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이름 하나만 잘 지어도 성공점포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이름이 좋은 상호이고, 어떤 이름이 나쁜 상호일까?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은 소비자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게 이름 역시 목표 고객인 소비자가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상호가 좋은 이름이다.
어려운 상호라고 반드시 좋은 상호는 아니다. 음식점의 경우 대표메뉴가 연상되는 상호라면 금상첨화. 쌍둥이 딸을 가진 아빠가 운영하는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는 누가 들어도 ‘외식’과 ‘스파게티’의 컨셉트가 딱 맞아떨어지는 브랜드네이밍이다.
동해바다 강릉 정동진 상권 지하주점 ‘취하는 건 바다’에 대한 기억 또한 새롭다. 성산포 바다를 노래하면서 ‘술을 내가 마시는데 취하는 건 바다가 취한다’라는 이생진의 싯귀를 패러디한 것으로, 이 상호는 훗날 프랜차이즈 브랜드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잘못된 상호도 있다. 국도변 음식점을 찾다가 눈에 들어온 ‘만해정탕’. 도대체 무엇을 파는 점포일까 궁금하여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주인장 왈, 만은 가득할 만이고 해정탕은 북한에선 해장국을 해정탕이라 부른다는 말씀. 다시 해석하면 '해장국으로 가득 찬…’ .
글쎄, 주인에겐 의미 있는 이름일지는 몰라도, 고객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차들이 쌩쌩 달리는 국도변에서 ‘만해정탕’이 뭐지?하고 갸우뚱하는 사이에 이미 ‘만해정탕’은 사라지고 없다. 아무리 좋은 의미이면 무엇 하랴, 손님을 부르지 못하는 상호라면….
영업부진을 겪고 있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경영개선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상호 자체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 경우 대부분의 음식점 주인들은 상호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업부진을 겪고 있는 옛날 상호에 대한 미련을 크게 가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새로운 대표메뉴를 중심으로 새로운 상호로 교체해야만 신규 고객의 유입률을 높이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네이밍을 할 때는 음식점의 기본 컨셉트를 가장 잘아는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상호디자인이다. 간판가게에서 흔히 사용하는 컴퓨터 서체보다는 우리 음식점의 독자성을 살린 캘리그래프(손글씨)나 심볼마크 등으로 나만의 이미지를 디자인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 디자인전공 학생들을 이용한다면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상호 및 전면간판을 교체하기 힘들다면 음식점 외부에 부착하는 사인을 통해서도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은 있다. 전면간판, 돌출간판, 유도간판 등의 사인보드는 인테리어 업체에게 턴키방식으로 맡기기보다는 별도의 전문업체에 발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글_김상훈(02-501-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