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딩기탈 때 알았으면 좋았을 뻔 한 트림 요령을 정리해 놓습니다.
우선 아래 요령을 설명하는데 사용된 용어 정리:
- 러프(Luff) : 마스트나 포스테이 뒤에 위치하여 바람을 받는 세일의 앞쪽 부분
- 리치(Leech): 바람이 빠지는 세일의 뒤쪽 부분
- 클로즈 홀드(close hauled): 맞바람 달릴 때 노고존에 가깝지만 들어가지는 않은 채 가장 풍상에 가깝게 달리는 경우
- 리칭(reaching): 바람에 대해 약 50~160도 정도 달리는 세일링
- 러닝(running): 바람을 뒤에서 받고 달리는 세일링. 약 170~190도의 세일링 각.
- 텔 테일(telltail): 공기 흐름을 보기위해 세일 러프에 테이프로 다는 가는 실.
- 러핑(luffing): 보트가 풍상 쪽으로 향했을 때 세일 리치가 발발 떠는 현상.
- 버블링(bubling): 보트가 풍상 쪽으로 향하거나 시트를 놓아 줄 때 세일 러프가 풍상 쪽으로 부풀려는 현상 (참조1).
공통적으로 집 세일을 먼저 트림하고 그 후 메인 세일을 트림한다. 그 이유는 집 세일 모양에 따라 메인 세일의 성능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마스트가 여러 개일 경우도 항상 앞쪽 세일을 먼저 트림한다.
A. 리칭과 러닝
1) 코스를 일정하게 잡기 위해선 멀리 보이는 목표 물체로 선수 방향을 돌리고 그 베어링(bearing, 방위각)을 유지하기 위해 세일 트림을 하면서 시트를 당겼다 놓았다 해 주어야 한다 (참조1) (시트는 고정해 놓고 러더를 좌우로 움직이는 건 아님).
2) 텔 테일이 없어도 시트를 놓아 주다가 세일 리치가 발발 떨면 (러핑), 세일의 러프에서 생기는 버블링이 없어질 때까지 시트를 살짝 잡아 당긴다. 러프 쪽은 마스트 바로 뒤에 있어서 바람이 막히므로 때때로 세일이 약간 깨져도 속도 유지에 나쁘지 않다(참조 1).
3) 텔 테일이 있으면 풍상 쪽과 풍하 쪽 모두 보트 뒤쪽을 향해서 수평으로 날려야 한다. 다만 러닝할 때 (바람을 뒤에서 받고 달릴 때)만 빼고. 이 때는 텔 테일이 축쳐져 있게 된다. 러프의 중간 높이 정도를 보면서 살짝 시트를 풀어 주었을 때 집 세일의 풍상 쪽 텔 테일이 쳐지거나 요동을 치거나 러프가 깨지면 (풍상 쪽으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면) 텔 테일이 항상 수평으로 날리게 또는 러프 깨진게 사라질 정도만 시트를 살짝 당겨주어야 한다. 이런 미세 조정 트림을 달리면서 계속해야 한다.
4) 시트를 놓아 주면 붐이 보트 바깥쪽으로 나가는 데 데크와 수평이 되도록 붐 뱅을 조금씩 당겨 주어야 한다. 이 때 리치를 뒤에서 보면 풍하로 약간 휘어져 있어야 한다 (붐 뱅 장력 조절의 기준). 너무 풍하로 부풀어 있으면 붐 뱅이 느슨한 경우이고, 직선이면 붐 뱅을 세게 조은 경우이다 (참조1).
5) 붐 뱅은 바람이 세진다고 느낄 수록 당겨야 한다. 그러므로 러닝 때는 느슨하게 한다 (참조1).
6) 정확하게 뒷바람을 받고 달리는 러닝은 보트가 롤링이 되거나 붐이 갑자기 다른 쪽으로 넘어올 수 있으므로 위험하고, 약 10도 정도 풍상 쪽으로 올려서 달리는 게 안전하다.
주) 여기서 3)번이 리칭할 때 가장 기본적인 세일 트림 요령. 매번 세일링할 때마다 이런 요령을 반복해서 일러주어도 트림이 안되는 세일러가 있음. 처음 배울 때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거나 해 주었는데 들은 척 만척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함. 그 후 쭉 세일링하면서 트림을 하지 않고 다녔으므로 그게 머리에 깊이 박혀 버린 거일 수 있음 (오리는 처음 태어났을 때 본 물체나 동물을 어미로 생각하고 항상 따라 다님. 이걸 심리학에선 임프린팅 또는 각인이라고 함). 그래서 처음 배울 때가 매우 중요함.
B. 클로즈 홀드로 달릴 땐
1)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달리려면 클로즈 홀드로 달려야 한다. 파도를 때리면서 달리게 되므로 이를 비팅(beating)이라고 한다. 이 때는 세일을 조정하면서 방향 유지를 하는 게 아니라 선수 방향을 조정(steering)하면서 클로즈 홀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점이 리칭과 크게 다르다 (참조1).
2) 선수 방향을 조정하는 걸 steer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반드시 러더에 의한 조정을 의미하는 건 아님. 러더링하지 않고서도 집과 메인 세일의 트림, 보트 밸런스에 의해서 바우를 좌우로 움직일 수 있으므로 바람의 방향이 바뀜에 따라 선수 방향을 조정하여 항상 세일이 빵빵한 상태로 달린다.
3) 처음 클로즈 홀드 각을 잡을 때 세일을 최대한 바짝 당긴 후 붐 뱅은 약간 늦춘 상태로 맞바람을 향한다. 헬름을 맡은 세일러는 집 세일의 러프를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러프에 아주 조금 버블링이 생길 정도 또는 풍상 텔테일이 약간 요동치는 걸 보면서 틸러를 가볍게 그렇지만 확실히 잡고서 그 방향을 유지한다. 틸러는 공격적으로 다루지 말고 손과 팔의 힘으로만 천천히 조정한다. 톱질하듯이 하면 안된다(참조1).
4) 비팅 때 선수방향을 일정하게 하면서 클로즈 홀드를 계속 유지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최적의 상태는 지속적인 "실험"에 의해 가능하게 보인다. 즉, 자극을 주고 반응을 보면서 다시 수정하는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 이는 모든 세일의 트림 요령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특히 비팅 때 중요하게 느껴진다.
5) 클로즈 홀드 상태를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반복 동작을 한다. 우선, 보트를 약간 풍상으로 올린다. 이를 훼더링(feathering)이라고 한다. 그러면 러프에 잡히는 버블이 2-3센티 정도 커지거나 풍상 텔테일이 좀 더 움직이게 된다. 이 때 선수를 약간 풍하로 내려서 러프 버블과 풍상 텔테일이 이전처럼 날리게 한다. 그런 후 다시 페더링을 한다. 이런 동작의 약 3도 정도의 각도 이내에서 일어나야 한다(참조1).

비팅할 땐 집 세일 러프가 깨지는 걸 보면서(파란 원) 풍하로 내리고 또 깨질 때까지 올리면서(훼더링)
달리게 되므로 항로는 S자 곡선이 된다. 그림: 애너폴리스 씨맨쉽 책
6) 클로즈 홀드를 유지하기 위해 선수를 풍하로 내려야 할 때 이런 바람을 헤더(header)라고 하고 이는 바람 방향이 바뀌거나 보트 속도가 감소하여 생긴다. 또한, 선수를 풍상으로 올려야 할 때는 리프터(lifter)라고 하고 이는 방향이 바뀌거나 보트 속도가 증가하여 생긴다.
7) 퍼프(갑자기 세지는 바람)가 오면 30cm정도까지 시트를 풀어 줄 요량으로 대처하여 세일이 러핑을 해도 좋으니 심한 힐이나 캡사이즈를 피할 수 있어야 한다. 좀 더 익숙해 지면 하이킹 아웃을 더 해서 보트 밸런스를 잡으며 가속이 되면 "이~~하!"(Yeeha!)라고 외친다 (세일러의 만국 공통 용어로 바람을 탔다 이런 뜻임!).
참조1: 애너폴리스 씨맨쉽 4th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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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딩기탈때 트림 내용인가요
아~ 그렇습니다. 딩기를 언급하기도 했고 그림도 딩기입니다만... 위 글은 J24에서 세일 트리밍을 하는 걸 상상하면서 쓰기도 했거든요. (세일 모양이 셋팅된 후 달릴 때) 기초 세일 트리밍 요령은 딩기나 킬보트나 모두 적용됩니다. 세일 모양 만드는 요령은 다른 러닝 리깅 조정이 더 필요합니다만...
필독,아니 여러번 읽어서 몸으로 이해해야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