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8 - 서영남
“브루투스 너마저” 시저가 죽기 직전에 한 말입니다.
2005년 5월 17일입니다. 대구 성요셉재활원에서 4년 만에 얻은 일주일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시다가 무작정 인천에 오신 멋진 분이 계십니다. 정 안드레아 형제님이십니다. 휴가 동안 민들레국수집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근처 여관이라도 얻어서 지내시며 함께 지내보자고 말씀드렸는데 마음 넓으신 대성 씨가 이층 방에서 함께 지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8월 10일에 정 안드레아 형제다 찾아왔습니다. 그때부터 함께 지냈습니다. 지난 4월 15일에 떠났습니다. 마음이 씁쓸합니다.
4월 15일(목)
베로니카와 함께 아침을 서둘렀습니다. 오늘은 대전교도소를 다녀와야 합니다. 청송교도소에 있었던 베드로형제가 대전교도소로 이감을 왔습니다. 그런데 면회하기가 어렵습니다. 전일 공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토요일에만 면회가 됩니다. 그래서 특별면회를 신청했습니다. 특별면회는 장소외 접견이라고 합니다.
총무과에 가서 계장님께 특별면회를 청했습니다. 12시쯤에 변호사 접견실에서 베드로 형제를 만났습니다. 베드로 형제가 깜짝 놀랍니다. 어제 교도관에게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 면회하러 오셔도 면회할 수 없으니까 오시지 말라고 부탁했는데 오셨다고 깜짝 놀랍니다.
삼십 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접견실을 나왔습니다.
민원실로 돌아와서 바오로 형제와 베드로 형제에게 먹을 것을 잔뜩 넣어드렸습니다. 영치금도 삼만 원씩 넣어드린 후에 살구꽃이 활짝 핀 대전 교도소를 떠났습니다.
대전에서 점심을 먹고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봄이 온 세상에 가득합니다.
오후 네 시 반에야 인천에 도착했습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에 가서 통장과 열쇠 등을 재찬씨에게 전달 받았습니다.
4월 16일(금)
오전에 평화방송국에 들려서 녹음을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인천 갈산중학교에 갔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중학생들과 저자와의 만남 시간을 가졌습니다.
베로니카께서 석원씨와 흥석씨가 지낼 집에 필요한 가전제품을 마련하러 하이마트를 다녀왔습니다.
내일부터는 베로니카께서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를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4월 17일(토)
아침에 조금 일찍 서둘렀습니다. 베로니카께서도 오늘부터 민들레 희망지원센터까지 거들어주셔야 합니다.
민들레국수집에 도착하니 고마운 분들께서 보내주신 물품들이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하나하나 적고 분류하고 나누고 그랬습니다. 고맙습니다.
손님들도 많이 오십니다. 아침마당에 출연하고부터 새손님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근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께서 많이들 오십니다.
석정여고 학생들이 스무 명도 넘게 봉사하러 왔습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와 국수집에서 활동하도록 했습니다. 마늘까기를 했습니다.
점심식사 후에 잠깐 시간을 내어서 결혼 주례를 서고 왔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을 문 닫고 민들레희망지원센터로 가서 마무리를 하고 민들레 식구들과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 모니카와 안드레아 고르넬리오도 전부 모여서 잔치를 했습니다. 모니카는 들뜬 목소리로 “오늘 우리 손님이 일흔 아홉 명이나 왔어요!” 자랑을 합니다.
삼겹살을 형제들이 참 잘 먹습니다. 특히 재찬씨가 참 좋아합니다. 아주 평화스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마음이 편안합니다.
첫댓글 정경뉴스 5월호에서 민들레 수사님의 이야기를 감동으로 읽고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사랑을 베푸는 가정의 달을 보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