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잔다"
지리산 갔을 때 처음 알았다
대피소란곳 산장이란 곳

그리고 비박
이놈의 비박이란 것이 한자어로 아닐 비인지,
비상 할 때 비인 줄 알았으니
무식과 유식의 차이란...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라니
뭐 쉽게 이야기하면 노숙아닌가?
한마디로 <개고생>' 뭐하러 집놔두고...' 이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작년까진
그런데 유난히 야영이나 캠핑을 좋아하고 동경해오던 나로선
자칫하면 오토캠핑 쪽으로 빠져 장비질 하다가
패가망신(?)ㅎㅎ 할 뻔했다
가족 구성원들의 호응만 있었더라면
그러다가 등산모임을 만들고 6명이 시작한 그 모임이
석 달 만에 흐지부지 해지고

미칠 준비가 되어있는 두사람만 남아서
오늘도 온/오프로 산을 들쑤시고 다닌다
그러다가 간월재에서 텐트를 보았다
거의 코페르니쿠스적인 발견이었다
산에서 텐트를 칠수있다니?!
불법인줄 알면서도 암묵적으로 비박이라 행해지는
이 비밀결사조직같은 스릴,
그럼 나도 한번...
산도 야영도 같이가기 싫다는 놈 다 내팽개치고
텐트 하나 들고 훌쩍~ 야영을 할 수 있단말인가?

이 것은 등산을 넘어 내 새로운 아웃도어라이프의 진화다
흥분과 동시에 불안이 엄습해 오기도 했다
산에 오르는 집채만한 배낭을 짊어진 자들
난 그것이 젊음의 전매특허, 선택받은 터미네이터들의 전유물인 줄만 알았다
80리터 이상의 배낭은 25kg도 넘는다는데
홀몸으로 오르기도 힘든데...
삶의 모든 것들이 그렇다
이쪽과 저쪽
내가 서있는 이쪽, 내가 모르고 가보지 않은 두려운 저쪽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보지 않는 한 죽어도 알수없다
문을 열라 !
그러면 그것이 얼마나 무모한,
얼마나 어리석은 두려움이었는지를 알게될테니...
그리하여 텐트와 침낭을 넣을 60 리터 이상의 배낭을 탐색하다가
처음엔 쩐의 형편땀시 낮은 곳으로 임하였다
국산 써미트부터 도이터까지 샅샅이 공부하다가
이놈의 자본주의의 생리를 절감한다
가격과 효용은 한계치 내에선 비례한다
그 한계치 아래서 고민하다가 타협점을 찾다
오스프리 이름도 입에 쫙쫙 붙는 ...
그레고리 이상은 비싸고 왠지 정이 안가고
그리하여 매장에서 시착해본 결과 오스프리 아르곤85로 안착했다

60에서 85까지는 또 얼마나 고민을 했었나?
여러 지식을 검색한 결과
동계까지 쓸려면 85 이상이란다
그래서 냅다 달려갔다. 짐을 넣고 메어보니 골반의 고통이 옥죄온다
허리를 감싸안는 느낌, 무게분산 이래서 요런 걸 매고 1000미터 이상을 가는구나
새삼 물리역학의 힘에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배낭은 허리힘으로 진다는데 골반뼈의 고통은 안당해봐선 모른다
내가 특이체질인가? 며칠을 고민하다가 그레고리 휘트니95로 바꾸기로 결정
드디어 테스트 허리나 등판은 오스프리보다 못한데 히안하게
골반 허리벨트는 잘맞다 역시 이래서 그레고리 그레고리하는건가?

운문산을 다녀왔다 허리벨트 10점 만점에 9점 등판7점 수납8점 바닥10점(아르곤 7점/ 9점/ 8점/ 7점)
근데 뭐 좀더 다녀봐야하고 내가 뭔가 잘모르고 잘못맸을 수도 있지않을까?
어쨌든 배낭이 생겨서 든든하다 어디든 떠날 수 있을듯하다
저쪽 어느 산
내가 아직 가지 않은 길이 있다
얼마나 가슴 뛰는 내일인가

첫댓글 배낭사고 한번씩은 다해보죠. 거울보고 사진 찍기.ㅋㅋ 헤이쥬드님 정모에서 뵐께요.^^
ㅎㅎㅎ 집이 부산이라 중간지점에서 하신다면 달려갑니다 경기강원지역은 너무 멀어요^^
금정산 자락도 넘 좋쿠요.
재미난 후기 잘보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출처를 발힌다는게 깜빡했네요 죄송합니다
미봉산장 블로그에 놀러갔다가... 언제 번개 산행 함하시죠
마지막 단락.. 너무 근사한데요
감사함다 케빈황님 글, 사진도 너무 멋져요^^
정말 갠적으로 얼마전 생각이 많이 나는 글입니다. ㅎㅎ 배낭에 대한 중력의 법칙을 이겨내는 저만의 방법은 솔로일때는 나를 가족과 함께일 때는 가족을 넣고 다닌다고 생각합니다.
와~! 멋쟁이 오션집시님. "배낭속에 나를 때론 가족을 넣고 다닌다" ㅎㅎㅎ 오늘 저녁에 멜 박배낭이 가쁜하겠는데요.ㅋㅋ
부산분이라시니 더욱 반갑습니다~ 부산의 야영1번지 금정산 자락에 삽니다^^ 늘 안전하고즐거운 산행과 야영하시길요~~~
금정산 비박 포인트 조언 좀 해주세요^^
부산팀들 언제 번개 한번치죠 금정산에서^^
고생하셨네요 ... 그래도 휼륭하게 안착하신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아직까진 그런듯 합니다
캐나다 현지에서 아크 배낭을 조만간 공수해 올건데....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넣을 수 있는 건 다 넣어 볼랍니다.... ^^;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좋으시겠네여~ 날짜가기만 ㅋㅋㅋ
아직도 고민중인 1人...휘트니냐 펠리세이드냐...어흑
휘트니로 가시죠 큰게좋습니다
이왕가실려면 데날리로 가세요~~~나두 후회하고있읍니다
문을열라~~~공감합니다. 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조만간 문을 열길 기대하며...ㅎ
네 문은 이미 열었습니다^^
남쪽에 폐인이 한명 늘었군요. 즐산 안산하세요^^
ㅋㅋㅋ 백약이 무효입니다
동계비박산행시 용량의 아쉬움으로 저도 얼마전 휘트니95를 새로질렀는데 몇번의 필드테스트결과 나름 만족합니다~! ㅎㅎ J제이님의 간월재 사진보니 저도 같은날 간월재표지석 돌탑뒤에서 비박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데날리로 바로 갔어야하지않았나싶어요 겨울되니까 뭔 짐이 이리도 많은지 ㅠㅠ
미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