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힘 과시, 100년 전 독일에 비유
WP도 "중국, 민주주의 세계 위협"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는 시진핑 주석의 지난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연설에 미국 유력 일간지들이 일제히 칼럼과 사설을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슨은 "시 주석
은 마오쩌둥 이후 가장 호전적이고 억압적인 중국 지도자"라며 "모든 것을 통제
하는 당을 찬양하며 '중국의 위대한 부흥'만 외쳤다"고 평가했다.
스티븐슨은 당장 코로나19 대응만 봐도 중국의 이런 선언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에게 바이러스를 줬지만 자유 세계는 백신을 준
것"이라는 세계 체스챔피언 출신 가리 카스파로프의 얘기도 인용했다. "발생
초기 중국 관료들이 은폐만 하지 않았다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
라며 "중국 정부는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면서 잘 듣지도 않는 백신을 세계의
가난한 나라들에 팔았다"라고도 지적했다.
스티븐슨은 또 지금의 중국을 과거 독일과 소련에 비교하기도 했다. "중국
의 부흥은 멈출 수 없다"며 힘을 과시하는 베이징의 모습이 100여 년 전 독일
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자유 세계를 언젠가 묻어버릴 것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이는
과거 소련의 서기장이던 니키타 흐루쇼프도 품었던 생각이라고 했다. 세계대
전을 일으킨 뒤 연합국에 패한 독일제국, 냉전에서 결국 미국과 자유 세계에
밀려 붕괴한 소련의 역사를 잊지 말라고 중국에 경고한 셈이다.
특히 시 주석이 연설에서 엄청난 수의 자국민을 사망케 한 대기근이나 문
화 혁명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지금도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인권 탄압
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이날 사설에서 "시진핑은 독재 정권 중국이 이웃
나라와 민주주의 세계, 특히 대만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진
단했다.
이어 "시 주석의 수사는 민족주의자의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며 "이런 오
만함은 소위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관들, 즉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려는
중국 외교관들이 태도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WP는 NYT 칼럼과 마찬가지로 시 주석의 목표가 자유 세계를 무너뜨리
려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력을 집중화하고 사실상 종신 집권을 선
언한 시진핑이 현재의 강력한 민주주의를 정복해 유산으로 남기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