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인생은 60부터
인생은 60세부터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했었다. 거기에 요즈음은 100세 시대라는 말은 유행중이다. 건강을 해치는 환경을 개선하고 의료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관심들이 서로 어우러진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60세부터 100세까지의 40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밑그림은 별로 없는 편이다. 그저 건강해야 한다는 말이 전부다. TV에서는 그 틈에 온갖 보험이나 건강보조식품 그리고 치료제 광고만 잔뜩 늘어났다.
그런 것들을 보면 마치 60세 이후의 삶은 내가 챙겨야 할 몫이 아니라 누군가가 수명을 연장해주기라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지경이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생각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자신이 살고 있는 60대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싶었을 것이다.
굳이 <60세 사용설명서>인 까닭은 50대와 60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50대까지가 생식 기간이라면 60대는 그 기간을 넘어섰다. 50대까지가 자녀 양육의 시기라면 60대는 온전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기다. 따라서 50대와 60대의 삶이 같은 수는 없다.
그런데 그런 60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모른다. 그저 지금까지는 각자 도생이었다. 그러다보니 부부가 부딪치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끊임없이 소음이 발생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는 60대의 삶을 뇌과학을 양념삼아 맛깔나게 이야기를 버무리고 있다.
먼저, 60대는 젊음을 크게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60대라는 나이는 생식본능에서 배제된 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젊음을 유지할 이유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자칫 늙음이 추하게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또한 치매를 염려해서 삶을 위축시켜서도 안 된다며 잠깐씩 깜빡할 수 있는 것은 뇌가 신체에 적응해 가는 과정일 뿐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다독인다. 60대가 되면 자녀들 또한 모두 제 자리를 잡았을 것이므로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지금까지 자녀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으므로 이제부터는 온전히 자신들만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60대가 되면 아무래도 늙음과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 역시 그리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한다.
나. 100세 시대를 사는 법
사실 100세 시대라는 말을 일상으로 쓰고는 있지만 그 나이까지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논의는 별로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크다. 아마도 상실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60대라면 이 책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의 마지막 표현이 멋지다. 우리는 지구라는 놀이 기구를 즐기기 위해 왔다. 심지어 몇 년 동안 있을지 기간까지 정해 놓고 왔다. 그리고 뇌는 이걸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다. 그저 뇌가 정한 그날까지 지구를 만끽하는 것이 최선의 삶일 것이다.
뇌는 틀림없이 정해진 그날을 향해 잘 늙다가 살포시 기능을 정지해 줄 것이다. 늙음도, 죽음도 어느 하나 부정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젊음에 대한 동경과 늙어가는 자신을 향한 외로움과 불안으로 살아가기에 인생은 길다. 세상의 올바름을 답습하며 살아가기에는 너무 잔혹하다. 뇌는 이 인생을 스스로 선택해 시작했다. 그렇다면 뇌가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저자가 여성인 탓에 책은 대부분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다. 여성들도 60대가 되면 남편 신경은 적당히 써도 된다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아울러 친구들을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멀리 하라는 것이 아니라 관계맺음을 잘 하라는 말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60대의 남성이라면 자기 부인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의 아내의 짜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의 투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자식이라면 부모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100세 시대라고 환호할 것이 아니라 그때까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방점을 둔다면 60이후의 삶은 보다 풍부해질 것도 분명하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100세 시대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