육부(六部) 회의를 열고 대인(大人)을 보내어 벌을 주고, 다시 대항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비석을 세웠다는 내용이다.
이는 법흥왕 때의 율령반포와 육부제의 실시, 왕권의 실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당시 이미 6부가 성립됐음을 확인해 주는 ‘신라육부(新羅六部)’라는 글귀 등 기존의 사료에 나타나 있지 않은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죽변항
울진 북쪽의 죽변항은 동해의 풍부한 수산자원을 배경으로 오래 전에 기본시설이 완비된 동해안의 주요어항 중 하나로 높이가 15.6m인 울진등대가 서있다. 천연기념물 제158호로 지정된 죽변항의 향나무가 이곳의 운치를 더해주어 있다.
죽변항과 인접해서 북쪽은 후정 해수욕장, 남쪽은 봉평 해수욕장이다. 특히 봉평 해수욕장 앞마을에는 국보 제242호인 봉평신라비가 있다. 연근해 채낚기 어업의 오징어가 주산물이며, 이외에 고등어, 꽁치 등도 많이 잡히는데, 특히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이른 아침 어판장에 나가면 울진대게를 구입할 수 있다. 매월 3, 8일에 장이 선다.
망양정
근남면 산포리 둔산동의 망양정(望洋亭)은 왕피천과 불영천이 만나 동해로 빠져드는 언덕에 세워져 있다. 일찍이 관동팔경의 그림을 본 조선 숙종이 그중 망양정이 가장 낫다고 하여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라는 글씨를 써보내 정자에 걸도록 했다. 또 정조가 친히 지은 어제시와 정추(鄭樞)의 망양정시, 정철(鄭澈)의 관동별곡초, 채수(蔡壽])의 망양정기 등 관련된 글이 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망양정은 처음 세워진 고려 시대에는 현 위치에서 남쪽으로 10여km 떨어진 기성면 망양동 해안에 있었다. 그러다 조선 세종 때 채신보가 망양정이 오래되고 낡았다 하여 망양동 언덕으로 옮겼고, 1517년 폭풍우로 넘어진 것을 1518년에 중수했다. 이후 다시 쇠락하자 1858년에 근남면 산포리의 현재 위치로 옮긴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망양정에 대한 시인묵객들의 예찬은 대부분 기성면에 있었던 구 망양정의 절경을 읊은 것이다.
성류굴
왕피천 하류 성류산(선유산 199m) 기슭에 있는 석회암동굴. 약 2억5천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이 동굴의 총길이는 472m, 높이는 40m로 12개의 크고 작은 광장과 5개의 연못으로 형성되어 있다. 연못 중에는 수심이 30m에 달하는 것도 있다.
동굴은 직선형을 이루고 있으며, 연무동석실· 은하천·오작교·용신지(池)·선녀교 등으로 이어지는 광장은 저마다 독특한 경관을 자랑한다. 50만 개의 종유석·석순·석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명 지하금강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일찍이 개방됐던 탓에 안타깝게도 종유석·석순 등이 많이 훼손된 편이다. 연못은 굴 바깥의 왕피천과 통하고 있어 물고기를 비롯해 박쥐, 곤충류 등 31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굴 내부의 온도는 항상 15℃를 유지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원래 이름은 신선이 노닐 만큼 주변경관이 아름답다고 해서 선유굴이라 불렀는데, 임진왜란 때 인근 사찰에서 불상을 피난시켰다 해서 ‘성류굴’이라 부르게 되었다. 당시 인근 주민들이 왜군을 피해 숨어들자 이를 알아챈 왜병들이 동굴 입구를 막아 모두 굶어 죽었다는 슬픈 사연도 전한다. 굴 바깥의 암벽에 살고 있는 측백나무는 수령이 천 년으로 동굴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155호로 지정됐다.
매표소 부근에 은어튀김 등을 하는 식당이 많다. 관람시간은 08:00~18:00(동절기 17:00), 관람료는 대인 2,200원, 소인 1,100원. 주차료 승용차 소형 1,000~2,000원. 성류굴 관리사무소 전화 054-782-4006
왕피천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서면과 근남면을 굽이 돌아 동해로 흘러드는 왕피천(王避川)은 지형적인 탓으로 원시의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는 물줄기다. 이 일대에는 우리나라 토종 소나무인 금강소나무가 군락으로 자라고 있고,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의 보고로도 꼽힌다.
상류의 장수포천을 포함한 왕피천의 전구간은 68.5km. 왕피천의 백미는 오무 마을~한천 구간(6km), 왕피리 속사 마을~용소 구간(4km), 그리고 구고동~탑동~청암정 구간(2km)이다. 하지만 지난해 수해를 입어 공사중인 구간이 많다.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즐길 수 없어 조금 아쉽다.
울진에서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두 군데. 왕피천이라는 이름이 유래한 서면 왕피리는 36번 국도가 지나는 불영계곡의 삼근리에서 험한 산길을 따라 20~30분쯤 달려야 한다. 왕피리에 민박집이 여럿 있다. 왕피천 중하류쯤에 속하는 근남면 구산리 구고동은, 울진 수산교에서 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2.5km 달리다 만나는 오른쪽 농로를 따라 들어간다. 특별한 표지판은 없고, 단지 길가에 서있는 ‘왕피천관광농원’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중간중간 만나는 마을길에서 헷갈릴 때도 마찬가지.
구산리 왕피천휴양농원(054-783-0625)은 콘도형 방갈로 8동 갖추고 있다. 바로 근처 민가 옆으로 가면 보물 제498호인 구산리 삼층석탑을 볼 수 있다. 구고동은 왕피천휴양농원 앞에서 왕피천을 건너 1km쯤 더 가면 된다. 구고동은 50여 호가 있는 제법 큰 마을로 여름에는 대부분 민박을 친다.
백암온천
평해에서 88번 국지도를 타고 서쪽으로 10km쯤 달리면 백암온천이 나온다. 신라 때 창에 맞아 쫓기던 사슴이 치료한 곳이라는 전설을 내려온다. 그 당시 인근 백암사의 스님이 환자를 목욕시키고 질병을 치유했다고 전한다. 또 고려 때는 현령이 지방민을 사역하여 큰 화강암으로 석함을 만든 후 다시 집을 지어 욕탕을 공개했다고 한다. 온천수는 48℃에 이르는 유황천으로, 신경통·만성관절염·동맥경화증 등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암온천지구 내에 백암온천호텔(054-787-3044), 백암관광호텔(054-787-3500), 백암한화콘도(054-787-7001) 등에서 온천욕을 할 수 있다. 목욕료 5,000원. 이외에 수십 개의 음식점과 숙박·위락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월송정
신라 때 화랑들(영·술·남석·안상)이 울창한 솔밭에서 달을 즐기며 노닐던 정자. 관동8경(월송정 대신 강원 통천군의 시중대를 꼽기도 한다)의 하나로 월국(越國)에서 가져온 소나무 묘목을 심었다하여 월송정(越松亭)이라고 하는데, ‘月松亭’이라고도 쓴다. 20세기에 들어서도 정자를 몇 번씩 복원하는 바람에 옛 정취를 느끼기는 쉽지 않지만, 울창한 솔밭은 참 좋다. 1989년에 산책로 1,200m를 조성해 놓았다.
정자는 고려시대에 이미 월송사(月松寺) 부근에 세워졌던 것을 연산군 때의 관찰사 박원종(朴元宗)이 중건했다고 하며, 세월이 흐르면서 퇴락하자 1933년 향인(鄕人)들이 다시 중건했으나 일제 말기인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폭격 우려가 있다 하여 철거해 버렸다. 이후 1969년에 재일교포들이 콘크리트로 신축했으나 옛 모습과 같지 않아서 해체하고 1980년 다시 지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정면 5칸, 측면 3칸, 26평으로 정자치고는 큰 편이다. 편액은 최규하 전 대통령의 친필이다.
후포항
울진의 남단에 위치한 항구. 이른 아침에 가면 고깃배에서 각종 어패류가 부려지는 어시장 풍경을 구경하면서 싱싱한 횟감이나 어패류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후포항에는 울진대게·도루묵·가자미·고등어 등이 많이 나온다.
후포항 야트막한 언덕에는 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후포 등대가 서있다. 이곳은 후포항과 동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도 한다. 후포 등대는 후포항 부두 끝에서 해안길을 따라가다가 ‘포항지방해양수산청 후포항로표지관리소’ 이정표가 있는 왼쪽 콘크리트길로 들어서면 된다. 등대관리소 담벽을 돌아가면 후포항 일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후포여객선터미널(054-787-2811)에서는 카타마란호가 성수기(7~8월)·연휴·명절 등에 후포~울릉간을 하루에 1~2회 부정기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항구 해안을 따라 횟집이 즐비하다. 매월 3, 8일에 5일장이 선다.
울진 송이
경상북도 동북단에 위치한 울진군은 화강암과 고운 토질, 그리고 깨끗한 공기가 어우러져 더없이 향기로운 양질의 송이가 난다. 주민들은 다른 지방의 송이에 비해 표피가 두껍고 단단해 특유의 향이 진할 뿐만 아니라 신선도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맛이 변하지 않는 울진 송이가 송이 중의 으뜸이라 자랑한다.
울진군 송이 생산량은 2002년 전국의 11%, 경북의 13%를 차지했다. 지난해 평균 가격은 1kg에 99,638원. 최고 가격은 무려 651,900원을 호가했다. 송이철인 9~10월에 구입할 수 있다. 울진군 산림조합 전화 054-783-2340
울진 대게
대게에 관한 한 울진 주민들도 할 말이 많다. ‘울진 대게’보다는 ‘영덕 대게’라는 말이 세간에는 더 익숙하게 통하기 때문인데, 울진 주민들은 “사실 대게의 본고장은 울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원래 울진이 대게의 주산지인데, 인근에서 가장 큰 장이 서는 곳이 영덕이기 때문에 영덕 대게로 더 알려진 것이라 한다.
1930년대 교통수단이 여의치 않던 시절, 서울·대구·포항·안동 등 대도시에 해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인근의 수산물은 대부분 교통이 편리한 영덕으로 모여들었다. 당시 울진 사람들은 잡아올린 게를 몽땅 싣고 영덕으로 가서 팔았다. 결국 영덕은 대게의 집산지인 셈인데, 세월이 흐르면서 영덕이 대게의 본고장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는 울진 금강송이 한때 집하지였던 춘양의 이름을 따서 ‘춘양목’으로 불리던 것과 사정이 비슷하다.
울진 주민들이 대게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은 축제로도 나타나, 후포항 인근에서 매년 4월 대게축제를 연다. 이 때는 후포항과 죽변항의 공판장이나 횟집 등에서 싱싱한 대게를 직접 골라 쪄 먹을 수 있다. 대게의 어획시기는 주로 11월부터 이듬해 4월말 경까지. 문의 죽변수협 전화 054-783-8454, 후포 수협 전화 054-787-1331
고포미역
강원도 삼척시와 경계를 이루는 북면 나곡리 고포 마을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돌미역 생산지. 고포미역은 고려 때부터 왕실에 진상하던 미역으로 이름이 높았다. 수심이 얕은 고포 앞바다의 물은 매우 투명해 말간 봄햇살이 골고루 퍼질 수 있어 질 좋은 돌미역이 잘 자란다. 동해안에서 가장 빠르다는 물의 흐름도 고포 돌미역을 명품 반열에 올려놓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3월에서 5월 사이에 생산하며, 구입은 연중 가능하다. 가격은 1단(20올)에 100,000~130,000원선. 고포마을영농회 전화 054-782-0916, 죽변수협 전화 054-783-8454
왕피천 은어
봄부터 늦가을까지 은어가 서식하는 왕피천은 여름철의 은어 낚시로 이름이 높았다. 요즘 왕피천 하류에서는 은어낚시가 한창이다. 왕피천과 불영계곡이 만나는 수산교 상류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은어 포인트. 날이 점차 더워지면 은어는 상류로 올라간다. 성류굴 위쪽의 수곡초등학교 근처 상수곡 마을 앞의 잠수교 주위도 은어 포인트로 소문난 곳이다. 구산리의 두전동과 탑동 마을 부근의 은어는 씨알이 굵은 편이다.
은어로 맛볼 수 있는 요리는 은은한 수박향이 감도는 은어회를 비롯해 튀김·매운탕 등이다. 수산교 부근이나 성류굴 입구에 은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