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 미사. 요엘 예언서 4,12-21. 루카11,27-28>
우리는 매월 첫 토요일에
특별히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는데 한 주 늦은 오늘 성모신심 미사를 드립니다.
시월은 묵주기도 성월, 옛날에는 '로사리오 성월'이라고 하였는데
오늘 매일미사 19쪽을 보면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레오 13세 교황님께서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정하셨는데
시월은 더 깊은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환희, 고통, 빛, 영광의 신비 묵주기도를 드리면서
예수님의 일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며 묵상하는 달입니다.
어떻게 하시든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정성을 기억하시겠지만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은 거기에 따른 신비입니다.
우리가 기도를 드리면서 지금 어디를 따라가고 있는지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분심 속에서 신비를 놓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 발현하실 때마다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얘기 하시는 것이 장미 꽃송이를 바치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삶과 죽으심과 부활, 즉 주인공인 예수님의 일생을 성모님 손을 잡고 충실히 따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소원은 딱 하나, 우리가 예수님을 신뢰하면서 예수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은 하느님과 성령님을 빼고는 성모님이십니다.
우리가 묵주기도를 늘 바치는데 그럴 때 마다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더 열심히 제대로 겸손하고 단순하게 충실히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바쳐야 합니다.
우리가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분심이 드는 이유는 기도가 단순하기 때문인데
제대로 정성으로 바치게 되면 예수님의 일생을 보면서 예수님을 사랑하게 되고 겸손하게 됩니다.
제가 91년도 외국에 나가 공부할 때 처음으로 겁도 없이 용기를 내어 배낭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돈도 없을 때라 기차에서 잠을 자면서 소화 데레사 성녀 계시는 곳에 가서 인사하고 루르드를 가려고 했는데
어느 역에서나 표를 살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그걸 몰라서 뱅뱅 돌아서 마지막에 루르드가는 역을 찾았을때 제가 할 줄 아는 것은
일 년 남짓 배운 독일 말 조금 밖에 없었는데 표 파는 곳에서는 아저씨가 불란스 말만 하시면서
제가 아무리 ‘루르드’라고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입니다.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할 수없이 뒤로 빠져서 걱정하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독일말로 제가 좀 도와 드릴까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반가워 뒤돌아보니 아가씨였습니다.
저는 그분께 제가 한국에서 온 신학생인데 루르드를 가려고 하는데
말이 안 통해서 어렵게 되었다고 하자 그 분이 다 알아보고는 친절하게 해결해 주었습니다.
그때 얼마나 고마웠는지 감사하다고 인사하자
루르드에 가시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고 보니 그때 저는 걱정 속에서도 계속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나 성모님께서는 우리과 함께 하고 계시지만
이렇게 앞길을 열어주시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우리 동창들하고 폴란드 순례를 가게 되었는데
요한바오로 2세 교황님이 사랑하셨던 검은 마돈나 성모님을 찾아가
성모님 제가 사제가 되게 해주시면 성모님께 감사미사를 드리겠습니다 하고 왔는데
세월이 흘러서 3년 전에 시기동 성당에 있을 때 여름휴가 때
가톨릭 신문사 여행을 통해서 교우들과 그곳에 가게 되어 약속을 지켰습니다.
루르드 성모님께는 아직 약속을 못 지키고 있는데 언젠가는 꼭 들어 주실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 특별히 성모님을 기억하는 날.
우리가 하느님께 어떻게 가까이 나아가야 할지를
손수 이끌어 주시는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면서 행복한 오늘 되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아멘.
<♧10월 9일, 토요일 김훈 안토니오 신부님 새벽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