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소고기를 무척 즐겨먹는 편입니다만, '자인 뭉티기'를 알게 된 것은 얼마전의 일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양재동 근처 골목안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 근처에 있는 분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며칠전 천안에서 올라 온 직장동료들과 어울려 갔었는데 정말 좋아들 하더군요.
이 집은 생고기 전문점으로 경상북도 경산시 자인면에서 키운 일등급 한우만을 매일 현지로 부터 육로편으로 조달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인면의 한우는 생산자 실명제와 함께 축산물 등급 판정서를 비치하고 있습니다.
'자인 뭉티기'란 생고기집 하나 소개 하면서 ‘무슨 자인면이 어떻고, 왠놈의 한우타령이냐’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는 중요한 얘기입니다.
'자인 뭉티기'는 서울의 일반 생고기집과 구별하는 것이 바로 생고기 그대로인 '뭉티기'란 메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래전 이 땅에서 제가 쇠고기를 생고기로 먹었던 기억은 벽제갈비에서 였습니다. 벽제 갈비 사장님이 고기에 관한 열정이 대단하여 육사시미라는 걸 만들어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분이 테니스를 무척 좋아하시면서 고기에 대한 애정 또한 대단하셨거든요. '뭉티기'는 <뭉텅이, 뭉치>의 경상도 사투리로 경상도 지방에서는 한우의 우둔살을 뭉텅이로 채로 썰어 내서 그냥 날로 먹는 메뉴를 일컷기도 한답니다. 이 '뭉티기'는 당시 벽제갈비의 육사시미와는 또 다른 맛과 멋이었습니다.
다시 말씀 '자인 뭉티기」의 뭉티기는 자인지방에서 매일 육송되는 한우의 우둔살 중에서도 지방이 거의 없는 속 깊은 부위인 함박살이라는 부위만을 골라 씁니다. 함박살을 뭉텅뭉텅 썰어 '자인 뭉티기'만의 특별한 매콤한 소스에 찍어 먹으면 생고기가 씹히는 쫄깃함과 함께 부드러운 생고기의 향이 깊이 퍼져 바로 다음 젓가락을 들게 합니다.
'뭉티기'같은 생고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겐 '육회를 추천합니다. 이 집 육회는 일반 생고기집의 육회와 모양은 비슷해 보이지만 맛은 현격히 차이가 있습니다. 이 집의 특징은 생고기 자체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만 가미를 합니다. 이게 가능한 건 생고기 자체가 우수하고 신선하여 잡맛이 없을 때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뭉티기'나 육회를 맛보고 나면 구워먹는 코스가 있습니다. 이 집의 구이메뉴는 '갈등구이' 하나 뿐입니다. 갈등구이는 말 그대로 생갈비와 생등심을 함께 내는 것을 말하며 400g 을 기본으로 합니다. 갈등구이에 나오는 갈비와 등심의 마아블링이 대단합니다. 갈등구이는 완전히 익히지 말고 표면만 살짝 익혀 먹는 것이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어 감칠 맛이 납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이 집 메뉴중에서 압권은 바로 '육회밥'입니다. 이 육회밥은 보통의 비빔밥과는 무척 다릅니다. 그래서 간혹 당황스러워 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합니다만, 큰 비빔밥 그릇 속에는 야채와 육회만 조금 들어 있을 뿐 나물이나 계란 후라이 같은 것은 애시당초 들어있질 않습니다. 공기밥과 고추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그게 바로 육회밥인데 저는 첫날부터 이 '육회밥'에 바로 반해 버렸습니다. 어느 일요일 어머님이 입맛이 없으시다길래 모시고 갔더니,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싱싱한 생고기가 없어 육회밥을 대접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아쉽던지요.
자 이쯤에서 줄이기로 하겠습니다. 양재역 근처에 오시거나 자칭 식도락가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직접 들러 꼭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식입니다.
'자인 뭉티기'는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 가까운 양재역 근처에 있습니다. 양재역 근처에 오시거나 제가 필요하면 미리 연락주세요. 가능하면 모시겠습니다.
오늘도 저는 손님을 모시고 '자인 뭉티기'로 갑니다.
=================================================================== 식당정보 : 자인 뭉티기 =================================================================== ▶ 주소 :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63-7 호원빌딩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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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런집이 왜 우리동네에는 없는걸까..식도락가는 아니지만 항상 대기상태로 근무하시길..ㅎㅎ
성묵이형님! 이렇게 카페에서 만나는게 얼마만인가요^^ 운동장에서 뵙겠습니다...
한번 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