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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대전점, 노조결성 이유로 비정규직 해고
롯데백화점 대전점에서 집단해고된 용역 노동자들의 집회와 농성이 길어지는 가운데, 대전지역의 종교인들이 나서 롯데 측에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대전지역의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은 지난 12월 29일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해 원청업체인 롯데백화점이 책임의식을 갖고 해고 노동자들을 복직시킬 것을 요청했다.
이들 성직자들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정당한 권리임을 기억하고, 이들을 전원 해고한 조치를 다시 원상회복하고, 사용자 측에서 마음을 열고 노동자들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간곡하게 권면한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유지 보수 용역업체인 엠서비스는 지난 10월 31일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한 24명의 롯데백화점 파견직원을 해고했다.
이들은 지난 두 달간,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롯데 대전점에서 집회와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성직자들은 “사회적 약자인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들이 사람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이 가진 자들과 힘 있는 사람들이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는 미덕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길이라 믿는다”며, 롯데 측에 법과 제도를 주장하기 전에 인간적인 도리를 먼저 생각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올해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며, 롯데와 엠서비스가 이 문제를 계속해서 외면할 경우, “신앙적인 양심에 의거하여 해고 노동자들의 아픔에 함께 연대하는 새로운 행동에 나설 것”을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종기 신부(세례자요한)과 강승수 신부(요셉)을 비롯해 6명의 성직자가 참여했다.
직원들에 VIP 집 청소까지 시켜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양세종 사무국장(디오니시오)은 UCAN통신에 “이들 해고 노동자들은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넘게 롯데백화점에서 일을 해 왔지만, 이번에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고 전했다.
양 사무국장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들 용역직원들에게 VIP 고객들 집 청소까지 시키는 등 이들의 노동조건이 열악했다.
양 사무국장은 “노조를 통해 근무조건 개선을 시도했지만, 결국 해고됐다”며, “오히려 롯데 측은 이들의 농성을 막아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현재 롯데는 백화점 주변에 집회와 농성 금지를 위한 가처분신청을 하고, 해고 노동자들이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 사무국장은 “결국, 이 일도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노동자에 대한 생존권을 무시하는 자본에 대해 종교인들이 보다 못해 나서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