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도 하순에 접어들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에 사람들은 다 피서 떠나고. 마을은 정적 속에 파묻힌 여름 한 낮의 풍경을 그려보는 노래를 선물하고자 합니다.
◦ 울 밑에 해바라기 꼬박꼬박 맴돌다 맴돌다 잠이 들고.
◦ 앞마당에 바둑이 쌔근쌔근 닭 쫓다 닭 쫓다 잠이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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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밭에 벌 나비 소르르 소르르 꿀 빨다 꿀 빨다 잠자는데
◦ 숲속에서 매미만 매앰매앰 온종일 온종일 노래하네.
그런데 가사 중에 바둑이가 닭쫓다 잠이 들고 라는 표현이 있는데 학창시절에 어느 생물선생님이신지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개는 닭을 쫓아도 아무 소득도 없다. 닭을 잡아 물어 죽여도 먹을 수 없다는 논리였어요. 그것은 닭의 뼈가 부서지면 날카로워 개가 먹다가는 창자를 째는 불상사가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 건너편에 어미개가 딱 새끼 개 한 마리를 낳고 매여지내는 것이 안쓰러워 가끔 생선뼈를 갖다 주곤 했는데 그 개가 그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주는 나까지도 흐뭇해집니다. 하루는 닭고기가 나서 닭 뼈를 가득 갖다 주었습니다. 진짜 포식할 정도로 많이 갖다 주고 난 뒤 닭고기를 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번개처럼 떠오르는 것이었어요. 그날 밤 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걱정이 되었어요. 괜히 남의 개를 죽여 놓는 것이 아닐까 하고요. 뒷날 날이 밝자 바로 쫓아갔더니 이 녀석 펄펄 살아서 더 갖다 주지 않는다고 컹컹 짖는 거예요. 잘만 잡숫고 입가를 핥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그건 그렇고 결론은 개도 닭 뼈를 좋아하기만 하더라는 것.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도는 좋은 때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늦여름을 보내도록 합시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