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글사랑 모임 가을 문학이벤트에 응모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3년 10월 1일부터 11월 31일까지 진행된
시, 수필, 소설부문의 응모작 가운데서
심사를 통해서( 사실 심사를 맡아주신 신데렐라님과 네임님과 오랜 장고를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중복되는 부분이 많았고 또 서로들 공감하는 부분도 많아서
고민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올라온 모든 작품에 대해서
평을 달아보리라 마음먹었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몇 작품에 대한 생각이라는 이름으로 평을 달아보았습니다.
기존의 문학이벤트에 당첨되신 분들의 응모작은 입상작에서 배제했으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를 바랍니다.
심사평은 에누리하나 없이 심사를 맡아주신 신데렐라님과 네임님의 평, 그리고 제 개인 감평을 그대로 올리고저 합니다.)
우선 시 부문에서는 장고를 거듭한 끝에 가장 무리없는 묘사력을 보여주신 '몽환적인'님에 대한 입상자 결정은 셋 사람 모두 의견의 통합을 보았고
많은 습작을 해 보신 분으로 여겨지는 '수풀넷'님을 입상자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소설 부문에서는 '실버러버'님과 '소금비누'님을 입상자로 결정하였습니다.
수필 부문에서는 '음풍농월'님을 입상자로 결정하였습니다.
올해 가을 문학이벤트에서도 대상작은 나오지 못했습니다.
입상자들은 모두 그 나름의 자격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라 여겨집니다.
많은 작품들이 산고의 고통을 느껴서 태어난 것이겠지만 좀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작품에 대한 혼과 열정이 담겨야한다는 아쉬운 바램을 가져봅니다.
호명되지 못한 분들과 그리고 평을 받지 못한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입상되신 분들에게는 공지대로, 등급업과 문화상품권지급( 운영자 name님의 메일로
주소와 연락처를 보내 주십시오), 명예의 전당에 작품을 게시토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좀더 근사한 의미를 부여하는 의미에서 <표창장>을 <자료실>에 올렸습니다.
입상하신 분들은 확인해 보시고 기꺼이 즐거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 그리고 운영자 햇살님께서 '아름다운 시집' 선물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확답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햇살님께서 가능하시면 또 다른 상품으로 우송될 수 있다면 더욱 멋진 일일 것
같습니다. 햇살님이 허락하시면 네임님의 멜로 입상자들의 주소를 받으셔서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바쁜 가운데서도 수고하신 여러 운영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아울러 모든 글사랑 모임 식구들이 새해 복 많이 받기를 기원합니다.
2004년 1월 1일 잔피엘 드림
@신데렐라님의 <운문과 산문에 대한 심사평>
*운문*
1.<채석강에서> 음풍농월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연결과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표현으로
연인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마음이 아주 잘 전달되어진 것 같아요.
그런데 1연의 서술적 표현이 나머지 연들과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2. <9월> 음풍농월
짧은 글 속에 역시 간결한 표현으로 가을의 정취를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3. <가습기> 수풀넷
가습기에 대한 재밌는 상상력이 돋보인 작품.
위트와 조금은 어두운 냉소가 적절히 잘 배합되어 있는 것 같아요..
표현력이 아주 좋으시더군요.
4.<별이 아닌 그 빛으로 엄마를 만납니다> 수풀넷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따뜻하고 잔잔하게 그려낸 것 같습니다.
특히 3,4연이 동화책의 한 구절처럼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잘 묘사된 것 같습니다.
5.<꽃을 말리며> 몽환적인
전체적으로 운율을 살려 참 잘쓰신 것 같습니다.
마무리까지 통일성 있게 잘 표현하신 것이 인상적이네요.
제가 보기엔 단점이 별로 눈에 보이지 않는군요^^
*산문*
1. <가을볕이 주는 기분 좋은 상념> 후추
읽는 이로 하여금 가을햇볕이 주는 기쁨으로
함께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지닌 글이네요.
하지만 중간에 약간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과
마지막에서 끝맺음을 좀더 명확하게 표현 하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2.<눈물꽃> silverlove
빠른 전개와 간결한 표현이 지루하지 않고 글에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을 좀더 끌고 나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그리고 사랑이야기지만 시대적 배경 또한 중요한 이야기의 틀이라고 생각되는데
거기에 대한 설명이나 표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군요.
그리고 극중 소지로가 주인공을 사랑한 이유가 뭔가 명확하지가 않고
소지로에 대한 묘사가 흐지부지 하게 처리 된 게 아쉽고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좀더 끌어갔으면 어떠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 한 설정이지만 읽는 내내 재미있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3. <젓> 보케리니
본문에서는 우리의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잘 묘사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두에 어릴 적 추억담과 본문의 내용이 어딘가 잘 연결되지 못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4.<날개가 주는 意味 > 보케리니
평범한 일상을 아주 감칠맛 나게 재미있게 쓰시는 재주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5. <까마귀> 소금비누
사건의 전개와 발단, 결말이 아주 탄탄하게 잘 짜여진 것 같아요.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고 빨려 들어갔습니다.
특히 사건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글을 박진감 넘치게
잘 이끌어가신 것 같아요..
뭐랄까..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잘 조절하신 것 같군요..
주위의 배경과 사물에 관한 묘사도 좋았고
마지막 반전이 글의 재미를 더욱 증가시키는 것 같습니다.
@ 네임님의 <수필과 소설에 대한 심사평>
수필.
서정적인 장르의 서사적 진술.........^^
수필이라 하면, 삶의 체험 속에서 깊은 사색을 이끌어 내는 힘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응모한 대부분의 작품들이 지나치게 일상의 단면만 제시하는 것으로 그쳐
깊은 사색과 삶에 대한 본질의 탐구가 보여지지 않아 마땅한 작품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문학이라 하면 어느 장르를 막론하고 글쓰기에 있어 성실함과 문장력, 상상력이 요구되는데,
문장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 할 뿐더러 글쓰기에 있어 성실함이 결여된 작품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응모작이 수필이라 하더라도 문학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구성하는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글쓰기의 성실함이란,
치밀한 구성이 없어 보이고, 문장에 있어서도 개성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속에 들어있는 말을 순서 없이, 생각 없이 쏟아내서는 문학이라 할 수 없다.
수필이라 하면 흔히 붓 가는 대로 자유롭게 쓰는 글이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문장의 틀과 문학적인 상상력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몇 몇 작품들 중에. 노르웨이의 숲님의 <외할아버지>는 진지하게 글을 써나가는 힘은 있었지만, 지나치게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이 수필로써의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뻔한 주제의 얕은 사고가 아쉬웠다. 서사적인 이야기를 줄이고 포인트가 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기술한 뒤, 글쓴이의 깊은 사색을 보여주었더라면 입상작에 들어갔으리라 본다. 다음 번에는 이점을 보완해서 다시 응모해 주기 바란다.
졸라졸린님의 <기형도의 뒷길 밟기> 는 수필로써는 조금 낯선 작품으로 신선했다. 하지만, 끝가지 문장을 이끌고 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시 말해 이야기를 하려다 만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인용문들이 오히려 글의 맥을 끊어버리는 아쉬움도 있다.
좀 많은 작품을 입상작을 내고 싶었으나. 여러 글들 중에 음풍농월님의 <흩어진 언어의 기억들>을 추천한다.
이 글은 언어를 구사하는 세련된 맛이 보이며, 또한 글쓴이의 깊은 사색으로 일상에서 보여지는 것들의 사소한 것까지 관찰하는 눈의 힘이 좋았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기존의 입상자들의 작품을 심사에서 제외시켰다는 점을 끝으로 말하며, 응모해 주신 여러 님들과 특히 지난번에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해 주신 여러 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소설
실버러브님. <눈물꽃>,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둘 다 사랑이야기라 좀 식상했다 특히 <지금은...>이 더 그랬다. 소녀적인 감상의 차원을 뛰어넘지 못 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사랑꽃>은 문체가 아름답고 사랑을 주제로 담고 있으되 시대적 배경을 대동아 전쟁으로 맞추어 신선했다.
적절한 묘사와 비교적 서사적인 구도가 안정된 작품이다.
소금비누님 <까마귀>, <어둠>- 조금 독특한 장르의 글이었다. 특히 <까마귀> ^^ 소금비누님은 문장이 안정적이어서 오히려 진지하게 순수문학을 쓴다면 더 좋을 듯 싶다. 간혹가다 문장을 지나치게 현란한 언어로 포장하는 흠이 있긴 하지만. 인터넷에 올리는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지나친 문장의 가벼움을 극복한 소설이라 봐졌다. <어둠>의 경우에는 모호하고 애매한 배경으로 작품의 환상을 더하고 있다. 주제가 선명하지 못한 점은 있으나, 막연한 어느 시대덕 어둠을 시간의 흐름으로 나눈 구성이 돗보이는 작품이며 구성의 군더더기가 별로 없었다. 소설로써 갈등 구조가 약한 것이 <어둠>의 단점.
<행복이란> <그날로>- 묘사 없이 대화에 의존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흠이었다. 특히 <그날로>에서. 소설로 보기에 너무 짧은 분량, 분량이 잛더라도 글의 구성상 그것이 최선이면 좋지만, 요기서는 이야기를 채 이끌어내는 힘이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소설 눈물꽃을 읽으면서 이 소설을 통해 silverlove님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일제식민치하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그리고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위안부의 삶, 지금 현재도 매주 일본 대사관 앞에서 그들의 부도덕을 질타하며 사과를 촉구하는 할머니들의 눈물 겨운 투쟁을 생각한다면 silverlove님의 소설은 현실을 망각한 낭만소설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 가해자와 피해자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으며 그 아픔은 여전히 현존하고 있는 우리의
역사이기에 말이다.
소설을 읽어가면서 '여명의 눈동자'라는 tv드라마의 장면을 떠올렸다. 소설 속 주인공 정혜가 드라마의 주인공 여옥과 닮아서이기도 하지만 소설 속 장면들이 몇 해 전 인기리에 반영된 여명의 눈동자를 떠올리게 할 만한 풍경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소설 '눈물꽃'에서 silverlove님은 참혹함 속에서도 사랑이 피어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을까! 그렇지 않으면 추악하고 견디기 힘든 모욕과 멸시와 투쟁의 역사를 가슴에 안은 한민족과 이웃나라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해결할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싶었던 것일까!
정혜에 대한 유이와 소지로의 사랑, 그리고 유이의 2세인 아버지, 작중화자인 손녀딸을 통해서 전쟁 속에 핀 사랑을 말하고자 하는 .
간결한 어체와 여백의 미를 충분히 활용하여 짧은 시나리오 같은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러한 간결미를 추구하다보니 유이와 소지로가 정혜를 사랑하게 된 상황묘사가 독자에게 전달되기엔 부족함이 있고(위안부로서의 정혜와 가해자로서의 유이와 소지로를 생각한다면...... 물론 그것이 이 소설의 극적인 면을 부각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한 극적인 면을 모티브로 삼았다면 좀 더 정혜가 일평생 사진을 간직할 만큼의 유이와의 육신과 영혼의 결합을 만남에서부터 헤어짐에 이르기까지 그려야할 필요가 있었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눈물꽃 전반의 간결과 생략기법을 사용한 서술적인 구성 때문이라고 해도 좀더 치밀하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과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대립된 만남에서도 진실한 사랑이 꽃 필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했는데 그 점이 무척이나 아쉽다)
silverlove님의 눈물꽃은 보라님의 소설 <카투사>와는 분명 같은 주제이면서도 (이 땅을 점거하려한 자와 여전히 이 땅을 주둔하고 있는 자라는 의미에서)
눈물꽃이 가해자를 사랑한 피해자의 측면에서 보았다면 보라님의 소설 '카투사'는
주한미군을 보필하는 카투사의 입장에서 주둔지인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이 자신의 애인이
강간당하고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최 병장의 입장이야말로 기지촌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미군들의 시민에 대한 폭행 및 기타 여러 사건들과 여중생 사건 등등,
근작에 일어난 사건들이 힘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보라님의 소설 카투사는 그러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반면에 눈물꽃은 용서하지 못할 대상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을 통해서 역사적인 과오와 책임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가깝고도 여전히 먼 나라인 일본과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과거사의 청산,
그것은 분명한 역사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준엄한 자기반성의 토대를 통한(일본의)
용서와 화합의 미래를 제시했다고 미루어 짐작하고 싶다.
단순히 눈물꽃이 순정 만화적인 러브스토리일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
작가의 의중을 들여다보는 일은 분명 멋진 일이다.
@음풍농월님의 수필 '내 흩어진 언어의 기억들'에 대한 생각
제목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모든 것'이라고 달리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목가적인 풍경과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인정과 사랑 그리고 삶의 뒤안길에 서있는 인생의 추억자리가 음풍농월님의 눈동자를 통해 소중히 간직하고픈 추억이나 카메라에 담긴 한 장의 사진처럼 따뜻하고 아늑한 의미가 된다.
그래서 내 흩어진 언어의 기억들이고 그런 의미에서 퇴색해 가는 도시화에 잃어버린
고향의 모습이라 아쉬움이 남는 것은 아닐까!
좋아한다는 것을 표본으로 만들어 두고 두고 만지고 싶을 때, 살피고 싶을 때
마음껏 음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인생도, 사랑도, 그리고 살며 만나는 모든 순간 순간들을 꼭 집어서 간직해 둘 수만
있다면...
그러나 세월은 흐르고 모든 것은 변해 간다.
어제의 시간이 오늘의 시간이 아니며 오늘은 내일의 시간이 아니 듯이
우리가 가슴에 그리고 영혼에 간직한 장면들도 결국 흩어지고 말 그 무엇이다.
그것이 망각이라는 이름이겠지만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은 그래서 소중히 품고 살고 싶은 많은 것을 더불어 우리에게
허락했다고 말할 수 있다.
시골길이, 기차역이, 길옆에 핀 꽃들이, 석양이, 그리고 푸른 물 넘실거리는 바다가,
잘 익은 과실들이, 소쩍새의 노래 소리가, 조용히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이
맑은 세상과 어지러운 세상의 활력소가 된다.
<나는 내 빈약한 문학文學속의 모든 주인공을 좋아합니다.
항상 그들과 함께 숨쉬고 생활하며 같이 대화하고,
그들이 곧 나이며 내가 그들임을 좋아합니다. >
음풍농월님이 말한 인생에 펼쳐진 모든 파노라마는 내 인식의 주인공이요
간직하고픈 소중한 추억이며 마음의 고향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곧 나이며 나는 곧 그들인 것이다.
전원을 동경한다는 것은 자연과 순응하며 살아온 날들의 기억 때문일 것이고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은 문학에 대한 자세일 것이라고
음풍농월님의 수필 '내 흩어진 언어의 기억들'을 통해 새삼 돌이켜 보게 된다.
음풍농월님의 세 편의 시 <채석강에서>,<바다>, <9월>등에서도 녹녹치 않은 문학의 연륜을 느끼게 해주어 좋았다. 시를 선택하지 않고 수필을 선택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다.
@보케리니님의 수필 <젓과 젖>, 에 대한 생각
하나의 젖은 아이의 성장과 면역기능에 꼭 필요한 모유에 대한 것 또 하나는
젓갈이라 불리는 발효식품에 관한 이야기인데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발효식품의 나라라고 불린다.
메주로 빚어지는 된장과 그리고 고추장, 세계적인 식품인 김치 역시도 발효식품이다.
젓갈의 종류만도 셀 수 없이 많으며 지방에 따라 특색을 달리하며 기호에 따른 각양각색의 담그는 비법도 천양지차이다.
요즘은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항암물질의 연구성과까지 심심찮게 소개되는 것을 보면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은 것은 사실인가 보다.
그리고 발효식품이 가지는 기다림과 숙성의 시간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아울러 깨달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의 성장을 이루는 젖과 음식인 젓은 건강이라는 이름으로 일맥상통한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통해서 모유의 필요성을 제기한 수필 (젖)은 아이에 대한
부모, 아버지의 사랑, 깊게는 보케리니님의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모유가 아이의 인성과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성들은 알면서도 잊어버린다.
살기가 바쁘고 간편하기 때문에 알면서도 분유를 먹이는 여성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분유회사의 광고를 보면 마치 모든 주부는 아기들을 위해서 반드시 그 제품을
먹여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아기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잘못될 것처럼 과장광고를
하기도 한다.
그 어떤 것보다도 모유가 아기의 성장에는 최고일진대...
보케리니님의 수필 <젖>은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 즉 아버지의 사랑이며
동시에 보케리니님 자신의 사랑일 것이다.
곤쟁이젓, 황새기젓, 토하젓, 명란젓등의 젓갈-젓이 추억에 얽힌 이야기라고 한다면
두 가지의 젓과 젖을 통해서 건강과 그리고 사랑을 떠올려 본다.
@김하늘님의 세 편의 시<찬바람이 불면> <거리에서> <전철>에 관한 생각
세 편의 시에서 느껴지는 동일성은 <문명에 소외된 도시인>이 아닐까 느껴진다.
세 편의 시가 일관성을 가진 것은 우선 칭송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소외된 계층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의 배려가 '일당쟁이, 식충이'와 같은
시어로서는 조금 거슬리는 표현과 그리고 삶에 애환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표현들이
궁극적으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문명으로 인한 도시인의 단절과 이기심, 그리고 소외된 계층의 절망감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못해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또한 선명한 주제에 비해서 그 주제를 다루어 결론으로 이끌어 가는 기술이 매끄럽지 못한 것은 습작의 시간을 늘이면 가능해 질 것이다.
하지만 김하늘님이 가진 낮은 자에 대한 관심은 시인이 아름답고 좋은 것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현실문제에 대하여, 사회상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시인이 가진 눈을 통해서 포착한 사물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독자에게 무엇을 전해야할지, 그리고 어떻게 다듬어서 하나의 사실을 표방할지
노력의 시간들에 김하늘님에게 주어질 앞으로의 시들을 발전을 기원해 본다.
@졸라졸린님의 <지하철-겨울>외 네 편의 시에 대한 생각
허구와 진보를 찾고자하는 시인의 관념
졸라졸린님의 시들은 정체성에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은 아닐까!
도시는 점점 공룡화 되어서 <지하철-백 개의 유서적기>에서 느껴지는 <절망>을 알아버린 것은 아닐까!
노인의 손,
성급히 검은 지갑을 탐닉하다 눈,
마주치다. 흠짓
닮음. 그
비.참.한.절.망.이.닮.았.다
졸라졸린님의 시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의 하나이다.
노인의 손과 비참한 절망이 닮았음을 알아버린 시인,
거미줄에 거미가 떠나도 거미줄은 거미줄이라고 말하는 시인,
그를 옥죄는 감옥과 올가미는 도시의 지하철일까
그렇지 않으면 그 속에 냉소적인 모습과 시선으로 타인의 눈을 피해서
고독한 모습으로 서 있는 우리들일까!
그래서 졸라졸린님은 시 <씻어 내기>를 통해서 소외감과 자기기만을 씻어내고
싶은 것은 아닐까!
우리는 모두 타자이면서 군중 속의 자아를 가진 타인인 까닭에.....
졸라졸린님의 시에서 아쉬움이 있다면 관념적인 시어들이 좀 더 침전되어 투명한 목소리로
들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시인은 분명 사고의 깊이를 가지고 있지만 그 깊이를 풀어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스스로 미숙함을 토로하고 있다.
상투적이지 않으면서 자신의 색깔을 가지기 위해서는 시를 구성하는 묘사에 대하여
구체화된 표현을 배울 필요성이 있다.
물론 그 해답은 시인이 앞으로 체득할 경험과 노력에 의해서 완성될 것이기에
꾸준한 건필을 빌어본다.
@소금비누님의 소설 <까마귀>,<어둠>,과 시에 관한 생각
유치환상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올린 소금비누님의 까마귀는 몽환에 대한 접근이라 말할 수 있겠다.
사막행단이라는 사건의 발단, 그리고 만나게 된 도적들, 식인습관을 가진 이상한
여인숙, 그런데 그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판타지소설의 맥락에서 소금비누님의 소설을
보고자한다.
소금비누님은 소설 속에서 주인공 지해처럼 쫓겼던 것일까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라는 소설구성의 요소들이 충분한 묘사나 상황설명이 부족한 점을 우선 들어야겠고 그러한 묘사가 부족하다보니 구구절절 장황해진 측면이 있으며
등장인물들의 면면이 급조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만드는 점이 아쉽다.
시선이나 글을 풀어 가는 재주는 나무랄 때가 없지만 소설 <어둠>이나 시에서 느껴지는
관념적이며 추상적인 사고들이 충돌하여 분명하고 확고한 전달을 독자에게 이끌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소설 <어둠>에서 <나는> 바위에 붙어 있는 어둠을 먹고사는 물렁한 기생충이다?.
음지를 좋아하는 이끼가 아닐까 라고 생각해보지만 도무지 그 의미가 선명치가 않다.
의미의 선명치 않음은 소설을 읽는 내내 계속된다.
작가의 상상의 세계가 이끄는 곳은 너무나 낯설기 때문이다.
어둠의 절대적 어감이 태양과 충돌하여 일으키는 낯설음 때문이다.
줄기차게 소금비누님은 태양을 향해 구역질을 뿜는다. 소설 속에서 태양이란
<빛나는 절대적인 모든 것> 으로 풀이된다.
그것은 선택받은 세상의 권리를 가진 모든 것으로도 풀이될 법하다.
그와 반대되는 것은 어둠이다. 그래서 구토가 나고 구역질이 나는 것이다.
물론 세상은 빛과 어둠이라는 이분법만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곳이다.
소금비누님의 소설 어둠에서의 나는 아웃사이더이며 억압받고 고통받는 계층이고
그것은 추상적 표현을 통한 존재이다. 세상의 권력과 법과 그리고 문화가 등장한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 얻은 자와 잃은 자가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태양과 어둠인 것이다.
소금비누님은 어둠을 통해서 그러한 세상의 양면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인칭이 달린다는 부분에서 모호해져버렸다.
분명히 바위에 붙은 기생충에서 전개된 사고나 생각들이 이젠 마음대로 이동하고
걸을 수 있는 존재로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설 어둠의 결정적 실수라고 여겨진다.
자연스러운 전개가 혼란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소금비누님의 시에서도 느껴지는 아쉬움이기도 하다.
어둠은 세상에 대한 진실이라는 너무나 방대한 주제를 담고자했던 것 같다.
소설<까마귀>가 유치한 환상이라고 스스로 말한 반면에 어둠에서는 절대적 진리의
그림자인 악과 약함과 무능함과 소외를 다룬 탓에 말이다.
일정한 묘사력만큼 노력을 경주하여 발전할 수 있기를 소금비누님께 기원해 본다.
@몽환적인님의 <버스를 타고>와 <꽃을 말리며>에 대한 생각
303번 버스와 300번 버스와 304번의 버스는 무슨 의미일까
낮 열 두시 돈을 벌러 가는 나의 눈동자에
피켓을 든 일인 시위자의 모습도 보이고
시장에서 반찬거리를 사시는 어머니의 모습도 보인다.
그래 바로 삶이다. 삶의 현장이다.
돈을 벌어야하는 이유가 있는 현장이다.
몽환적인님의 버스를 타고의 이유가 분명한 부분이다.
버스를 타는 이유는 돈을 벌어야한다.
그래서 303번도 300번도 아닌 빠른 304번 버스를 탄다
설명을 하지 않고 묘사만으로도 훌륭한 시적 내용을 잡아내었다.
몽환적인님의 <꽃을 말리며>는 더욱 쉽게 읽히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꽃을 말리며 깊이 고민한다>
선명하다. 사랑에 대한 고민이다.
사랑의 대상으로부터 선물 받은 꽃이다.
그 꽃을 말리며 사랑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한다.
연과 연이 자연스럽게 맞물려 돌아간다.
시는 이처럼 거창하지 않고 소박해도 자연스러운 행간의 맞물림이 있어야한다.
분명한 의미전달과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야한다.
몽환적인님은 그러한 기교를 알고 충실히 시로 표현할 줄 아는 것 같다.
그래서 치장이나 화려하지 않지만 술술 잘 읽히는 그녀의 시들을 선택했다.
@수풀넷님의 시편 '말없는 父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가습기' "별이 아닌 그 빛으로 엄마를 만납니다'.에 관한 생각
수풀넷님은 시가 가져야하는 영역을 아는 분인 것 같다.
그 영역은 존재-운명-깨달음이라는 단어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말없는 父子'에서 느껴지는 시선은 아마도 벌초를 위해 선산에 오르신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 어쩌면 아버지는 농부일지도 모른다. 농촌에서 요긴하면서도
중요한 연장인 <낫>은 늙은 아버지의 모습을 대변하는 매개물이다.
아버지의 낫질의 의미는 조상들의 묘를 관리하고 벌초하는 일반적인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것은 당신께서 늙고 주름지며 자식과 가족들을 위해 희생해온 세월을 의미하고
그러한 아버지를 대신할 수 없는 자식된 도리의 안타까움을 아들은 토로하고 있다.
상징적인 그 모든 것이 인연이며 운명일진대,
수풀넷님의 이 시는 상징성과 기교면에서는 많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물을 관찰하는 눈과 사물의 본질이 가진 깊이를 탐구하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다만 자신의 사색에 심사숙고하다보니 자연스럽지 못한 구절들도 더러 눈에 뜨인다.
<애써~ 눈을 감는다>가 구체적으로 명징한 모습을 그려주지 못하는 점,
이러한 점은 수풀넷님의 세 편의 시에서도 행과 연 사이의 연결고리를 모호하게
하는 내적 자아에 머물러 노래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수풀넷님은 시를 알고 또 많이 습작해 보신 분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의 영역을, 사물을 관찰하는 범위에서 사물에 내재되고 잠재되어 있는 본질을
체득하고 깨닫는 영역으로까지 확대하고 있음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군데군데 보이는 직설적인 싯구,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의
<실망과 분노로 치장한,....핏기 없는 청년이 >등등의 ....상투적인 싯구와 한자어들이
기발하고 독특한 표현들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점과 경쾌한 리듬감이 부족하다는 점,
시적 내용이 어둡고 암울하고 고통스러운 주제를 다루더라도 시의 여흥이 채워진 시는
쉽고 따뜻하게 읽히는 까닭에 그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시를 창작한다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바탕을 채우고 있는 만큼 훌륭한 결실을 맺으리라 생각해 본다.
참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단비같은 소식을 전해 주네요. ^^ 사실 제가 제 스스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는 '10월'이라는 시인데 늦게 창작하는 바람에 같이 등록하지 못했는데..암튼 10월은 시란에 올렸구여..못난 시를 이렇게 뽑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되도록 좋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댓글 심사하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네임님 입상하신분들 주소 보내주시면 제가 시집 한 권씩 보내드릴께요. ^^* 입상하신 모든 님들께 축하를 드립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이벤트에서도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길.
수상하신 님들께 축하인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응모해 주신 모든 님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다음 문학 이벤트에서는 더 좋은 글로 만나길 바랍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운영자님들의 카페에대한 정성에 감동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눈을 바짝 들이대고 읽으려니 눈물이 나옵니다.,^^ 무심한듯한 주인 님이 이럴 때 그 진가를 보여주네요. 그리고 산파역을 하신 name 님에게도 찬사를 보냅니다.^^
앗앗! 이런 영광이...ㅠ_ㅠ 감사합니다.. 내심 떨어졌구나, 하구 생각하구 있었는데. 흐흐흐.. 더더욱 열심히 할게요. 그리구, 냉정하고도 과분한 감상평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자주 뵐게요...^^
참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단비같은 소식을 전해 주네요. ^^ 사실 제가 제 스스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는 '10월'이라는 시인데 늦게 창작하는 바람에 같이 등록하지 못했는데..암튼 10월은 시란에 올렸구여..못난 시를 이렇게 뽑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되도록 좋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글을 읽는 재미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컴상으로 보는 건 넘 눈아퍼, 책으로 봤으면.. 하는 생각이..ㅋㅋ
오늘 시집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하구여..잘 읽겠습니다. 그리고 시간나는 대로 열심히 글을 쓸게요. ^^
입상하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인사가 조금 늦었네요) 응모해 주신분들 역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이벤트가 기다려지는군요..홍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