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십이선녀탕에 다녀와서
8월에 못 간 설악산 십이선녀탕을 9월에 갔다.
추석 밑이라 해도 33명의 회원들이 참석하셨다.
설악산은 역시 그 이름값을 하는 국내 최고의 명산이다.
장수대(將帥臺)부터 들러 유래를 알아보고 역사적인 건물을 살펴보았다.
주변 풍광의 매력에 잠시 넋을 잃기도 하고 기념사진도 많이 찍었다.
회원 중 9명의 장수들을 거기에 떨구어 놓고(장수대~대승령~십이선녀탕
~남교리 종주코스 산행팀) 나머지 24명은 그 반대편 남교리로 이동했다.
십이선녀탕 등산로 관문이다.
갈수록 아름답고 볼수록 신기하다는 것은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이리라.
처음부터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걸으면서 용봉폭포 등 크고 작은 폭포와
그 아래 비취색이 감도는 맑고 투명한 소와 담을 감상할 수 있었다.
눈이 밝아지고 귀가 시원해지고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십이선녀탕(사실은 8탕 8폭)의 백미는 복숭아탕이다.
거대한 수직 바위 가운데가 복숭아처럼 생긴 커다란 구멍(?)으로 뻥 뚫려
있는데 그 위로 폭포수가 흐르고 아래엔 시퍼런 탕이 있어 그 물을 받아준다.
그 모습이 너무 신비롭고 용이 하늘로 승천한 곳이라 하여 용탕으로도 불린다.
우리는 그 위까지 올라갔다.
너른 암반지대에 맑고 깨끗한 물이 졸졸 흐르고 그 곳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수많은 선녀와 나뭇군들이 모이는 장소다.
그런데 산은 옛 산이고 물도 그대로 인 것 같은데 선녀는~~
나이도 들고 날개옷도 아니고(등산복) 막걸리도 마시고 목소리도 컸다.
인정은 많아 먹을 것을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우르르 쾅쾅 천둥소리가 나면서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른하늘에 천둥과 번개라더니 그 날 날씨는 아침부터 수상했다.
새벽(지난 밤)에 비가 오다 그쳤고 교대역 출발하면서 다시 비가 내리다 나중에
제법 쏟아져 걱정스럽게 하다가 춘천 못미처에서 개이면서 맑아졌는데
산 위에서 일기는 이렇게 예측 불허다.
서둘러 하산을 해야 했지만 걱정은 장수대에서 넘어오는 회원들이다.
쏟아지는 비에 금새 옷이 젖었다. 그러나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어느정도 내려오니 다시 햇볕까지 나면서 맑게 개인다.
같은 장소지만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분위기가 다른 곳이 이 코스다.
오후 4시경에 하산한 남교리팀(왕복 8.4km, 5시간 소요)과 불과 20~30분
더 늦게 내려온 장수대팀(왕복 13.4km, 5시간 30분 소요)이
십이선녀탕 쉼터 식당에서 합류하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볼 거 다보고, 할 거 다하고(비까지 맞으며) 먹을 거 다먹고(얼큰한 두부찌개,
도토리묵, 감자부침, 빈대떡) 막걸리 맛이 너무 좋아 차에까지 싣고서
오후 5시 13분 출발했다. 뒷담화는 계속되고 막걸리는 떨어지고
홍천휴게소에서 연료(알콜) 보충하여 서울까지 왔다.
전용 운전기사(유복수)의 탁월한 운전솜씨와 좋아진 도로사정(춘천고속도로)
덕분에 강변역에 7:30P에 도착 그리고 출발지이자 종착지인 교대역으로
무사히 산행일정을 마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회원님들에게 감사
드린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임원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영수 회장님 이 번에도 떡 잘 먹었습니다.
다음 산행(10월 주왕산) 때 뵙겠습니다.
첫댓글 회장님 덕분에 비도 맞아가며 산행하는 맛은 너무 멋있었습니다. 피부에 스치는 비의 촉감은 스트레스를 날리는데 충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설악산 정기를 더욱 많이 박았습니다. 명산중의 명산 주왕산은 공지 즉시 신청이 넘칠 것 같습니다.
비 때문에 더 추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것도 항상 맑은 날 보다 궂은 날도 있고, 쌀밥만 먹는 것 보다 때로는 잡곡밥을 먹고 국수도 먹는 것이 더 좋을 듯 싶군요.
평소에 가기 쉽지않은 코스라 회장님과 박종걸선배님의 우려을 뒤로 하고 출발. 회원들의 안전을 우선하는 이종호회장께 미안하더군요. 비까지 내려 더욱. 하지만 많은 분들의 걱정때문에 서로 조심하며 약속한 시간에 맞추려 9명의 회원들도 애 많이 썻습니다. 산행때마다 서로 배려하는 서건등 화이팅!
김 부회장님이 인솔하시어 마음이 놓였고 시간 내 무사히 도착해주어 고맙고 다행스러웠습니다. 장수대코스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