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빈님의 엄명을 받고 부랴부랴 서천 희리산으로 향했습니다. 같은 충청권이라 사부작사부작 가면 되는 거리... 새로운 곳을 향하는 마음은 캠핑을 이리 지독하게 다니면서도 변하지 않는 설렘을 가져다 줍니다. 공부가주, 연태고량주와 함께 먹는 양장피와 쭈꾸미 샤브샤브가 일품입니다. 새삼 놀란 일은 본가(시댁)에 간다는 공주아비(왕자어미)에게 농담처럼 하룻밤 자고 가라고 말했는데.... 헉~ 이 부부가 그 막히는 길을 뚫고 진짜 오고야 말았다는 겁니다. 저도 노는 거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지만, 이 부부는 못당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도 처음에는 뭔가 코드도 맞고 그래서 같이 다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새삼스럽게 내린 결론은.... 이 사람들 다 노는 거에 목숨 건다는... 그래서 불원천리도 마다않고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텐트촌 맞은편에는 이렇듯 넓은 잔디밭이 있습니다. 물론 저 넓은 곳 때문에 새로이 야구에 눈뜬 아들내미와 뻑하면 놀아줘야 했기에... 낮에는 몇 시간 앉아보지도 못했더니 징글징글해 보이더군요...ㅎㅎ 암튼 배드민턴, 축구, 야구... 많은 가족들의 놀이가 좋아보였습니다.
준식이가 캠핑장을 떠나는 아쉬움을 홈런으로 날려보내고 싶어하지만, 글쎄요.... 야구보다는 개그계로 진출을 도모하는 것이 어떨지....ㅎㅎ
제가 캠핑 가서 제일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산책로가 있길래 나섰다가 거의 정상까지 다녀왔습니다. 정상에서는 바다가 내려다보인다고 하니 다음에 가실 분들은 꼭 참고하세요. 특히나 이 계절에는 낮은 곳, 높은 곳 할 것 없이 싹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 시작합니다. 곳곳에 올해 처음 눈에 띄는 것들을 탐색하는 맛이 그만입니다.
휴양림을 한바퀴 돌고나오는 길 간단모드가 눈에 띕니다. 와우, 퀘차가 요새는 눈에 들어오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박힙니다. 이번에도 리빙셸 치는 것마저 귀찮아서 돔텐트를 들고 갔는데.... 역시, 설치 쉽고, 철수 간단하니 이것만한 것이 없다 싶으면서도.... 한번에 쫘~악 펼치면 되는 텐트가 머리를 떠나지 않네요...ㅎㅎ
다리가 뻑적찌근한 참에 텐트에 다시 돌아와 쿨러에 든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기분이 또한 그만입니다. 조그만 테이블을 펼치고 앉아 가스불에 구운 양갈비를 뜯으며 고개를 드니 바로 위 단풍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있네요.,
점심 챙겨먹고 새로생긴 오토캠핑장도 둘러보러 나섭니다. 휴양림 초입에 있는 오토캠핑장은 한마디로 실망스럽습니다. 개수대에서, 샤워실에서 온수도 팡팡 나오고, 사이트마다 배전반도 설치되어 있고, 자리도 잘 정비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현재의 오토캠핑 추세를 반영하고 있지는 못하더군요.
여름에 이 수영장 개장하면 간단하게 자리 잡아 놓고 놀면 좋겠습니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휴양림만한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특히 다른 곳에 비해 덜 알려진 곳이라 캠핑객들 사이에 실랑이를 벌일 일도 없을 듯하고... 뭐니뭐니 해도 관리가 잘 되어 너무도 깨끗하다는 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공중화장실도 그렇고, 쓰레기 수거도 그렇고, 상급이었다고 평을 주고 싶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공용의 공간은 따로 마련합니다. 어느 집에도 무리한 부담은 주지 말자던 컨셉트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적어도 잠을 자는 공간 만큼은 쾌적하게 해야겠죠....
토요일 밤... 안방마님 미즈빈님께서 술자리를 또 마련해주십니다. 종갓집 맏며느리인 왕자어미보다 더 맏며느리같은 안지기들의 큰언니..... 저희 남자들이야 설거지하라면 하고, 물떠라고 하면 떠오는 것만 잘 들으면 밤을 보장받으니 앞으로 쭈~욱 그렇게 충직한 마당쇠가 되겠습니다....^^
이젠, 이 운동장이 지긋지긋합니다....ㅠㅠ 바닥난 체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만 마주치면 야구공을 집어드는 아들.... 담이 너, 최근에 '배려'라는 말 배웠잖아... 그거 가족부터 실천해주면 안되겠니?
더 징그러운 사람들이 여기 있네요... 하룻밤 만났으면 됐지, 또 천안 풍세천에서 2차 회동을 갖고 있습니다. 미니타프 하나 쳐놓고, 아직 남아있는 양고기를 모두 처분해야만 한다나요....ㅎㅎ
저는 살짝 내려가 휴양림에서 불을 피지 못한 한풀이를 잠시 해봅니다. 불을 피우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건 저만이 아니겠지요? 이곳 풍세천도 인파로 북적일 날이 그리 멀지 않은듯 합니다. 그늘 한 점 없는 이곳에 벌써부터 주차된 차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 많던 차들이 모두 떠나고 해가 뉘엿뉘엿 지는 시간에도 송어회와 매운탕과 라면과 우동과 만두가 줄을 서 있습니다. 미즈빈님 그래도 가끔 하늘은 한번 보시는군요...^^
이 아이들도 분명 부모들이 징그러울 정도로 놀기 좋아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숙제도 못했고, 출근하려면 잠도 좀 자야 하는데, 밤이 늦도록 자리를 터는 사람이 없습니다. 기어이 술이 떨어지고 안지기들이 거나해진 11시가 되어서야 파장.... 헉헉...입니다. 하지만 남자들은 도저히 당해낼 수 있는 이들의 음주행각을 오래도록 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니... 이게 무슨 조환지 모르겠습니다... 저도....ㅋㅋ
ps) 이번 주에 희리산에서 만난 꽃들을 구경시켜 드립니다. 사진이야 그저그렇지만 나름 숨참으며 찍은 사진이니 나무라지 마시길....
할미꽃
종류 많은 별꽃 중에 이 넘은 개별꽃
애기나리... 이름 예쁘죠?
각시붓꽃.... 이 이름 또한 예쁘기 그지 없고...
홀애비꽃대과의 옥녀꽃대.... 올해 처음 인사눴습니다....
산딸기....
이 계절에 어디가나 보이는 주름잎...
씀바귀...
큰구슬붕이... 정작 구슬붕이는 한번도 본 적이 없네요...
작년에 알게 된 덜꿩나무...
풍세천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광대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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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담이네의 캠핑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담이네
첫댓글 앗싸 1빠 댓글.. 후기보고 있으니까.. 담이네님 나이들어가시는게 보이는데요..ㅋㅋㅋ 휴양림만한게 없죠.. 저렇게 좋은 운동장 있는곳은 더더욱.. 다들 보고싶습니다.. 에효~~
나름 돌고래님이 좋아할 만한 곳인듯.....ㅎㅎ 충남권 휴양림이나 훑고 다녀볼라구요...ㅎㅎ
잘 다녀오셨어요.................고속버스 타기가 어렵네요...문맹인가
우리 할머니는 글자, 숫자 몰라도 잘만 다니셨는디....ㅎㅎ
담이님 덕분에 참~이쁜꽃 마니 감상하네요 ^^*
사실 더 많은 꽃을 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눈에 보이는 게 이것 뿐이네요... 사실 꽃 하나 찾아서 먼 곳까지 다니시는 분들에 비하면 몸을 적게 움직이는 거죠... 그래도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캠핑하시는 모습 한번 보고싶네요.몇일전 풍세천 갔는데 흔적이 있더군요..
앗...!! 별로 흔적을 안 남기고 오는데 어떤 흔적이 남았을까요? ㅎㅎ 말 나온 김에 풍세천 가면 쓰레기 버리는 곳 가까이 있는데, 이곳저곳 버려진 것들 보면 마음 상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오고가다 마주치면 아는 척 해주세요...^^
후기 재미있게 볼 뿐이고....암튼 부러울뿐이당...^&^
캠핑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뭐가 부럽단 건지...ㅎㅎ 이런 재미를 언제까지 느끼고 살 수 있으려나.....^^
아~ 역시..... 좋습니다. 그립습니다^^
저도 그립습니다요... 가까운 시일 안에 한번 오붓하게 캠핑하시죠....^^
3년전 비가 억수같이 오던 여름 일주일 동안 있던 곳 이예요.아 휴식을 가졌던 담님 덕분에 거운 추억이 떠올라 기분좋은 아침이예요. 들 이름도 몰랐는데 고맙습니다. 들에게 인사라도 할 수 있겠네요
많은 비에 철수하던 분들의 염려를 뒤로한 채 개울에 흐르던 물소리와 소나무를 풍경
아
참 그 곳에 있던
다음엔
여름에 이곳에서 쉬면 참 괜찮겠다 싶더라구요... 서산 용현에서도 참 개끗하게 관리한다 싶었는데, 이곳은 한 수 위였습니다.... 야생화 심어놓은 곳도 있으니 가시면 친하게 대해주세요....^^
괜히 한 마디 오라한 죄로 풍세천까지 내려 갔더니 온 몸이 장난이 아님..
연봉 많은 건 안 부러운데 월요일 출근 안하는 회사는 정말 부러워...
아빠만 쉬면 뭐 합니까....중학생 밖에 안된 애들이 눈 빛에 다크서클 달고 학교 가는걸...누굴 탓하겠습니까....에미가 정신 못차리는걸 탓해야지요...ㅋㅋㅋㅋㅋ
막혔다는 소식 듣고 집에 5분만에 간 사람으로서 참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뭐 기조가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으니 체력이나 평소에 비축해두어야죠...
*^^* 항상 담이네님 후기는 담백한 맛이나는것같습니다 *^^*
똑 쏘는 맛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ㅎㅎ 언제 한번 비박 초대해주세요....^^
이제 아셨습니까? 저희부부가 노는거에 목숨 걸었다는걸....ㅋㅋㅋㅋ
알아요, 안다니까요.... 그래서 다들 좋아하는 거 아닙니까....^^
주말에 두 탕을 뛰셨군요 희리산 기억해야 겠습니다소박하지만 부족함없는 후기 감하고 갑니당빠이
두 탕 뛰었다기보다는 집 옆이라 간 건데요...ㅎㅎ 암튼 대단하단 말밖에는 할 말이 없습네다....ㅎㅎ
희리산휴양림 좋은곳이죠...근교에 춘장대해수욕장도읶고...하지만 여름 성수기엔 엄청 미어지는곳입니다....가까운곳에 다녀가셨다는것만으로도 초심인~조끔 삐칠라합니다..담엔 연통좀 주셔요...한시간거리도 않되는데...ㅎㅎㅎ
아, 정읍에서 그리 가까운가요? 그쪽 갈 일 있을 때 바로 연통 넣지요...ㅎㅎ
나는 3~40분 거리인데....^^야생화 꽃명을 많이 아시는군요...잘 보고 갑니다~~~
하긴 군산이 코앞이더군요.... 충청권에 간다고 생갔했지 호남 가까운 줄 몰랐네요...^^ 들꽃은 지금 배우는 초짜입니다...^^
반가운 담이네님 여긴 익산 인데요. 난 한번도 못가본 희리산 이야기만 많이 들었습니다.후기 잘보구 갑니다...
아리랑님하셨어요... 호남 가까운 충청지역 갈 때 초대할 분이 많이 있겠네요... 무식이 죕니다...
꽃이름 알려주실 때마다 잘 기억해야지 잘 기억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만나면 기억이 나지않는 이 뇌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ㅎㅎㅎ 즐감하고 갑니다.^^
저도 지난 해 봤던 주름잎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까먹고 또 알게 되고 그러다보면 익숙한 꽃이 되는 거죠... 그러다보면 기다려지는 꽃도 생기고 그럽니다...ㅎㅎ
저희집 본가가 있는 곳인데요
이상하게 그쪽으론 잘 안가게 됩니다 외가ㅗ 걸리고 작은집도 걸리고
그래서 멀리 다닙니다 ㅋㅋ
다들 마찬가지죠... 저도 큰집있는 양평쪽에는 미안해서 발걸음을 잘 안합니다....^^
거나해진 안지기들..틈에 낀지도 너무 오래됐네요..저도 그립습니다.ㅎㅎ
그리워만 마시고 곧 어딘가에서 뵙지요.... 이달말에는 아파하는 금강 가서 마지막일지 모르는 길 걸어볼 생각입니다....
아주 좋습니다...여유롭고 한가한 캠핑....ㅜㅜ...부러울뿐입니다^^*
담주에는 좀 북적거려보자구....
근디 사진 솜씨가...저는 독닥이든 디에스알이든 핸펀이든 모두 핸펀하고 찍은게 같은디... ㅎㅎ 늘 행복하게 지내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ㅎㅎㅎ 이번주 아산갑니다. 맛집으루 얻어먹으러 가겠습니다요 크하하~
디에세랄 갖고 와봐... 짜장면 사진 같이 찍게... 이번 주 언제 올라나 목요일이면 먼 곳 가야잖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