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계곡 스케치 후기
2013년 첫째 토요일(11/2) 부산 사생 회 회원 모두 2대의 관광버스에 올라 월성계곡(거창군 북상면 소재) 가을 단풍 스케치 여행길에 올랐다. 남덕유산이 둘러 쌓여있는 깊은 오지이지만 이 계곡은 별 혼잡 없이 그림 그리기에 적합한 곳이라 이곳을 찾아 가는 길이다.
쌀쌀한 날씨에 기온이 약간 낮은 곳이기에 방한 복 차림에 아침 7시반경에 부산을 출발하여 진영 휴게소에서 15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함양을 경유하여 88고속도로에 차는 올라 삽시간에 거창에 도착하니 주름진 덕유산이 시야에 들어왔다. 시가지를 벗어나 북상 쪽으로 접어들면서 덕유산의 병풍처럼 둘러싸인 풍경을 바라보면서 계속 물길 따라 계곡을 거슬려 들어갔다. 눈앞에 보이는 월봉산 금은산을 사이에 둔 채 월성 계곡에 다다르니 주위 풍광이 단풍과 바위가 어우러져 보기에 장관을 이루었다.
하차한 일행은 자리를 잡아 모두들 정성 드려 가지고 온 도시락을 끼리 원을 그려 소풍 온 기분으로 모여 서로 정답게 둘러앉아 진수성찬에 소주도 한잔 걸치니 얼근한 기분이었다. 바라보이는 기암절벽, 흐르는 물소리 들으면서 서로 각자 헤어져서 사생에 들어갔다.
오늘이 단풍계절의 픽크인가.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단풍잎이 너무 좋아 카메라에 전경을 찾아 담았다.
바로 여기가 옛 선인들의 놀음장이 아닌가. 시가 있고 가락이 있는 곳,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우리 화가들 일행은 대단한 자부심을 느꼈다.
단풍의 빛깔은 더 없이 아름다웠고 탑처럼 쌓아 올려 진 바위위에는 청 노루 노니는 발자국소리 들리는 듯 나르는 산새도 흥이 나서인지 하늘을 날르면서 우리를 반긴다. 물 위에 떨어진 쌓인 낙엽은 한 폭의 그림이리라. 바람에 휘날리는 단풍 잎새는 바로 나의 캔 파스에 떨어져 올라앉는다.
넓은 반석위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전경을 화폭에 담는 우리들은 신선의 경지이다.
낙엽 속에 비친 바위틈 맑은 물
나의 영혼의 그림자가 노닌다.
탑 바위위에 청 노루 발자국
숲속에 지저기는 새들의 노랫소리
물소리
이 모두가
詩요 音樂이 아니던가.
넓은 반석위에 선인들 가야금 소리
우리 또한 仙人의 경지에서
캔 파스에 물들이니
옛 과 지금, 자연과 인간의 어울림
한 판의 무대가 아닌가.
나르는 새들도 좋아라!
우리를 반겨 준다네.
월성 계곡에서 거창에 거주하는 이 상남 화백과 연락되어 잠시 만나 이곳의 유래를 귀담아 듣고 역시 본 대로 들은 대로구나! 하고 아쉬움을 남기고 혜여졌다.
귀향 길 코스는 거창을 빠져나와 합천 땜 방향을 돌려 큰 호수로 보이는 땜 중간지점인 어떤 한옥 집 대문 앞에 차를 세웠다. 휴식도 할 겸, 이 지점은 대병면 병목이라는 마을인데 이 한옥 집은 은진 송 씨의 문중 종가집이였다. 모두들 옛 모습을 보는 듯 다들 신기한 모습으로 대문간에 들려서 주인님과 약간의 대화도 나누었다.
합천 땜은 합천군의 젖줄로 전두환 대통령 재직 시 완공한 공사로 알려져 있으며 650년 전 무학 대사가 이곳에서 태어나서 18세에 송광사로 출가하여 용문사 혜면 스님의 불교 연수를 받고 묘향산 금강굴에서 수십 년 간의 수도 생활을 하여 이성계 개국 공신으로 후에 왕사가 되었다. 35세에 고향을 찾아와 고향 안부를 묻고 이곳 여기는 물이 귀하니 앞 봉화산과 허굴산 수구를 맊으면 큰 못이 될 것을 예언도 했다고 한다. 바로 여기가 합천 땜이다. 서부 경남은 산새가 좋고 물이 좋아 많은 인재가 배출된 곳이기도 한다.
우리는 삼가를 지나면서 조남명 선생을 생각해본다. 이 분은 삼가면 외토리에서 태어나 18세 처가 있는 김해 대동(산해 정)에서 후학 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노월정에서 다음 산청덕산으로 들어가 산청 제에서 제자를 가르치다가 생을 마친 분으로 정인홍(의병 대장, 선조 광해군 대 정치가) 곽재우등 많은 애국지사들의 제자를 두신 분으로 이율곡(퇴계)과 영남 파 쌍벽을 이룬 두 대부이시다. 여기를 지나면서 의령으로 가는 길은 12구비인 의령 고개는 저의 고향 가는 도로이며 직선 도로로 이어지는 공사가 한창이다. 삽시간에 의령에 도착하였다. 의령은 임진왜란 시 의거한 곽재우 이하 17명의 영령을 모신 충익사의 사당이 남산 아래 모셔져있다. 그리고 독립투사들에게 사재를 털어 독립운동에 도우신 분으로 벽산 안희재 선생을 빼 놓을 수 없다.
차는 정암 다리를 건너 군북 고속도로 에 진입하여 무사히 하루의 행사를 끝내고 부산에 도착하였다.
2013.11.2. 정태영
첫댓글 시정이 넘치는 추억의드라마 멋진 정경입니다.
멋진 가을 풍경을 감성적인 글로 표현 해주셨네요~
잘 읽어주셔서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