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보호기금(WWF) 브라질팀은 지난 4월 4일 멸종위기에 처했던 황금사자원숭이(Golden Lion Tamarin 황금사자비단원숭이)의 1천번째 새끼가 야생에서 태어났다고 밝히며 가까스로 회생의 기회를 맞고 있는 지구상의 한 종을 소개했다. 황금사자원숭이는 불과 30년전인 1970년대 초만 하더라도 야생에서 2백마리가 채 못되는 개체수만 남아 멸종의 위기를 맞았었다. 하지만 수십년에 걸친 보호활동 끝에 오늘날의 성과를 이루어낸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리오데자네이로에 있는 브라질 세계자연보호기금의 가로 바트마니안 박사는 “야생에서 1천마리까지 번식했다는 것은 대단한 업적”이라고 평가하고 “이는 지난 30년간 국제적인 협력과 힘든 현장활동을 통해 가능했던 일이며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다양한 서식지의 파괴와 더불어 황금사자원숭이는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성과 멸종의 위기에 이르기까지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 지역의 대서양 숲(Atlantic Forest)에서만 발견되는 황금사자원숭이는 얼굴 주변에 붉은색을 띤 갈색갈기를 갖고 있는 영장류 동물이다. 몸무게는 1킬로그램 미만이고 몸길이는 36센티미터 정도이다. 대개 5∼6마리가 가족을 이루어 살며 오래 사는 놈은 야생에서 15년 이상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 위에서 주로 생활하며 과일이나 과즙을 주식으로 삼지만 가끔씩 나무껍질이나 나뭇잎에 붙어 있는 곤충류를 긴 손가락을 이용해 잡아 먹기도 한다. 밤에는 큰 나무에 있는 구멍 속에서 잠을 잔다.
깜찍한 외모로 식민지 시대에 애완용으로 인기가 높아 많이 포획되었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위협은 도시개발과 농축산지 확보로 인한 서식지의 파괴였다. 게다가 잠자리에 있어 경쟁적 관계로 부상한 테이라족제비의 번성 또한 위협이 되었다.
서식지의 상황
서식지인 대서양 숲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의 숲 다음으로 심각한 파괴를 겪고 있는 곳이다. 한때 이집트 전체면적과 맞먹는 1억헥타르의 규모였으나 해안선을 따라 도시와 휴양지가 난립하고 내륙에는 농축산업이 대규모로 확장됨으로써 숲은 파괴되고 황폐화되어갔다. 현재 단 7퍼센트 정도만이 농장과 해안도시의 물공급을 위한 최소한의 면적으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한편 세계자연보호기금에서는 1970년대초 황금사자원숭이의 서식지를 확보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군데군데 떨어져 있던 14개 지역의 숲을 잇기 위해 황폐한 땅을 가로질러 13개의 연결통로를 만들어 주었다. 이로써 연결통로에 20헥타르의 숲을 조성, 고립되었던 숲을 이어 총 3천5백헥타르의 서식지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당분간 황금원숭이가 지속적인 번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자연보호기금의 지원 아래 일하고 있는 지역단체 <황금사자원숭이협회(AMLD)>의 데니스 람발디 국장은 “1990년 한 연구에 따르면 황금사자원숭이가 야생에서 유전적으로 장기생육이 가능한 개체수는 최소한 2천마리가 되어야 한다”며 “물론 1천번째 새끼가 태어날 정도로 불어난 것만 해도 대단한 업적이지만 우리는 아직 갈 길의 반밖에 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재투입(reintroduction)
황금사자원숭이보호기획(The Tamarin conservation project)은 세계자연보호기금이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기획한 활동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국제적으로 40여개의 단체, 1백40개의 동물원이 활동을 지원하고 참여하게 됐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원숭이를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내고(재투입 - 끊어진 생태계의 연결고리를 다시 이어주는 것. 일반적으로 식물은 성공확률이 높으나 동물은 실패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1백47마리의 원숭이가 성공적으로 재투입됐다) 좁은 숲에 고립된 개체들을 넓은 숲으로 이주시키는 등의 방법이 성공을 거둠에 따라 지금의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 보호지역과 활동에 동참하는 21개 농장의 면적은 1만6천6백헥타르에 달하는데 세계자연보호기금은 황금사자원숭이의 서식지를 더 넓히기 위해 2025년까지 2만5천헥타르의 면적을 확보하는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브라질 정부에 리오데자네이로 북부의 숲을 새로운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해 놓고 있다. 계획대로 될 때 우리는 2천번째 황금사자원숭이 새끼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브라질 세계자연보호기금(WWF-Brazil) www.wwf.org.br
사진 / 후앙 프라트기네스토스(WWF-Brazil)
정리 / 이상백 기자 leesb@kfem.or.kr
위의 자료는 환경운동연합에 만드는 월간지 "함께 사는 길" 7월호의 내용입니다. 위의 내용은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