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의 작품은 항상 의외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관객의 허를 찌른다고나 할까?
이렇게 될거라는 기존 관념을 한박자 뒤엎는 그의 영화적 호흡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매력이 됩니다. 일단, 이나영이 정재영을 짝사랑한다는 설정 자체부터
확연히 느껴지지요. 전혀 멜로 영화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던 정재영은,
의외로 이나영과의 멜로물에 꽤나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렇게 예쁜 이나영이 왜 하필 정재영 같은 남자를? 이란 생각을 미쳐 해보기도 전에
그들의 사랑 나눔은 아기자기하고 예쁩니다. 그리고 영화속에 적절히 잘 녹아들어갑니다.
뭔가 예측할 수 없다는 설정은, 영화가 계속되는 내내 지속이 됩니다.
하필 야구선수를 무려 10년이상 짝사랑한 예쁘장한 아가씨,
근데 그 야구선수는 시한부인생을 살고있고,
그 선수가 공교롭게도 만난 도둑과의 인연, 그로인해 범죄자로 오인도 받게되고,
또 그로인해 본의아니게 동거를 하기까지 하는 남녀 1쌍.
근데 알고봤더니, 악성종양이라던 병의 실체는..................
이들의 우연적인 만남과 상황 설정은 영화적 상상력을 과도하게 뛰어넘어
거의 만화적 수준에 가깝습니다.
이쯤되면 현실에 바탕을 두었다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지경이 된거죠.
이 때문에, 이 영화의 플롯 자체는 우연의 남발로 억지스럽고,
자칫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을겁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 영화에 불만을 가진다면,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일꺼에요.
드라마의 탄탄함보다는, 순간순간의 재치로 영화를 진행시켜나가는것도 없잖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남녀간의 사랑을 바라보는 것.
그러한 부조화를 바라보는 그 상황의 재미가 너무 솔솔해서....
오락적 재미는 가히 최상급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사실, 영화의 긴장도를 느끼게 해줄 그 어떤 것도 없는 상황에서,
1시간 50분을 꽤 즐겁게 진행시켜 나가는것도 쉽지 않을텐데 말이죠.
<아는 여자>는 그 상영시간동안 정말 즐겁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뭔가 비비꼬는듯한, 웃기긴 웃긴데, 어느 장단에서 웃어야 할지..
그리고 여기서 웃는게 맞는것인지...조차도 애매하기까지 한...
이런 상황 하에서 느껴지는 재미가, 거의 논스톱으로 계속됩니다.
물론 상당수는 말장난 수준에 그치는 유머도 있지만,
그 상황을 비꼬아가면서 허를 찌르는 유머도 영화 곳곳에 가득찹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 재미를 만끽하며, 영화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영화는 예고편에서의 느껴지던 한 여자의 스토커적인 사랑의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글쎄..이나영이 정재영을 10년 이상 좋아했다라는 설정이라면,
그녀가 좀더 집요하게 스토커다운 행동을 보여주는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나영의 접근에, 정재영이 너무 쉽게 적응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제가볼땐, 감독이..그러한 시도도 어느정도 고려를 했으리라 봅니다.
적어도 예고편에 그러한 장면이 들어간걸 보면 말이죠.
하지만, 그걸 줄인 것은 아마 둘의 사랑의 완성의 측면..
즉 멜로적 측면이 부드럽게 연결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초반이후 그들의 만남에 대한 갈등구도를 완화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아는 여자>는 장진의 색깔이 가득담긴, 괜찮은 멜로코메디물입니다.
평소 장진의 추종자라면, 기꺼이 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것이며,
보통 사람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킬러들의 수다> - <아는 여자>로 이어지는 그의 작품 세계는,
그 누구도 접근하기 힘든 그만의 영화세계를 거의 완성시켜 나갔다고 봅니다.
첫댓글전 오늘 영화를 봤는데 기대를 안하고 가서 그런지 잼있게 봤담니다... 5명정도가 봤나? ㅡ..ㅡ;; 영화상영시간내내 지루하지 않게 잘 보구 나왔답니다.. 이더운 여름날 짜증날때 다른 유명배우들을 내세워서 짜증나는 영화를 보는것보단 참신함이 돋보이는 "아는여자"를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네용 ^.~
첫댓글 전 오늘 영화를 봤는데 기대를 안하고 가서 그런지 잼있게 봤담니다... 5명정도가 봤나? ㅡ..ㅡ;; 영화상영시간내내 지루하지 않게 잘 보구 나왔답니다.. 이더운 여름날 짜증날때 다른 유명배우들을 내세워서 짜증나는 영화를 보는것보단 참신함이 돋보이는 "아는여자"를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네용 ^.~
와~~영화평 정말 잘 쓰네요..생각한걸 글로 쓴다는 게 참 어렵던데..'아는여자' 정말 좋았습니다..두번째 볼때도 넘 재밌더군요..
요즘 아는여자 보라고 사람들한테 강추~ 중인데....장진감독의..풍온다~풍왔다~의...연기와 대사는..지금도..+.+.
아는 여자 원츄~~~ 어찌나 좋던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