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제물 >
제목 : 계속해서 진행되는 의대 쏠림 현상, 도대체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까?
영남대학교 경영학과 송현지
현재 한국 사회에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의과대학으로 몰리는 일명 '의대 쏠림현상'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이 되면서도 한편 하나의 이치로서 어떠한 것이 한 데 집중되고 포화상태가 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1970년대에는 토목 분야가, 1980-90년대에는 전자, 기계 분야가 가장 입시 성적이 높았으며 많은 학생이 이쪽 분야로 가고자 하였습니다. 1970년대 는 당시 많은 국가에서 경제 발전에 주력하고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토목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했고, 이는 다양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토목공학 분야에 대한 수요를 높였습니다. 물론, 이에 따른 보상도 컸던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 1980-90년대도 마찬가지로 전자, 기계 분야가 인기가 컸던 이유가 시대적인 배경이 뒤따른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아직도 많은 공학 연구가 필요하고 이루어지고 있기에 현재까지도 전자, 전기, 기계, 공학 부분은 인기가 있고 산업에서 수요가 높습니다. 또한, 이와 관련된 일들이 우리 사회에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고 관련 직군들에 대한 연봉도 평균적으로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러한 공학 부문보다도 사람들에게 인기가 더 많고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으며, 인센티브 또한 가장 높게 측정되는 것이 의학 계열이고 점점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계열로 고루고루 퍼지지 않고 오로지 의대만을 희망하며 의대에 쏠리는 현상이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대 쏠림 현상이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이공계 인재들이 점점 유출된다는 것입니다. 202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공계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가 반도체 인력 양성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 반도체학과에 대한 지원을 확장한다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반도체와 관련된 학과에 합격한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대거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의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 전체 수시와 정시를 합친 모집인원 3310명 중 12.72%인 최초합격자 421명이, 최근 3년으로 넓혀보면 평균 10.3%가 미등록한 것으로 확인됐었습니다. 물론 미등록의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를 제쳐두고 많은 학생이 타 대학의 의대를 진학했다는 추측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최상위권 대학인 서울대학교에서조차도 인재영입에 많은 어려움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사실은 이공계뿐만 아니라 자연계, 인문계의 인재들도 포함이 됩니다. 이미 이공계열로 많은 인재가 모이면서 인문학 등 학문 위기와 인재 양성 불균형이 심각한 가운데 이공계열 안에서도 의대로만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니 더욱이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지속된다면 학문을 넘어 한국의 다양한 산업과 경제까지도 충분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의대에 인원이 쏠리는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문제의 근본을 찾아 끌고 내려가 보면 끝끝내 문과와 이과의 갈림과 거의 씨가 말려진 문과계열에 대한 문제들이 이어진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의대 쏠림 현상의 내면을 보면 또 다른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의대 진학을 원하면서도 수도권 지역의 의대에 비해 지방의대는 절대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서울, 수도권 지역 인구 밀집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의대의 인원을 증원한다고 해서 수도권에서 생활하고 거주했던 학생들이 지방으로 뻗어 나가지는 않으리라고 예상됩니다. 오히려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대 쏠림 현상이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의대 정원을 늘리면 기회가 상대적으로 늘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의대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인센티브 격차와 취업문제, 이공계 처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시행하기 어려울지라도 이공계나 자연계에 진학한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대학 졸업 후에 소득 수준을 의사와 동일하긴 힘들지라도 소득을 높여 의과대학 쏠림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득뿐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 개선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과학계열, 영재고, 과학고 학생들이 이공계열에 머무르지 않고 의대에 진학하려고 하는지, 의학 계열로 편입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분명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공계로 진학했던 과학영재들이 이공계 처우 문제, 비민주적인 이공계 연구실 분위기 등으로 다시 의학 계열로 유턴하는 사례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도 충분히 해결되고 소통되어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 고등학생들의 관점에서는 현재 학생들이 의대가 유행이니까 그저 의대를 선망하는 것은 다소 지양해야 합니다. 대학 진학 전, 학생들에게 그들의 꿈을 찾을 기회와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다양한 진로 선택의 폭이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어야 합니다. 또한, 주변 어른들이나 선생님, 부모님들에게 의대 진학을 주입 받아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알지도 못하거나 제쳐둔 채 의대 진학을 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은 의대를 진학하고 나서 자신의 적성과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닫거나 의사가 되어서도 의사로서의 사명의식을 갖는 않은 의사가 되어 이차적인 문제를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다양하고 그들만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의 변경도 필요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결국, 의대 쏠림 완화, 특히 이공계열의 인재 유출 완화를 위해서는 이공계로 진입했을 때 보장되는 심리적, 재정적 보상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최상위권 대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외국 박사후연구원(포닥) 과정을 거친 후 대기업의 반도체 부서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더라도 1년에 세후 1억 이상을 벌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의사는 2020년 기준으로 연평균 2억3천여만 원을 버는 것으로 알려져 이렇게 이공계와 의학계 소득 사이에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졸업 후 자격증이 나오는 의약학 계열과는 달리 이공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과에서는 끊임없이 기술과 전공공부를 해야 하고 그와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학문적인 공부와 별개로 시험 준비를 꾸준히 해야 합니다. 또한, 100세 시대에 의사들은 은퇴 후에도 개인병원을 설립하는 등 재취업이 비교적 쉽게 가능하지만, 의사가 아닌 다른 직군의 종사자들은 전공을 살린 재취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도 다양한 학과 진학의 발목을 잡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1) 연합뉴스: 갈수록 심해지는 의대 쏠림, 의대 정원 늘리면 해결될까
2) 의학뉴스: 서울대 붙어도 안 간다...
3) 과학영재, 나는 왜 의대에 진학하였나? (2017.04 한국영재교육학회, 김순근, 한기순)