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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시민 융합 환경학교 제3강, 홍수열 박사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라는 주제로 강연
지난 6월 20일 저녁 7시 익산유스호스텔에서 좋은정치시민넷과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가 공동 개설한 2023년 시민 융합 환경학교 3강이 있었다. 이번 강좌에는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인 홍수열 박사가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홍 박사는 한국자원순환사회적협동조합 이사, 국가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낸 바 있다.
홍 박사는 쓰레기 박사로 통한다. 관련 저서로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가 있다.
다음은 홍 박사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
쓰레기는 왜 문제가 되는가?
낭비 사회의 그림자 쓰레기
“쓰레기의 어원은 ‘쓸다(청소하다)’, ‘쓸어기(못쓰게 된 조각)’다. 쓰레기 의미는 더러운 물질, 쓸모없는 물질을 말한다. 쓰레기 관리란 더러운 것으로부터 깨끗한 환경을 확보(위생관리), 쓸모없는 물질을 쓸모 있게 활용(자원관리)을 말한다.
전 세계 도시 고형폐기물(생활계 폐기물) 발생량은 2016년 기준 20억 톤이다. 2030년까지 26억 톤, 2050년이 되면 34억 톤이 발생할 거라 전망된다. 건설 쓰레기, 산업 쓰레기까지 포함할 경우 100억 톤 이상의 쓰레기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 도시 고형폐기물 중 20%만 재활용되고 있으며, OECD 국가의 경우에도 평균 재활용률이 35%에 불과하다. 저소득 국가는 대부분 투기 방식으로 쓰레기가 처리되고 있어 수질, 토양오염, 온실가스, 바다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있다. 전 세계 자원 사용량 중 재생 원료의 공급 비율은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쓰리기 발생량은 2021년 기준으로 연간 2억 톤이다. 2010년 대비하여 10년 동안 43%가 증가하였다. 2018년~2020년 사이 발생량이 매우 높았다가 2021년 다소 안정화되는데 이는 건설폐기물 발생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2021년 기준 연간 약 1천만 톤이 발생하고 있으며, 10년 전보다 약 두 배 증가하였다. 2020년 플라스틱 포장재 출고량은 1백만 톤으로 5년 전보다 22%가 증가하였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생활 쓰레기 재활용률은 56.7%이지만 실질 재활용률은 50%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쓰레기를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것까지 재활용이라고 한다. 외국 같은 경우에는 재활용률에 넣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재활용은 잘하고 있다. 전 세계 재활용률이 20% 수준이고, OECD 국가 평균이 35% 수준이니까 그에 비해 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재활용률이 높은 이유는 종량제 시행,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재활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단위면적당 쓰레기 발생량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7배가 된다. 생활쓰레기 매립장의 남는 수명은 전국 평균 30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수도권 지역의 매립지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26년부터는 수도권 종량제 봉투는 매립장에 못 들어간다."
“쓰레기를 지배하는 자가 산업을 지배한다”
“점증하는 자원고갈의 위험이 닥치고 있다”
"2000년 이후부터 자원 소비가 폭증하고 있다. 자원고갈위기, 생태위기, 경제위기 등 복합 다중위기 상황이다. 자원위기는 원료 및 제품가격 상승, 원료공급 차질, 자원 무기화로 나타나고 있고, 생태위기는 자원채굴로 인한 생태계 파괴, 오염물질 배출 증가, 기후위기, 생물 멸종, 미세플라스틱, 사막화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1900년 자원사용량은 70억 톤인데 2000년 자원사용량은 549억 톤, 2021년 자원사용량은 1014억 톤으로 30년 주기로 2배씩 자원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30년 동안 인간이 사용할 금속의 양은 지난 7만 년 동안 인간이 사용한 금속의 양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순환경제의 시대가 오고 있다”
"자원위기, 산업경쟁력 강화, 에너지 전환 대비를 위한 국제 자원공급망이 변화하고 있다. 자원공급망 폐쇄성이 강화되고 있고, 주요 광물 수출국들은 부가가치 창출 및 투자 유치를 위해서 광물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자원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천연자원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원공급망으로 재편이 필요하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전 지구적 혹은 개별국가, 산업의 생존을 위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앞으로 자원 소비 감소, 오래 쓰기, 재활용을 통한 재생자원 사용 증대 시대로 변해야 한다.
순환경제는 물질 흐름의 전환이다. 순환공급망의 형성이다. 자원을 투입하여 생산하고 소비하고 폐기물로 버리는 선형경제(미성숙한 애벌레 경제)에서 고갈자원 사용을 줄이고, 재생 가능한 자원을 투입하여 쓰레기와 오염물질을 최소화는 순환경제(성숙한 나비 경제)로 가야 한다."
“순환경제 장애 요인은 지속적인 물질 소비 증가다”
"현재와 같이 물질 소비가 계속 증가할 때는 순환경제는 불가능하다. 100개의 쓰레기를 100% 재활용을 하더라도 소비가 200개로 증가하면 재생자원만으로 자원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 물질 소비 증가가 통제되어야 한다. 재활용 이전에 물질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는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다. 페트병을 모으자 캠페인만 해서는 안 된다. 지구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윤리가 있다. 전 세계 생활 쓰레기의 평균 재활용률은 20%에 불과한 상황에서 자원 소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쓰레기 배출량 및 천연자원 투입량이 증가한다. 재활용을 100% 가까운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현행 분리배출, 선별, 재활용 체계로는 어려움이 있다. 보증금 방식 등 혁신이 필요하다."
“순환경제 장애 요인은 낮은 재활용률이다”
“순환경제 장애 요인은 낮은 재생 원료 품질이다”
"순환경제가 되기 위해서는 낮은 재생 원료 품질이 개선(업사이클링)되어야 한다. 물질을 무한 반복해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재활용 물질의 원래 가치를 회복하는 재활용(업사이클링)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재활용은 재활용을 반복할수록 물질의 가치가 떨어지는 다운사이클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몇 번 재활용한 후 쓰레기로 처리된다."
순환경제, “쓰레기를 사지 않을 소비자의 권리가 필요하다”
"물질 낭비 제품(과대포장 등), 재사용 및 재활용이 되지 않는 제품은 시장에서 판매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물건을 수리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권리(수리권), 쓰레기를 사지 않을 소비자의 권리를 생산자가 충족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제품 설계에 대한 규제 강화 및 녹색 제품에 대한 소비자 정보제공이 강화되어야 한다.
앞으로 제품 생산에서 재생 원료 사용이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고품질 재생 원료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국가 및 기업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산업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재활용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대기업 및 대자본이 재활용 산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순환경제, “기업 탄소발자국을 강화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기업 탄소발자국이 강화되고 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에 스코프 3(scope 3) 배출량을 포함할 계획이다. 기업활동에서 직접 발생(굴뚝 배출) 하는 배출량(스코프 1)과 전력 등 간접 발생 하는 배출량(스코프 2) 외에 공급망과 협력업체 및 제품 소비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스코프 3)을 모두 기후 공시에 포함한다는 의미다. 앞으로 기업들은 재생 원료 사용, 사업장 폐기물 감량 및 재활용, 제품 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기업 탄소발자국을 줄여야 한다.
순환경제는 환경문제만이 아니라 산업문제이기도 하다. 순환경제 전환은 경제 혹은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순환경제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 전환기 흐름에서 도태될 수 있다. 변화의 흐름을 직시하고 환경과 산업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제로웨이스트와 순환경제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를 제로화하자는 것이다.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말자는 뜻이다. 소각 및 매립되는 양을 제로화하기 위해 재활용, 재사용을 잘해서 물질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물질 소비 및 쓰레기의 독성을 제로화해서 유해물질 배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
순환경제가 거시적 관점에서 자원 및 쓰레기 문제를 바라본다면 제로웨이스트는 시민의 관점에서 자원 및 쓰레기 문제를 바라보는 개념으로 시민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직관적으로 잘 알려주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시민실천과 시민 행동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민 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구조와 시스템 전환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 행동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소비 억제, 물건 오래 쓰기,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플라스틱 대체 제품 구매, 재활용 분리배출 등 시민 개인 실천과 함께, 생산자와 정부를 대상으로 과대포장,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에 대한 문제 제기, 플라스틱 사용 대체 요구, 제로웨이스트 매장, 다회용기 사용 인프라 구축 등을 요구하는 시민 행동을 해야 한다.
시민은 소비자로서 가치 소비와 캠페인 등 항의를 통해 제로웨이스트와 순환경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순환경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 3천만 톤이며, 폐기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1천 7백만 톤으로 전체 배출량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폐기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립, 소각, 하수도 폐수처리,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에서 배출한 것을 합산한 것이다. 폐기물 분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전체 배출량의 2.3%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기업의 제품 생산 및 식품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이 총배출량은 전체에서 45%를 차지하고 있다."
물질 소비와 온실가스
"1톤의 철강을 생산하기 위해서 철광석을 사용할 경우 2.3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지만, 고철을 사용할 경우 0.4톤이 배출된다. 1톤의 플라스틱을 신재로 만들 때 2.4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지만 재생 원료를 사용할 경우 0.4톤이 배출된다.
1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보크사이트 광석을 전기 분해해 제련할 경우 13.5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지만 재활용할 경우 0.3톤만 배출한다. 물질 소비 감량과 재생 원료 사용이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농업 분야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018년 기준으로 22.2백만 톤이다. 축산 및 경종농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메탄 등)의 양은 21.2백만 톤으로 농업 분야 배출량의 95.5%를 차지하며, 국가 전체 비에너지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의 22.2%를 차지하고 있다. 식품 소비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품 낭비 방지 및 육류 소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화석연료 에너지 사용 저감, 즉 에너지 전화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과제다. 그렇지만 탄소 중립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뿐만 아니라 물질 이용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물질사용량의 축소와 재생 원료 사용량의 확대를 통해 자원의 채굴과 제품의 생산, 소비, 폐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플라스틱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까?
"2019년 기준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3억 5천만 톤이다. 2060년에는 10억 1천만 톤이 발생할 거라 예상된다. 플라스틱 쓰레기 중 포장재, 소비재 제품, 섬유 쓰레기가 전체 쓰레기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OECD 국가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률은 2019년 기준 9% 수준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매립률은 49%, 투기비율은 22%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관리체계는 개선되고 있지만, 쓰레기 발생량 증가로 인하여 소각, 매립, 추기 양은 전체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중 수계(하천, 강, 바다)로 투기 된 양은 2019년 기준 6백만 톤이다. 수계로 버려진 쓰레기 중 바다로 유입된 양은 1.7백만 톤으로 대부분 연근해에 있으며 해류를 따라 원양으로 가는 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태평양 쓰레기 섬의 대부분은 어구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크기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누는데 나노 플라스틱(초미세 플라스틱, 1nm~100nm)은 모든 장기에 접근할 수 있고, 혈액뇌장벽 및 태반 장벽으로 이동할 수 있다. (자료 : 유엔 해양환경전문가그룹,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다로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식품과 호흡을 통해서 인체로 유입이 되고 있다. 타이어 분진, 의류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등이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오염원이며, 수산물뿐만 아니라 식품과 접촉한 플라스틱 포장재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도 주요 미세플라스틱 오염원이다. 최근 언론에 생수에 나노 플라스틱이 가득하다는 보도가 나온 적 있다.
탈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를 말한다. 감량과 재사용, 재질 대체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통해 플라스틱 순환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일반 플라스틱은 100%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하고, 생분해 플라스틱은 투기가 쉽게 되는 어구, 멀칭 비닐 등에 우선 보급하고, 식물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려운 소각대상 제품에 우선 보급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탈 플라스틱 사회로 가는 길
"장기적으로 석유원료의 사용은 퇴출되어야 하며 식물원료로 전환해야 한다. 식물원료로 전환하되 식물원료 조달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원료가 투입되어야 한다. 플라스틱 사용량 축소와 재생 원료 사용 확대를 통해서 신규로 투입되는 원료의 양을 최소화해야 한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양이 최소화되어야 하며, 특히 생태계로 버려지는 양과 매립되는 양은 제로가 되어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 어떻게 줄일까?
"일회용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테이크아웃 및 배달되는 일회용품 사용을 재사용 용기로 전환하고, 다회용기컵 보증금제 확대와 간이 무인 회수기 등이 설치될 필요가 있다.
생산자는 일회용 포장재 사용 금지, 재사용 포장재 비율 확대, 리필제품 의무 비율 확대를 해야 한다. 소주병 및 맥주병만 실시되고 있는 유리병 보증금제 대상을 생수병, 우유병, 음료병 등으로 확산해야 하며, EU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일회용 포장 용기를 재사용 용기로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