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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바젤 월드(Basel World) 2019’ |
바젤월드의 최대 메인 스폰서 그룹인 스와치(SWATCH)그룹의 불참소식의 여파로 너도 나도 불참을 통보한 세계 최대 규모의 시계주얼리 박람회 바젤월드가 끊임없는 루머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21일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되었다.
거만함과 우월감으로 전 세계 주얼리와 시계 업자들의 불평과 불만의 대상이었던 바젤월드가 고개를 숙이고 겸손과 화합을 내세워 출발한 전시다.
오프닝 리본커팅은 바젤월드의 매니징 디렉터로 2018년 부임한 미쉘 로리스 멜리코프(Michel Loris-Melikoff)와 MCH그룹의 CEO 한스 크리스티안 호에스가드(Hans-Kristian Hoejsgaard), 스위스 연방의장 율리 마우러(Ueli Maurer), 바젤시청의 에바 헤르족(Eva Herzog)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로렉스, 파텍필립, 불가리, 휴블로 등의 주요 시계부스들이 입점한 홀 1에서 치러졌다.
2019년 바젤월드는 규모가 두드러지게 축소되었다. 일단 참여 회사는 약 500여 회사로 줄었다. 3년 전만 해도 15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석했던 것에 비하면 비참할 정도다. 주얼리관으로 사용하던 홀 2의 문은 굳게 닫혔고 그나마 참석한 주얼리 회사들은 홀 1의 2층과 3층으로 이동되었다. 홍콩관과 기계관은 홀 4에 집중되었으나 그 규모는 예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축소되었고 다이아몬드와 귀보석은 예전과 다름없이 홀 3에 마련되었다.
홀 1의 2층 중앙 통로에 링 형태의 거대한 부스를 두고 참여하던 스와롭스키 역시 금년 쇼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 장소는 레스토랑과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고 기존에 시계관으로 사용되던 3층이 주얼리관으로 사용되었다. 3층의 중심부는 매일 패션쇼가 열리는 이벤트 홀로 사용되었다. 방문객들과 전시참여자들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프레스 센터는 스와치 그룹이 사용하던 홀 1에 오픈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참여 회사가 줄어든 만큼 방문객의 수도 줄었다. 하지만 좋아진 점도 있다. 예전에는 북적거리던 복도가 한가해지면서 사람들로부터 생기는 스트레스가 줄었고 식당의 줄도 줄어든데다가 휴식공간이 전보다 늘어나 방문객의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쾌적한 환경이 되었다는 점이다.
더구나 바젤 시내 숙박시설이 판매부진으로 가격이 전년도 보다 하향조정되어 이동의 부담이 줄었다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바젤월드의 쇠퇴는 전체 바젤시의 경제에 큰 타격을 줬음에 명백하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규모의 바젤월드가 순식간에 쇠퇴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단지 주최측의 거만함과 우월함이 가져온 재앙이었을까? 이를 보는 시각은 여러가지다. 이제까지 불만을 가득 품고있던 참가회사들이 앙심을 품고 “스와치도, 스와롭스키도 참여하지 않는데 이 참에 나도 빠지겠다. 맛좀봐라.”라는 결정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새롭게 등장한 홍보방식(유튜브, 인스타그램, 패션 블로거 협업, 핀터레스트 등 모든 디지털 방식)으로 인해 유명 브랜드들이 굳이‘박람회’에 참여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데 있다. 즉 홍보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박람회에 대한 투자가치가 없어진 것이다. 박람회가 필요한 회사들은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지 않는 무명 브랜드나 중소기업, 하청업체들인데 이들은 바젤월드가 요구하는 큰 금액을 부담할 여유가 없고 그나마 참여하는 회사들은 작은 부스를 쉐어링하는 추세다.
바젤월드 자체가 브랜드화 되면서 원래의 목적(시계, 주얼리 제조업자들과 전 세계에서 찾아온 바이어들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업)을 잊고 스스로의 브랜드화와 이윤창출을 위해 제조업자들을 이용했다는 점이 바젤월드 쇠퇴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바젤월드를 통해 나타난 이 현상은 앞으로 다가올 세계적 쓰나미의 전조일까? 모든 박람회들이 바젤월드와 같은 위기를 맞이할까?
바젤월드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2018년 스위스 시계시장은 전년도에 비해 6.3% 성장한 212억 스위스프랑(한화 약 24조 1822억원)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로렉스와 파텍필립, 쇼파드나 브레이틀링과 같은 유명 브랜드의 쇼윈도우는 여전히 북적거렸고 기자들과 블로거들은 금년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신제품을 시시각각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개했다.
한 전시 참여회사가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방문객의 수는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비즈니스는 예전과 다름없이 괜찮은 수준이다.”라고 말해 적어도 참여회사들이 손해를 보는 박람회는 아니었다고 보인다.
내년 2020년부터는 바젤월드와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 고급시계 박람회 SIHH (Salon International de la Orute Horlogerie)의 두 시계박람회가 일정을 동기화한다. 전 세계 시계 바이어들이 일 년에 두 번씩 스위스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첫 시도다.
2020년 SIHH는 4월 26일부터 29 일까지 제네바에서 개최되며 바젤월드는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바젤에서 개최된다. 일정의 동기화는 2024년까지 계속된다.
바젤월드 2019 베스트 워치
1. 로렉스 요트 마스터 42
로렉스는 요트-마스터 라인 최초의 42mm 모델, 오이스터 퍼페츄얼 요트-마스터 42를 선보였다. 18캐럿 화이트 골드로 제작되었으며, 요트 마스터 라인 최초로 칼리버 3235를 장착했다.
2. 제니스의 데피 인벤터
데피 인벤터는 직경44mm의 케이스, 무광택 마감 티타늄, 텍스처 마감 베젤은 에어로니스 소재로 만들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알루미늄 복합 소재 에어로니스는 제니스의 독점적인 최첨단 공법으로 개발되었다. 실리콘으로 만든 단일 부품 제어장치가 사용되었고 시간당18Hz의 고주파수를 사용한다.
3. 파텍 필립 알람 트래벌 타임 5520P
엄격하게 럭셔리 바이어들만을 위한 브랜드인 파텍 필립은 금년 새로운 셀프 와인딩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시계를 선보였다. 무브먼트는 거의 대부분 새롭게 제작되었다. 알람 프로세스에만 4개의 특허를 받았다.
4. 샤넬 J12
샤넬은 J12 런칭 20주년을 맞이해 오리지널 워치의 80%가 새롭게 바뀐 2019년 버전 J12를 선보였다. Kenissi의 새로운 무브먼트가 장착되었으며 200미터 방수, 70시간 파워 리저브를 자랑한다.
5. 태그 호이어 스마트 워치 골프 에디션
전 세계 3만 9천개의 골프코스가 3D로 저장되어 거리, 점수, 샷 등을 모두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 플레이할 샷 거리와 지형에 따라 5번 또는 6번 아이언, 우드, 하이브리드 등 어떤 클럽을 사용할지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